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09)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08화(309/377)
< 308편 >
“중동에서 문제라.”
중동이라고 말만 들으면 아주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중동이 갑자기 그냥 화약고에서, 당장이라도 자칫하면 전 세계를 불타게 할 거대한 화약고로 급부상했던 탓이다.
“방금 들어온 정보입니다.”
비서실장이 건넨 보고서에는 일장 연설이 적혀 있었다. 그 연설 주체는 부시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 했던 쿠르드족이었다.
-EU는 우리에게 독립을 약속했었다. 그것이 우리가 무장 투쟁을 멈춘 이유다. 말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어찌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그 약속을 믿고 우리는 무장을 해제했다. 투쟁을 그만두었다. 그들이 약속한 장밋빛 미래를 믿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몇 번이고 배신당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사람의 선함을 믿었다! 투쟁만으로는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해졌다. EU는 지난 서이라크 전쟁에서 우리를 독립시켜 줄 힘이 없음을 재확인했고, 그들이 우리에게 해 준 약속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우리가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지만, 드디어 오늘 돌아온 대답은 유감이라는 말뿐이었다. 유감? 유감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이게 유감이라는 말로 끝날 문제란 말인가!
-터키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우리는 정든 고향마저 버릴 작정까지 하였지만, 돌아온 것은 못 해 주겠다는 답변뿐이었다! 이걸로 끝났다!
-우리는! 절대로 굴하지 않는다! 지난 10년 전을 기억하라! 터키 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두들겨 맞고 죽어 나가던 시대를 기억하라! 그들의 정부는 이런 일은 다신 없으리라며 열심히 땀 뻘뻘 흘리며 설명했지만, 몽둥이와 총만 없어졌을 뿐 차별과 멸시하는 시선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궐기하라! 쿠르드여!
‘결국에 터졌군. 터지고야 말았어. 빌어먹을. 그래서 서이라크 전쟁 조기 종결에 힘까지 보태 주었거늘.’
솔직히 실로 개 같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엿 같은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유럽은 뭐라던가?”
“아직 발표된 연설이 아닙니다. 일단 내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CIA에서 중간에 슬쩍한 거죠.”
‘국가만 생각하면 터키에 지원하면서 방치가 정답인데.’
“그보다 이건 어디서 나온 물건인가? 모든 쿠르드족이 여기에 동조하지 않을 터인데?”
쿠르드족이 민족성을 가지게 된 것은 20세기 이후에나 제대로 정립되었다. 사실 민족 단어 자체가 정착한 게 그쯤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쿠르드족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쿠르드족으로 묶어 놓긴 했지만, 실상 내부에서 따져 보면 이래저래 계파가 존재하는 탓에 실상 다른 민족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구태여 비유하자면 외국인의 눈에는 스코트인이나, 잉글랜드인이나 똑같은 영국인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자신을 구분하길 원하지 않던가?
어쨌든 그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공동체를 가져 본 경험이 없었다. 그렇기에 EU의 주도로 제대로 된 공동체 아닌 공동체를 이루었지만, 이마저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쿠르드족인가?’에 대한 연구는 물론, 법적으로 규정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터키 정부는 이를 최대한 축소하려고 안간힘을 쏟았고, 쿠르드족 내부에서도 터키 정부에 우호적인 족속들도 얼마든지 있었다. 이러한 이들은 보통 자신들을 쿠르드족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했다.
이것이 어느 정도이냐면, 쿠르드족이 예전에 반군을 결성하고 터키 정부에 반기를 들었을 때, 이를 진압한 게 터키 정부가 아니라 터키 정부에 우호적인 쿠르드족이라면 믿기겠는가? 어쨌든 EU의 주도로 뭉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들이 모인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익’ 때문이었다. 나라가 세워지면 막대한 이익이 오고 갈 것이 아니던가?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이 건국에 한 손 거들기만 해도 개국공신으로 취급되어 나중에 목소리 하나 낼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이익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불안하기 짝이 없는 영토의 자주권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도 있었다.
터키, 이라크, 이란의 쿠르드족이 서로 의지를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하간 오로지 이것 때문이었다.
반대로 말해서 이익이 사라졌다면, 그들이 뭉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아니면, 의외로 구심점을 찾고 이왕 뭉쳤으니 전쟁이나 한번 해 보자고 할지도 모를 노릇이지.’
만약 그것이 현실화가 되면 터키군에게 밀릴 것이라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라는 생각도 잘 안 들었다. 좋든 싫든 이미 그들은 다른 나라와 이해관계가 얽혀 버린 탓이다.
예를 들면 이란이다. 이란은 여러 번의 합의 끝에 지금은 EU와 대적할 적기가 아니라 판단하고, EU가 내건 조건을 끝까지 버티다가 순순히 받아들였다. 반대로 말해서 이 정도나 내줬으니 어떻게든 자신들이 새롭게 건국될 나라의 정부를 친이란 정부로 만들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었으며, 다른 나라에도 해당하는 말이었다.
서이라크의 경우 당시나 지금이나 침묵할 수밖에 없지만, 터키의 경우에는 굉장히 울며 겨자 먹기로 승인한지라, 승인한 그 순간부터 EU를 상대로 떵떵거리며 목소리를 크게 높일 수 있었으며, 어차피 건국될 쿠르드족의 나라의 영토 대부분은 터키로부터 비롯되었으므로 이래저래 정권 가져가기 게임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터키였다.
“중심은 없고 아주 잠시나마 불가침 협정을 맺은 게 아닐까 추측 중입니다.”
“결국에는 서로 분열하겠군.”
“하지만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도중에는 싫더라도 승기가 꺾이지 않는 한 서로 최대한 협조하겠죠. 아마도 일단 나라부터 세우자는 생각인 듯합니다만.”
