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6)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25화(326/377)
< 325편 >
셋으로 분열된 수단은 이론대로라면 당분간은 평화로울 것만 같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였다. 결국은 나라를 구성하는 것은 인간인 탓이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들 하지만, 강제로라도 자제라는 걸 할 줄 알기에 문명이라는 게 존속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수단에 심긴 새로운 불씨는 다름 아닌 영토 분쟁이었다. 지난 세기에 열강들이 국경선을 제 입맛대로 그어 놓은 덕분에 영토 분쟁이야 밥 먹듯 늘 있는 것이었지만, 수단은 이야기가 다르다. 동수단과 남수단에 줄을 그어 놓은 장본인인 미국이 여전히 눌러앉고 있었던 탓이었다.
국경 사이에 있는 유전 지대이자 대도시인 ‘아비에이’였다. 여기에는 서수단도 끼어들고 있었고, 실상 3국 모두가 서로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영토 분쟁 지역이 되었다. 영토 분쟁 지역은 군사력의 충돌을 야기했으며, 분단된 수단은 각자 자신의 몫이라며 군대를 전진 배치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것은 아주 작은 불씨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씨가 진정으로 무서운 이유는 불씨 그 자체에 있지 아니하고, 불씨가 불러일으키는 더 큰 화재에 있다. 불씨란 불을 만드는 씨앗이라고 하여 불씨인데, 이 불씨는 전쟁의 불씨였다. 그렇기에 전쟁의 불씨는 당연하게도 전쟁을 낳았다.
수단, 서수단, 남수단은 각자 목표가 달랐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힘으로 인해 강제로 분열되게 된 수단 정부의 말을 따르자면 다음과 같았다.
“조국을 위하는 길은 평화가 아니다! 전쟁이다! 반드시 수단은 다시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미국이 중동과 중국에 신경이 팔려 아프리카에 신경 쓸 틈이 없어진 지금이야말로 재통일의 기회다!”
이는 대세 여론이기도 했으며, 반전주의자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도리어 본래부터 반전주의자였던 인간들도 이것은 필요한 전쟁이라며 옹호하는 경우가 빗발쳤다.
반면 서수단과 남수단은 영토 확장의 야심을 숨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국제사회를 끌어들이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남의 힘을 빌려 독립했을지언정, 절대로 약하지는 않다! 우리의 뒤에는 굶주린 국민과 척박한 토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무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우리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
이것이 서수단과 남수단의 공통된 여론이었다. 특히 서수단에서 이와 같은 주장은 단지 정부가 내놓은 입장이나 선동이 아니라 국민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었는데, 그들이 가진 영토가 진실로 척박한 땅이었던 탓이다.
남수단은 풍부한 유전 지대가 전 국토에 걸쳐서 펼쳐져 있었다. 남수단의 명분은 어떻게든 전쟁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명분이었다면, 서수단에 있어서 이번 전쟁은 정말로 어떻게든 먹고살 길 하나 정도는 마련해 보려는 가난한 자들의 발버둥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단지 서수단이나 남수단이나 아비에이라는 분쟁 지역에서 발전한 전쟁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주장에는 실제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그러나 국민은 정부의 선전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동시에 자신들의 조국은 완전히 무고하다고 믿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서수단과 남수단에 있어서 이 전쟁은 수단의 재통일 야욕으로 인한 침략 전쟁이었고, 동시에 조국을 지키는 명예로운 전쟁이었다. 전쟁에서 졌을 때 실제로 수단은 서수단과 남수단의 주권을 박탈하고 염원의 재통일을 이룰 터였으니, 서수단의 주장과 별로 다를 것도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선전포고였다. 서수단과 남수단은 앞으로 일어날 전쟁에 대해서 서로 수단의 침략 전쟁임을 강조했으니 먼저 칠 수는 없었다. 정확히는 선수 방어나 예방전쟁의 개념으로 먼저 공격해도 될 터였지만, 그래도 먼저 칠 수는 없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는데, 바로 때가 늦었던 탓이다.
이미 모든 군대가 전진 배치되어 있었고 모든 화력이 서로의 치명적인 약점을 겨누고 있었던 탓이었다. 만약 서수단이나 남수단이 수단을 기습하더라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래서 이 삼국 중에서 ‘누가 제일 강한가?’를 물으면 당연히 수단군이었다. 수단군은 분열 이전에도 이미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힐 만한 강군이었다.
단지 무장 수준에 대해서는 수단 측이 서수단과 남수단보다 크게 뒤떨어졌다. 우선 수단군이 G3나 FAL 혹은 불법으로 복제한 AK 등 구식 전투 소총으로 무장하고, 기계화 병력 대부분이 민간 트럭을 개조한 테크니컬이나 소형 군용 트럭을 운용하고 있다면, 서수단과 남수단은 미제 M4와 구식이라지만 제대로 된 장갑차와 군용 트럭이 있었다.
주력 전차는 아예 세대가 하나씩이나 차이 났다. 수단군은 T-62를 굴리고 있지만, 서수단과 남수단은 수출용 M1에이브람스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 대가로 상당한 자원이 헐값에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지만, 미국 또한 무기들을 헐값에 팔고 있는 건 마찬가지인지라 일방적인 착취라기보다는 상부상조의 형태에 가까웠다.
공군 전력 또한 상황이 비슷했다. 그래서 이 무장의 차이가 절대적인 차이를 불러왔느냐 하면, 그저 역량의 차이를 좁혀 형평성을 조장한 것에 불과했다.
