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42)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41화(342/377)
< 341편 >
“그건……. 예, 맞습니다. 하지만 록히드 마틴에서 X-35를 개발 중이니, 머잖아 배치될 겁니다. 늦어도 내년이면 양산형이 최초로 아이다호 공군 기지에 배치될 것입니다.”
“내년이라. 내가 알기로는 문제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건 어찌 된 일인가?”
“록히드 마틴 측에서는 이미 인지하고 있는 문제점이며, 머잖아 고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공군도 같은 생각입니다.”
실제로도 록히드 마틴의 기술자들은 말 그대로 갈려 나가고 있었다. 이는 온갖 신기술을 투입하다 보니까 생겨난 문제들이었는데, 사실 사람을 갈아 버린다고 해결될 문제보다는 어떻게든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였다.
“군대의 특기가 일단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고쳐 나가는 방식인 건 익히 알고 있네만, 이런 식이면 곤란하네. 그냥 예산을 추가로 배정할 테니, 물량으로 밀어붙이게. 테스트가 열 번 필요하면 그냥 엔진 10개를 만들고, 소프트웨어 제작 속도가 느리면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100명을 뽑든지 어떻게든 알아서 하라고 하게.”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다시 묻겠으니, 확실하게 해 두게. 그 전투기 ‘내가 탄다.’라고 생각하고 개발하란 말일세. 정말로 내년에 문제가 없나?”
“대통령님이…… 타신. 어, 음.”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대충 귓등으로 흘리고 유사시에 대비하여 옷을 지키고 책임을 전가할 준비를 하면 그만이었지만, 저 양반은 십중팔구는 진짜로 본인이 타 볼 것이 틀림없었다.
실제로 F-22도 그렇지 않았던가. 당시에는 대통령 덕분에 F-22를 의심하는 언론들과 의회의 아가리를 여물어 버리게 할 수 있었으니 감사할 따름이었지만, F-35는 다르다. F-22와는 달리 F-35는 아직도 애물단지 그 자체였다.
아주 낮은 확률이었지만, 엔진이 폭발할 수 있었다. 원래 전투기 엔진이라는 것이 매번 신형을 갈구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F-35 엔진은 정말로 완벽한 신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다름 아닌 수직이착륙 기능 탓이었다.
원래부터 록히드 마틴이 주장했던 ‘F-16 가격’은 비즈니스용 립 서비스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었다. 온갖 신기술로 도배하는데 F-16 가격이면, 반대로 그 신기술에 대해서 감찰까지 벌였을 터였다.
몸값이 두 배 올라갔을 때까지만 해도 의회, 여론 할 것 없이 상당한 논란이었지만, 곧 그것조차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무렵에는 그동안 가볍게 잽만 날려 오던 의회가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가격과 계속 발생하는 사고로 인해 참가국들은 간을 보고 있었다. 그야 갑자기 발을 빼거나 하진 않겠지만, 어쨌든 예산을 핑계로 도입 대수를 줄인다든가 경쟁 입찰로 전환할 수도 있었다.
의회도 아니고 공군이 외국이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없었지만, 모르긴 모르되 확실한 사실은 F-35가 이러한 일들도 취소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이었다.
“그럼 내년까지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겠네.”
“알겠습니다. 그쪽에도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개발진이 애 좀 먹겠군요.”
과연 애만 먹겠는가. 어쩌면 펜타곤과 백악관으로 파업이라고 적힌 널빤지를 들고 파업 시위를 벌일지도 모르겠다. 본디 수년에 거쳐서 해결할 것을 1년 만에 어떻게든 하려면 결국 날림이 될 수밖에 없는데, 날림으로 하면 전투기에 문제가 없을 리가 없었다.
“그럼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에 감찰이나 내보내게.”
“예?”
“엔진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아닌가. 그게 그 엔진의 유일한 문제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는 해결할 수 있는 거지.”
갑자기 뜬금없이 프랫 앤 휘트니라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문제가 있다는 건진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다름 아닌 ‘대통령’이 지금 ‘프랫 앤 휘트니’에 ‘감찰’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지 이 단어 세 개만으로도 프랫 앤 휘트니는 감찰을 받기에 마땅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생기면 찢어 죽이기에 마땅했다.
“알겠습니다.”
“내가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이 정도로 끝내지만, 다음에는 이 정도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 다들 옷 잘 간수하고 싶으면 날림으로 하지 말고 제대로. 그리고 똑바로 하란 말이야. 전부 모조리 내가 직접 검사할 테니까.”
대통령은 마치 대학원생의 논문을 검사하는 교수라도 되는 듯 그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나이 지긋하게 먹은 데다가 지위도 일인지하 만인지상 그 자체인 인간들이 이러한 태도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그리하여 모두의 심정은 다음과 같았다.
“Fuck!”
그리고 그것은 그들을 열심히 쪼고 몰아붙인 대통령인 부시도 똑같았다.
“제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군!”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그 책상이 결단의 책상이었다면 지금쯤 박살이 나 있었겠군요. 그 검은 책상이 오늘은 마음에 듭니다.”
나무였다면, 그것도 100년이 넘은 유물이었다면 지금쯤 산산조각으로 박살 났을 터였다. 그리고 부숴 먹은 만큼 욕도 같이 먹었으리라.
“세상에 비리가 없었으면, 인류는 지금쯤 이 은하를 지배하고 있었을 거야. 빌어먹을.”
“그럴지도 모르죠. 그래도 M2001 크루세이더는 그럭저럭 써먹을 만하지 않습니까?”
