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8)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27화(328/377)
< 327편 >
미국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수단 삼국의 안정을 위해서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포섭하는 동안, 시간은 중국에서도 평등하게 흘러갔다.
부시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는 묘하게 좀처럼 진척이 없었고, 대신 더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 전쟁의 양상 자체가 소모전으로 흘러가는 주제에 서로 주요 보급로를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전선이 밀고 당겨지기를 수십 번 반복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난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그런 지난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공산당이 ‘완벽하게’ 뒤로 물러난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강력한 무력으로 점령하더라도 현지인의 협조를 받지 못하면 점령지를 유지할 수 없다. 점령지를 유지할 수 없다면 점령한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이렇다 할 이득 없이 손실만을 내고 있으니 이번만큼은 그저 물러난 것이었다. 물론 강압적으로 지속해서 탄압을 가하면 언젠가는 순응하겠으나, 그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면 그것도 의미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각 도시에서 반발하던 이들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난 군벌의 간부급들을 주축으로 제대로 된 게릴라로 성장한 것도 문제였다.
그저 분기만을 가지고 반발하는 시민과 훈련을 받고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춘 시민은 천지 차이였다. 그리고 이러한 이들을 보통 유격대라고 부르고 이들이 벌이는 것을 유격전이라고 부른다. 반드시 효과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난전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외부에서의 적극적 호응이라는 상황이 합쳐진 시너지 효과는 너무나도 끝내줬다.
그렇기에 실상 공산당이 당한 것은 전략적 후퇴가 아니라, 불이 났어도 제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공산당은 제집 구조와 가구가 제멋대로 바뀌는 기현상을 목격하고 완전히 쫓겨난 것이었다.
그런데도 이 지난 유격대와 난전이 반드시 ‘재통일이 아니면 죽음뿐!’이라며, 설령 제 살을 깎아 먹다가 그 끝에 죽을지언정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공산당이 물러나야 했던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
공산당 내부 상황에 기인했는데, 그 상황이란 대충 이러했다.
우선 비공식적으로 존재했던 계파. 즉, 공청단, 태자당, 상하이방이 현 주석 리커창을 지지하느냐, 지지하지 않느냐로 갈렸다. 그야 리커창이 주석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내려오게 되면 다시 갈리겠지만, 이것 자체가 공산당 내에서 가장 큰 논제였고, 일종의 진영 논리로써 대두되었다.
심지어 이젠 반쯤 비공식조차 아니었다. 그동안은 그래도 공공연한 비밀 수준은 되었지만, 이젠 아예 당 자체가 반으로 갈라지려고 하고 있었다.
평시라면 가족이 화합을 외치며 자결해도 끝끝내 서로 알력 다툼을 멈추지 않았을 것들이, 이 사태를 조장한 리커창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제각기 새로운 당을 만들기 위해서 야심을 품었다.
정치를 모르는 이가 보더라도 공산당이라는 배는 침몰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물며 그 정치에 이골이 난 인간들이 그걸 모를 턱이 있겠는가? 하다못해 만약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그건 리커창의 공산당이지 그들이 알고 있던 공산당이 아닐 터였다.
반대로 말해서, 이 침수 중인 배를 살리려고 열심히 물을 퍼 담아 밖으로 내보내고 있는 이들이 바로 리커창을 옹호하는 리커창 찬성파였다. 리커창이라는 인물에 이끌린 이도 있었지만, 공산당 자체에 집착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찬성이 많으냐 반대가 많으냐를 따지자면, 반대가 더 많았다. 그 반대에서도 구밀복검의 기회주의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시진핑이라 하였다.
동시에 시진핑은 반대파의 거두였으나, 리커창과는 은밀하게 공존하는 사이였다. 정치적인 판단 아래에 서로가 적절한 수준으로 서로를 견제하여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이 말이다. 막상 그 공존 협약을 맺은 리커창도 시진핑을 믿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다.
공산당은 패전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사상누각이었다. 이런 공존 협약이라도 없었으면 리커창이 반리커창파를 모조리 숙청하든지, 리커창이 내려오든지 둘 중 하나는 확실하게 일어났으리라.
그리고 리커창은 그렇게까지 모질 게 굴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약 그러한 사태가 지속했다면 리커창이 내려왔을 것이고, 힘 있는 주석을 잃은 공산당은 단번에 분열하여 다른 군벌에 먹히거나, 내분으로 망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차라리 리커창이 집권하지 않고 일찌감치 물러났다면 이야기가 또 다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리커창이 집권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주먹을 휘두른 상태였다. 곱게 물러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공산당을 위해서든, 리커창을 위해서든 지금 리커창과 시진핑이 만든 이 상황이 최선이었다.
그리고 시진핑이 이러한 협약을 맺은 배경에는 리커창이 반쯤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말 그대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군과 공안을 거의 완벽하게 장악한 리커창의 수완이 있었다.
옛 진정한 공산권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피를 피로 씻는 숙청은 아니었지만, 리커창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자리는 어김없이 긴급 시국이라는 명목 아래에 리커창의 입맛에 맞는 인재로 대체되었다.
그 속도가 실로 질풍노도와도 같아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할 수 없었고, 그 결과 반대파를 양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 장악한 공안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해서는 실로 모호한 대답만을 내놓을 수 있었다. 공안은 실상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야 공안은 존재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이것이 각 군구마다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차라리 땅이라도 좁으면 모를까, 넓기는 더럽게 넓은 데다가, 오늘날 중국은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다는 격언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으니 공산당의 제어가 먹힐 리가 만무했다.
