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2화(33/377)
< 32편 >
「현 시간부로 에어 포스 원 호위 임무를 교대하겠다.」
「교대 확인했다.」
항모 전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은 번 갈아가며 에어 포스 원을 호위하고 있었다.
에어 포스 원이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탄 비행기에 붙는 이름이다. 즉, 따라서 대통령이 탄 기체라면 그것이 설령 제1차 세계대전 시절의 복엽기라고 하더라도 에어 포스 원이다. 결론적으로 저 F-18 슈퍼 호넷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탄 이상 에어 포스 원이었다.
「저 에어 포스 원이 복좌형인 게 다행이로군.」
「복좌형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타지도 않으셨겠지. 그건 그렇고 F-18이 에어 포스 원이라니. 전투기가 에어 포스 원이 되는 건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걸.」
「허, 그러게나 말이야.」
미국본토부터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여객기로는 17시간이 걸렸다. 요컨대 장시간이라는 것인데, 이런 장시간 비행에서 단좌형보다 복좌형이 유리하다는 점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더불어 당연하겠지만, 공중급유도 덜 익숙한 부시보다는 하던 사람이 해야 사고가 없지 않겠는가?
일반적인 자동차도 1시간만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고개가 절로 떨어지는데, 그게 전투기라면 어떻겠는가? 복좌형은 전투기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적어도 F-18 슈퍼 호넷은 뒷좌석에서도 전투기를 컨트롤 할 수 있었다. 막말로 조지 부시가 원한다면 조종간에서 손때고 찬찬히 하늘 구경이나 할 수도 있었다.
항공모함이란 기본적으로 자위수단이 없어, 화력을 보완하고 보호할 수 있는 항모 전단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문제는 이렇다 보니까 이동 속도가 느리다는 것인데. 미국은 돈의 힘으로 이를 해결해냈다.
‘항모 전단이 느린 게 문제라면 세계 어디라도 항모 전단이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혁신적인 발상을 했고 진짜로 그렇게 했다. 이는 오로지 어마어마한 국방비를 투자하는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었으며,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이 항모 전단을 자기 의지대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바로 국군통수권자. 즉, 대통령이었다. 그 대통령님께서는 뭘 하고 있느냐면.
“워!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 같군!”
그 전투기를 열심히 조종하고 있었다. 제일 재미있는 에어 포스 원을 중심으로 호위기들이 늘어섰는데, 그 수가 종례의 대통령 전용기인 SAM 27000에 붙는 호위기의 배의 숫자를 자랑했다.
‘전투기로 대통령 전용기를 하나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장난삼아서 해본 생각이었다. 차라리 기존의 대통령 전용기를 바꾸고 말지 전투기쯤 되면 정말로 장식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야 밀어붙이면 온갖 괴상한 기술들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대통령 전용 전투기가 나오기야 하겠지만, 도리어 현 지지층으로부터 ‘아, 이건 좀.’이라며 욕을 먹을지도 몰랐다.
그것과는 별개로 마음만 같아서는 F-35도 개발하고 싶었으나, 아직 끝나지도 않은 프로젝트가 수두룩했고 F-22도 아직 배치하지 못한 마당에 F-35는 무슨 F-35인가.
‘아쉽기는 아쉽네. 이런 게 딱 내 스타일인데.’
기존의 SAM 27000과 28000은 편하기는 했지만, 너무 따분했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그 SAM 27000은 이보다 높은 고도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무엇보다 경호원이나 수행원들도 따라와야 할 것 아닌가? 더불어 올 때는 얌전히 기존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오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슬슬 이것도 영 따분하단 말이지.’
호위기가 덕지덕지 붙어서 마음 가는 데로 밟지도 못하고. 하긴 전투기를 마음대로 밟을 수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다만. 덕분에 남은 것이라고는 구름과 저 검푸른 하늘을 바라보기만 하는 일이었다.
‘흠. 검푸른 하늘이라.’
