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5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52화(353/377)
< 352편 >
***
동이라크의 대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절대로 용인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이교도 쿠르드족을 견제하는 동안 쿠웨이트를 먹어 치우는 것이었다. 모두가 제각기 투쟁을 벌이고 있고, 중동을 찍어 누르고 있던 외세는 물러갔다.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기회라는 건 누가 보더라도 명명백백하지 않은가?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기회였다. 그동안은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중동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군비 확충을 반복했으며, 동이라크라는 나라 자체가 실상 기형적인 테러리스트들의 소굴이자 집합체인지라 경제라는 것 자체가 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도 구태여 경제를 따지자면 신개념 원조 경제에 가까웠다. 내부에서 나오는 생산물은 수출은커녕 자급자족조차 불가능하니 최선이 물물교환에 그친다. 화폐마저 없는데 경제는 무슨 경제란 말인가. 물론 그나마 암거래가 존재는 했다.
그마저도 걸리면 걸리는 족족 전부 그들이 입맛대로 개조한 이슬람의 법도에 따라 지옥으로 가곤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나라 아닌 나라가 유지되는 이유는 오로지 바깥으로부터 들어오는 테러리스트들의 원조 덕분이었다.
다만 아예 수출품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건 바로 마약이었다. 체계적으로 마약을 재배해서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었다. 수입이 워낙 짭짤해서 좀 사업을 확대해 볼까 했더니만 마약이 전 세계적으로 똥값이 되었다.
그래서다. 이 나라를 유지하고 군비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바로 아래 붙어 있는 소국은 너무나도 탐나는 이웃이었다.
문제는 전기까지 전부 배척하는 극한의 사이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석유를 왜 필요로 하고 시추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원래 인간은 이율배반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원래 명목이나 명분이야 대충 만들어 가져다 붙이면 그만이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어디까지나 평화를 원하지만, 세상이 안전하지 못하여 최소한의 자위 수단이 필요한데 그 자위 수단이 석유를 먹는다.’ 같은 대답 말이다.
어쨌든 그들의 생각이 맞았는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틀렸다고 대답할 수 있었다. 마침 비슷한 전쟁이 하나 있지 않은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함으로써 성립된 전쟁 말이다. 실로 공교롭게도 마침 참가국도 판도도 비슷비슷했다.
심지어 미국의 경우에는 아예 당시 걸프전을 결의했던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의 아들인 조지 W. 부시가 제2차 걸프전을 결의하고 있었다.
단지 다른 점은 주적이 분단된 이라크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미국은 실로 본격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동이라크에 대해서 언제 한번 두들겨 패 주겠다고 천천히 공을 들여 칼을 갈고 있었던 탓이었다. 덕분에 당시 걸프전 수준의 철두철미함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었다.
그 증거로 무려 셋이나 되는 항모전단이 고작 하나의 나라를 겨냥하고 있었다. 단 하나의 전단만으로도 한 나라의 공군 전력이라고 비교되는 항모전단이 셋이나 달라붙은 마당에 제공권 싸움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변했고, 걸프만의 제해권 또한 항모전단이 똬리를 틀고 있는 이상 자동으로 미국의 앞마당이 되었다.
다만 기존 전략에서는 사우디가 동이라크를 압박 혹은 동참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석유 전쟁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별로 좋지 않았던 사이가 벌어지자 이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사우디가 손을 빌려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막상 실제로 그렇게 되자 미국은 더 많은 군대를 파병해야만 했다. 어차피 처음부터 다국적군으로 어떻게 해볼 생각이긴 했지만, 사우디가 빠지니 역시 빈자리가 크긴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아프가니스탄과 대한민국을 끌어들였다. 이스라엘의 경우 국경에 벌어지는 소요 사태를 진정시키고 이전에 휴전한 팔레스타인과의 내부 사정에 급급한지라 일부러 제외했고, 이스라엘에서도 이에 대해서 별말은 없었다.
이라크 통일에 가장 목을 매고 있을 서이라크의 경우에는 병력을 차출하되 지난 쿠데타로 인해 군이 반쯤 붕괴한 상황인지라 작전 수행은커녕 치안 강화와 국경 방비조차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참여국이 저조한 것과는 달리 정작 결론적으로 전쟁에서 이변은 없었다.
미국의 선전포고 단 3시간 만에 쿠웨이트로 진공했던 동이라크의 병력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정확히는 압도적인 화력 앞에 지속적인 타격을 입었고, 이에 구심점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고 하는 게 맞았다.
아프가니스탄군이 동이라크 터키의 협조를 받아 북쪽에서 밀고 들어가 빈집털이를 시도했다. 아프가니스탄군의 기갑 병력은 철저히 미국식 기동전에 맞춰져 있었는데, 이는 전술적으로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원본이 된 미국이 그러했듯 기갑 병력이 과도한 화력으로 보병 병력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급속 전진하는 바람에 막상 기갑 병력이 마주친 적은 모조리 분쇄해도 지나가고 나면 새로운 적이 그 자리를 메꾸는 탓에 보병 병력은 고스란히 기갑 병력이 철저히 배제된 전투를 치러야만 했다.
그리고 그러한 전투가 제대로 굴러갈 턱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판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에서 밀고 올라오는 미 해병대와 중동의 제공권을 장악한 공군의 화력지원이 이 개판을 수습했다.
급히 파병된 한국군이 걸프만에 당도했을 무렵에는 동이라크의 주력군은 이미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쟁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더 진흙탕 속으로 말려 들어갔을 따름이었다. 다름 아니라 이는 동이라크라는 나라의 특성에 기인했다.