요컨대 이미 공안은 전쟁이 나기 전 중국인들이 알고 있던 그 공안이 아니었다.
공안은 진압을 위한 소화기나 권총 대신 군에서나 쓰는 돌격 소총이 들려 있었고, 그 성정은 어느 때보다도 난폭했다. 실상 반쯤 치안군이 되어 있었고, 대부분 군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었다.
공안이 제아무리 잘나 봤자 전차와 전투기를 상대로 뭘 해보겠는가. 그야 올바른 뜻을 가진 이들도 얼마든지 존재했다. 아무리 상황이 상황이라지만 시민을 향해서 발포할 수는 없다거나, 무고한 이들을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총살할 수는 없다는 둥. 정치에서 거리가 멀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그런 의인들 말이다. 그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단 한 줄로 모든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한 시대의 참인간들은 다 죽었다.
그렇게 공안에서 남은 것은 어떻게든 새 시대에서 어떻게든 잘살아 보기 위해서 뜻을 품은 기회주의자들 정도였다. 그렇지 않아도 천안문 이후로 줄어든 공안의 의인들은 이번 기회에서 정말로 다 죽은 셈이 되었다.
공안들에게 있어서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이 바뀌었을 뿐. 공안이 하는 일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정권에 반대하는 불순한 사상을 가진 불온한 무리를 탄압하고, 법의 이름 아래 질서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전쟁 이전과 완벽하게 다를 바 없이 똑같이 돌아가는 공안이 존재했다. 그건 바로 공산당 휘하의. 즉, ‘리커창의 공안’이었다.
그리고 그 공안 중에서도 가장 안절부절못하는 이가 있었으니, 실상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권력 태반이 증발해 버린 데다가 완전히 궁지에 몰린 ‘공안부장 왕리쥔’이었다. 그는 보시라이의 심복이었는데, 그가 이렇게 죽을상을 짓고 있는 이유는 바로 리커창이 그 보시라이를 조지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주인이 궁지에 몰렸을 때 심복은 어떻게 되겠는가? 동서고금을 따져 봐도 그 최후는 불 보듯 똑같았다.
지금의 리커창에게 반발이 가능할 턱이 없다. 그야 거물급 중에서 정말로 무고한 생사람을 잡으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거물급 중에 생사람이 있을 턱이 있나. 그리고 보시라이는 그 거물급이었다.
그것도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아주 더러운 거물 말이다.
“보시라이 이 자식. 요즘 아주 건방져.”
그렇다. 실로 건방졌다. 사실 리커창은 고작 ‘건방진’ 정도로 남을 이렇게 격하게 폄하하는 사람은 아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뭔가 크게 뒤틀리고 나서도 남을 존중하는 성정 자체는 여전했다.
그렇기에 찬성파의 입장으로는 유(柔)와 강(剛)을 모두 갖춘 지도자였고, 반대파의 입장으로는 우유부단한 천하의 머저리였다. 사실 덩치 탓에 그마저도 내부에서는 서로 의견이 갈리긴 했지만, 주류 의견이 이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유가 아니라 강이 일할 차례였다. 리커창도 공산당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부정부패 축제 정도는 좋든 싫든 눈감아 주는 편이었다. 따라서 리커창 입에서 건방지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면 웬만한 불한당 정도로는 리커창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부정부패로 축제를 벌인 정치인을 상대로 좋은 말이 나올 턱이 없었다. 리커창은 보고서를 이리저리 뜯어 보더니, 건방지다는 발언을 정정했다.
“이 새끼 뭐야?”
보시라이가 상무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개판 쳐 놓은 일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나, 설마 이렇게까지 부정을 축적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니, 그것까지는 좋다. 솔직히 공산당원치고 이렇게 안 하는 놈을 더 찾아보기 힘들었으니.
그러나 리커창이 문제 삼는 건 그런 부정부패가 아니었다. 보시라이라는 이 희대의 머저리가 일종의 반란으로 추정되는 것을 획책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반란이 아니라 반란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은밀하게 사람을 모으고 있을 뿐 본격적으로 무기를 지급했다거나, 무언가를 확실하게 약속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보통 반란이라고 함은 사람을 끌어모아 세력을 형성해야 하는데, 그 사람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논공행상에서 우선순위에 올려 줄 것을 약속하지 않는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를 굴리고 있을 무렵, 마침 또 다른 ‘보고서’가 하나 더 올라왔다. 그리고 그 보고서는 리커창이 초조하게 머리를 굴려야 했던 원인을 모조리 증발시키는 핵폭탄이었다.
문제는 이 보고서를 가져다 바친 사람이 바로 현 ‘공안부장 왕리쥔’이었다는 점이었다. 개전 전의 왕리쥔은 그저 충실한 보시라이의 심복이었지만, 개전 후의 왕리쥔은 조금 복잡한 인물이 되었는데 바로 끼워 넣은 인물이 ‘랴오닝성 진저우시에서 공안 보안국장’으로 근무 중이었던 왕리쥔을 리커창이 공석이 된 공안부장 자리에 앉혀 놓았다.
요컨대 왕리쥔은 꽁지에 불이 붙은 줄을 버리고 튼튼한 새 줄로 바꿔 탄 셈이었다.
“보시라이 이 자식 당장 잡아 와! 전차를 끌고 가서 대가리를 전부 날려 버리든가, 밟아서 육포를 만들든지 상관없으니까 당장 내 앞에 대령하란 말이야!”
그 심복들의 최후가 하나같이 똑같으니, 토사구팽을 회피할 방법 또한 역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