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0)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19화(320/377)
< 319편 >
본격적인 중국 내전의 시작은 타이완 해협으로부터였다. 진정시키면서 노력하는 와중에도 은연중에 본토 침략의 야욕을 엿보이고 있는 대만에 직접적인 압박을 넣기 위해 공산당은 타이완 해협에 함대를 파견했다.
여기서 문제는 날이 가면 갈수록 입지가 좁아져 초조해져만 가는 광저우 군벌이 공산당의 생각 이상으로 강경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동맹이랍시고 있는 난징 군벌은 다른 군벌과는 달리 점차 도리어 세를 불려 나가고 있는 지난 군벌의 영향을 받았는지, 점점 이 분열된 중국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변해 가고 있었고, 광저우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난징 군벌을 회유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어느 순간부터 마치 전염병이라도 퍼지듯 중국 전역으로 타고 흘러갔다. 예전과는 달리 인터넷 통신이나 무선 전화가 발달해 있었던 탓이었는데, 인터넷은 진실이든 거짓이든 필터를 거치지 않고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이는 공산당과 미국의 합작이었다. 상대방의 전쟁 의지를 꺾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전략이었다. 단지 ‘더는 이렇게 못 살겠다!’가 아니라 ‘더는 못 해 먹겠다.’라고 부르짖게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결사 저항을 외치는 것은 결국 군벌 지도부로부터 받아먹은 것이 있는 광저우 군벌의 장교들 정도밖에 없게 되었다.
여하간 타이완 해협에 군벌이 가진바 공군력을 총동원하여 전개하니 그 모습이 실로 장관이었다. 각 공군과 해군은 대치 상태에 들어갔는데, 전투기가 함대 위에서 선회하는 모습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독수리와 같았다.
본격적인 전투는 광저우 군벌 소속의 J-11이 방위를 명목으로 위협사격을 가하다가 재수 없게 공산당 소속의 52형 구축함 하나를 침묵시키면서 시작되었다.
정확히는 J-11이 기총을 이용해 함대에 위협사격을 가했는데,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함대에서 대응 사격을 가했다. 해당 J-11은 함대로부터 대공포와 함대공 미사일을 통해 집중포화를 당했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 무리한 기동을 반복하다가 엔진 고장으로 인해 시동이 꺼졌다.
조종사는 블랙아웃 상태를 넘어 기절하는 상태인 G-LOC에 이르렀고, 결국 엔진도 주인도 잃은 J-11은 해상에 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하필 구축함에 들이받게 되었다. 그런데 그 들이받은 곳이 영 좋지 않은 장소였던 게 문제였다.
하필 들이받은 곳이 함교였던 탓이다. 더불어 항공유가 첨가된 화제는 걷잡을 수 없게 번졌고 당장 침몰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 실상은 우연과 우연이 겹친 완벽한 사고였다.
“반군이 자폭 공격을 가했다! 전 함대 응사하라! 전쟁이 시작된 이상, 패전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절대로 그의 의지를 헛되지 않게 하라! 오늘 저 빌어먹을 놈들에게 정의가 뭔지 보여 주자!”
그러나 공산당의 눈에는 자폭 공격으로 보였고, 애당초 이 임무 자체가 미적지근했던 공군 편대의 눈에는 마지막 최후의 순간 각성하여 다짐한 결사의 각오로 보였을 터였다.
그것으로 위에서 전투 명령이 하달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판단에 따라 전투 상황으로 돌입했다. 게다가 만약 명령이 하달되지 않았다고 한들 이걸 전투 상황이 아니었다곤 할 수 없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발포한 끝에 전투기 한 대가 손실되었고, 구축함 하나가 손실되었다. 이게 전투가 아니라면 뭐라고 부른단 말인가? 게다가 서로 미사일과 기총을 쏘아 대기 시작한 끝에 막대한 손실과 피해를 봤으니 전시가 아니면 이걸 무어라 부른단 말인가?
어찌 되었든 죽은 이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제 나름의 사정과 입맛에 따라 전투는 시작되었고, 군벌이나 공산당이나 누구 할 것 없이 이러한 사태는 충분히 예상했다는 듯이 침착히 대응하면서도, 동시에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중요한 건 전투의 결과가 아니라, 전투가 일어났다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서로 가진 전력이 불균형한 데도 불구하고 나름 팽팽하게 맞대고 있던 균형을 파괴했으며, 군벌과 인접국들의 긴장 상태를 최대로 끌어 올렸다.
병사들이 바다 위에서 목숨을 걸고 서로 미사일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 순간에도 공산당 내부에서도 왈가왈부가 시작되었다. 정확히는 전쟁이 시작되었기에 왈가왈부가 시작된 것이었다.
애당초 온건한 대응 따위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주요 논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잘 먹혔다. 애당초 국내가 분열되어서 군벌. 그러니까 반군이 현재 인민해방군보다 많아진 마당에 무슨 외교적 해결을 통한 온건 대응이란 말인가?
물론 평시대로라면 그들의 말이 맞았다. 애당초 그들이 힘을 갖출 시간을 주었기 때문에 이토록 제대로 된 반격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논지였다. 반군을 상대로 자비를 주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였고, 의무와 책임을 유기한 현 주석 리커창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 반대파의 주된 의견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누구 마음대로!”
현 공산당의 구성은 완전히 뒤섞여 있었다. 그야 ??시 덕분에 뒤섞여 있기는 본래부터도 고양이가 가지고 놀던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지만, 지금은 약간의 경계마저도 무너져 있었다.
