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2)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21화(322/377)
< 321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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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근 80년 만에 내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시산혈해를 목격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공산당은 물론 미국조차 예견하지 못한 변수가 밥 먹듯이 간섭하는 바람에 의외로 ‘교착’ 상태로 빠지고 말았다.
란저우-청두 동맹은 이대로라면 정말로 영 좋지 않게 끝장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고, 그 예상은 거의 틀리지 않았었다. 실제로 미국의 침묵 아래에 인도는 대공세를 준비 중이었고, 신장 위구르와 티베트의 불만과 독립 의지는 인도군을 신경 쓰면서 배치된 군대로 억누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있었다.
그래서 이번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의 독립이 완전한 무혈 독립이었느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동안의 독립운동으로 인해서 흐른 피는 잠시 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이 독립은 중국 내전에 젊은이들의 피를 흘리게 됨으로써 얻은 독립이니 말이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 하나. 당당하게 ‘위구르군’과 ‘티베트군’으로서 참전하여 군벌이 입혀 준 군복과 들려 준 무기가 전부 중국제라고 하더라도, 그들은 중국군이 아니라 엄연히 독립된 작전권을 가진 동맹군이었다.
군벌 측에서는 그들을 용병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군벌에서 일단 먹이고 입히고 총기에 야전삽 등 최소한의 장구류를 챙겨 주는 것마저도 군벌의 예산에서 빼내서 처리해야 하는 데다 독립된 작전권이라곤 하지만, 결국에 군벌의 의지에 따라서 움직이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이걸 차마 동맹군이라고 불러 줄 수가 없어서 용병이라는 어휘를 택하였을 뿐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경사스럽게도 이 두 자치구가 완전히 독립하면서 본래 티베트인과 위구르인들이 맞이하게 될 운명인 고기 방패 역할만큼은 면할 수 있었다는 소리다.
여하간 이 용병 아닌 용병들은 본디 국경을 강화하고 티베트와 위구르 그리고 란저우-청두 동맹 4국을 운명공동체로 묶으면서 내부를 결속하며, 기존 공산당의 잔향을 지우고 그들의 사상으로 덮어씌우는 것에 이용되었을 터였지만, 전부 지난 군벌이 차지하고 있었던 영역을 한 움큼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서 투입되었다.
그래서 그 지난 군벌의 영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내부를 수습해야 할 이들이 급하게 외부로 병력을 모조리 돌렸는가?
광저우-난징 동맹이 타이완 해협에서 공산당과 일전을 치르고 있을 무렵, 지난은 두 국가원수의 밀약으로 인해 공산당의 손을 들어준 미군의 외면 속에서 처절하게 짓밟혀야 했다. 그러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 절반이 넘는 국토가 공산당의 손에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난의 지도부가 꾀를 내어 본인들이 가질 수 없다면, 지난을 부숴 버리겠다고 나섰고 분열해 있는 동안 만연해진 반공산당 민심을 이용하여 자작극을 펼쳤다. 그렇다고 애매하게 이성이 남아 있어 차마 청야전술까지는 할 수 없었던 지도부의 궁여지책이었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이건 미친 짓이야! 나는 따르지 않겠어!”
이에 반대하는 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들은 조용히 숙청당했다. 권력이란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어찌 되었든 인민해방군으로 변장한. 아니, 사실 군복 자체가 같으니 부대를 상징하는 부착물만 떼어 내면 변장할 필요도 없었다.
어찌 되었든 의도는 너무나도 효과가 있었고, 도시라고 부를 만한 곳에서는 반공산당 시위나 무력을 동원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대부분 후자였다. 그들은 평화적 시위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였는지 너무나도 잘 기억하고 있었던 탓이었다.
문제는 지난의 혼란스러움이 천하를 엿보고 있던 다른 늑대들에게 기회로 보였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두 동맹이 사이좋게 손에 손잡고 공산당을 노렸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이 매국노 새끼들! 티베트와 위구르를 인도에 넘기다니!”
“매국노? 누가 매국노라는 말인가! 당연히 돌려줘야 할 독립이었고, 마땅히 사라져야 할 탄압이었다! 우리는 공산당이 빼앗은 정당한 권리를 그들에게 돌려준 우리가 자랑스럽다!”
“그게 어떻게 정당한 권리란 말인가!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다가 우리 중국 민족에 편입된 덕분에 나아진 것들이다!”
“그깟 영토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가축처럼 다루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우리가 만들 새로운 중국에 인권보다 우선시는 되는 건 없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사람은 당보다 우선시 되어야만 한다!”
공산당의 중국이 주장하는 바는 티베트와 위구르가 공산당의 도움으로 기아와 질병에서 벗어났다는 것인데. 이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역사 왜곡’이었다. 특히 티베트의 경우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자들은 홍콩 같은 자유도가 높은 자치구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 정도였다.
란저우와 청두는 적극적으로 공산당이 이들을 탄압하고 망쳤다는 증거를 편집증적으로 모아서 시민에게 배부했다.
물론 진심으로 란저우와 청두의 지도부가 그렇게 믿고 있냐면, 절대로 그럴 리가 없었다. 오로지 이는 대의와 명분에 더불어 요즈음 한참 민주주의 전파에 혈안이 된 서방 세계의 관심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말치레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아도 영토가 줄어들고 세수가 확 줄어들어서 이를 어떻게든 보충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은 그 해답을 요즘 미국이 펑펑 뿌리고 다니는 원조에서 찾았다. 전쟁 도중이라면 몰라도, 후일에는 어떻게든 미국을 끌어오려는 심산이었다.
