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17)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16화(317/377)
< 316편 >
부시가 웬만하면 CIA를 건드리기 싫었던 이유는 그렇게 대단한 이유가 아니다. 첫째로 CIA에 너무 의존하면 부시가 계획하고 있는 미래 구상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 두 번째로는 그 CIA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탓이었다.
CIA는 부시가 늘려 준 예산만큼이나 해야 할 일이 늘어났고, 틈만 나면 대통령이 직접 수시로 내려와서 갈구는지라, 좋든 싫든 성과를 보여야만 했다.
그런데 너무 압박한 모양인지,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연달아 거짓 보고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꼬리가 길면 들킨다고 했던가? 한두 번은 현장 실수 정도로 그냥 넘어갔지만, 들킨 이후에는 당연히 관계자는 물론 이를 보고해온 인간들도 죄다 감방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 사건 이후로 부시도 웬만하면 CIA를 건들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지만, 어찌 되었든 이번만큼은 사안이 사안인지라 CIA에 의존해야만 했다. 사실 CIA가 아니더라도 의존할 구석이 없진 않았지만, 그들만큼 이러한 방면에 전문가가 있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시길. 우리가 찾지 못한 배후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중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물류나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감별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이렇게 대량으로 뭔가 들어오고 나왔다면…….”
“돈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말로만 부추겨진 건가?”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구두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지금 동선을 파악하려고 하면, 저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 땅에서 요원들을 굴려야 하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 게다가 현장 요원들이랍시고 있는 것들은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사건에 관련해서 전혀 물어온 정보가 없으니 그렇게 판단할 법도 하지 않은가. 뭐 그게 아니더라도 한번 대대적인 첩보 작전으로 인해 현장 요원들이 대대적으로 물갈이된 이후로 중국 쪽 성적이 저조했던 건 사실이었다.
“큰일이군. 만약 제대로 된 정보를 뽑아 오지 못하면 대통령님께서 또 지랄…… 아니, 노하실 텐데.”
일단 명령이 내려왔으니 뭐라도 뽑아내야 했다.
“그 와중에 예산이 부족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로군. 좋아! 지금까지 정황부터 모아 보지.”
“그러니까 ‘중국’이라고 부를 만한 군벌이 여섯이 되었고, 그중 하나는 저희가 유일하다고 보장하고 있는 공산당입니다.”
중국이 군구를 기준으로 갈라졌다곤 하지만, 이래저래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가 독립전쟁을 시작하자면서 새롭게 지도를 제작할 필요가 있었다.
“란저우와 청두는 인도와 소요 사태를 벌이고 있으나, 란저우와 청두. 그러니까 중국 측에서 먼저 인도의 본토를 향해서 공격하지 않는다면 확전이나 진군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인도로부터 국무부가 받아 냈습니다. 아마도 이쪽 정보는 인도에 일임해야 하지 않을지.”
“난징과 지난이 서로 동맹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군벌의 요청에 따라 저희 측 공군과 해군이 평화를 위해서 칭다오에 주둔했습니다. 일단은 한국에서 쪼개서 밀어 넣은 것뿐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저희가 활동하기에는 좋은 환경으로 변했습니다. 현장 요원 포섭을 시작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난징과 지난이? 순순히 공산당에 고개를 숙일 줄 알았는데, 이거 의외로군. 난징에 대한 침투 계획을 달리 짜야겠어. 대통령님께서는 지난이 공산당 앞에 무릎 꿇길 학수고대하고 계셨는데 말이야.”
“광저우 군벌은 홍콩의 자치권을 거세하기 위해서 군대를 전진 배치했습니다. 공산당과 군벌 사이에서 간을 보던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아니면 조용히 중립을 지켰던 것이 도리어 독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도 홍콩 상공에는 전투기와 폭격기가 날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마카오는?”
“마카오는 빠르게 순응한 모양입니다. 어마어마한 달러를 대가로 자치를 보장받았습니다.”
역시나 전문가들이라고 해야 하나, 겉으로 명백하게 드러난 표면상 정황이라곤 하나 상황이 빠르게 정리되어 갔다. 문제는 이를 총괄할 대통령의 의지를 모두가 공유 받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대만의 국민은 중화민국 시절의 영광을 돌려받겠다면서 성화입니다. 다시 말해 저희가 마음먹기 따라서 난징 정도는 돌려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대통령님께서는 그걸 바라시지 않네. 무엇보다 이건 우리 소관이 아니야.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정보를 뽑아내는 거지, 파괴 공작을 하는 게 아니란 말이지. 만약 그런 명령이 내려오거든 그때 가서 논해 보지.”
“국경에 있는 모든 국가는 쓰러진 사자를 한 번씩 찔러 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중에서 유독 얌전한 건 저희와 이야기가 공유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인도 정도입니다. 뭐 사실 인도의 경우에는 말만 듣다 뿐이지 실상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래도 현지 요원들끼리 합 정도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19세기라도 되는 것 같군.”
최근 100년 사이에 중국이 이렇게 오체분시 된 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차라리 이 모습은 근대보다는 고대의 중국을 보는 듯했다.
“중요한 것은 최초에는 완전히 우리의 의지라고 생각했던 이 분열이 절반만 우리의 의지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개입한 후보가 어디에 있을까?”
“중국 내부일 수도 있고, 외부의 개입일 수도 있습니다만.”
“둘 다 가능성이 있군.”
“그럼 간단하게 둘 다 조사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기에는 저희는 너무 많은 예산이 있으니까요.”
“이래서 나는 돈이 좋아. 어쨌든 당장 가장 의심이 가는 유력 후보는 러시아군. 무엇보다 최근 들어서 가장 조용했던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우리 정보망도 이제야 다시 활동 중이고. 무엇보다 조잡한 게 문제지.”
