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3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32화(333/377)
< 33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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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에서 유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정통 정부인 공산당에게 칭다오를 넘겼다.
이 소식은 일파만파가 되어 중국 전역을 거쳐 세계로 뻗어 나갔다. 21세기에 벌어진 가장 큰 전쟁인 중국 내전은 세계인의 가장 흥미로운 관심사 중 하나였다.
군벌 전쟁은 몰라도, 지난 전쟁이 얼마 가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야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뒤로 끊임없이 밀려야만 했다.
파괴 불가능 옵션이 붙은 멀쩡한 전진기지가 멀쩡한 적과 싸운다니, 이 무슨 끔찍한 일이란 말인가. 그야 한두 번 정도는 어떻게 손을 써서 막아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계속되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심각한 손해로서 작용할 터였다.
비수를 그대로 두고 싶은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게 가장 거슬리는 건 다름 아닌 전선과 공세 가능한 진격로를 극히 제한한다는 점에 있었다.
보하이해나 서한만(西韓灣). 아니, 적어도 황해의 제해권만이라도 온전히 장악할 수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건 실로 요원한 일이었다. 황해는 비단 중국뿐 아니라 최근 들어 물이 오른 한국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야 상대적으로 해군력이 빈약한 한국 하나만이라면 무섭지 않았지만, 한국과 공산당이 손을 잡고 있으니 껄끄럽기 짝이 없었다.
아직까지는 한국의 개입은 그저 파병일 뿐이었지만, 해상에서 직접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그것을 빌미 삼아 이권 다툼에 끼어들 터였다. 그야 평시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지금의 한국은 자본이 절대적으로 모자란 상황이었다.
물론 칭다오가 공산당에게 돌아왔으니 정상적이라면 미군이 이제 방을 빼 줘야겠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치안을 핑계로 눌러 앉아 버렸다. 종전 선언만 들으면 반드시 칭다오에서 철군하리라는 확답이 없었다면, 리커창은 꽤 곤혹스러운 처지가 되었을 터였다.
그리고 이 업적을 이뤄 낸 리커창은 당장이라도 자기 자신을 목 졸라 죽여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제아무리 대업을 위해서라지만 원수와도 같은 이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니? 실로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리는 일이었다. 그야말로 치욕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꺼내 온 듯한 상황에 리커창은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그러나 바뀌는 건 없었다. 리커창의 모습은 여전히 와신상담 그 자체였고, 그 고행이 빛을 볼 것이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야 리커창이 작정하고 미국을 엿 먹이려고 하면 엿 먹일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래선 아니 되었다.
고통받는 인민들, 가난해지는 국가, 비어 가는 국고는 리커창의 분노를 식히고 이성을 되찾도록 도와주었다. 주석이라는 자리는 책임이 막중했다.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 따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리커창이 집권한 것이 평시였다면 전혀 문제가 없었을 터였다. 취임한 주석들이. 또는 지도자들이 자기감정에 따라서 일 처리 하는 거야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일이었다. 그 주석식 일 처리가 ‘선’만 넘지 않으면 그만이고 말이다.
그러나 세상이 그것마저 리커창에게 사치로 만들었다. 리커창이 자기 마음 가는 대로 통치했다가는 중국이 정말로 역사에서 사라지게 생겼던 탓이다.
그야 중국인이라는 의식이 남아 있는 한 중국 문화라는 게 정말로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겠지만, 한때 천하를 호령하며, 세계의 중심인 중화라고 칭하였던 찬란한 시절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다시 통일하여 합일하고 군벌을 제거하고 완전히 재편하여 평온하게 한 뒤 경제를 부흥시키면, 도리어 이전보다 더 부흥할 수 있었다. 티베트와 위구르가 떨어져 나간 것이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두 자치구를 탄압하고 동화시키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만만찮았던 탓이다. 리커창은 개인적으로 이 두 자치구가 계륵이라고 생각했다. 이 계륵이라는 감상이 그래도 어느 정도 도덕적인 리커창 개인의 성향에 기인하는 것도 있었지만, 실제로도 지금 와서는 완전히 계륵이었다.
그야 중국이 멀쩡했을 때는 계륵이 아니다. 사람의 머릿수란 세수를 뜻하고, 세수는 곧 국고를 의미했다. 그것이 ‘복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머릿수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문제는 이것은 통제할 수 있을 때였다. 거두는 세수나 땅에서 나오는 천연자원보다 통제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면 그것이야말로 본전 말도가 아니겠는가?
그들이 독립하지 않았더라도, 다시 탈환하고 나서 안정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고난의 행군이 필요할 터였다. 공산당은 그들과 타협해야 했을 터였고, 그 타협은 자치구의 이권 증대와 인권 확대로 이어졌을 터다.
그리고 그 끝은 필시 독립이리라.
게다가 내부의 적까지. 보시라이 사건까지 겹쳐서 여하간 리커창은 뇌성마비라도 올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공산당과 중국을 이끌어 갔다. 이것이 필시 자신이 걸을 수 있는 길 중 가장 나은 길이라고 자부하며 억지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 보시라이 사건이다. 보시라이는 모든 것이 망했음을 깨닫고 아는 바를 전부 토설했다. 물론 리커창이라고 전부 아는 것은 아닌 데다가, 결정적으로는 보시라이라는 인물 자체가 그렇지 않아도 평소 리커창이 언짢아했는데, 마침 그럴듯한 명분도 있으니 때려잡은 것뿐이었다.
