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31)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30화(331/377)
< 330편 >
보시라이가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티베트와 위구르에는 미국의 임시 대사관이 들어갔다. 인도의 비호를 받고는 있었지만, 미국의 의사가 맞물려 강국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티베트와 위구르의 주권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굳건해졌다.
티베트와 위구르가 열강들의 무관심 속에 자치구가 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실로 아이러니한 점이었다.
다른 나라들은 빨리 이 전쟁이 끝나길 원했다. 그나마 공산당이 끌어들인 한국을 제외하면 이득을 볼 만한 건수가 없었다. 도리어 이 전쟁은 주변국에 있어서 마이너스 요소로 가득 차 있었다.
이렇듯 모두가 전쟁이 지나가길 바라고 있었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초조해하는 나라가 유일하게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대만이었다.
모르긴 모르되 지금이야말로 이 타이완섬에서 나가서 중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절호이자 유일한 기회임은 틀림없었다. 이는 세 살배기 아이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당연한 사실이었다.
문제는 그 절호의 기회조차 살리기 힘들 정도로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여기저기 꽉꽉 막혀 있었다는 점이었다.
군대를 이끌어 침략하자니 확전을 기피 중인 미국이 타이완섬 한구석에서 매의 눈을 하고 등짐을 지고 있었고, 평화를 지키겠다는 대가로 미군의 장비를 퍼먹은 참이라 입을 싹 씻기에도 뭣했다.
그 껄끄러운 미군의 존재 덕분에 타이완이 입은 피해라고는 타이완 해협에서 벌어진 일전의 전투 정도였는데, 그나마도 대만군이 아니라 전쟁의 여파로 인해서 크고 작은 어선 등 민간 피해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야 이걸 침략으로 규정하고 꼬투리 정도는 잡아서 명분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군벌이 미국을 통해서 합당한 배상을 해 주겠다고 먼저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그것마저도 힘들게 되었다.
사실 이와 같은 말은 대만이 무시하면 공허하게 흘러갈 뿐이겠지만, 하필 미국을 통해서 들어왔다. 미국이 알고 있다면 오늘날 대만이 무시하기는 힘들었다. 젊은 군인들이 분수에 넘치는 권력을 손에 넣고 정권을 잡았으되, 이들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건 아니라는 증거였다.
이런 정보들을 파악하며 오늘도 부시는 백악관에서 기나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슬슬 그동안 살아왔던 세월보다 백악관에 있었던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시가 가지고 있던 미래 지식은 비록 기억이 정확하더라도, 그것이 가지는 이점은 점차 희미한 것이 되었고, 이 세계는 부시에겐 알기 힘든 이세계나 다름없게 변해 갔다단지 그러한 와중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면, 이 세계를 만든 게 부시 본인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완전히 손바닥 위의 손오공 수준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해 CIA가 전혀 파악하지 못하자 호통을 치던 것도 다 그런 이유였다.
손바닥 위에 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손바닥 밖에서 놀고 있으니 실로 불안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 올린 업적과 노력이 실체를 갖춘 지지대가 되어 그 불안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설령 지구 전체가 불타게 되더라도 미국은 거기서 완전히는 아니어도 반 발자국 정도는 빠져 있으리라는 자신도 있었다.
전 세계의 모든 군사력을 다 합쳐야 간신히 비빌 수 있는 국가에 전쟁을 선포하는 정신 나간 놈은 없으니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 군사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날이 바로 미국이 몰락하는 날이다.’
군축은 결국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거나, 더는 초강대국으로서 패권을 휘두를 수 없을 정도로 외교가 악화했다는 뜻이니 말이다. 미국이 몰락한다는 건 어느 쪽이든 비슷했다.
미국이 쪼개지기라도 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세계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열강이겠지만, 더는 지금처럼 당당하게 군사력을 투사하여 내정에 간섭할 수 있는 ‘세계의 경찰’ 노릇은 할 수 없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격차를 더 벌려 놓으면 그만이었다. 최신식 기술이 반드시 승리를 보장해 주지는 않지만,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건 사실이었다.
“이보게, 비서실장. 한국군이 지난 전쟁에 투입되었다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듣기로는 9사단이 투입되었는데, 특수부대나 해병대 등 지원자 위주로 받았던 탓에 실질적으로는 9사단이라기보다는 파병용으로 사단을 새롭게 하나 만들어 냈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9사단 병력 대부분은 한국에 묶여 있습니다. 아마 상징성 때문에 그런 선택을 내린 게 아닐지 추측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라.”
솔직히 말해서 한국이 뛰어들게 된 것은 공산당의 협박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협박은 협박인데 거의 자폭에 가까운 협박에 가까웠다. 마치 인질과 동반 자살하겠다는 테러범과 흡사했는데, 여기서 인질로 내건 건 다름 아닌 백두산과 조선족의 자치구였다.
지금 한국이 가진 여력으로는 절대로 조선족 자치구를 온전히 먹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빤히 알고 있으니, 내걸 수 있었던 조건이었다. 백두산이야 그게 가지고 있는 가치는 공산당에게 있어서 관광 수입이 나오는 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야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지하자원 문제도 있고, 중국에 있어서도 한국만큼이나 역사적인 가치가 꽤 큰 산이기 때문에라도 속이 쓰리긴 하겠지만, 일선에서 죽어 나갈 충직한 군대를 상기하면 썩 그렇게 큰 대가도 아니었다.
