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59)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58화(359/377)
< 358편 >
그래서 미국으로부터 열렬히 통일 Yes를 외치며 동이라크를 받아 간 서이라크가 다시 제대로 이전처럼 돌아갔느냐는 대답에는 당연히 ‘No’였다.
분단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국가가 뭐 그렇게 국민감정의 골이 깊을까 싶었지만, 그게 실은 생각보다 상당히 깊었다. 이는 분단될 당시의 특수성 때문이었다.
그냥 어느 날 ‘짜잔!’ 하면서 마법처럼 분단된 것이 아니라 각자 정치 성향에 맞춰 동서로 국경을 넘어 대거 이동했고 당시 서이라크나 동이라크나 그걸 막을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그걸 막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게 맞았다.
서이라크의 경우 막긴 막아야 하는데 은연중에 국가 전복을 노리는 반동분자나 테러리스트가 되리라고 생각했고, 동이라크의 경우에는 인력 유출을 막으려고 했으나 손이 모자라서 막지 못한 경우였다.
게다가 막기 위해서 한 짓이라는 게 폭력을 통한 협박인지라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로 다 죽게 생겼다고 생각한 이들이 더 많은 이탈을 일으켰던 탓에 어쨌든 이라크는 완전히 배다른 형제 수준으로 갈리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다시 합치겠다? 그건 동이라크 국민을 그대로 품겠다는 소리가 결코 아니었다. 체제를 위협하는 반동분자들이 될까 봐 국경 넘는 걸 일부러 수수방관하던 이들이 갑자기 자비심에 눈을 떴을 턱이 없잖은가.
요컨대 입맛에 맞지 않는 인간들을 죄다 쫓아내겠다는 소리였다. 마침 군부의 폭주로 벌어졌던 전쟁 덕분에 반유럽 기조도 어느 정도 정착한 상태였다. 더불어 군부는 죽었지만, 외세로부터 독립하고 자립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좋든 싫든 확실하게 현 정부와 국민이 계승했다.
물론 가장 쉬운 방법은 반체제 인사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제거는 단순히 군경을 통한 진압이나 토벌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뜻하였다.
약간의 고문 혹은 돈이나 권력 등으로 전향을 시키든지 위에서 말한 것처럼 군경으로 토벌하든 아니면 국외 추방이라도 하든지 어찌 되었든 소수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야 반체제 인사 완전 제거 같은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힘 좀 있는 인사들을 상대로 벌이는 것이다. 힘없는 자들도 어느 정도 모이면 위협이 되겠지만, 간지럽지도 않다. 애당초 서이라크가 제대로 되먹은 민주 국가도 아니고 표밭이 되는 시민이 등을 돌린 것도 아니다.
남의 나라에 간섭하기 좋아하는 외세를 끌어들이면 외교 관계가 좀 복잡해지긴 하겠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결국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뿐이라는 말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동이라크를 넘겨받은 서이라크가 가장 선호하는 건 의외로 국외 추방이었다. 세상을 중동에 한정했을 때 온 세상천지가 완전히 전쟁통이다 보니까 자신들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 적어도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 학살이나 탄압보다는 국외 추방은 생각보다 상냥해 보였고 그럭저럭 썩 괜찮은 대안으로 보였다.
그 추방된 인간들이 차차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는 점만 쏙 빼놓고 말하면 말이다. 물론 대부분은 오는 도중에 중동에서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는 전화의 제물이 되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수가 유럽에 당도했고 유럽에서는 정말로 이젠 한계가 찾아왔다.
그렇지 않아도 기존 난민만으로도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 거기에 중동에서 전쟁이 터지면서 난민이 대거 추가된다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 아닌가.
그러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난민에 강경하게 대응한 건 프랑스였다. 정확히는 프랑스 정부가 아니라 프랑스 국민이 시작하였다. 그들이 겪어 온 일상은 중동 인종에 대한 극한의 차별 주의를 낳았고 국민은 난민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구타하고 차별했다. 정부는 그저 입을 닫고 있었을 뿐이었다. 당연히 경찰은 폭력 사건에서 반드시 프랑스인의 손을 들어 줬으며, 심지어는 살인 사건에서도 연쇄 살인 같은 심각한 범죄만 아니면 반드시 프랑스인의 손을 들어 줬다.
난민과 국민의 갈등은 나날이 심화되었으나 난민들에겐 선택지가 많았다. 프랑스에서 독일로 옮겨 가기도 했고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으로 흩어졌다. 좀 더 동쪽으로 가면 폴란드나 루마니아도 있었고 서방 세계에 비하면 조금 더 친근한 터키도 있었다.
그렇다고 난민이 꼭 유럽으로 몰렸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이제는 독립 국가가 된 위구르로 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위구르로 갔다가 파키스탄이나 중국 등으로 유입되었다가 한국 일본 등으로 가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 수가 그다지 많지 않아 유럽처럼 사회적 이슈로는 뜨지 않았다. 기껏 해 봤자 할랄 푸드를 취급하는 식당이 적다는 뉴스가 한두 번 뜰 뿐이었다.
그렇기에 국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는 취급되기는커녕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애당초 그들은 난민이라기보다는 불법 체류자에 가까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대한민국 국회에서 지금 취급하고 있는 문제들이 무엇이냐?
“여야 만장일치는 이제 보기 힘들겠군. 하긴 그동안이 이상했던 거지.”
현원섭은 여느 때와 같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부터 가슴팍에 국회의원 배지 달고 있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라도 ‘지금이야말로 이 국가의 백 년을 결정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야는 그동안 최선을 이끌기 위해서 최대한 의견을 안정적인 방향으로 일치시켰다. 이게 누군가의 ‘외압’에 의한 것이냐고 하면, 이번만큼은 절대로 아니었다. 대통령에게는 그만한 힘은 없었고 국민에게는 그만한 압력을 행사할 이유가 없었다.