어찌 되었든 돈이 부족하다면, 어딘가에서 보충하면 되는 문제 아닌가? 그들은 지난에서 해답을 찾고 있었다.
반면 그들을 매국노라고 다그치는 광저우-난징 동맹의 노림수는 어떻게든 지난의 영력을 먹어서 재력 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다른 동맹에 비해서 한결 더 단순명쾌했다.
“공산당을 친다.”
공격을 받았는지 공격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쟁이 났으니 이제 천하의 주인이 누구인지 겨루어 봐야 할 것 아닌가? 마침 해전에서 공군의 손상은 실로 경미 그 자체였다.
그야 전투기가 꽤 손실되긴 했지만, 손망실 따위는 전쟁이라면 으레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공군력만 피해를 본 것이지 육군은 멀쩡하게 남아 있었다.
단지 가진 전력을 전부 지난에 투입하기에는 후방이 조금 가렵기는 한 게 문제였다. 기존 자치권을 보장하긴 하지만, 일단 소속을 공산당에서 난징으로 바꾸게 만들기 위해 홍콩을 제압한 것까지는 좋았다.
소속만 바꾸면 자치권을 보장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 두자, 당장이라도 들고일어날 것만 같았던 홍콩의 시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졌다. 반대 시위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에게 돌아가는 무반응은 군벌의 주장에 대해서 신빙성을 더해 줄 뿐이었다.
그런데 그 홍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대만이 문제였다. 대만은 근래에 들어 갑자기 군사력이 증강되었다. 비록 이제는 퇴역하는 미군의 2선급 장비라곤 하지만, 반대로 말해서 지금까지 잘 다뤄 온 전장에서 검증된 장비들이라는 소리였다.
여하간 분열 초기에만 해도 시대착오적인 2세대 전차로 무장한 빈자의 군대였지만, 지금은 동아시아에 있는 그 누구라도 치명타 한 번 정도는 날려 줄 수 있는 어엿한 위협 요소로 부상했다.
게다가 대만이 아니더라도 광저우와 난징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들어 지금은 손을 잡고 있었지만, 결국 천하를 쥐는 것은 단 한 군벌뿐이 아니던가? 그리하여 이들은 공공의 적이라는 공산당을 눈앞에 두고도 전력을 다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군의 극히 일부만 투입했다는 뜻은 아니었고, 그리하여 지난에서는 란저우-청두 동맹, 광저우-지난 동맹, 공산당, 지난 군벌, 그리고 마지막으로 칭다오에 박혀 있는 미군까지 무려 도합 다섯이나 되는 세력이 서로 가지고 있는 화력을 총동원하여 여기저기 난사하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그러한 특성 때문인지, 한 세력에 의해서 점령된 고지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속출했다.
“앞에도 적! 왼쪽에도 적! 오른쪽에도 적! 위를 보아도 적이고, 아래를 보아도 적이다! 뒤를 빼고는 모두가 적이란 말이다! 도대체 여길 무슨 수로 사수하라는 거냐!”
당연히 지킬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제대로 된 토목공사는커녕 하다못해 참호라도 지을 새도 없이 급하게 점령된 고지는 자주포와 로켓이 두들기고 나면 불바다가 되었고, 폭격기와 전투기가 지나가면 반드시 점령된 고지는 초토화가 되었다.
게다가 어떻게 그 불지옥에서 몇몇이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고지를 다음 주인에게 내줄 뿐이었다. 지난의 도시는 점차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참호가 되어 갔다. 점령한 이들은 하나같이 도시가 방호 거점 겸 보급고의 역할을 해 줄 것임을 기대했지만, 문명의 발달은 그것마저 여의치 않게 만들었다.
보병과 전차가 시가전을 벌이며 소모전을 예상했던 이들을 비웃듯 폭격기로부터 떨어진 막대한 양의 강력한 폭탄은 콘크리트 숲이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었고, 특히 미국이 중국 안정화를 핑계로 공산당에 팔아치운 벙커버스터는 방공호에 틀어박혀 있는 이들까지 죽음으로 몰고 갔다.
물론 방공망은 존재했다. 애당초 도시를 요새화한 시점에서 방공망이 없다는 건 말이 되질 않았다. 문제는 지평선 너머로부터 그 방공망이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대지 미사일이 날아왔다는 게 문제였다.
중국은 자신들이 가진 화력을 이 작은 지난이라는 땅 안에서 도저히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생산하는 포탄과 미사일은 도저히 창고에 다 보관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데, 그걸 운용할 군인은 더 썩어 넘쳐났다. 그러나 싸워야 할 땅은 너무나도 좁아터졌고 뺏고 뺏을 거점은 너무나도 적었다.
섣불리 전선을 확대하려고 해도, 정작 그것을 해낼 수 있는 란저우-청두 동맹의 경우 도리어 전선이 늘어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다. 그렇지 않아도 예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보겠다고 지난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었는데, 전선이 늘어지는 만큼 나가야 하는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터였다.
그렇다고 기습을 위해 우회기동을 하려고 해도, 험지며 산이다. 어떻게 해도 저지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이렇게 되면 공산당도 전선이 늘어난 만큼 지난에서 병력을 빼돌려야겠지만, 그럼 결국 광저우-난징 동맹만 좋은 일 아닌가?
과잉 화력으로 인해 괴이한 소모전의 양상을 띠고 있던 이 내전은, 목표가 공산당이 집권하는 비교적 멀쩡한 중국 탈환이었던 탓에 도시가 말 그대로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꼴을 더는 버티고 보기 힘들었던 공산당에 의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는 공산당이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과 조선족이 모여 사는 옌볜 조선족 자치주를 미끼로 한국군을 끌어들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