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297)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296화(297/377)
< 296편 >
“그래, 애당초 갈라진 뒤에 벌어질 끔찍한 일들에 대처할 생각만 하고 있으니 답이 없었던 거다!”
그렇다. 답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로 이 흔들림 없는 검은 책상처럼 물샐틈없이 단단한 틀 안에서 그걸 깰 생각만 하고 있으니 답이 나오지 않는 거다.
그렇다면 차라리 미국이 나서서 갈라놓으면 그만 아니던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중국 말이야. 중국!”
‘이번 일로 빚을 일부. 아니, 전부 탕감해 주더라도 상관없다.’
차이나 골드의 유입이 없어지면 휘청거릴 것이라고? 그렇다면 대신할 것을 챙겨서 휘청거리지 않게 하면 그만 아니던가? 물론 그런 방법이 천지에 널려 있으면 누구나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되었을 터였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런 방법이 지금 부시의 머릿속에 번뜩였다는 점이었다.
‘군구를 기준으로 중국을 완전히 찢어 놓는 것이다. 일찍이 개입하여 내전이 일어나지 않게끔 중재하는 거야. 그거면 충분해. 내부에서는 서로 으르렁거리겠지만, 아마 서로 전쟁을 벌이지는 않을 거야. 아무리 길어 봐야 반백 년. 짧으면 1, 2년 내외로 다시 하나가 되겠지만, 그것만으로 중재할 이유가 충분하다 못해 아주 차고 넘쳐!’
부시는 이게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럴싸한 생각이라고 자부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정통 정부인 공산당을 제외하면 다른 군구는 중국하곤 좀. 아니, 완전히 동떨어져야 한다는 거다.’
미국이 무슨 개지랄을 떨든 말든 중국어를 쓰고 중국인이라는 포괄된 개념만큼은 남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부시의 목적은 무슨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처럼 문화를 말살하고 분열시켜 지배하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대관절 의회가 가장 원하는 게 뭐던가. 군축 아니던가? 적어도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느라 비상식적으로 늘어난 주둔군부터 어떻게 줄이고 싶어 했다.
새롭게 주둔시킨 군대는 비대해진 것만을 쪼개도 충분했다. 그뿐인가? 도리어 축소해도 된다. 크게는 일부러 허세를 잔뜩 넣어 견제할 상대가 사라진 까닭이며, 작게는 분열되어 있기에 감시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었다.
단지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분열시킬 건데?’인데, 이도 사실 그다지 어렵지 않다. 군구의 구심점을 돌아가면서 한 번씩 찔러주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미 갈라질 군구다. 이간질을 조금만 해 둬도 서로 밀어낼 군구다.
만일 ‘정통 정부를 자처하는 나라, 혹은 군구가 있거든 그 군구가 갚아야 할 것이다.’라고 조금씩만 찔러주면 된다 이거다. 누구나 이것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중국만 아니면 되지. 그래 중국만.’
애당초 청나라 채권을 갚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서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이 무엇이던가? 그건 중국이 중국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이 ‘상태’로는 죽어도 부정 못 한다. 중국인은 죽으나 사나 중국인인 까닭이다.
달리 말하면 이 상태가 아니면, 그러니까 갚지 않아도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작자들이 당에 널려 있단 말이다. 하다하다 드디어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중국인은 국가적 탄압에 익숙한 민족이었다.
가끔 잊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중국의 정식 명칭은 그 악명 높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지도부도 공산당으로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그 나라란 말이다.
당장 조금만 시곗바늘을 돌리기만 해도 문화대혁명이니, 대약진 운동이니 하는 것들을 눈으로 목격하고 살아오거나. 직접 두 손으로 돕거나 진두지휘한 사람들이 그대로 살아 있는 나라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부르길 홍위병이다.
그리고 요즘이라고 좀 달라졌는가? 물론이다. 달라졌다. 정확히는 달라지는 바로 그 시기 막바지에 있었다. 그 중요한 시기에 이 사달이 나고 말았다. 이 부분이 부시의 양심을 찌르지 않는다면, 그건 실로 거짓말이리라.
