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4)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23화(324/377)
< 323편 >
중동이 아주 잠시지만 안정을 되찾으며, 부시가 중국에만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을 때였다.
그때 부시의 귀를 의심하게 만든 보고가 들어왔다. 다름이 아니라 브라질에서 내전에 준하는 무언가가 일어났고, 그 실체가 분노한 브라질 대통령에 의해서 일어난 내전이며, 그 내용이 브라질군과 갱이 도시에서 막상막하로 교전 중이라는 다소 황당한 보고였다.
더불어 해외로 도피한 카르텔 및 갱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미국에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는 정말로 엿 같은 자리야.”
그 보고를 받은 부시는 땅이 꺼져라 장탄식을 내뱉었다.
국가의 운영은 흔히들 말하길 집중과 선택이다. 정부라는 기관이 한정된 예산과 인력 안에서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내리는 기관인 탓이다.
그러나 만일 그 집중해야 할 부분이 버려야 할 부분보다 많으면 어떻게 되는가? 행정의 규모. 그러니까 다시 말해 벌여 놓은 일 자체의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가?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세계 곳곳에 성조기가 걸리지 않은 곳이 어디 하나 없군. 진짜로 지구방위군이라도 된 기분이야.’
아시아 전역의 이곳저곳부터 아프리카와 유럽,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북극과 남극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하면 어디든지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물론 북극과 남극에도 비공식적으로는 원자력 잠수함이 심심하면 지나다녔지만, 그건 주둔군은 아니니 제외하자.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아무리 늦어도 하루 안에 지구상 어디든지 군사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참으로 빌어먹을 일이지. 어떻게 생각하나, 비서실장.”
“브라질 정부에 대한 협조는 필수 불가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군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실제로 브라질에 넘겼을 경우 브라질 정부는 국제법은커녕 자기들 헌법조차 따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만.”
미국의 협조로 잡힌 그들의 운명은 명명백백했다. 십중팔구 운이 좋으면 무기징역이었고, 그 외에는 시대착오적인 모진 고문을 받으며 정보를 불다가 사망하리라. 그것마저도 어차피 잡범들이나 그렇게 당할 것이지. 진짜 거물들은 이 폭풍 속에서 유유히 빠져나갈 터였다.
“나도 그렇게까지 오지랖이 넓진 않네. 멀쩡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범죄자들이 아닌가. 범죄자에게는 인권이 없다! 같은 과격한 발언을 주장할 생각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를까. 그들의 국적은 브라질이지. 이중국적의 경우에는 골치 좀 아프게 되겠지만.”
어차피 부시가 왈가왈부해 봤자 아마도 의회에서 알아서 브라질에 넘기려 할 터였다. 이미 미국의 교도소는 미어터지고 있었다. 범죄자들을 가두기 위해서 국가의 예산을 낭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물론 부시가 작정하고 나서서 막으면 의회도 어쩌지 못하겠지만, 그럴 이유가 없잖은가?
“일단 브라질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협조하도록 가닥을 잡으면 되겠군. 그건 그렇고 중국 지도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는데, 우리의 챔피언 공산당은 별 전전이 없군.”
지난은 여전히 누구의 우세를 점치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격전이고, 그나마 중국 땅에서 일어난 그럴싸한 변화는 중국이 만주 땅 일부를 미끼로 한국을 끌어들였다는 정도였다.
북한을 소화해 내는 것조차 버거워 죽을 것만 같은 행정력은 둘째치더라도,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영토 확장의 기회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터였다. 동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그러했다. 중국은 언젠가 다시 강대국이 될 터였고, 동아시아 그 어떠한 국가가 무력으로 빼앗는다고 한들 그것을 순순히 용인해 줄 중국이 아니었다.
만일 하나 중국이 용인해 준다고 할지언정, 러시아가 그것을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터였다. 그렇기에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제안이 좀처럼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제안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한국은 아직 참전 의사를 내비치진 않았지만, 1주일 이내로 결론이 날 터였다.
‘그건 그렇고 우리가 아니라 한국이라. 더는 미국의 침략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건가.’
그리고 공산당이 한국에 손을 내민 이유는 어느 정도 한국군 자체가 출중한 것도 있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공산당이 허용하고 있는 이상으로 커지는 상황 자체를 꺼렸을 가능성이 컸다.
‘그게 아니더라도 구태여 한국의 손을 빌린 이유는 당장 옆에 붙어 있는 탓도 있겠지만…….’
군벌의 뒤를 치기 딱 좋은 동남아의 국가가 아니라 구태여 한국이라는 나라를 콕 집어서 손을 빌린 이유는 아마도 인도 때문이리라.
동남아 국가는 필연적으로 중국뿐만이 아니라 인도의 눈치도 봐야 하니 차라리 그냥 중국 내전 ‘개입’만이라면 외교 무대에서 미국의 눈치만 보면 되는 한국군이 더 나았을 터다.
‘상황이 더 악화하면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일지도 모르겠군. 의용군 형태로 말이지.’
마침 교섭 카드 중에는 센카쿠 열도라는 분쟁 지역이 있지 않은가. 해군력 정도만 빌려도 공산당에겐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리라.
그리고 부시의 생각과는 별개로 일본 내부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오가고 있었다. 중국이 요청하면 바로 파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거나, 지금이라도 중국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이다.
무엇보다도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 전쟁처럼 특수를 노릴 줄 알았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 게 크게 작용했다. 중국 정도 되는 땅이면, 완전한 자체 수급이 가능했다. 공업력이 바닥을 기던 시절이라면 또 모를까, 지금의 중국이 군수물자 하나 제대로 보급할 수 없을 정도로 영락하진 않았다.
