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36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362화(363/377)
< 362편 >
“뭐야, 위구르 국경에 난민이 몰려들고 있어?”
리커창은 상당히 드물게 당혹스러워했다. 그야 이 주석 자리에 올라와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도리어 당혹스러운 일투성이였지. 단지 그 당혹스러운 일들은 어디까지나 상정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미리 예견하고 있으면 다소 당혹스럽더라도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문제는 그 상정 외의 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위구르에 경고하고 막을까요?”
“지금 와서 경고한다고 순순히 따라 줄 리 없지.”
이유는 크게 셋이다.
첫째는 위구르의 뒷배가 인도. 더 나아가서는 미국이라는 점이었다. 미국이야 딱 한 발만 들이밀고 있는 수준이지만, 그거야 일반적인 나라였을 때의 일이고 어찌 소인(小人)과 거인의 한 발이 같겠는가? 따라서 이게 중국을 처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둘째는 위구르 정부도 발에 불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사실 그들의 눈에는 미국이고 인도고 별로 들어오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당연하겠지만 위구르 독립투사들이라는 양반들이 순수한 이념만으로 나라를 건국하진 않았다.
고생했으니 보답 받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일단 그것도 정부라는 게 멀쩡해야 가능한 일 아닌가. 그런데 이런 와중에 중국이 협박 좀 한다고 해서 귀에 들어오기라도 할 것 같은가? 그럴 리가 없었다.
셋째는 설령 위구르가 순순히 협조한다고 한들 난민 통제 따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애당초 통제라는 게 무엇인가? 일단은 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위구르는 그 많은 난민을 일일이 통제할 힘 따위는 없다. 이제 막 군대가 창설되어 조금 군대다운 군대로 변모하려는 과정에 있는데 그 넓디넓은 국경을 무슨 수로 통제한단 말인가?
‘게다가 만약에 통제 가능하다고 해도 별로 다를 것도 없다.’
“성명 정도는 내야겠지만, 구태여 엄중한 경고까지 날릴 필요는 없겠지.”
쓸데없는 일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렇게 생각한 리커창은 난민 문제에 대해서 골똘했다. 애당초 중국은 난민을 받을 만한 국가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당장 중국이라는 나라는 일방적으로 난민을 배출하고 있는 나라였다.
이제 막 그 난민이라는 게 없어진 참이었다. 이제 집 나간 난민을 다시 중국으로 불러들일 시간이었다. 사실 불러들일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하기에도 좀 뭣하긴 했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이나 초기에 나간 난민들은 대부분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자산가들이니 말이다.
이 중국의 자산가들을 미국이 벅벅 긁어 간 것은 실로 배 아픈 일이었다. 그리고 미국이 그렇게 긁어 간 자산가들은 삽시간에 당을 배반한 배신자들이 되었다. 미국의 시민권을 따낸 것이다. 실로 당연한 말이지만, 사업하기에 중국은 별로 좋지 않은 곳이다. 정확히는 사업은 할 수 있어도 그 대가가 너무나도 크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공산당의 기분에 따라서 ‘처분’될 수 있다.
이는 정말로 끔찍한 일이었다. 막말로 그들이 원한다면 기업가들이 피땀 흘려 키운 기업을 국유화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실제로 전쟁 초기에 도망쳤거나 도중에 도망친 기업가들의 몇몇 사업은 국유화되어 공산당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물론 국유화라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 만큼 그래 봤자 국유화된 건 공장들 정도였지만 말이다. 공장 안에 있는 공작기계가 주요 목적이었다. 자국이 가지고 있는 산업력을 극대화해야 해서 쥐어 짜내야 할 무렵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장 중국이 몰락할 판이었으니 사실 당에 충실한 이들의 재산이든 불충한 이들의 재산이든 죄다 끌어모아야 하긴 했다. 거기에 마침 ‘매국노’들이라는 핑곗거리가 있었을 뿐이었다. 여기서 매국노로 몰아서 기업들의 자산을 몰수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당의 친우미국(親友美國) 선언과 함께 중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적대감은 미국이 길게 주둔하면서 끝없이 회유한 덕분에 칭다오에서만큼은 다소 나아졌다지만, 나머지 지방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미국에 기업을 팔아넘긴 비국민 매국노라는 말에 그나마 돌아가던 공장에 있는 이들은 알아서 파업했다. 그 와중에 공장 안에 있는 기계가 박살 나지 않은 것은 국유화하겠다는 당의 지시 때문이었다.
여하간 많은 공장이나 기업이 국유화되었고 이는 공산당에 순종적인 기업가들에게 다시 배분되었다. 그리하여 많은 기업이 실상 반쯤 국영기업처럼 변했고 새롭게 새워지는 기업이라도 별로 예외는 없었다.
지금 세워지는 기업이라고 해 봤자 중소기업들이다. 필연적으로 대기업에 비하면 밀릴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반쯤 공기업이면 더더욱.
여하간 다시 난민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럼 이대로 방치를?”
“그것도 나쁘지 않지.”
다른 나라였으면 절대로 안 될 선택지가 지금의 공산당에게는 의외로 별로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조치’들이 중국에서는 가능한 것이다. 만약 그들이 ‘중국인’에 포함되기 원한다면 좋다. 정말로 좋다. 먼 미래에 중동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더 나아가서는 위구르를 다시 병합할 수 있는 으뜸 패로 진화할 터였다.
