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57)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56화(357/377)
< 356편 >
전쟁의 전화가 대충 수습된 뒤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석 리커창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중국은! 인민은! 다시금 위대해질 것입니다!”
당연히 무슨 짓을 해도 절망밖에 없는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기 위함이었지만, 마냥 근거 없는 선전은 아니었다.
우선 재화는 확보되었다. 청나라 채권을 갚기 시작한 이후로 계속 빠져나가기만을 반복했던 중국의 재화였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없었다. 도리어 심장이 펄떡이면 피가 돌듯이 재화가 돌거나 원조라는 이름으로 수혈되면 모를까 일방적인 출혈을 강요당할 일은 없었다.
그 재화가 비록 미국의 것이긴 했지만, 그건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도박판에서 손 빌리고도 동업자에게 개평 하나 뿌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심각한 문제니 말이다.
그리하여 리커창 휘하 공산당이 구상한 중국의 미래는 다음과 같았다.
하나, 내전이 남긴 상처를 봉합하고 전화를 피해 해외로 빠져나간 인적자원을 다시 끌어온다. 그야 온 중국이 불타오르고 물에 잠긴 만큼 전쟁이 남긴 상흔마저 어찌할 수는 없겠지만, 환자를 살리려면 일단 출혈을 막고 봉합 수술부터 하는 게 최우선 아니겠는가?
나라도 결국에는 사람이 모여서 만든 것이고 사람이 운영하는 것인지라 제때제때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리커창은 전쟁이 나기 전부터 많은 연구를 거듭해 왔고, 지금이 그 결실을 볼 때였다.
우선 결실을 보기에 앞서 리커창의 일차적인 목적은 달성했다. 바로 군벌과 군구의 몰락. 그리고 중앙집권 강화와 주석의 일인 독재화다. 전쟁이라는 특수성과 거듭된 숙청으로 인해 공산당은 힘을 잃었다.
군벌과 군구는 전쟁을 통해 물리적으로 몰락했다. 정확히는 쿠데타로 기어코 짓밟고 올라간 젊은 장교들이 앙심을 품고 열심히 숙청을 남발해 준 덕분이었지만, 그들은 전쟁은 할 줄 알아도 정치를 보는 눈은 없었던 게 문제였다.
처음에야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전쟁에 전쟁을 거듭하며 부과한 무거운 세수와 부패한 행정으로 인해 그들을 향하였던 열렬한 지지는 열렬했던 만큼이나 깊은 증오로 변하고 하고 말았다.
둘. 공안을 통해서 치안을 유지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별로 다를 것도 없었다. 단지 다른 점은 이제는 공안의 권력과 운신의 폭이 이전과는 달리 넓어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공안은 즉결심판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등 불가침의 영역에 있긴 있었지만, 이제는 당원조차 공안을 두려워해야만 했다.
이는 공안이 주석의 손발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야 원래부터 공안을 저승사자쯤으로 아는 민간에서야 별로 시선이 바뀔 것도 없지만, 정치를 조금 아는 인간이라면 자신들이 부리던 저승사자가 이제는 자신을 잡아갈 저승사자로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를 어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이는 그냥 숙청 같은 의미가 아니라, 주석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누구든지 그 자리에서 불귀의 객이 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정작 그 리커창이 전쟁으로 인해 비대해진 군대와 한층 더 강력해진 공안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를 물으면 대답은 이미 했다.
치안이다.
강력한 권력이 안전을 만든다. 지금의 중국이 평시였다면 리커창은 절대로 하지 않았을 생각이었다. 다만 그 와중에도 우유부단하게 안보를 위해서 완전하게 자유를 거세하지 못한 것이 리커창답기는 했다.
셋.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새롭게 발족한 공산당이 불사조처럼 다시 화려하게 소생한다. 사실 역사적으로 따져 보면 이만한 피해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싼샤댐 붕괴에서만큼은 모조리 구출해 내지 않았던가?
그 과정에서 차마 뜬 눈으로는 보기 힘든 불협화음과 참상이 있긴 있었지만, 이는 누가 와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차라리 병합한 뒤, 한 일주일만이라도 시간이 있었으면 몰라도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쨌든 리커창이 꿈꾸는 소위 위대한 중국은 강력한 권력으로 통치되는 안전한 중국이었다. 분열된 분권이 이번 내전이 벌어진 사유 중 하나라는 게 이쪽으로 마음의 천칭을 기울게 했다.
그야 죽을 때까지 이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리커창은 지금은 이게 옳다고 판단했다. 다만 걸림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예를 들면. 그렇다. 미국이다.
그래서 그걸 미국이 그냥 가만히 멀뚱멀뚱 보고 있겠는가? 어떤 식으로든 훼방을 놓지 않겠는가? 그야 이전처럼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준은 한참 전에 지나갔지만, 그래도 중국은 중국이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이며 과거고 현재고 인간이 가장 많은 나라란 말이다.
가끔 인도와 엎치락뒤치락하긴 하지만, 어쨌든 다시 한번 세계 패권에 도전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주장하는 역사를 그대로 믿는다면, 중국이 인류 문명 최강이던 시절이 그렇지 아니한 시절보다 더 길었다.