“과연, 일단 파이부터 만들겠다는 건가. 그 뒤에 서로 내전을 벌이든 정치 싸움을 하든 일단 넓은 물에서 놀겠다는 거구먼.”
일단 말은 되었다. 그때쯤이 되면 아무리 파이가 작아져도 지금만큼 작지는 않으리라.
‘밑져야 본전인가.’
거의 광기에 가깝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자신의 나라를 가지고 싶은 약소민족의 염원이었다. 소수민족이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4,000만에 이르러 실로 거대하니, 약소민족이었다.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부시 개인적인 감상이고. 실질적으로는 나라를 위해서 움직여야 할 터였다.
그들을 도와주다가 미국의 미래가 휘청거리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되니 말이다.
“특히 쿠르디스탄(이란의 쿠르드족)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설령 쿠르디스탄의 반이 죽더라도 만들고 싶을 테지. 일단 이들은 과거 조국이 될 국가를 가져 본 경험이 있으니 말이야.”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무렵, 소련의 지원 아래에 사회주의 공화국을 건국한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동시기에 건국한 이웃국이 이란군에게 패배하고 끝내 이란군과의 전쟁 끝에 결국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슬람 근본주의계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없군.”
때는 2014년 당시.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라는 인물이 칼리프를 선언하고 시리아를 수도로 삼았다.
이 국가는 하나의 이념을 통해 전 세계에 전쟁을 건 집단이 되었다.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 통칭 ISIL 혹은 IS. 이슬람의 이슬람에 의한 이슬람을 위한 세계 정복을 제일 가치로 삼았으며, 실제로도 인접국은 물론 UN의 모든 상임이사국과 한 번씩은 싸워 본 희소한 경험을 가지게 된 집단이었다.
그들은 이 정복 전쟁을 성전으로 규정했으며, 대대적으로 전선을 구축함과 동시에 많은 나라에서 선전을 통해 테러를 일으켰다.
당연하겠지만, 전 세계에 전쟁을 건 집단을 나라라고 인정해 줄 나라는 단 하나도 없었고, 끝끝내 이슬람의 최대 성지인 메카 폭파 테러까지 거론하자 이슬람마저 완벽하게 등을 돌리면서 천천히 몰락한 집단이었다.
“전부 동이라크 덕분입니다. 불평분자들이라고 할 만한 이들이 전부 동이라크로 몰려들었으니, 다른 곳은 비교적 조용할 수밖에 없죠.”
동남아시아에서 활동 중이었던 인간들도 대부분 동이라크로 흘러 들어갔다. 막대한 자금 원조를 기반으로 동이라크를 안식처로서 제공하는 한편, 동이라크는 테러리스트의 병기창이 되었다.
CIA 아프리카 지부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테러리스트들이 쫓고 쫓기다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나라가 바로 동이라크라 하였다. 동이라크에서도 적극적으로 테러리스트는 물론 범죄자들을 받아들이고 있으니, 슬슬 무고한 국민과 테러리스트들을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최근 정보에 의하면 남미에서도 건너갔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기치로 삼고 있긴 하지만, 이들보다 더 탐욕스러운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그놈의 특대 모스크 건설이 돈을 물처럼 퍼먹고 있다 보니까 자본이 더더욱 절실하리라.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만, 동이라크가 ISIL의 역할을 하고 있었군?’
전 세계에 전쟁 거는 거 빼곤 다 하고 있었다. 그야 동이라크에서 뭐라고 지껄이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으니 그다지 의미가 없긴 했지만, 어쨌든 반군이라는 것들이나 테러리스트 집단이 속속들이 집결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방식도 비슷비슷했다. 화력발전소를 제 손으로 죄다 부숴 버리더니, 이내 무슨 이슬람식으로 만든 발전소라며 다시 화력발전소를 만들더니 하루에 5시간씩 시민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다.
물론 추가 요금. 그러니까 공식적으로는 성금. 다시 말해 뇌물을 바치면 더 많은 전기를 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대부분 바깥에 본거지를 두고 있거나 잠시 피난 온 테러리스트들이었다.
민간인들에게 추가적인 전기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실로 아이러니한 점은 식량 사정만큼은 자급자족하고도 외부로 수출할 정도로 넉넉했다는 사실이었다. 후일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보급만큼은 넉넉해야겠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농업에 힘을 쓰고 있었다.
“쿠르드족 문제에 대해서 우리의 의회는?”
“당연하겠지만, 공화당은 강력하게 개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구태여 건들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나는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솔직히 저 진흙탕에 개입해서 얻을 게 없잖나.”
솔직히 적당히 한두 국가만 얽혀 있으면 부시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쿠르드족 문제는 부시의 말대로 진흙탕 그 자체였다. 당장 겉으로 드러난 국가만 해도 동이라크와 서이라크. 이란과 터키. 더 나아가서는 EU에 러시아까지.
“그 김에 묻는 건데, 공화당에서 개입한다는 건 쿠르드 쪽인가, 아니면 터키 쪽인가?”
“아프간의 선례 때문인지 쿠르드 독립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공화당에서는 유럽이 물러간 이때 미국이 중동을 장악하면 반백 년은 든든할 것이라고 믿는 모양입니다만.”
“허, 반백 년은 말아먹을 소릴 하고 있군.”
“대통령님, 이런 말씀드리기 뭣합니다만, 일단은 민간에서도 쿠르드족 개입 쪽이 대세가 될 겁니다.”
“알고 있네. 알고 있으니까 곤란한 거지.”
부시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쿠르드족의 연설문을 책상에 팽개쳤다. 공화당의 요청을 국민에게 선택을 맡겨서 완전히 조져 놨으니, 이번에는 공화당이 부시에게 요구할 차례였다.
“국민이 원한다면, 그렇게 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