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40)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39화(340/377)
< 339편 >
브라질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었다. 강압적인 진압 작전은 피를 불러오기 마련이었고, 그 과정에서 다소 무고한 피가 흐르더라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는 거다.
원래 전쟁이라는 것이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그야 참견하기 좋아하는 외신에서는 무어라 떠들어 대겠지만, 그것도 세세하게 잘 따지고 보면 대충 ‘반군과 정부군의 분쟁이 맷돌처럼 인민을 갈아 댄다!’ 정도다.
반군이라고 해도 어차피 마약 파는 조직일 뿐이고 무장이 충실하고 저항이 거세다고 한들 진짜 전차와 전투 헬기에는 비할 수 없는 바인지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밀려나고 있었다.
그렇게 밀려난 반군들은 대부분 브라질의 천연이 제공하는 대피소에 몸을 숨겼다. 세계 최대의 정글인 아마조니아는 사람의 시선을 피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완벽한 대피소가 되어 주었다.
원래 남반구의 정글은 그린 헬(Green Hell)이라고 불릴 정도로 끔찍한 장소지만, 만약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자급자족을 해결함과 동시에 그 누구도 찾지 못하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문제는 여기서 벌어졌다.
반군들이 아마조니아로 도망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아마조니아는 위에서 말했듯 지구 최대의 밀림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브라질 최대의 이권 지대이기도 했다. 브라질을 먹여 살리는 것도 다름 아닌 이 아마조니아였다.
그렇기에 브라질의 경제는 아마조니아에 크게 의존되어 있었고, 브라질에서 힘 좀 있다 싶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아마조니아에 한 발 걸쳐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면, 군에 ‘압박’이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궤변에 가깝지만, 군 작전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손상된 지역은 다시 복원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산업 구역으로 변하고 있는 덕분이었다. 브라질의 재정 상태상 일일이 복구하기 까다로웠던 것도 있고 작전 도중에 자연 따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브라질 국민 대부분은 아마조니아를 사랑함과 동시에 차차 개발해야 할 뒷동산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브라질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대지주들은 더 많은 토지를 원했고, 다음으로 강한 힘을 가진 기업가들은 더 많은 소비재를 만들 원재료를 원했기에 합심해서 더 많은 산업 구역을 확보하기 위해서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정부를 쪼아 대기 시작했다.
쪼아 댄다고 해도 언론을 움직여서 여론전 따위를 시도하는 게 아니라 정부 요인들 상대로 여느 때처럼 뇌물 공세를 펼치는 것이었다. 이 뇌물의 일부는 산란기 연어가 제 묏자리를 찾아가듯 대통령에게 전달되었고, 대통령은 딱히 이 현상을 제지하지 않았다. 차라리 이 기회를 살려 뇌물이 어떻게 어디서 들어오고 있는지 확인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을 정도였다.
어차피 대지주와 기업의 뇌물 공세나, ‘불법 벌목’ 혹은 ‘불법 개간’ 따위는 본래부터 밥 먹듯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그것을 합법적으로 진행하게 도움을 주는 정도라면 이런 뇌물은 눈감아 줄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아마조니아를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 난 브라질이 그동안 아마조니아를 소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세계가 아마조니아 개발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브라질은 일종의 ‘사다리 걷어 차기’에 당한 셈이었는데, 브라질 또한 ‘자연은 네놈들이 다 부숴 놓고 우리한테 지랄이냐?’라고 대답을 돌려줄 뿐이었지만, 그것도 민간 입장이고 정부 입장으로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선진국들이 씌운 지구 최대의 정글이라는 프레임은 브라질의 자부심임과 동시에 브라질의 한계를 정해 놓은 쇠창살이기도 했다.
브라질이 신음하고 있는 동안 세계가 은연중에 주목하지 않고 있는 문제는 이웃국인 콜롬비아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덕택에 중국과 중동에서는 세기의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유럽은 동서 따질 것 없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니 고작해야 마약과의 전쟁이나 벌이고 있는 남미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하다못해 남미에서 살아가는 이들조차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서 사는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세계 꼬락서니가 어떻게 돌아갈지 점을 치고 있었다.
어쨌든 세계 최대의 마약 생산국이 어디냐고 물으면, 당연히 그곳은 동이라크다. 본디 황금의 초승달이니 황금이 삼각지대니 하는 것들이 있었지만, 황금 초승달의 경우 원래 한 축을 담당했을 아프가니스탄이 빠지면서 애매하게 되었다.
황금 삼각지대의 경우 미얀마 라오스 태국의 경우에는 미국의 눈이 돌아가는 바람에 잠시 주춤하고 있는 도중 동남아시아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3연속 천재지변이 마약 생산지까지 박살 내 버리면서 완전히 사장길을 걷게 되었다.
그야 정세도 어지럽고 돈도 모자란 빈민국이 되고 말았고, 심지어 주변에 최대 마약 소비국도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마약을 다시 재배하긴 할 테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지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는 거다.
브라질은 한창 그 마약과 전쟁 중이고, 북한의 경우에는 한국에 합병되자마자 철저히 소탕되었다. 애당초 당의 지도하에 체계적으로 생산되던 마약이었다. 그 주인이 바뀌었으니 땅도 새로운 주인의 의사에 따라서 쓰이지 않겠는가. 게다가 땅이 워낙 좁은데 좀 오지(奧地)다 싶은 곳에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군대가 주둔하거나 훈련 장소로 쓰고 있었다.
멕시코는 미국에 벌어진 ‘그 사건’ 이후로 주춤하고 말았다. 정확히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대신, 미국은 마약 생산국의 치안이 한결같이 개판이라는 점을 들어 생산국을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마약 소비량을 줄이려는 계획을 수립했다.