원래부터 하나의 군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의 집합체다 보니 뭉쳐 다니는 것보다 흩어져 다니는 게 더 익숙한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격파 당했다기보다는 도리어 원래의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게 맞았다.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법은 게릴라 전법이었는데, 땅을 점령하고자 하는 점령군에게 게릴라는 실로 성가시기 짝이 없는 존재로 다가왔다.
그들의 손에 잡히는 자동차는 모조리 테크니컬이 되었고, 슈퍼에서도 볼 수 있는 가정용품은 치명적인 폭탄으로 재탄생했다.
그래서 그것이 미군 이하 다국적군에게 유의미한 타격을 주었느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그나마 그래도 유의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봐줄 만한 게 가끔 이라크 시절부터 아껴 온 스커드 미사일이었는데, 그마저도 모조리 요격되었으니 말이다.
“저 멀리 그들이 건축 중인 그러니까……. 초거대 모스크가 보입니다.”
동이라크가 자국에 석유 매장지와 시추 시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구태여 쿠웨이트의 원유를 탐내는 이유 중에는 이것도 있었다.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모스크를 짓기에는 돈이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메카가 되길 바랐으며, 그 지위에 걸맞은 크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 결과물이 길이만 1.2km에 높이는 400m라는 지상 최대 규모의 흉물스러운 건축물이었다.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기에 그 모습이 흡사 현재 철거 중인 류경호텔과 비슷했다.
“거대한 만큼이나 오랫동안 무너지는군요.”
그리고 방금 가루로 변한 참이었다. 이는 우는 아이도 물리적으로 뚝 그치게 만들어 준다는 토마호크 미사일에 의한 것이었다. 류경호텔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흉물스러운 건축물로 꼽혀 왔으나 이젠 아니었다.
보라, 저토록 화려하게 박살 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폭발을 보여 주고 있는 모스크를 누가 감히 세계에서 가장 흉물스러운 건축물이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저 모스크를 미군이 재미로 부순 것은 아니었다. 상징성 때문인지 아니면 그동안 투자한 자본이 아까운 건지, 그것조차도 아니면 모스크가 거대한 방공호가 되길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모스크만은 반드시 지켜 내겠다는 듯 그 안에 약 1만 5천이나 되는 동이라크군이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되었든 동이라크라는 나라가 현존하는 나라에서 존재했었던 나라로 바뀌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 가지 황당한 점은 주민들이 기뻐할 줄 알았지만, 모두가 기뻐하진 않았다는 점이었다.
수탈당하면서도 신앙이 우선인 사람들이 있었다. 그 신앙조차 제대로 된 것은 아니었지만, 여하간 그런 사람들도 있었다는 거다. 한두 사람 정도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고, 그마저도 그냥 불평하거나 시위하는 정도면 특이하구나 하고 넘어갔을 터였다.
그러나 그들이 자폭 테러를 감행하면 도저히 그저 감상으로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부시도 전쟁보다 중요한 건 전후 처리라고 강조하지 않았던가? 미군은 점령군이 볼 수 있는 쓴맛은 모조리 보고 있었다.
동이라크 전역을 점령하는 데에는 약 1주일 정도가 걸렸는데, 이는 반격 과정에서 쿠웨이트군과 서이라크군이 합류했기 때문이었다. 단지 서이라크의 경우에는 정말로 전쟁이란 전쟁은 다 끝난 다음에야 군을 파견했으며, 하는 일도 결국 치안 유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군이 붕괴한 상황에서 온전하게 치안을 유지할 수 있을 리 만무했고, 기강이 무너진 군대가 보여 줄 수 있는 온갖 폐단을 보여 주고 있었다.
미군도 미군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는데, 전쟁이 끝났으니 바통을 넘겨주고 슬슬 다시 나와야만 할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 바통을 어떤 나라에 넘기느냐였다. 이를 능력이 되질 않는 서이라크에 떠넘길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서이라크가 아닌 다른 나라에 넘기자니 모양새가 좀 이상했다. 한국군이나 아프가니스탄군에 맡긴다는 선택지도 이상하기는 짝이 없었고, 특히 한국군의 경우에는 본래부터 참전이 껄끄러웠던 모양인지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래서 전쟁이 싫어.”
부시는 보고서를 읽다가 말고 무어라 중얼거리더니, 이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비서실장이 그 중얼거림에 대답하길.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귀찮은 것투성이죠. 전쟁을 좋아하는 인간은 진급에 목맨 일부 전쟁광뿐일 겁니다. 그래도 필요하다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처럼 말입니다.”
보고서에는 아주 골치 아픈 것들이 적혀 있었다.
“아주 줄줄이 소시지로구먼.”
동이라크가 어떤 나라인가. 테러리스트의 도피처 아닌가? 그야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도망친 테러리스트들도 있었지만, 아닌 테러리스트들도 존재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거물에 속하는 수배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부 미군의 손에 의해서 포로가 되거나 전투 도중 사살 당했다.
“대박이라면 대박 아닙니까?”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이 인간이 가장 골치 아프단 말이지.”
“그냥 일개 테러리스트 수장 아닙니까?”
보고서에 특이 사항이라고 기술할 법한 건 온몸에 화상이 있었다는 점 정도였다. 그나마 이것도 본인이 이렇게 주장하고 있기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라고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니, 뭐 그렇긴 하지.”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다름 아닌 미래에 ISIL의 수장이 되었을 거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날뛰는 일개 테러리스트 집단의 수장일 뿐이었다. 그것이 부시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동이라크가 더 강한 세력으로 성장했을지도 모르겠군.’
그러나 감상은 딱 거기까지였다. 그다음으로는 조기에 진압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프리카인가.’
부시는 한참 지랄병이 나고 있는 아프리카로 눈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