그야 제2차 세계대전에서나 보이던 구식 무기들이 굴러다니는 아프리카에서 이 정도나 되는 무장을 갖췄으면 싫어도 웬만한 나라는 일방적으로 두들기다 못해 석기시대로 돌릴 수 있는 굴지의 군대인 것은 확실하지만, 군벌 형태에서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며, 기존에 사용하던 AK에서 벗어나 무기에 익숙해지고 제대로 된 훈련이 시작된 지 몇 년 지나지도 않았다.
주력으로 AK-47의 복제판을 사용해 온 입장으로 미제 M4는 고장이 나기 쉬운 소구경 돌격 소총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다는 제식 소총인 AK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온실 속에서 귀하게 자란 화초나 다름없었으니, 사병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물론 AK 시리즈로 돌아가려고 하진 않았다. 그야 돈이 궁해지면 다시 그쪽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랐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세는 이쪽이 아닌가?
다시 전쟁 이야기로 돌아와 그러니까 아흔 먹은 노인부터 세 살배기 아이까지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지만, 선전포고만큼은 아직 날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단지 분쟁 지역에서 국지전은 꾸준히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개입한 것이 그들을 찢어 놓은 미국이었다. 그들을 급하게 무장시킨 게 기껏 독립해 놓고 수단에 다시 먹히지 말라고 무장시켜 놓은 것이긴 했지만, 설마 정말로 그러한 전쟁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미국이라는 국가로만 따지자면, 서수단이나 남수단 둘 중 하나가 이 수단 전쟁에서 이기는 게 가장 이득이었지만, 의회의 의지가 어떻든 부시의 목표는 다시 수단에 전쟁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었다.
미래를 모르는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기껏 학살이니 전쟁이니 하는 것들을 피해서 독립을 시켰더니, 영토 분쟁으로 인해서 전쟁하게 생겼단다. 이게 무슨 미친 소리란 말인가. 그야 원 역사에서도 영토 분쟁 정도는 있었지만, 대부분 국지전에서 끝났지 국운을 건 필사의 총력전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직접 개입해서 다 때려 부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기득권이고 뭐고 정치 기반 자체를 다 부숴 버리고 미군이 직접 점령한다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수단이라는 이름 아래에 넉넉잡아 반백 년 정도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수단 삼국에 전부 조금씩이나마 미군이 주둔하고 있긴 하니,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개입할 명분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 부시의 이 망상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실제로 그렇게 되었을 경우 기껏 세운 친미 정권도 잃고 수단 전쟁은 미국과 수단 삼국과의 전쟁으로 발전하여 밑도 끝도 없는 예산 잡아먹는 괴물로 변할 것이 틀림없었다.
어찌 되었든 이 사태는 온전히 부시의 책임이었다. 그야 부시 또한 할 만큼 했고 사람 몸은 하나고 세계는 넓다면서 변명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 곧 일어날 수단 전쟁은 명백히 부시가 투표를 강요하며 강제로 갈랐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권위와 무력으로 어떻게 전쟁 자체를 찍어 눌러 볼까 싶기도 했지만, 저들이 말을 들을 턱이 없었다. 특히 수단은 아예 민심 자체가 미국과 전쟁을 벌였으면 벌였지, 타협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부시 본인도 스스로 부정하고 있듯 미군의 적극적 개입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선 조지 W. 부시라는 인간 자체가 필요로 의해서 부분적이라면 모를까 완전히 패권주의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었다. 물론 리커창 등이 들으면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부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은 패권주의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부시는 자신보다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패권주의적일 수밖에 없는 태생인 탓이라고 생각했다. 패권주의란 무엇인가? 힘을 바탕으로 무분별하게 세계 각국에 영향을 확보하는 정치 성향 아닌가?
적어도 부시는 본인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영향력을 투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개입 자체가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 단기적으로는 위에서 말했듯 예산 문제고 장기적으로는 기껏 뿌리내리기 시작한 아프리카에서 발을 빼야 할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움직일 수 있는 말을 검토해 보니, 북아프리카의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CIA 아프리카 지부가 눈에 밟혔다. 화재 사건으로 인해서 온갖 기밀 정보가 하늘로 날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제법 유능해서 그런지 많은 것들이 복구되어 있었다.
‘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을 선택해야겠지.’
차선은 무엇인가? 그건 바로 의회와 뜻을 함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친미 정권을 밀어준다는 뜻이었다.
‘서수단과 남수단. 구태여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서수단이 좋겠군.’
서수단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가장 목이 마른 자들이기 때문이었다. 남수단을 지원해 준다면 그야 받아먹을 때는 쭉쭉 받아먹겠지만, 전쟁에서 승리하고 난 다음에는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발악할 것이었다.
무엇보다 풍부한 유전 지대가 있으니 딱히 미국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북아프리카에서 지역 강국으로 떠오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
그렇기에 아무것도 없는 서수단이었다. 서수단은 전쟁에서 이긴 이후에도 미국에 의존하려고 할 가능성이 컸다. 분쟁 지역인 유전 지대를 차지하게 되더라도 유전 하나로 국가 전체를 먹여 살리고 발전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게다가 입장이 입장이니 나중에 가서 패배한 수단을 남수단과 갈라서 먹으려고 들진 않겠지. 인구 숫자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으니 역으로 먹힐 뿐이다. 요구할 것도 기껏해야 영토 한두 뼘일 터지.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때야말로 군을 움직여서 막아 주면 그만이다.’
부시는 그동안 아프리카에서 일종의 만능열쇠로 사용했던 미군 대신 CIA를 움직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