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01)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00화(301/377)
< 300편 >
“자연이 청소한 자리를 다시 오염시키겠다니! 이건 언어도단이다!”
도시 외곽에서는 도로를 재건하는데 사용하는 로드롤러 등의 중장비에서 불을 비롯한 매캐한 매연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고, 이를 말려야 할 인부들은 이미 도망치고 없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 경찰들이 동원되었지만, 시가지에 진입하기 전에는 섣불리 진압하지 말라는 주지사의 부탁에 따라 도시로 들어오는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경계를 세우고 있었다.
“나가자! 싸우자! 자연의 투사들아! 대기를 오염시키는 공장들이 2배는 늘었다! 더는 못 봐주겠다!”
부시 정권에 들어서 급격하게 경·중공업 공장이 증설되거나 신설된 건 맞지만, 그게 2배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린피스의 특기 중 가장 뛰어난 건 다름 아니라 선동과 날조를 통한 공포심 조장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것이 잘 먹혀들어 갔느냐 하면, 당연히 잘 먹혀들어 갔으니까 8만이나 모인 거 아니겠는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선전을 어떠한 여과조차 없이 그대로 믿고 있었다. 정확히는 허리케인이 발생한 원인을 대기오염 등에서 찾은 것이다.
“다시 허리케인을 불러올 생각이냐!”
그린피스에 소속되어 있는 인물 모두가 무지와 아집으로 똘똘 뭉쳐 있진 않았다. 지금 시위랍시고 모조리 때려 부수면서 전진 중인 마당에 이게 설득력이 있을 턱이 없지만, 그래도 모두가 이토록 멍청한 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현실은 어찌 된 것이냐? 그럼 이들은 그린피스가 아니란 말인가? 그럴 리 없다. 그들이 들고 다니는 깃대에는 당당하게 그린피스의 문양인 그린피스(GREENPEACE)가 휘날리고 있었다.
“저렇게 보이듯 이들은 자신들이 그린피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린피스는 이들과의 접점을 일체 부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것들은 전부 보도되고 있었다. 그들은 가는 길마다 보이는 중장비를 모조리 박살 내고 불태웠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사람들을 때리거나 멀쩡한 가게를 약탈하진 않았다. 실로 혼돈 속의 질서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렇기에 기자들은 이 광경을 가까이 다가가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으며, 인터뷰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여하간 인터뷰에서 이 상황을 유심하게 지켜보는 이들의 의문에 답하길 그들의 대답은 이러했다.
“말만 할 뿐 행동하지 않는 자들을 어찌 그린피스라고 부른단 말인가? 우리야말로 진짜 그린피스다!”
인터뷰에 의하면 그린피스가 과격한 행동을 멈춘 것에 대해서 여러모로 불만이 쌓여 있었고, 그것이 오늘날 폭발했다. 본디 이래저래 흩어져야 했을 인간들이 묘하게 환경 정책에 대해서 유화책으로 나가는 정부 덕분에 나가지 않고 그린피스에 머물게 된 결과였다.
이들은 어느 순간 그린피스가 사람을 도외시되고 자연만을 우선시하게 된 결과이자 폐해 그 자체였다.
그린피스는 본디 반핵 시위 집단이었다. 자연(Green)과 인간(peace). 중의적으로는 평화(peace)도 될 수 있겠다. 여느 집단이 그렇듯 그들은 처음에는 분명 숭고했다. 어쨌든 그들이 벌인 시위는 반쯤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미국은 수소폭탄 실험을 멈추었다.
그리하여 유전자 조작, 독극물 폐기, 대기오염, 고래 포경 반대 및 보호, 반원자력 에너지 운동 등 점차 그 세와 의제를 확장해 나아갔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제대로 된 과학 지식의 부제 탓인지, 아니면 그나마 있던 과학자가 의견 불화로 인해서 탈퇴한 덕분인지 점점 그들의 행동이 점점 정말로 ‘진정한 친환경은 인간이 죽는 것’에 가깝게 변해갔다는 것이다.
딱히 그린피스뿐만이 아니라 사람이란 본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 하는 특성을 가진 생물들인지라, 진실과는 별개로 결국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보게 되는 게 인간이라는 생물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린피스는 아예 처음부터 자연 쪽으로 시각이 고정되어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보니, 자신들을 위해서 선정적이고 편집된 정보만을 받아들이게 되는 건 그냥 시간문제였고. 그 결과가 바로 오늘날 이 사태였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그린피스라는 집단이나 사상 자체가 잘못되었다기보다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현재의 그린피스라는 거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난제와도 같아 보이지만, 닭이나 달걀과는 달리 조직은 교육과 질서를 통해서 고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었다.
어쨌든 지도부에서도 직감적으로 이걸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서 그나마 좀 이제는 자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가 되었지만, 이것은 그저 내부의 불만을 증가시키는 자충수에 불과했다.
2000년대 이후로 그린피스의 활동은 비도덕적인 기업가들과 나라들을 규탄하는 것으로 축소되고 난 뒤로부터 직접적인 실력행사는 아주 극히 일부의 일탈로 그치고 있었다. 원자력 발전소에도 거침없이 침입하며 비난하고 이를 온몸으로 직접 표현하고 행동했던 그때와 비교하면 실로 나약해진 것이다.
사실 나약해졌다기보다는 얌전해진 거지만, 적어도 지금 뉴올리언스를 향해서 행진하고 있는 이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 ‘우리는 자연의 대변인이며, 또 다른 자연의 화신이며, 분노다! 정부가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우리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주지사는 이는 폭동이며, 시내로 들어올 경우 강경 진압을-.
“보시다시피. 상황이 이렇습니다.”
부시가 이 상황을 무덤덤하게 한마디로 평하길.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그린피스가 두 쪽 난 셈이군.”