그리고 홍위병이니 뭐니 거들먹거릴 것도 없이 중국 인민 모두가 불과 20년도 안 된 ‘천안문’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20~30대였고, 지금은 중국의 기득권이 되었을 그들이 기억하고 있단 말이다.
그나마 홍콩이나 상하이 같은 옛 외국 조계지. 다시 말해 조금 국가적인 기조가 뒤틀리고, 이젠 좀 탄압이 헐거워져서 자본이 몰려 있는 곳에서나 아직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 다른 지방에서는 씨가 말랐다.
특히 그것이 천안문의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혹은 아무것도 없었음이든 인민해방군의 실체가 인민을 이승으로부터 해방해 주는 군대이며, 노예 되기 싫은 자들이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총으로 맞히기 쉽게끔’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탄압에 순종적인 국민이 되었다.
당장 일어난 시위도 ‘나는 못 살겠소!’가 아니라, ‘당은 잘못이 없고 미국이 나쁜 놈이다!’가 아니던가? 물론 개중에는 당과 주석에 책임을 물리려는 이들도 없는 건 아니었으나, 그런 사람들은 신비전의 수집품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지. 나는 무슨 미국 만화에나 나오는 뒷골목에서 암약하는 영웅이 아니라, 이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이니까.’
부시는 평화와 미국 패권만으로 어느 정도 만족하겠지만, 연방 의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빚을 탕감해 주는 대가로 통화를 위안화가 아니라 달러를 사용하게 시키는 거야. 어차피 갈라지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갈라질 거고, 그 과정에서 위안화는 인플레이션이든 뭐든 사달이 날 것이 틀림없다.’
그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갑자기 자국 통화가 바뀐다는 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니던 탓이다.
당장 내일부터 나라에서 다른 화폐를 쓴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달러를 사용하는 이상 지금껏 미국이 해 왔던 행패 자체가 이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도 뚜렷했다. 예를 들면 양적 완화니, 뭐니 하면서 화폐만 열심히 찍어 대도 나라의 존망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동시에 이는 화폐의 생산지인 미국에서 더는 입을 뗄 수 없게 된다는 뜻이었다. 조금 서민적으로 접근하자면 당장 식당에 갈 수조차 없다.
가게에서는 휴지조각 내지 한낱 초상화가 되어 버린 화폐를 받아 주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나라에서 보장하는 달러로 바꿀 때까지 당장 그날은 굶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것을 기업적으로 접근하자면 기업이 내미는 돈이 가치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예 계약을 다시 진행해야 할 수도 있었고, 때에 따라서는 파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금융이 미국에 종속된다는 사실이었고, 이게 썩 불가능한 이야기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달러를 사들이는 것도 투자랍시고 흔하디흔했고, 이제 중국에는 꽤 많은 달러가 이미 유입되어 있었다. 물론 이것과 부시가 군벌이 될 군구에게 강요하려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의 문제와는 좀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중국 땅에 좀 지나칠 정도로 많은 달러가 중국에 유입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충분히 가능하다. 아니, 어쩌면 홍콩 달러를 쓰게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한 군구라도 달러를 쓴다면 그걸로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되면 홍콩이 독립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긴 했다. 그들은 결코 자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수위만 제대로 조절하면 파멸하진 않을 거야. 원 역사만큼은 아니지만, 달러 하나는 두둑하게 들고 있을 터니.’
어쨌든 달러로 바뀌기만 하면, 할 수 있는 건 많다. 그것 자체가 미국이 중국에 영향력을 투사한다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거기에 더해서 식량도 손볼 수 있게 되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당장 청나라 채권을 전부 회수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그럼 단기적으로 공공사업에도 손을 댈 수 있다.’
정확히는 아마 란저우군구(蘭州軍球)와 청두군구(成都軍球)가 될 터였다. 청두는 애매했지만, 적어도 란저우는 확실했다. 그곳은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여하튼 공공사업이 당연히 군구 좋아하라고 하는 일은 아니었고, 군구의 ‘목숨 줄’ 잡기였다.