고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하늘의 색이 검푸르게 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바로 우주가 가까워지기 때문이었다.
‘우주. 우주라!’
이왕 이렇게 된 이상 판을 좀 크게 벌여서 NASA랑 나중에 설립될 스페이스 X도 갈궈서 우주 개발이라 해봐? 임기 끝날 무렵에는 달기지쯤은 있지 않을까? 조지 부시는 잠시 달기지에서 보내는 우아한 휴가를 상상해봤다.
“허, 될 리가 없지.”
“예?”
“아무것도 아닐세.”
뭐, 죽기 전에 만들어질 것 같으니. 그때 돈 주고 다녀오면 그만이긴 했다. 부시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기 이전에 석유 재벌이자 백만장자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흠, 그래도 못 밀어줄 것도 없지.’
애당초 항공 연구 분야인 X-시리즈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NASA였다. 냉전 시절 미국의 예산 잡아먹는 괴물이었던 NASA는 이미 계속된 예산 감축으로 인해 상당수의 연구 시설이 민간 부분에 팔려나가 이제는 그 시절의 위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니 NASA의 예산 감축만 방어해줘도 NASA로서는 감지덕지 그 자체였다.
‘이렇게 되면 후일이 문제로구먼.’
정확히는 부시의 다음 후임이 문제였다. 부시가 자기 꼴리는 데로 벌여놓은 일들을 감당해야 할 사람은 어디까지나 후임 대통령이었다.
‘나는 벌이는 걸 좋아하지. 수습하는 건 내 성정에 안 맞는단 말이야.’
패권주의를 좋아하는 국민이나 좋아하지, 보좌관들이 보기에는 아주 악독한 새끼였다. 벌이는 것만 자기가 벌이고 세세한 일 처리는 죄다 떠넘기고 있지 않은가. 업무 돌아간다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지만, 부시는 그 정도가 심했다.
‘알게 뭐람.’
슬슬 뻐근해지려는 고개를 몇 번 까닥여주며, 다시 한번 저 검푸른 하늘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우주라.’
아직은 너무나도 머나먼 이야기였다.
* * *
“미쳤군. 미쳤어.”
장쩌민은 반쯤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적당히 해야지 적당히. 도대체가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정도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애당초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전략이 한미일 삼국 동맹에 있는 이상 방한이 없는 게 더 이상한 일이긴 했다.
그런데 도대체 전 세계 그 어떤 국가의 수장이 전투기를 타고 남의 나라를 방문한단 말인가?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이 동아시아로 그 흉악한 항모 전단이 3개나 들어오고 있었다. 3개나! 그래, 이것마저도 그렇다고 치자! 아니, 치긴 뭘 쳐. 시발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장쩌민의 머리는 침몰하는 함선처럼 점점 내려가다가 이윽고 집무실 책상에 큰 소리를 내며 들이받았다.
“이, 이 미친 작자를 보았나!”
이는 동아시아를 향한 확고한 세력 투사이자 중국에 대한 엄포였다. 물론 조지 부시는 그냥 전투기가 타고 싶었을 뿐이지만, 중국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냥 동아시아에서 깽판 치는 것에 가까웠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좋든 싫든 중국은 성명을 내놔야 했다.
‘그래, 항모!’
항모 전단을 만들어야 했다. 어차피 러시아로부터 헐값에 사들인 어드미럴 쿠즈네초프급 중항공순양함이 터키 때문에 묶여 있었다. 그 케밥 새끼들 때문에 지금쯤 씹고 뜯고 맛보고 있어도 모자랄 귀중한 연구자산이자 해군력이 저 빌어먹을 케밥 새끼들 앞바다에 묶여 있단 말이다!
“가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하도 파천황 같은 행보 탓에 잔뜩 흥분하여 놓칠 뻔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였다. 문제는 그 이유를 전혀 모르겠으니까 그렇지.