파벌이라고 할 만한 것들의 구심점을 할 이들이 해외로 도피하거나, 이미 사망한 지 오래였다. 더불어 반란군과 이래저래 엮여 참석하지 못하는 자들 혹은 아예 정황상 밀정으로 의심되어 잡히는 바람에 지금까지 자택에 감금되어 있는 자들도 있었다.
그리하여 구태여 억지로 가르자면 본디 공청단이었던 자들이 대부분 친위대쯤으로 변하고 나머지는 반 리커창으로 변했다. 요컨대 리커창을 주석으로 인정하는 자들과 그렇지 아니한 자로 갈리게 되었다.
반대파는 리커창을 어떻게든 끌어내리려 들었으며, 친위대는 리커창을 감싸고돌았다. 매번 이뤄지는 회의마다 주된 토론은 어떠한 주제든 결국 ‘주석이 잘못했다.’라는 주제로 귀결되었으며, 공산당의 손실은 리커창의 잘못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리커창이 물러날 인사겠는가? 본디 머리 굴리는 것 하나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었다. 어떠한 풍파에서도 살아남았으며 기어코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서 드디어 그 누구도 리커창의 위에 군림하지 못하게 되었다.
리커창이 마음만 먹으면 모조리 신비전에 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대적인 숙청은 불가능하다.’
하필 지금이 전시였던 탓이다. 차라리 평시였다면 제 주제도 모르고 거세게 반발하는 저 머저리들을 잡아다가 모조리 숙청하고 싶었지만,
‘하긴 평시였으면 도리어 저들의 마음을 돌리는 편을 택했겠지.’
적은 적으면 좋고, 아군은 많으면 좋다. 그것이 리커창을 지금까지 지탱해 주고 이 자리까지 올려 준 소중한 지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긴급 시국이다. 한 사람의 손이라도 부족해.’
리커창은 지금 반대파들을 개판이 난 중국을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인간을 반대하는 머저리들이라곤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능력이 출중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리커창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들이 헐뜯든 말든 성과를 보여 주면 그만이었다. 그렇다면 그 성과는 어디서 가져와야 하는가?
그 답은 정해져 있었다. 치욕과 굴욕을 감내해 가면서 얻어 낸 조지 W. 부시와의 거래가 있지 않은가?
리커창은 지난으로 눈을 돌렸다.
***
현재 세계의 조직 중에서 가장 분주한 조직은 당연히 전시에 돌입한 중국의 공산당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그 내전에 끼어든 미국의 백악관이었다. 정확히는 펜타곤이었지만, 결국 모든 결재는 대통령인 부시의 책임이었으니, 백악관이 가장 분주하다고 해도 썩 틀린 표현은 아니었다.
“공산당이 광저우의 반군과 전시 사태에 돌입했다. 즉, 지난 군벌과 부딪히는 건 시간문제로군.”
“그렇습니다. 작전은 전부 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저 중국 땅에서 얼마나 항전하느냐입니다.”
“항전보다는 시늉에 가깝긴 하지.”
물론 항전이 필요하면 하긴 하겠다만, 웬만하면 직접적인 전투는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미군은 중국 땅에서 일종의 억지력이 되었다. 그러나 그 억지력도 어차피 어디까지나 작전을 위함이었다.
의회에서는 부시의 생각에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얻을 수 있는 게 없고 지출만 있다는 걸 문제점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적어도 대만은 독립시키고 확실하게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서는 홍콩의 독립을 보장하고 친미 정권을 수립한 뒤 영향권 안에 넣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홍콩은 이미 영국이 독립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그 영국이 요즘 따라 외부에 힘을 투사하거나 성명을 내길 꺼렸다는 것이었다.
단지 홍콩의 탄압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방치하고 있었다. 서이라크 전쟁을 마지막으로 이젠 전쟁에 끌려다니기 싫다는 것도 있었지만, 이미 미국이 개입하고 있었던 탓이 컸다.
그리고 영국 내부에서 득 없는 EU 따위는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그것을 토니 블레어 정권이 전력으로 막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에 EU 탈퇴 시위가 벌어진 참이었다.
그 EU 탈퇴 시위의 주축은 보통 이라크에서 남편과 아들을 잃은 부모 세대. 그리고 본래부터 EU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던 노인 세대였다.
“여하간 홍콩이라. 억지로 가져온다고 한들 예전만큼은 못 될 터인데.”
게다가 자국의 영토로 편입하는 것도 아니고 영향력을 행사할 뿐이잖은가. 그야 나중에는 편하겠지만, 그 편한 만큼 당장 그만한 대가를 필요로 할 터였다. 어쩌면 이 요구 때문에 중국과 정말로 사생결단을 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그런 영향력을 끼치고 친미 정권 세울 거라면 몰라도, 아예 제대로 휘어잡으려면 만만찮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할 거야. 홍콩은 당분간 보류해 두도록 하지.”
당장 핵전쟁 유출이나 막아 보겠다고 반쯤 광인처럼 움직인 부시였지만, 의회의 말도 일리가 있다곤 생각했다. 리커창과의 밀약으로 인해 급한 불이 꺼지고 나니, 너무 독단으로 움직였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그래도 아직 핵을 유출하지 않았군. 우리의 정보와 인공위성이 틀림없다면 말이지.”
“그것을 위한 준비였으니까요. CIA가 급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주어진 예산만큼이나 실력은 확실합니다. 게다가 군벌들이 아직 그렇게 썩 궁지에 몰리진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걸 팔거나 사용할 정도면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사용하겠죠.”
“의외로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
매번 강조해도 모자란 것이지만, 사람은 그다지 이성적인 생물이 아니었다. 도리어 감성적인 생물에 가까웠다. 언제든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혼돈의 고무공이었다.
“대통령님, 공산당이 지난 군벌을 기습하기 위해서 군대를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리커창도 마찬가지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