리커창이 반대파에게 꾸준히 그리고 배불리 욕을 먹고 있는 배경에는 이러한 사유도 있었다.
영토를 탈환하여 더 늘리지는 못할망정 타국에 팔아먹었으니 욕을 먹을 만하긴 했다. 그런데도 아직 리커창이 주석인 이유는 리커창이 전시에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군권을 틀어쥐고 있었던 탓이 컸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인가.’
마오쩌둥이 했던 말이고 부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이기도 하지만, 작금의 상황이 실로 그러했다. 리커창의 권력은 정말로 총구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전 주석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으리라.
하지만 군권을 쥐고 있더라도, 이루어 낸 업적이 적다는 건 확실히 문제였다. 리커창을 챔피언으로 계속 사용하고 싶다면, 리커창에게 들려 줄 업적 한두 개가 필요한 참이었다.
“슬슬 칭다오를 공산당에게 돌려줄 때가 된 건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공산당이 그 도시를 제대로 지킬 수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군을 그대로 유지하면 그만이지. 어차피 우리가 지키고 있는 이상 저들이 공격할 수는 없어. 반군들 입장으로는 우리가 참으로 치사하게 느껴지겠군. 그렇군, 어쩌면 그 탓에 눈이 돌아가서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겠어.”
“차라리 그걸 바라고 계신 건 아닙니까?”
그리되면 이렇게 빙빙 돌 것도 없다. 미군을 투입해서 모조리 때려 부수면 그만이니 말이다. 공산당이야 외세를 끌어들였다고 욕 좀 먹겠지만, 부시에게 그거까지 신경 써 줄 의리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실로 요원한 일이었다. 그때가 되면 정말로 핵전쟁이라도 치러야 할지 모르니 말이다. 핵전쟁이라니, 이 얼마나 끔찍한 가정이란 말인가? 그렇지 않아도 그걸 어떻게든 피해 보겠다고 이렇게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말이다.
“설마. 나는 이번 전쟁에 우리 군에서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나질 않길 바라고 있네. 뭐, 사실 그건 이미 물 건너갔지만.”
전쟁이 나고 있는데 사망자면 모를까 사상자가 나지 않는다는 건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일단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곤 하나, 미국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게 아니기에 칭다오 시민과 가끔 벌어지는 우발적인 충돌을 제외하면 솔직히 ‘전쟁에서 사상자’가 나오진 않았다는 점이었다.
사실 우발적인 충돌이라고 해도 중국에서 미국이라면 치를 떠는 이들이 온 천지에 널려 있으니 필연적인 일이었다.
‘여하간 이번 전쟁만 끝나면 저 커다란 중국 땅을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선에서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중요한 거지.’
앞으로 미국의 패권을 견제할 가장 큰 장애물이 넘어졌다. 러시아가 은연중에 아닌 척하면서도 중국 내전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를 밝혀냈지만, 이것도 어찌 보면 호재였다.
예전의 러시아였다면 적극적으로 직접 개입했을 터이니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그만큼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푸틴 그 양반이 그냥 이 정도로 끝낼 턱이 없단 말이지.’
만약 부시가 푸틴이었다면, 이것이야말로 부시를 엿 먹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 말이다. 부시가 생각하기에도 당장 찌를 수 있는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막말로 가장 온건한 방법인 원조만 예시로 들어도, 부시가 짠 계획에 치명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큰 출혈을 각오해야 하리라는 건 명명백백한 사실이었다.
미국이 진정으로 공산당을 챔피언으로 만들 작정이라면, 러시아의 지원을 상쇄시키기 위해 똑같은 출혈을. 어쩌면 더한 출혈을 감당해야만 할 터니 말이다. 러시아의 목적이 미국 괴롭히기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한국을 경유하여 각종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었다. 군수 물품은 일부 벙커버스터 같은 특수한 폭탄 따위가 아니라면 어차피 구경도 맞지 않는 데다가 무기 또한 무기고에 넘쳐나고 있으니 필요가 없었지만, 생필품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중국 전체가 전시 경제에 들어간 이상 생필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푸틴 이 양반이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굴종할 인간이 아닌데.’
거기까지 생각한 부시는 조금 불안해졌다.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이후로도 여전히 끊임없이 크고 작은 충돌을 빚어 왔던 사이였다. 러시아가 미국을 견제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도리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답답하군. 답답해. 무언가 일이 벌어지곤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아는 건 하나도 없으니 환장할 노릇이야.”
“러시아에도 다시 CIA를 풀었습니다. 조만간 어떻게든 뭐라도 가져오지 않겠습니까.”
“비서실장은 마치 사냥개라도 풀어 놓은 것처럼 말하는군. 그들이 들으면 자네를 잡아먹으려고 들 거야.”
사실 별로 다를 것도 없었다. 실제로 러시아에 파견되거나 포섭된 요원이 해야 하는 일은 사냥개들이나 할 법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단지 그것이 사냥감을 물어오느냐, 아니면 정보를 물어오느냐의 차이였을 뿐이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한숨만 내쉬고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그 한숨조차 일이지, 일이야. 그렇지, 중동은 좀 어떠한가?”
비서실장은 그렇지 않아도 물어볼 줄 알았다는 듯이 자연스레 보고서를 꺼내 들어 부시에게 건네더니, 이내 짐짓 의외라는 듯 입을 열었다.
“본디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으나, 어제부로 이란군이 눈에 띄게 밀리고 있습니다.”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