“퍽이나. 그 정신 나간 가격에 급속 사격이 분당 10발이 말이나 되나.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가격을 낮추더라도 2대 뽑아서 더 많이 배치하고 말지. 저 가격에 저 성능이면 확실히 뭐가 잘못되어도 확실히 잘못된 게 틀림없어. 단가에 맞춰서 내리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는 법이야.”
“그렇다면 그냥 전면 배치가 아니라 소수만 배치하는 건 어떻습니까. 어차피 본토 수비용 아닙니까?”
M2001 크루세이더는 그냥 자주포가 아니라 중(重)자주포로 분류될 정도로 무거웠다. 구체적으로는 48t이었는데, 이는 팔라딘의 두 배에 가까운 무게를 자랑했다.
이와 비견될 만한 무게를 지닌 자주포는 부시가 알고 있는 선에서 미래에 한국에서 개발될 K-9 자주포 정도였다. 그야 더 찾아보면 있겠지만, 어쨌든 어디 배치해 놓고 쓸 만한 물건이지 해외로 파병 나갈 만한 물건은 아니라는 소리였다.
“비서실장, 자네는 미국이 언제까지고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나?”
“적어도 수십 년 사이에는 그렇지 않겠습니까?”
실제로도 그럴 확률이 높았다. 애당초 미국에 전쟁을 걸만한 나라들은 지금 자기 앞가림하기에도 바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좀 살 만하고 이제 전쟁 좀 하면 재미있겠다고 열강끼리 합의 봐서 난 전쟁이던가?
게다가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은 독일이었는데,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내내 사정이 넉넉했던가? 전쟁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들은 나약한 나라였다. 막말로 프랑스가 하도 처참하며 황망하고 허무하게 무너져 내려서 그렇지 감히 고작 해 봐야 독일 따위가 어떻게 비벼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니 미국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지 말리란 보장이 도대체 세상 어디에 있는가?
“그럼 그때까지 고물 팔라딘으로 버틸 생각인가? 그때까지 해결되기를 바라느니, 차라리 지금 해결하고 말겠네.”
“정 대통령님이 원하신다면 저는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의회 말마따나 예산이 이제 서서히 삐걱거리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 빠듯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아무리 그래도 미국이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란 말이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예산이 없어서 허덕일 정도는 아니었다.
“전쟁 때문이군?”
사실 슬슬 의회로부터 전쟁광 취급받고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아직 시민은 부시의 편이었지만, 썩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전쟁’ 그 자체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 파병하고 있는 부대 때문이었지만, 의회는 슬슬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집중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아직도 해외에 이렇게나 많은 힘이 투사되고 있는 까닭은 부통령이 의회를 이래저래 장악하고 있던 탓이었다. 그리고 부통령은 대통령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부시는 욕을 잔뜩 집어 먹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의회와 나라를 움직일 수 있었다.
“중국만 해결하면 어떻게든 될 거야.”
“하긴 중국만 해결 보면 여기저기서 빠질 군대가 좀 많긴 하죠. 그때가 되면 돈을 주고서라도 제발 붙어 달라고 애걸복걸할 나라가 많습니다.”
사실 의회에서도 이것 덕분에 그럭저럭 말이 통하고 있는 것이었다. 일방적으로 설득하고 앞잡이들이 받아들이는 게 통한다고 하면 통한다는 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미국만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방산 비리의 화신인 한국은 새로 취역한 구축함의 엔진이 제멋대로 터지는 등 온갖 수모를 겪고 있었고, 선진국이 다 모여 있다는 유럽이라고 해도 다를 것 없이 미국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사실 미국의 경우에는 그나마 ‘치명’이라고 붙일 만한 건 육해공군이 합작 중인 F-35 정도였지만, 유럽의 경우에는 육해공군도 아니고 그냥 여러 나라가 필요한 게 따로따로다 보니까 개발자들은 그냥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은 어떻게든 써먹어 보겠답시고 한참 개선 중인 유로파이터에서 잘 나타나고 있었다. 유로파이터는 태생부터가 중구난방 그 자체였던 탓에 개선점도 똑같이 중구난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예 유로파이터를 버리고 새롭게 후계기를 설계하자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영국의 경우에는 유로파이터를 반쯤 배척한 뒤 F-35를 기다리고 있는 한편, 새로운 전투기를 개발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여하간 개선해야 할 유로파이터의 문제점은 많았지만, 일단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높은 유지비’와 ‘낮은 신뢰성’을 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중 낮은 신뢰성의 경우에는 역시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고 거의 다시 만드는 수준의 대대적인 개수 작업을 통해서 차차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기업들의 입장으로도 명백하게 적자였지만, EU 자체가 달라붙어서 연명하도록 영양액을 콸콸 공급해 주고 있었다.
다만 돈을 퍼붓는 만큼 높은 유지비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예 전투기 골격부터 설계를 바꿔야만 했는데, 그게 쉬울 리가 없었다.
그러나 정작 가장 큰 문제는 배치 연도였다. 유로파이터의 배치는 2003년부터 시작되었다. 다르게 말하면, 아직 가동한 지 5년조차 되지 않은 신품이라는 소리였다. 한 10년 더 지난 뒤라면 모를까 벌써 버리고 새로 뭔가를 뽑기에는 그동안 투자한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굴려야만 했다.
그러나 영국은 그 매몰 비용을 견뎌 내면서도 차라리 그 자리를 F-35로 대체하길 원했다. 요컨대 3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영국이 유로파이터에서 발을 빼고 싶어 했다. 대주주가 발을 빼려는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U와 영국은 점점 삐걱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