그렇다. 현재 미국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차라리 중동 쪽을 신경 썼으면 신경 썼지, 왜 갑자기 동아시아를 신경 쓴다는 말인가? 그러니까 신경을 쓰긴 쓰는 건데. 그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미터기를 박살 내고 쾌속 전진하고 있잖은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이 정신이 아득해지는 행보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야만 했다. 본래라면 이런 방면에서 움직이는 정치 전문가들이 있긴 했지만, 그들조차도 당혹스러워하는 마당에 분석하기는 개뿔. 아무도 그 진의를 추리는커녕 유추해내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다만 몇몇은 정말로 미국 대통령이 9.11 당시에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서 광증에 걸렸을 확률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었고, 장쩌민 또한 근래 들어 들어오는 소식들이 하나같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 가설에 살포시 손을 들어줄 정도로 그 가설은 몹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혹시 로스케 고놈들이 뭔가 하고 있나?”
한미일 동맹이 견제하는 것은 중국뿐만이 아니었다. 러시아 또한 견제하고 있었다. 다만 지금의 러시아는 중동에 모든 신경이 쏠려 극동에는 눈치를 주기 힘들었다. 간단한 예시로 매번 국경선에서 깔짝거리던 군대도 거의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는 일본 쪽에서 간간이 산책하고 다니던 폭격기도 사라졌을 정도로 거의 힘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 정말로 뭔데?’
혹시 인도? 아니, 인도는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체급이 그렇게 커지지는 않았다. 그럼 인도네시아인가? 그렇다면 조금 말이 되긴 한다. 거긴 무슬림이 꽤 있으니까 알아서 테러리스트 단속 잘하라는 의미라면 맞긴 맞다. 실제로도 첩보에 의하면 지하조직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랬으면 인도네시아로 갔지 왜 한국으로 가는데? 그럼 역시 이번 기회에 중국을 완전히 조져버리려는 것인가? 초강대국으로의 날개를 펼치기 전에 확실히 짓밟아두려는 것인가?
그랬다면 너무 유화한 대책이다. 일단 무역 압박부터 걸었겠지. 그다음에는 외교적으로 천천히 조여오면 중국은 당분간은 다시 한번 도광양회의 길에 접어들어야만 했다. 중국몽? 중국몽은 얼어 죽을. 그랬다가는 나라가 엎어질 판이었다.
그래서, 결론이다.
“모르겠다.”
이쯤 되면 환장하다 못해 해탈이라도 할 지경이었다. 만약 장쩌민이 일반적인 당원이었다면 이 일로 이렇게까지 뇌의 한계점을 테스트할 필요는 없을 터였다. 문제는 그 당을 이끌고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이 장쩌민이었다는 거지.
그렇게 다시 한번 장쩌민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왜지?”
물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냥 조지 부시가 전투기를 타고 싶을 뿐이었다.
* * *
“너 지금 무어라 했니? 다시 한번 말해보라.”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가 전투기를 타고 남조선으로 온다는 소식입네다.”
늙다리 미치광이란 바로 미국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었고, 첩보가 아니라 소식이라고 함은 국제사회에서는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뉴스라는 말이렷다.
“너 지금 그딴 개소리 지껄이려고 그 자리 앉아 있는 거니?”
김정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딱 봐도. 아니, 그 누가 보더라도 개소리 아닌가? 세상 그 어떤 미치광이가 전투기를 타고 남의 나라로 온단 말인가?
“자, 장군 동지! 참말입네다!”
“더 들을 것도 없다! 다들 뭣들하고 있니? 당장 숙청하라우!”
그는 끌려나갈 때까지 믿어달라고 울부짖었지만, 김정일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북한이 좁다 한들 조선 팔도에 이리도 인재가 없단 말인가? 실로 통탄할 노릇이었다.
물론 혁신과 증산으로 기적을 만들어줄 천리마 인재는 죄다 김정일이가 항상 그렇게 강조하는 전투적 자세와 총포탄 정신에 갈려 나간 지 오래였다.
‘그 말이 참말이면 고저, 부시 인마는 정말로 늙다리 미치광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