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38)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37화(338/377)
< 337편 >
“아마 내 살아생전 중국이 다시 미국을 위협하는 일은 없겠지.”
부시는 방금 올라온 보고서를 천천히 탐닉하더니 이내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전부 통제 아래 있다고 결론지었다.
지난 전선은 더는 지난 전선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지난 군벌이 지배하고 있던 영역은 거의 공산당의 손에 들어갔으며, 점점 전선은 다른 군벌의 영역까지 밀려나고 있었다. 실상 그렇기에 각각 동부 전선과 남부 전선으로 불러야 마땅했다.
“핵전쟁만 빼면 말이죠.”
실로 타당한 발언이었다. 아무리 작은 소국이라 할지라도 대국을 압박하고 위협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무기였다. 부시의 기억 속에는 북한이 핵 개발로 미국을 위협하던 광경이 생생했다.
북한이 진심으로 핵을 날리려는 건 아니었겠지만, 핵이란 건 실로 치명적인 무기다. 군사력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지만, 외교에서는 보유국에 따라 더 강력한 무기로 변모할 수 있다.
일단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고 단계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세계를 나름 쥐락펴락하던 패권국을 협상장에 끌어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거야.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부시가 또 다른 생각에 심취하려고 할 무렵, 비서실장이 보고서를 하나 내밀었다.
“중국은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으니 저번에 올라간 새로운 총기 규제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광경이나 보시죠.”
정부에서는 지금까지의 규제안이 오늘날에는 구시대적이며, 효용성이 다했음을 인정했다.
다시 말해 속된 말로 다소 병신 같았음을 인정했다는 소리다. 그러나 그것이 규제를 전면 철폐했다는 소리는 아니었고, 그저 구세대와 교체될 새로운 총기 규제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규제안은 언제나 똑같았다. 나름 합리적으로 정해진 틀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빙빙 돌았을 뿐이었다. 일단 총기 규제라는 것이 어떻게 해도 결국에는 피해 가는지라 어디부터 어디까지 규제해야 하는지부터 워낙 난제였던 탓도 있지만, 대통령이라면 모를까 의회에서는 총기 협회(NRA)의 압력이 결정적이었다.
그렇다. ‘언제나’처럼 똑같았다. 단지 이번에는 정부가 찬성 주의자들의 뒷배가 되었다는 단 한 가지 사실을 빼면 말이다.
“규제, 규제, 규제. 도대체 언제까지 규제입니까!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입니까! 아직도 개척은커녕 미답 지대가 있는 나라입니다! 집까지 10시간이 걸리는 경찰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찾는 데 10초 걸리는 총이 낫단 말입니다!”
“거참, 그럼 그런 지역에서만 팔면 그만 아닙니까? 다른 나라도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잖소. 어떤 나라에서는 민간 총기는 인프라에서 한참 벗어난 시골 지역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애당초 그런 지역이 도대체 얼마나 된다고 그러는 겁니까? 그야 예전에는 줄곧 찾아볼 수 있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정말로 극소수요. 게다가 경찰 예산도 늘었고, 실제로 인력이 늘어서 점점 출동 시간도 짧아지고 있습니다.”
“국가에 안보를 맡길지언정 내 안전까지 맡길 수는 없어! 총기는 미국인의 긍지이자 자유, 그리고 민족성 그 자체요! 피부색과 종교를 하나로 묶는 상징이란 말이야! 당신은 미국인조차 아냐!”
“허, 이거 보쇼! 언제부터 미국의 상징이 총기가 되었단 말입니까? 우리 미국의 기치와 가치는 자유와 자본 아니었습니까? 우리나라에서나 총기가 자유의 상징이지 다른 나라에서는 총기란 분란과 무질서의 상징입니다. 안전한 조국을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합니다. 적당한 규제 없이는 총기도 없어! 그리고 그렇게 총기가 좋으면 알래스카로 꺼지든가!”
“규제 없이 총기도 없다니!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총기는 안전이자 자유요! 자유! 물론 조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유탄발사기나 기관총 같은 중화기는 응당 규제되어야 하겠지만, 권총 같은 소화기는 세계 최고의 군대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단 말이요! 그리고 알래스카? 게다가 다른 나라들은 뭐라고? 그렇게 다른 나라가 좋으면 그 다른 나라로 꺼지시든가!”
“뭐라고? 당신 말 다 한 거야? 부시가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어딜 감히 말을 그따위로!”
“다했다! 왜! 그리고 대통령이 별거야? 지금까지 그 양반이 한 일들은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했어야만 했을 일들이야! 이거 완전히 꼴통이구먼! 그 부시가 독재 법안이라도 입안하면 적극적으로 옹호할 인간들이야!”
“독재? 지금 저, 저, 저! 감히 누굴 독재자로 몰아!”
이렇게 총기 규제 토론이 벌어지다가도 줄곧 이런 식으로 주제가 대통령으로 빠지곤 했다. 이번 총기 규제를 추진한 주체가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다 보니까 이런 사람도 상당히 극소수지만 존재했다. 이들은 성조기를 들고 다니던 이들이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그냥 정치만 잘하면 그만이지, 독재가 뭐가 중요해? 대통령님! 제발 개헌으로 3선 해 주십시오!”
단지 극소수라고 해도 전체에 비례했을 경우 극소수라는 거지, 모아 놓고 보면 그렇게 적은 수는 아니었다.
