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45)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44화(345/377)
< 344편 >
란저우 군벌이 시작한 협박은 싼샤댐에서 베이징을 거쳐서 백악관으로 들어왔다.
“란저우에서 뭐가 뭘 어째?”
그리고 임기 이래 운동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범접해 본 적 없던 부시의 혈압을 단번에 위험한 수준까지 올릴 수 있었다. 신체는 건강하지만 일단 나이가 나이인지라 만약 조금만 더 흥분했다면 위험할 뻔했다.
하지만 몸이 죽어 나가든 말든 부시의 눈에는 절로 핏발이 섰고, 입안에서는 비릿한 쇠 맛이 느껴졌다. 잇몸이 뭉개지고 치아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그런 사소한 것까지 인지하기에는 너무나도 사건이 중대했다.
“재래식 병기와 핵미사일을 일제히 싼샤댐을 향해 발사하겠답니다. 당장 인민해방군이 물러나고 미국이 지원을 끊지 않으면 말입니다.”
“지원을 끊으라고? 지금 와서 끊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는데…….”
이미 많은 미제 무기가 국채를 대가로 중화인민해방군에 헐값으로 판매되었다. 전쟁도 어차피 다 이긴 싸움이나 마찬가지였다. 다시 말해 지금 와서 미국이 지원 좀 끊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다는 소리다.
그동안 미국 덕분에 멀쩡했던 칭다오가 걱정되긴 하지만, 최소한 이 정도면 의리는 다 하지 않았는가? 그 도시를 수호하기 위해서 많은 돈이 들어갔다. 물론 비용은 어떻게 전부 돌려받거나 중국으로부터 충당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미국이 기울인 노력이 증발한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토록 막고 싶어 했던 그 핵이라니, 정말로 환장하겠군.”
그래도 불시에 세계 곳곳에 발사되지 않은 게 어디고, 또 그 대상이 싼샤댐으로 한정된 게 어디인가. 다른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라 부시가 최초에 두려워하며 막으려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닌 핵전쟁. 즉, 제3차 세계대전이 아니었던가?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차라리 사방에 가지고 있는 모든 핵전력을 퍼붓겠다는 협박을 했다면 그쪽이 더 두려웠을 터였다. 그쯤 되면 EU 등 온갖 나라에서 정말로 어떻게든 해 보라는 압박이 들어왔으리라.
사실 몇 시간 후면 집무실에 놓여 있는 전화기가 신나게 울릴 예정이었다. 울리지 않을 턱이 없다. 미국이 전담하고 있는 나라에서 핵이 터진다니! 너무나도 까기에는 좋은 소재 아닌가?
“진짜로 미치고 팔짝 뛰고 싶어. 언젠가는 핵으로 협박하는 반군이 나타날 것이라는 가정은 익히 하고 있었지만, 진짜로 만나게 되니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구먼.”
“대통령님, 중화인민공화국의 협조를 통해 핵무기의 소재가 파악되었습니다. 총 8기입니다.”
“그나마 숫자는 적군.”
한숨을 몰아쉬자 혈압이 점차 떨어지는 게 체감되었다. 열이 식으면서 올라온 식은땀이 온몸을 적시고 있었지만, 몸을 닦을 틈 따위는 없었다. 이렇게 화만 내고 있을 게 아니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 아닌가?
사실 입으로는 별로 많지 않다곤 했지만, 8개면 충분한 양이었다. 게다가 핵만 8개라는 소리지, 댐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핵까지도 필요 없고 재래식 미사일로도 충분했다.
“다른 나라를 움직일 수 없겠는가? 우리가 움직일 수 없다면 다른 나라를 움직이면 그만 아니겠는가?”