도리어 군수공장에서 찍어 내고 있는 군수물자를 제대로 전부 소화해 낼 수 없을 정도인지라 고민이지, 사람이 부족할지언정 장비가 부족할 일은 없었다.
그나마 만성적으로 부족한 것이라면 식량 사정이었는데, 이마저도 사람이 수시로 갈려 나가니 도리어 주인 잃은 식사가 마구잡이로 생겨났고, 전선 자체에 식량이 부족할 일은 없어졌다. 단지 민간에서는 확실히 사흘 이상 굶주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었다.
이는 란저우-청두에서 주로 벌어지는 사례였으며, 광저우-난징에서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해상봉쇄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 가장 컸고, 둘째로는 땅에서 나는 식량이 그리 모자란 환경이 아니었던 탓도 컸다.
“그래서 조사는 좀 잘 돌아가고 있나?”
여기서 말하는 조사란, 각 군벌에서 젊은 장교들이 거의 동시에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 경위에 대해서였다. 부시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진척이 있다는 대답이 나오길 바랐지만, 비서실장에 입에서 나온 대답은 부시를 실망하게 만드는 대답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보고에 따르면 그들이 상상 이상으로 은밀하게 움직였거나, 혹은 처음부터 그런 조직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연이 겹치고 겹쳤다는 것인데, 솔직히 후자는 무능한 작자들의 변명거리로밖에 들리지 않는군요.”
“시간이 더 필요한 건가? 예산이 더 필요한 건가?”
“구태여 따지자면 전자일 겁니다. 아니, 전자여야만 할 겁니다. 저기서 더 예산이 필요하다고 하면, 차라리 CIA로 작은 나라를 차리는 게 나을 수준이니 말입니다.”
현재 NSC의 예산은 작은 국가의 1년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그들이 가진 힘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고, 그 힘이 미국을 상대로 발휘되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부시 덕분이었다.
“첩보에 첩보의 첩보를 위한 국가라. 참으로 재미있는 상상이군. 3개월 이내로 답안을 가져오라고 하게. 나는 이 전쟁을 3개월 이상 유지할 생각이 없으니.”
“그리 전하겠습니다.”
지금도 고착 상태인 전쟁을 3개월 이내로 끝내겠다는 건 단순한 포부나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 부시는 그 어떠한 수단을 사용하는 한이 있더라도 전쟁을 끝낼 작정이었다. 중국이 이 이상 망가지면 또 다른 전쟁을 불러올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슬라브 새끼들이 의심스럽단 말이야.’
제정 러시아 시절부터 소련을 지나 러시아 연방에 이르기까지 자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말든 여기저기 끼어들기 바빴던 러시아가 이렇게나 조용하다고? 지나가던 개가 다 비웃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만약 다른 나라에서 극비리에 사주했다고 한들, 그렇게 기껏 사주까지 해 놓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아직 군벌들이 강성하여 때가 오지 않았거나, 예상과는 달리 미군까지 끼어든 격전이었다거나, 혹은 모종의 이유로 끼어들지 못했다거나.
더는 개입하지 못할 이유야 많지만 어쨌든 이 정도씩이나 탈탈 털어 냈으면 먼지 정도는 나올 법도 한데 빌어먹을 정도로 나오는 게 없었다.
털어서 나온 게 정말로 하나도 없는 건 아닌데, 애꿎은 고위 정치인들의 스캔들이나 비자금의 은닉 방법이나 장소 따위였다. 혹은 각 나라에서 1급으로 분류되는 온갖 극비리 정보들도 있었는데, 현재 중요한 건 이런 게 아니었다.
부시가 원하는 정보는 이번 중국 군벌 세대교체 쿠데타에 관련된 정보였지만, 정말로 한 줄은커녕 단어 한 개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남은 게 상대적으로 빈약한 정보망을 가진 러시아였다.
그리고 이것이 근거 없는 의심이냐고 하면, 절대로 아니었다. 위에서 말했던 ‘러시아가 이렇게 조용할 리 없다!’라는 주장은 잠시 접어 두더라도 이건 어느 정도 합리적 의심에 가까웠다.
그 러시아의 수장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부시에게 연달아 엿을 잡수고서도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라는 심증이자 물증이 있었다. 도리어 그동안 모아 온 엿을 적금 통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어디에 적어 놓고 이자까지 꼬박꼬박 계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문제는 만약 정말로 러시아가 개입했다면 고작 이렇게 쪼잔하게 끝낼 리가 없다는 점 정도인데.’
만약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군대를 움직일 터였다. 그러나 부시의 의심을 부정이라도 하듯 국경의 군은 그다지 커다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 배치는 게다가 보고 있는 이로 하여금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정석적인 수비적 대응이었다.
‘이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빼고는 모든 대륙에서 전쟁이 난 셈이군.’
아프리카야 워낙 분리주의 내전이 자주 일어나니 가히 전쟁의 땅이라고 불릴 만한 곳이었다. 도리어 전쟁이 나지 않았던 해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사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전쟁이 일어나긴 했었다. 무려 170년간 이어 온 대전쟁 말이다.
그것은 바로 토끼와의 전쟁이었다. 물론 중간에 그 유명한 에뮤와의 전쟁도 있었지만, 여전히 오스트레일리아의 예산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토끼였다.
‘하긴 인간과의 전쟁이 아닌 게 어디야.’
거기까지 생각한 부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는 중국에만 신경 쓰고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동에도 적절히 신경 쓰지 않으면 일이 일어나도 단단히 일어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