여하간 찬성 측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게 점진적으로 지금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통해 차츰 국내에 만연한 불법 총기를 수거 및 폐기하고, 진정으로 자격 있는 자들만 소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었다.
반면 반대파는 대부분 이런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도대체 총기 협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데, 저 대통령이 미쳐 날뛰는 동안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거야? 그 자랑스럽게 지껄이던 미국 최대의 로비스트들은 어디로 간 거냐고!”
그 총기 협회는 러시아와 붙어먹던 것을 부시가 경고한 이후로 총기 규제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반발하고 있었다.
그 경고 하나로 미국에서 가장 무게 있는 중죄 중 하나인 매국 및 이적 행위를 덮어 준 셈이었던 탓이다. 당시 러시아와 연계되어 있던 정보원들이 터져 나간 것은 덤이었다. 그 정보원들을 대가로 총기 협회의 상층부는 살아남을 수 있었고 매일 밤을 폭풍전야처럼 살아가야만 했다.
죽은 듯 산 듯 지내던 그들이 존재감을 다시 나타낸 것은 이번 총기 규제 때문이었다. 부시 행정부가 제시한 규제안은 그동안의 것과 별로 다를 것도 없었지만, 단 한 가지가 결정적으로 달랐다.
새로운 총기 규제안을 제시하면서 대통령이 말하길 오늘날 총기 협회는 지난날 총기 협회와는 달리 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이는 원래 총기 협회가 총기 규제에 적극적인 조직이었음을 꼬집어 말하는 것이었다.
언뜻 들어 보면 안전과 교육을 기치로 삼던 총기 협회의 변절과, 변질해 버린 고상한 이상과 이념을 비판하는 것으로 들릴지도 모르나, 실상은 그냥 앞으로 총기 협회는 알아서 기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총기 협회가 부시가 건넨 항복 문서에 순순히 서명할 리 만무했다.
“이건 그냥 우리를 죽이겠다는 소리 아닌가?”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저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서 더 많은 로비가 필요해. 네오콘들을 자극해야 한단 말이야!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당장 저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해!”
총기 협회는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을 턱이 없었다. 그야 영향은 줄 수 있겠지만, 지금 자신만의 성을 만들어 낸 대통령은 꿈쩍조차 하지 않을 터였다. 현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면 전 국민이 단합해서 백악관 앞에 모여서 시위라도 벌여야 했다.
총기 규제 개선안이 나오고 나서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20~40명 남짓한 매우 소수였으며, 그마저도 퍼포먼스 위주의 평화 시위였다.
그래서 이들이 총기 협회의 눈에는 어떻게 비추어졌냐고 하면, 다음과 같았다.
“세상에! 미국에는 죄다 멍청한 우민뿐이야! 현 정부의 총기 협회의 억압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기치를 훼손하고, 일자리 소실에 따른 영구적인 실업과 최종적으로는 총기를 통한 자기방어의 소멸을 의미할 거야! 저 머저리들과 대통령이 전 국민을 위험으로 몰고 있다고!”
이러한 소식을 전해 들은 부시는 괘씸하다고 느낀 모양인지, 한술 더 떠서 CDC를 움직여 본격적인 총기 조사에 더불어 총기 판매에 더 많은 규제를 걸어야겠다고 이를 갈았다. 평소에도 돈을 물 쓰듯 뿌려 가며 기를 쓰고 막으려고 했던 조사야 어찌 되었든, 판매 규제는 양날의 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판매에 대해서는 상당한 규제가 가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상 규제한다면, 찬성하고 있던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반대로 돌아설 우려가 있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규제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만 했다.
‘이렇게 돌고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명확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책은 없어도 차선책은 있다.’
그러나 언제나 최선만 선택해 온 인간으로서 답답한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동안 미래 지식을 기반으로 어떻게든 정답에 가까운 선택지들을 고르고 골라서 추진해 왔다.
솔직히 그때야 그 선택들이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것들이 완벽한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인간은 정답을 알아도 결국 한 번쯤은 의심하고 마는 불완전한 생물인데, 스스로 미래 지식에 기반해 판단한 모호한 정답이 진짜 정답인지는 정말로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지금이야 표면상으로나마 다 잘 돌아가고 있으니 다행이다 싶지만, 빙의했을 당시에는 정말로 어떻게 하나 싶었지.’
그래도 그때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지금과는 달리 정말로 부시가 하고 싶은 대로 굴러갔던 것 같았다.
그렇다고 모든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적어도 중동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고 싶었다. 그놈의 오지랖과 미국의 패권주의에 더불어, 결국에 매우 소수 나마 파병한 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지금도 정보를 제외하면 여전히 지지부진한 아프리카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중동에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하리라.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도 같다. 부시는 언제나 자신의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번 다람쥐 쳇바퀴 총기 규제가 차선책임을 알고 있음에도 결국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최선이다.
총기 규제는 한 번 물갈이이기도 했지만, 결국 노린 것은 총기 협회였다. 미국에서 불법 총기가 사라지려면, 총기 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미국에서 총기가 없어지려면 국민이 포기해야 했다.
그 첫걸음은 총기 협회였다. 총기 협회는 미국인들의 총기에 대한 인식을 한 번에 바꿀 수는 없더라도, 인식을 조금씩 바꾸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문제는 그 총기 협회가 적극적으로 도와도 모자랄 마당에, 적극적으로 반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반항한다면 반항하는 대로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물론 부시에게는 다 생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