당장 수도관 규격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로 공공사업이랍시고 도시 전역의 멀쩡한 수도관을 갈아엎는다고 생각해보라.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어쨌든 중요한 건 민영화든 공영화든 공공사업 지분이다. 그래야 빚을 탕감해서 손해 본 만큼 돈이 벌리니 말이다.
막말로 그렇게 벌어들인 지분으로 국내에서 이것이 ‘공리주의 복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그야 물론 부시가 정말로 그렇게 말할 작정은 아니지만, 그렇게 해도 될 정도라는 거다. 복지로 낭비되는 돈 이상을 착취해서 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달리 말하면 이것 이외에는 할 것이 없기도 했다. 이것이 가장 최선이었다. 사실 생각나는 것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예를 들면 대규모 토지임대나 불평등한 무역 조약 따위 말이다.
‘문제는 지금 생각하는 방안이 그때 청나라 채권처럼 작정하고 중국이 망가지든 말든 수탈해 보려고 궁리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어떻게 빈사 상태로 식물인간이나마 살려 보려고 머리를 쥐어 짜내고 있다는 거지.’
어쨌든 공공사업에 앞서, 식량 문제를 논하려거든 이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예로부터 중국에서 내륙국은 대부분 언제나 식량이 모자랐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 지형의 문제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다름이 아니라 수자원의 문제다.
특히 이 부분은 북쪽이나 서쪽으로 갈수록 도드라졌는데, 이는 현대 몽골이 현대 문명에 익숙해졌음에도 식량 무역이 끊기는 순간 기근에 허덕이는 이유와 같고. 동시에 현대 중국이 외부로부터의 식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문제다.
너무나도 간단명료한 문제다. 수자원이 정말로 0에 수렴한다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수자원이 모두를 먹일 수 있다는 건 아니었다. 먹는 입은 많은데, 땅에서는 식량이 그만큼 나오질 않는다.
수자원이 해결되었더라도 마찬가지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를 농토로 만들 수 있느냐니 말이다. 기계 문명이 발족한 지가 근 200년이 다 되어 가거늘 산에서 왜 아직도 농기계가 아니라 수작업이 이뤄지겠는가? 물론 지금쯤 되면 웬만한 선진국 반열에 드는 나라에서는 진짜로 작은 밭만 아니면 전부 손으로 하고 있었다.
어쨌든 농토의 조건과 비옥함 그리고 산출량에 대해서는 논문으로 엠파이어 빌딩을 만들어도 수십 채는 더 만들 수 있을 만큼이나 방대하니 각설하고, 요점은 분열될 경우 해안에 접경한 군구를 제외하면 제아무리 노력해도 자체적인 식량 수급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이는 식량 무역을 합해도 같다.
다름이 아니라 그동안 중국이 국민감정과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 식량 시장 가장 큰 손인 미국에서 손을 떼고자 지랄발광을 떨었기 때문이다. 그야 하나인 중국에서는 식량 자급률이 100%에 근접하고도 남겨서 다른 국가에 수출 대국이 될 정도였지만, 군구로 갈라지면 이야기가 다르단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궤변이다. 정확히 내 형편에 맞춘 궤변에 불과하다.’
그렇다. 사실 이런 긴급 시국이 아니면 제대로 성립은커녕 상상이나 가능할지나 의문인 궤변이다.
그리고 분열시키는 거야, 처음부터 말했듯이 어렵지 않다. 도리어 지금 제멋대로 분열하려는 것을 미국의 강성한 국력으로 어떻게 좀 평화롭게 분열시키고 그 김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뿐이지.
‘리커창. 다른 인간이라면 몰라도 그 양반이라면 이 협상 아닌 협상에 동의할 거다.’
정확히는 부시가 알고 있는 리커창이 아니라, 지금의 리커창이라면 받을 수밖에 없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부시가 절박하고, 리커창도 나름 절박하다. 서로가 절박하고, 양쪽은 아니더라도 한쪽이 절박하단 말이다.
‘밀약…… 아니, 밀약이랄 것도 없다. 단지 정통 정부를 보증하고 빚을 탕감해 주는 것뿐이니.’
분명 전부 잘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