어쨌든 중국의 번영사가 어찌 되었든 미국은 중국 내전의 승전국 중 하나였다. 따라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의회에서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인력 협력을 받아야 한다거나 다시는 못 일어서도록 짓밟아야 한다는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이에 대해서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다시 일어서려는 나라를 짓밟는 건 옳지 않다. 그러나 우리 장병들이 희생된 것 또한 사실이니 목줄 하나쯤은 잡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 결과물이 바로 중국의 수도 민영화였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수도를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물론 지도자라는 직함 달고 있는 인간치고, 민영화의 폐해를 모르는 인간은 없다.
그러나 줘야 할 개평이 있었고, 거기에 더불어 지금 주석은 리커창이었다. 만약 리커창이 아니라 조금 더 국민의 목숨을 탄환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인간. 그러니까 대전략을 위해서 국민을 물 쓰듯이 희생시키고 모질게 굴 수 있는 다른 지도자였다면, 민영화 따위는 죽어도 허락하지 않았으리라.
리커창 입장으로야 참으로 빌어먹을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다만 작금의 시대가 더는 중국의 시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탄식할 뿐이었다.
어찌 되었든 리커창이 본인 생각하는 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냐고 물으면, 그건 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의 권력을 혼자서 장악한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 우스울 수 있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리커창 자신 때문이었다. 독재자가 누릴 수 있는 부패한 권력 자체를 리커창의 성격상 그리 내키지 않아 했다.
여하간 미국과의 경제 살리기 협력이 시작되었다. 사실 경제 살리기라고 하긴 했지만, 경제 살리기보다는 일방적인 원조가 맞는 말이었다. 대신 중국은 고분고분해지는 것을 택했다. 그 모습을 보고 부시가 말하길.
‘미국판 일대일로인가?’
뭐 사실 그리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칭다오 항만 해도 반쯤은 미군의 것이었으니 말이다. 만일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미군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주둔할 수 있었다. 단지 그런데도 칭다오 항에서 유유히 퇴거한 것은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존재 때문이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지 않아도 미친 듯이 불어나고 있는 국방 예산이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야 해군에서는 어떻게든 주둔하고 싶어 했지만, 대통령이든 의회든 허용해 주질 않으니 그게 가능할 턱이 없었다.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 안에 들어왔다는 점이었다. 이제 그나마 대항이 가능한 나라는 유럽 연합과 러시아 정도였는데, 이들 또한 그리 사정이 넉넉지 않았다. 유럽 연합의 경우에는 중동으로 빠져나간 재화가 모조리 매몰 비용으로 변하고, 나라의 존망을 위협할 정도로 비대해진 군비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이는 러시아도 비슷했는데, 러시아의 경우에는 그 군비를 지금 내리고 있는 도중이었다. 이대로라면 경제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깨달았다고 하기에도 뭣한 게 이래저래 경제적 타격을 여러 번 입고 나니 도저히 이대로는 나라가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 없었다. 그래서 빼낼 곳을 찾다가 그중에 걸려든 것이 군대였을 뿐이었다.
나라가 곧 망하더라도 절대로 축소하지 않을 것 같았던 러시아군이지만, 정말로 나라가 망하게 생기자 군을 축소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다. 대신 그들은 민생에 더 많은 신경을 쓰기로 했지만, 어차피 그것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사실 돈이 나올 구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석유 하나에 의존하던 나라는 아니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석유에 기대고 있지 않던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석유를 제외한 품목들은 러시아에 목축일 물 정도밖에는 되지 못했다. 군사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암흑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도대체 어디서 돈이 나오냐?
그건 바로 그렇게 증오해 마지않는 서방세계로부터였다. 유럽 연합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이라크 분단으로 서로 대립하게 되었으나 문제는 러시아는 제어를 받지 않고 제멋대로 튀어 나가려고 하는 정신병자들의 집합소인 동이라크에 질릴 대로 질린 참이었다. 따라서 동이라크를 포기하는 대가로 지원을 받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는데, 이것이 러시아의 젖줄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경제가 주춤하는 것도 모자라서 군축으로 인해 방위 산업이 같이 주춤하면서 중공업도 같이 주춤하게 되었다. 언제나 호황이었던 방위 산업이었지만, 미국이 여기저기 영업하고 다닌 결과였다.
그나마 방위 산업이 죽지 않는 것은 러시아가 절대로 손에서 놓지 않는 국영 기업인 탓도 있었지만, 중동의 반미 국가들이 러시아에서 무기를 마구잡이로 사들였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반미가 아니라 반서방이었지만, 결국 거기서 거기였다.
그렇다고 푸틴 행정부가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 한 일이 없다는 건 아니었다. 우선 RZD나 VTB 등 철도, 농업, 건조, 수력발전, 전력, 은행 등 수십 개의 대형 국영 기업을 민영화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러시아에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세하게 파고 들어가면 현금 조달 문제도 있었지만, 당장 이 문제가 시급했다.
그렇지 않아도 불리한 시장 환경에서 외국 투자자까지 빠져나가고 있는 판국에 이를 호전시킬 방법은 오로지 민영화밖에 없었다.
민영화로 넘어가는 기업들을 보면 사실상 국가의 뿌리를 들어내는 격이었지만, 뿌리를 들어내서 병든 것들을 쳐 내고 영양제라도 뿌리지 않으면 정말로 러시아가 망하게 생겼으니 그럴 법도 했다. 러시아의 경제는 정권 교체 정도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은 옛날 옛적에 지나갔다.
애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자체가 강력한 러시아를 기대 받으며 올라간 남자 아니던가.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인물 자체가 없었다. 오로지 푸틴만이 서방에 대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푸틴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부시! 이 개새끼!”
분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