마약과의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과도 같다. 실체도 불분명하고 상대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쾌락으로 인해 생겨난 상대인 이상, 그런 사회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비적인 방법밖에는 해답이 없었다.
그리고 미국이 내건 그 ‘수비책’의 가장 첫 번째 타자는 다름 아닌 멕시코였다. 방법 자체는 원 역사에서 벌어진 것과 썩 그렇게 다를 것이 없었다.
미국의 원조를 통해 멕시코는 연방 경찰과 군대를 십분 활용하여 예산 부족으로 인해 부패할 대로 부패한 지방 경찰을 무장해제시키고 지방 경찰을 정부 입맛대로 바꾸고 연방 경찰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이미 미국에서 조지 W. 부시가 경찰을 한 번 물갈이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방식이다.
미국은 어떻게든 경찰력을 정상화하려는 멕시코에 있어서 훌륭한 교보재이자 선구자로서 반면교사가 되었다. 멕시코 정부는 나름대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선에서 효율적인 행정 처리를 반복한 결과, 일단 대외적으로 그럭저럭 마약 수출을 줄이게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마약이 돌더라도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놀게 된 탓에 속으로는 골병이 이전보다 더 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마약 생산이 급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국내에서 돌고 있는 마약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하향 곡선을 타고 있었다.
더불어 대외적으로는 그 수치를 더 줄여서 발표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부시가 멕시코 정부를 칭찬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사실 실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대충 파악은 하고 있었지만, 외교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미국과 멕시코는 서로 필요로 인해 좋든 싫든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미국은 마약 유출을 줄여야 했고, 멕시코는 부족하다 못해 허덕이고 있는 경찰 예산을 어떻게든 손봐야만 했다.
거기에 더해 돌아가고 있는 일의 실체가 어찌 되었든 실제로 마약 생산량과 수출량이 점진적으로나마 하락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니 칭찬할 만했다.
사실 미국이나 멕시코나 마음만 같아서는 급격하게 줄이고 싶었지만, 그건 정말로 국민을 부품 취급하며 완벽하게 모든 것을 관리라도 하지 않으면 실로 요원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최대 마약 생산국은 모든 쟁쟁한 나라들을 제치고 콜롬비아가 되었다. 현재 콜롬비아의 상황은 역대 최악으로 내닫고 있었다. 마약 카르텔이 소탕되기는커녕 더 들끓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마약 카르텔이 방식을 완전히 전환했기 때문인데, 예전 방식은 빈민가에 구제 활동을 벌이고 정계에 깊은 연을 맺으며 조직을 확장하는 거나, 돈을 받지 않는 경찰을 살해하며 경찰서에 폭탄을 던지는 등 완전히 공포 통치에 의한 것이었다.
요약하자면 내부로는 빈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정부로부터는 범죄형 정경 유착의 끝을 보여 주고 있었다면, 외부로는 무장 항쟁을 통해 강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힘으로는 그들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것이 바뀐 건 다름 아닌 콜롬비아가 메데인 카르텔 이후로 다시 미국의 외압을 받기 시작한 2001년부터였다. 정확히는 9.11 사건 이후였는데,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외교적 압박을 받는 것에 불과했다.
실체가 없는 말로써 이루어지는 압박 말이다. 그러나 전미를 발칵 뒤집어 놓은 ‘마약책 사건’은 미국으로부터 그 시절을 상기하게 했다. 잠수함이나 거대한 여객기를 개조해서 마약을 미국에 밀수했던 그 시절 말이다.
당연히 브라질은 예전부터 이어 오던 마약과의 전쟁을 더 확장해서 시작했고, 미적거리던 콜롬비아 또한 ‘지금 당장 마약 수출을 멈추지 않으면 전쟁까지 벌일 수 있다! 당신들이 힘들다면 우리가 가서 다 태워 버릴 것이다!’라며 외교적 수사 따위는 다 집어 던진 직설적이고 강력한 부시의 발언에 반발하면서도 속으로는 어찌하지 못해 끙끙 앓았다.
마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진즉에 했지, 못해서 이러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하여 콜롬비아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어떻게든 마약 카르텔을 조져 보려는 찰나, 마약 카르텔들이 선수를 치고 말았다.
가진 마약을 죄다 팔아서 현금을 소매에 일일이 넣어 주며 사람들의 인심을 샀다. 보고타에 사는 천만 명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모조리 공범으로 만들어 버렸다. 돈을 먹지 않은 기업인은 없었고, 정치인도 없었다. 그들은 그 대가로 카르텔의 편의를 봐주기로 약속받았다.
그래서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하면, 그 대가로 그들은 무장을 해제했다. 마약 생산을 멈추고 이미 반쯤 진출해 있는 정계로 완전히 진출하기 위해서 그들의 기반을 팔아치운 셈이었다.
더불어 미국에는 마약 소탕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테니, 미국 또한 그들의 정계 진출에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이 작정하고 막으려면 미군을 투입할 거고, 콜롬비아는 미국의 앞마당이나 다름없으니,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확률이 높았다.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은 마약 청정국이었다. 물론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에는 대통령인 부시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왕정 시절을 그리워하던 유권자들. 그리고 탈레반에 의해 상상 이하의 생활을 이어 가고 있었던 국민에 의해 긍정적인 효과가 겹쳐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물이었지만, 그것을 알 리가 없는 카르텔은 카르텔 나름대로 살길을 모색한 것이다.
그리고 이 카르텔의 협조 요청은 중국 때문에 골치 아팠던 조지 W. 부시에게는 생각보다 막중한 시련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