“그럼 러시아의 정보망 확대와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겠군요. 아마 이 정도면 푸틴이 직접 개입했을 텐데, 고위직을 꼬드겨 봐야겠습니다.”
“쉽지 않을 거야. 우리와 결탁했던 인간들은 모조리 숙청당했거든.”
“그럼 아래에서 올려 보내 보죠. 원래 세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교체되기 마련이니까요.”
“그거 좋군. 그럼 중국 내부는 어떻게 하지? 아니, 만약 있더라도 이미 해외로 도피했겠군. 그래도 일단 누군지는 알아야 할 텐데.”
해외로 도피했다면 그걸로 족하다. 미국이 마음먹으면 잡아 오지 못할 인간 따위 세상에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러나 누군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어쩌면 조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조직이 있었으면, 이미 우리 눈에 띄었겠지.”
“자발적으로. 그러니까……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설령 우연의 일치라고 한들, 저희가 세금을 낭비하면서 찾다 찾다 흔적조차 찾지 못하면 그제야 그렇게 써서 올려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분위기를 보아하니 딱 그렇게 될 것 같으니까 그렇지.”
실로 그러했다. 시작도 안 해 보고 무슨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 지금의 CIA는 별로 자세히 조사하지 않고 상황만 대충 조합해 봐도 대략 견적이 나올 정도로 넓은 손을 가지고 있었다. 러시아와 중국만 제외하면 거의 모든 나라와 지방에 손을 뻗고 있었다. 예를 들면 극단적으로 북극이나 남극 기지 같은 곳에서조차도.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쯤 되면 이건 그냥 혈세 낭비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넘쳐나는 예산을 이대로 방치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예산을 쓰지 않고 놀리면 놀리는 대로 그것도 그것대로 혈세 낭비였다.
문제는 지금 사건이 벌어진 곳이 그 CIA의 유일한 구멍인 중국과 러시아라는 점이었다.
“우리 나머지 네 개의 눈에서는 뭐 좀 들어오는 게 없나?”
“SIS에서도 이런 일을 감당할 만한 인물은 제임스 본드 정도일걸요?”
“아, 빌어먹을. 발 좀 빼겠다. 이건가?”
“그래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알아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긴 그치들이 러시아 쪽 방면에서는 우리와 비등하긴 하지.”
정확히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언제나 러시아 정보망이라면 CIA 이상이었지만, CIA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었다. 그리고 핵폭탄급 정보를 한 번에 싹 빼내면서 정보망이 완전히 붕괴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비교조차 불허했다.
문제는 그 SIS에서 러시아에서도 좀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SIS에서는 적반하장이라면서, 미국이 그 지랄발광을 떤 덕분에 SIS의 정보원도 같이 싹 물갈이되었다며 길길이 날뛰었지만, 필시 남아 있는 정보망이 있으리라는 것을 모르는 멍청이는 없었다.
“우리 쪽에서 한번 협조를 구하면 알아서 움직일 거야. 점잖은 척하면서도 고고하신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친구들이니까. 정 뭣하면 우리가 정식으로 위로 요청해서 국무부를 통해 영국을 압박하면 그만이고.”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만, 그것 외에 별로 방법이 없군요.”
“그럼 대통령님께 이렇게 말씀드리면 되겠군.”
그렇게 작성된 보고서를 받은 부시는 상당히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근 5년 사이에 CIA가 가장 발전된 부분은 본래부터 출중했던 정보력도, 훈련시키는 방법도, 아니고 CIA의 가장 큰 후원자인 대통령을 만족시키는 방법이었다.
“영국에 협조라. 알았네. 이건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절대로 대통령님과 국가를 실망하게 하는 일 없도록 잘 처리하겠습니다.”
“긴말하지 않겠네. 6개월 이내로는 결실을 보았으면 하는군. 할 수 있겠나?”
“이만한 예산이 있으면 3개월 내에도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다행이군. CIA에 예산을 늘려 준 보람이 있어.”
부시가 의회와 박 터지게 싸우면서 CIA에 예산을 늘려 주면서도 걱정했던 부분이, 비대해진 CIA가 멋대로 움직이는 것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CIA가 독자적으로 대통령을 조종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다음 대통령이긴 한데.’
원래 인간이라는 게 만만해 보이면 잘근잘근 씹어 먹히는 법이다.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진리였으며, 태곳적 생물이라는 것이 태어나고 나서부터 바뀌지 않는 약육강식의 법칙이기도 했다.
‘아무리 법이니 문명이니 열심히 치장해도 결국에는 힘 있는 자가 가장 위에 선다는 건 바뀌지 않는다. 그 힘의 기준이 매번 바뀔 뿐이지.’
지금은 그 힘의 기준이 부시였다. 조지 W. 부시라는 ‘강력한 대통령’이 힘의 기준이었다.
‘반대로 말해서 다음 대통령이 약한 대통령이면 강력해진 다른 부서에 뜯어 먹히겠지.’
문제는 필요에 의해서 도저히 CIA를 축소할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정 뭣하면 부서를 쪼개는 방법도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차선책이고.’
갑자기 입을 다물고 심각한 표정을 지은 부시를 의아하게 보고 있던 CIA 국장이 되물었다.
“대통령님?”
“아무것도 아닐세. 그러니까…… 카자흐스탄 쪽에서 움직임이 없는지 알아봐 줄 수 있겠는가?”
“알겠습니다. 금방 될 겁니다.”
이토록 편리한 조직을 미래가 걱정된다고 찢어 놓을 수 있을 리가 없잖은가?
‘일단은 중국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