라며 예기치 못한 골칫덩어리들에 얼굴을 몇 번이고 마사지하며 쓸어내렸다. 실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느낌이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겁니다만. 게다가 미국에 한정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그린피스는 국제 환경보호단체였다. 그리고 동시에 가장 유명한 조직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조직이기도 했다. 8만을 일부라고 할 수 있는 그럴만한 규모가 된단 말이었다.
“거기서 거기지. 행동력 있는 놈들은 전부 지금 저 뉴올리언스에 있으니까. 앞으로 그린피스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조직으로 거듭나겠지. 그런데 왜 가장 피해를 본 플로리다주의 도시가 아니라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로 몰린 거지?”
이게 좀 의문이긴 했다. 사실 뉴올리언스의 피해라고 해봤자, 북동쪽 동물보호지역이 완전히 박살 난 것과 태풍의 눈이 빈민가를 직통으로 지나간 덕분에 그 빈민가가 완전히 박살이 난 정도였다.
인명피해에서 좀 멀어지면 그 보호지역에 붙어 있는 10번 고속도로에 물난리가 났고, 이에 더불어 이래저래 태풍의 잔해들이 도로를 긁고 지나간 덕분에 구간 중 일부는 완전히 오프로드 수준이 되었다.
좀 더 외곽으로 나가면 미시시피강을 따라 있는 도로가 개판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허리케인이 직통으로 지나간 것치고는 매우 양호했다. 차라리 피해는 인접해 있는 도시들이 더 컸다.
단지 주거지 하나가 통째로 쓸려나갔다는 충격만큼은 따라올 도시가 없었다.
“아무래도 대통령님이 직접 다녀가신 곳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들이 노리는 것은, ‘이후로는 모두 내 책임이라고’ 선포하신 것을 저들은 선전포고로 받아들인 모양입니다만.”
“이런 빌어먹을 놈들. 환경보호 단체면 보호를 해야지 왜 파괴를 하고 다니는 거야.”
그야 지금 와서 그들이 부시를 들먹이며 여론전을 펼치려고 해도, 시작부터 여론은 그들을 떠나갔다. 차라리 얌전히 행진만 했다면 부시도 곤란했을지 모른다. 어쨌든 석유 시추니, 뭐니 사업을 확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환경이 점점 오염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부시도 여러모로 타협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당장 멀리 갈 것도 없이 셰일 가스도 수압파쇄법이 아니라 가스파쇄법으로 시추법으로 시추 중이지 않은가. 대화재 덕분이라곤 하나 환경 복구 및 보호에도 힘깨나 쓰고 있는 정권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그린피스에서 파벌이 갈린 결정적인 이유이리라. 말이 완전히 통하지 않는 정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홈페이지에 기재하는 자신들의 활동 중 가장 첫 번째 대목에 당당히 ‘비폭력’이고 창조적인 대립을 통한 지구 환경 문제 해결이라고 명시할 정도였으니, 이젠 과격한 행동이 조직에 독이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참이라는 거다.
“이런 젠장. 저걸 전부 감방에 집어넣으면 도리어 손해인데.”
감옥도 결국 돈이 나가는 일이다. 특히 미국의 감옥은 부분적으로 민영화가 되어 있는데, 민영의 경우 재판부에서 범죄자를 위탁하고 위탁한 만큼 연방 정부나 지방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식으로 운영되었다.
뭐 사실 민영화고 나발이고 그냥 범죄자를 먹여 살린다는 일 자체가 부담이긴 했다.
“보석금이라도 받아야죠. 어차피 꼬박꼬박 출두할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보석금 판단도 어차피 재판부가 하겠습니다만.”
그 재판부도 절반 이상이 부시의 입맛에 맞춘 인사로 이루어져 있긴 하지만, 이쪽은 도리어 부시의 말을 듣지 않는 반골 기질의 인물로 채워 넣은지라 간섭이 힘들었다. 그래도 경찰을 통하면 아예 입김을 넣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뉴올리언스 검문소에서 충돌하기까지 약 1시간 남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충돌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만, 아마도 필시 충돌하겠죠.”
‘젠장. 저게 무슨 시위야. 폭동이지.’
시위란 보통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다. 정당한 시민의 정치참여 권리 중 하나이며,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저들은 요구가 곧 목적이라는 것이었다. 달리 말하면 수단이 곧 목적이라는 말이다.
저들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그린피스 아직 죽지 않았다!’ 정도고 그걸 온몸으로 표출해내고 있었다.
‘중국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저것들이 내 신경을 박박 긁어놓는군.’
솔직히 한마디로 말해서 짜증 났다. 일반적인 시위였으면 분석이라도 해서 개선이라도 하지, 저건 그냥 막무가내 폭력에 아집 덩어리 아닌가? 그저 해악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 저들은 시민이다. 그렇다. 시민이란 말이다. 아무리 폭력적이라도 시민에게 총구를 겨눌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짜증이 나는 것이다.
아무리 폭력적일지라도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정부는 이미 정부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다. 그 총구에서 나가는 게 고무탄이면 또 모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거 진압이 되겠나?”
무려 8만이었다. 인류가 쌓아 올려온 문명의 이기는 그 8만을 한순간에 소멸시킬 수 있을 만큼 발전했지만, 그 8만 명을 한 번에 신사적으로 진압하는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부시는 그동안 다방면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관리하면서 예산을 퍼부은 보람이 있길 바랐다. 그 시험대에 ‘과격 환경 단체 진압’이 올라갈 줄은 꿈에도 몰랐고 또 유감이지만, 그렇다고 진압을 하지 말고 검문소를 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될 겁니다. 루이지애나의 경찰은 그래도 제법 나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