반대파가 반역을 획책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은 아니었지만, 보시라이를 잡게 된 것은 실로 행운이었다.
“정말로 시진핑 이 인간이 이 일에 연루되어 있지 않다는 건가?”
“예? 예. 그렇습니다.”
보시라이의 대답에 리커창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시진핑은 반드시 연루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탓이다. 반대파의 거두이자 본래라면 주석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여야 했을 운명인지라 더더욱 신경이 쓰였다.
차라리 뒷배만 있는 무능한 인간이라면 경계라도 하지 않겠는데, 리커창의 눈에는 시진핑이 틈만 보이면 언제든지 리커창의 뒤통수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인간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다지 틀린 일도 아니었다. 실제로 시진핑은 그림자 아래에서 천천히 리커창에게 대항할 힘을 기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반대파들을 일거에 숙청할 기회였는데, 정말로 아쉽군.’
숙청이라고 해도 별거 아니었다. 보직을 해임하거나 전선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여하간 그렇게 잡다한 질문과 의구심을 떨쳐 보내자 하나만의 의문이 남았다.
‘주동자는 누구지?’
리커창은 주동자를 반드시 시진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시진핑이 주동자가 아니라니,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실로 답답할 노릇이었다.
‘의문이 생겼다면 응당 풀어야 제맛이지.’
그리하여 화약과 쇠로 만든 만능의 주문과 함께 보시라이에게 물었더니 가슴이 섬뜩해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왕치산이라!”
그는 베이징 시장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시진핑의 심복 중에서도 오른팔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말할 것 없이 베이징 시장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주요 요직 중 하나였으며, 중앙 권력과 맞닿아 있는 자리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 중앙 권력 자체이기도 한 자리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왕치산 정도로 이 정도씩이나 모으진 못하지.’
리커창은 자신의 손에 들린 두툼한 연명부를 보곤 확신했다. 아마 십중팔구는 시진핑이 왕치산을 대리인으로 세웠다고 봐야 했다. 힘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이야 심증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물증을 확보하게 되자 실로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그야 사람이 역모를 도모하면서 살길 한둘 정도는 마련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이 일에 가담한 이들도 왕치산의 뒤에 시진핑이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짐작하면서도, 정작 진짜로 시진핑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아마 왕치산이 전부일 터였다.
그 사실을 깨닫자 리커창은 도저히 치를 떨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사람이 치밀한 것도 어느 정도지. 이건 정도가 심하지 않은가. 이걸 어쩐다.’
그야 이 연명부에 적힌 대로 대거 쳐 내고 왕치산이 시진핑의 심복이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시진핑을 압박할 수는 있겠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리커창의 마음만 같아서는 진짜로 모조리 목을 잘라 버리고 싶었으나, 공산당은 지금 진짜 한 명이라도 인재가 절실했던 탓에 연명부에 적힌 모든 인간을 숙청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했다가는 정말로 공산당이 반쪽이 되게 생긴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내일을 기점으로 칭다오를 공산당에게 인계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군세는 다시 회복하여 전쟁은 승기가 보이는데, 내부 정치는 승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야 적당히 솎아 내면 시진핑도 당분간 움직이기 힘들겠지만, 리커창은 장차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만약 중국을 다시 통일하더라도 언제든지 리커창을 방해하여 주석 자리를 가져갈 수 있는 인물로 비추어졌다.
그리고 리커창의 걱정은 단순히 기우가 아니었다.
“주석이 들쑤시고 다니고 있다는 것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머저리 한 놈 때문에 다 망했군.”
쯧.
시진핑은 혀를 찼다. 그의 오른팔이자 심복인 왕치산을 이렇게 보내야만 하다니, 실로 비통하고 애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오른팔이라는 건 절대로 과장이 아니었다. 시진핑은 진짜로 오른팔이 잘려 나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공허함을 느꼈다. 그러나 곧 그것은 안도감으로 변했고, 안도감은 야심으로 변해 갔다.
‘미리 공작만 잘해 두었다면, 분명 저 자리에는 내가 있었을 것을.’
리커창이 얌전히 내려오기를 기다리기에는 나이가 문제였다. 지금이야 반쯤 사문화되어 가고는 있지만, 7상8하의 관례에 따라 나이가 차면 관직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그야 권력이 있으면 그런 관례 따위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지만, 시진핑에게는 그 정도의 권력은 없었다.
이제는 죽거나 행방불명이 되어 없는 전 주석들의 비호를 받으며 권력을 잡은 것까지는 아주 좋은데, 딱 거기까지였다. 당시 그대로였다면 온화한 리커창보다는 시진핑이 더 주석에 가까웠으나, 리커창이 갑자기 뭐라도 잘못 먹었는지 마치 초패왕처럼 굴게 되었다.
정말로 항우처럼 학살 명령을 내리며 역발산기개세를 보였다는 게 아니라, 리커창의 기세가 그러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정책을 민생을 신경 쓰던 정책에서, 말 그대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중국을 되살려야 한다는 취지의 강경한 정책으로 바꾸며 마치 항우와 같은 패기를 보여 주었다.
덕분에 지금 리커창은 주석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저게 내가 되지 말란 법은 없지.’
시진핑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람을 휘어잡는 마력이 있었다. 리커창이 가지고 있는 포근한 그것과는 달랐다. 가진바 공포와 압력으로 휘어잡는 것이었는데, 이를 경외라고 부른다. 시진핑의 카리스마는 그런 부류였다.
‘하지만 당분간은 자중해야 하는가.’
공산당에서 작은 피바람이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