솔직히 말해서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 결국 ‘참전’이라 함은 그 전쟁에서 어떠한 이익을 보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결정이다. 미국과 중국만으로도 벅찬 땅인데, 거기에 다른 나라까지 끼면 이익이 겹칠 터니, 훗날 새로운 분쟁 요소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만큼 묘안이 없어. 만일 싼샤댐이 터지든 말든 전혀 상관없는 제3자가 개입한다면…….’
문제는 지금의 군벌들은 고슴도치였다. 잔뜩 흥분해 가시를 곧추세운 고슴도치 말이다. 그런 고슴도치를 건드리고 싶어 하는 나라가 과연 존재나 할지가 의문이었다. 차라리 핵만 아니었으면 미국이 직접 독수리처럼 차분히 조리하는 것이 가능할 터였지만, 이것은 실로 요원한 일이었다.
“이를 어떻게 한담…….”
부시가 고민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비서실장이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단 한 장의 보고서를 책상 위로 전달했다, 보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현 시간부로 인도가 참전을? 우리한테 알리지도 않고?”
부시는 그 고슴도치를 건드리고 싶어 하는 나라가 없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세계에 딱 한 나라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인도였다.
전 세계에 항모전단을 박아 놓은 미국을 빼면 아시아에서 최강인 인도가 울부짖자 알아서 다들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본디 중국의 그늘에 가려 그 힘을 온전히 뽐내지 못했으나, 낭중지추라는 말이 어울리게 중국이 무너지자 인도군은 싫어도 저절로 부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 기회다! 놈들을 쓸어 버리고 인도의 힘을 세계에 보여 주자! 우리가 아시아 제일이다!”
위구르와 티베트만 해도 미국의 묵인을 받은 인도군은 거리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인도군은 심각하게 질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동안 억지로 불려 온 체급이 얼마나 강력한지 유감없이 보여 줬다.
특히 개인화기와 전차 문제를 해결한 인도군은 확실히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었다. 특히 기동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데, 이는 대놓고 침략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위구르와 우방국인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핑계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지난 국지전과는 달리 항모를 포함한 해군이 움직였으며, 육군은 ‘인해전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닫게 했다.
특히 이젠 없다시피 한 공군은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 정도가 심하여 개전 수십 분 만에 제공권은 실상 인도 공군의 소굴이 되었고, 푸르른 하늘에 찍힌 점들은 전부 인도 공군 소속의 전투기였다.
란저우 군벌에서 용병으로 복무 중이던 티베트인들은 정상적으로 복무하기를 거부했으며, 끊임없이 탈영과 사보타주를 일삼았다.
그럭저럭 유지되던 전선이 몰락하는 건 정말로 한순간이었다. 특히 탈영한 이들은 티베트로 돌아가는 대신, 한국군이나 중화인민해방군에 투항하고 합류하여 총부리를 반군을 향해 돌렸다.
이게 협박이라는 것이 일단 협박이 두려운 사람에게나 먹히는 거 아니겠는가? 예를 들면 권총으로 쏠 것이라고 협박해도 장갑차 안에 타고 있으면, 그건 더는 협박이 아니다. 가소롭고 공허한 재롱일 뿐이다.
따라서 ‘싼샤댐에 미사일을 날리겠다! 핵이 터질 것이다!’라고 협박해도 인도는 두려워할 이유가 없으니 독립한 위구르와 티베트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전진 중인 인도군이 회군하는 일은 없었다.
막말로 싼샤댐에 핵이 터지든 어디 미지의 반물질 폭탄이 터지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결국에 피해를 보는 건 중국이 아니던가? 그야 기후에 따라서 방사능이 인도로 날아올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것뿐이었다.
중국을 약화하고 두들겨 팰 수만 있다면 뭔들 못하겠는가? 그동안 국경을 맞댄 순간부터 그들은 억겁의 시간 동안 기다려 왔고, 드디어 결실을 볼 때가 돌아온 것뿐이었다.
“내가 이대로 죽을 것 같으냐!”