여당과 야당 스스로.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벌어진 합의였다.
다만 그것이 대립이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정치판에서 서로 생각하는 ‘최선’이 같을 리가 없다.
각자가 생각하는 최선이 있고, 각자가 생각하는 최악이 있다. 그리고 보통 정치판에서는 상대 당의 최선은 본당이 생각하는 최악과 같은 법이다.
게다가 공직자가 어찌 공적인 일만 생각하겠는가? 자본주의 국가의 정부란 애당초 한몫 단단히 잡고자 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도대체 무슨 수로 부패할 만큼 부패한 정부의 구성원들이 사리사욕을 챙기지 않고 권력을 올바른 곳에만 쓰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하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지거나, 유전자 공학이 고도로 발전하여 새로운 인류가 기존 인류를 대체하지라도 않는 한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당의 의사와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서 그 최선은 매번 바뀌어 왔다. 단지 달고 있는 것만으로 원하는 것이 뚝딱뚝딱 나오는 싸구려 요술 배지에 씐 도금이 정말로 벗겨질 것 같으니,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 최대한 의견을 줄이고 좁혔을 뿐이었다.
북한이었던 지역을 안정시키고, 그 여파를 어떻게든 견뎌 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였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대립이 없진 않았다. 다만 그 대립이 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경이적인 속도로 처리되었을 뿐이었다.
이와 비견될 만한 것은 종종 있었던 날치기 통과 정도였다. 어쨌든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다는 격언은 과학의 발전으로 옛말이 되었듯. 여야가 대통합하는 것도 이제 옛말이 되었다.
민간에서는 아직도 북한이라고 부르고 있는 이북 5개의 도(道)가 완전히 행정적인 의미로 장악되었고, 경제적으로도 그럭저럭 안정되었다. 전자가 한국 공무원을 갈아 넣어 만든 총체적 승리라면 후자는 그냥 미국의 투자와 보호 덕분이었다.
그러나 외세를 통한 안정이라도 안정. 심지어 원래부터 주변이 전부 지구상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강대국인 탓에 정치질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던 국가인 터라 국민감정 자체는 별문제가 되질 않았다. 자국의 경제를 타국에 의존하는 건 심각한 문제였으나 당시에 당장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더불어 여야를 다시 가른 결정적인 사건은 미국의 항모전단이 당분간 주둔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는 아주 짧지만, 적어도 부시라는 인물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절대적인 안보 보장이기도 했다. 군 예산에서 의견이 갈렸고 그대로 예전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또 주먹 다툼인가. 우리나라에도 알렉산드르 카렐린 같은 국회의원이 있었다면 다들 조용했을 텐데. 참으로 아쉽군.”
“아, 그 인간 병기 말입니까?”
한국만큼이나 주먹다짐이 자주 오가는 러시아 정치판이 최근 들어 얌전한 이유가 그 친구 때문이었다. 신장만 193cm에 135kg이 나가는 전직 괴물 레슬러인데, 그가 주먹을 쓰면 맞은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그저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죽는다.
그나마 신체 사정이 좀 나은 선수도 아니고 책상에만 붙어 있던 아마추어들이 주먹을 견딜 수 있을 턱이 있나. 그러니 러시아 정치판에선 주먹은 우는데 서로 눈치만 보면서 그래도 좀 신사적으로 토론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여야 통합을 드디어 갈라놓은 갑론을박을 뜻함이었다. 정확히는 논제가 아니라 시기가 가른 거지만, 알게 뭔가. 결국에는 드디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갔다는 소리 아닌가.
“참으로 빌어먹을 일이지. 이제 드디어 전쟁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는데 그다음에 할 결정이 새로운 전쟁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대한민국 국회는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참여하길 원하고 있었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참여한 전쟁에서 우수성이 입증되었다고 믿고 있었던 탓이다. 본래라면 표심 때문이라도 결사반대할 이들이 어째서 주장하고 있냐면, 다름 아닌 표심을 챙겨 줄 그 유권자들이 전쟁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가의 존망이 달린 총력전 따위야 국민 또한 원하지 않겠지만, 지원자로 구성된 군대를 파병하는 건 내심 옳다고 느끼고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파병은 민주주의와 테러리즘에 대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선전했던 탓이다.
문제는 정말로 대한민국 국군은 적어도 파병 나가는 병력만큼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우수했다는 점이었다. 파병 될 전장에 맞춘 체계적인 혹독한 훈련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애당초 처음부터 정예 병력을 뽑았다. 그 정예를 실전으로 다지고 나면 남는 건 당연히 최정예가 아니겠는가.
게다가 방산 비리에 찌든 대한민국 국방부치고는 드물게도 현장에서 올라오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아 가며 넉넉하게 물자를 보급하고 무기 또한 개수를 거듭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 내전에서 끊임없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K3의 경우 아예 설계상 결함이라고 판단했고, 더불어 개수 부품과 현재 부품이 혼용되어 사고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여 개수를 포기해 버리고 아예 일찌감치 차기 경기관총 개발에 들어갔다.
여기서 말하는 물자에는 단순히 총기 부품이나 전투식량 따위만 말하는 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지원한 기부 물품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정확히는 파병이죠. 국가 대 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총력전이 아니라.”
“이거나 그거나 뭐가 다른가. 돈 나가는 건 똑같고 사람 죽어 가는 것도 똑같지. 우리가 할 전쟁은 국토와 국민을 수호하는 방어 전쟁이지 침략 전쟁이 아니란 말일세.”
“저 양반이 3선을 할 것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