반면 란저우 지도부는 인도의 강경하고 격렬한 반응에 설마설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있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핵을 가지고 있다는데, 무시도 아니고 개무시하는 미친놈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여기서 문제는 상대가 상식이라는 게 통하지 않는 인도 정부였다는 점이었다.
‘상식’이라고 함은 결국 이성적인 상태여야 판단이 서는데, 인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승리에 열광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승리에 도취한 이성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턱이 만무했다.
인도군이 국경을 넘어 전진하기 시작하자 기겁을 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이 사일로 문이 열리는 일은 죽어도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탓이었다. 핵은 억제력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지, 발사하고 나면 그 효력을 잃어버리는 애물단지였다.
여하간 싼샤댐 자해가 먹히질 않자, 만장일치로 핵미사일의 기수는 인도를 향해 돌려졌다. 문제는 이 미사일을 인도로 ‘돌리기 직전’에 일어났다.
싼샤댐이 원래 어디 있는 것이던가? 바로 후베이성의 이창시(宜昌市)에 있지 않던가?
그리고 그 후베이성은 광저우 군벌의 것이었다. 그동안 전력이 비등하지 않음에도 항상 광저우 군벌이 한 수 굽히고 들어간 이유는 바로 그 싼샤댐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탓이었다. 그게 터지면 광저우는 확실히 무너지고, 난징도 확실히 무너질 터였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두 군벌은 병력의 절반 이상을 후베이와 싼샤댐 수비에 몰아넣어야만 했다. 다른 곳은 점령당하더라도 이곳만 점령당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었다. 막말로 당장 물러나지 않으면 이 댐을 터뜨리겠다고 협박을 할 수도 있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그 댐을 터뜨리겠다고 협박한 건 광저우 군벌이나 난징 군벌이 아닌 란저우 군벌이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고토를 온전하게 수복하고 싶어 하는 공산당 입장으로는 정말이지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에서 벌어진 전쟁의 여파를 복구하는 일만 해도 상당한 재력과 인력. 그리고 시간이 들어갈 터였는데, 거기에 더불어 싼샤댐으로 일어난 대홍수라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렇다. 이는 부시가 기피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공산당이 가장 기피하는 것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는 양측에게 좋은 ‘협상 거리’였다.
“우리는 우리의 지위와 안위를 보장해 준다면 즉각 항복할 것이오.”
광저우-난징 군벌이 항복 의사를 밝힌 배경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첫 번째로 전선이 싼샤댐까지 밀렸다는 게 문제였다. 차라리 마지막까지 싼샤댐만 남았다면 모를까. 이대로 싼샤댐과 함께 폭사하기에는 가진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두 번째로는 란저우-청두 연합이 먼저 배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한순간에 적이 된 것이다. 지금의 양면 전선은 광저우-난징 연합이 감당할 수 있는 전쟁이 아니었다.
세 번째로는 너무 오래 전쟁을 지속하는 바람에 반전주의와 염전 사상이 심각할 정도로 팽창한 지 오래였던 탓이다. 사실 군인이나 일반인들은 전쟁 따위는 어찌 되어도 좋았고 하루라도 빨리 정세가 안정되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 족한 사람이 수두룩했다.
전쟁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여전히 공산당이 지난에서 학살극을 펼치고 있다는 선전을 믿고 있는 사람과, 각 군벌의 수뇌부 정도였다.
본래라면 이런 항복은 오랜 논의 끝에 결정되어야 할 문제겠지만, 리커창의 독단적인 주도 아래 순순하게 동의했으며, 안위는 몰라도 재통합되고 나서 군벌 지도부가 받을 지위 등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하기로 결정이 났다.
“공산당은 광저우와 난징의 투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 힘든 결단을 내린 것을 감사한다.”
발표할 때 낸 성명에 쓰인 단어들 또한 실로 부드러운 어조였다.
그렇게 싼샤댐은 다시 공산당의 손에 들어갔고, 드디어 전쟁의 끝이 보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