위구르가 이슬람권이라는 이유는 솔직히 억지고, 그보다는 위구르에 남을 난민들을 생각한 것이다. 중국으로 대다수가 넘어오긴 하겠지만, 아마 위구르에 많은 수가 남아 대대손손 대를 이을 터다. 그렇다면 위구르에 있는 중동 인종 중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은 전쟁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한 명분 아닌가?
그뿐만이 아니다. 노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 태반이 반쯤 공기업이 되어 버린 상황이다. 설마 난민들에게 제값 주고 일을 시키겠는가? 아니, 애당초 공기업이 아니더라도 그러했을 터였다. 그리고 만약 유럽처럼 그들이 시위를 벌이더라도 별로 상관이 없다. 어디 시위를 벌일 수 있을지나 모르겠지만, 여하간 벌어지더라도 군대를 동원해서 바로 진압하면 그만이다.
평시였다면 국제 외교를 생각하더라도 눈치를 보게 되겠지만 지금은 그 평시가 아니었다. 지금은 이제 막 내전이 끝나서 여전히 비상시국이었다. 중국 입장으로는 어디까지나 간신히 회복 중인 국가를 전복하려는 무리를 제압하는 정당방위다.
결과적으로 노동력이 하나라도 더 필요한 시점에 공짜나 다름없는 값싼 노동력의 확보와 위구르 재통합을 위한 발판까지.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난민은 환영해야 할 일이지 거절해야 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미국이 훼방을 놓느냐 아니냐인데.”
아마 십중팔구는 훼방을 놓을 터였다. 중국이 잘되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을 턱이 없다. 특히 나중에 분쟁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중국이 어떻게 처신하든 나중에는 반드시 그 중동인들을 어딘가로 빼앗아 갈 터였다.
그러나 막상 난민을 착취하는 것을 도중에 방해하지는 않을 터였다. 훼방을 놓기에는 너무나도 애매모호했다. 난민 같은 거 정말로 착실하게 부양하면 이번에야말로 공산당이 무너질지도 몰랐다.
기껏 공산당을 반쯤 손에 넣어 놓고도 그걸 놓아서 기껏 그동안 투자한 비용을 매몰 비용으로 만들 턱이 없었다.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미국 시민이 용서해도 조지 W. 부시 그 사내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터였다.
아마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런 일이 벌어지면 반드시 돌아올 터였다. 만약 정계에 돌아오지는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터였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아,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입만 몇 번 털어 주면 그걸로 끝장이다. 판세가 손바닥 뒤집듯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최대 효율이라도 뽑아 보는 수밖에.”
리커창은 한숨을 쉬며 중국의 미래를 결정했다.
***
중국의 운명은 결정지어졌다. 그리고 중국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면서 대만도 같이 결정지어졌다.
“우리 대만의 운명이 저들의 손에 의해서 완전히 망했구나!”
실로 그러했다. 이젠 정말로 다신 돌아갈 수 없다. 이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방법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다음 대선에서 부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 대만에 각별한 관심을 주기라도 하지 않는 한 무리다. 절대로 무리란 말이다. 우리는 돌아갈 수 없다!”
그래도 은연중에 정통 정부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나, 공산당이 청나라 채권을 갚으며 정통성을 강화함으로 이젠 그마저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차라리 군벌이 승리했다면 틈새라도 찾아볼 수 있었겠지만, 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함으로써 빈틈은 모두 메워졌다.
물론 유심하게 살펴보면 빈틈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 빈틈이 줄어들면 더 줄어들었지 더 벌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면 이젠 그들의 뒷배가 미국이니까. 그리고 중국은 중국이었으니까.
중국은 넓디넓은 땅덩어리와 남아도는 인력으로 언제나 무너져도 다시 기어 올라왔다. 흩어져도 다시 끈질기게 뭉쳐졌다.
미국이 얼마나 저 중국 땅에서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적어도 반백 년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사이에 빨아먹을 수 있는 건 전부 빨아먹으면서 중국의 체급을 키워 줄 터였다.
그리고 그 체급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대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체급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만 해도 그러한데 어찌 대만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말인가. 아니, 다시 돌아간다고 한들 그게 과연 온전한 중국일까?
국방력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지만, 그저 그뿐이다. 그 국방력은 오로지 방어에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전과는 비교조차 불허할 정도로 국방에 들어가는 비용이 올라갔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중화민국 국군의 장비가 모두 최신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완벽하게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이 바뀌었다. 1세대 주력 전차였던 M48 패튼을 대체하기 위해서 M1 에이브럼스로 바뀌었고, 전투 헬기도 마찬가지다. 적은 병력으로 더 많은 병력을 제압하기 위해서 무인기를 대거 도입했으며 M2001 자주포도 도입했다. 공군도 마찬가지다. 기존 F-5와 F-16을 대체하기 위해서 F-35를 미국으로부터 약속받았다.
가장 변화가 없는 것은 해군이었는데, 이지스함을 도입하게 된 게 유일한 변화였다. 애당초 섬나라인 만큼 해군 육성에 목숨을 걸고 있었다. 그렇기에 별로 추가로 더 도입할 게 없었을 뿐이었다. 그야 도입하려면 더 많은 해군을 도입하고 싶었겠지만, 이 이상은 미국이 헐값에 팔아 준다고 하지만 그것마저 대만의 재정 상황으로는 무리였다.
본래 군대를 길러 중국이 혼란한 틈을 타 본토를 되찾을 생각을 하고 있던 대만으로써는 참으로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 게다가 타이완섬에 주둔한 미군이 노골적으로 그것을 막고 있었다.
그러나 참으로 현실이란 냉정하지 않은가. 대만이 이토록 분노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더 많은 미제 무기를 사는 것이니 말이다.
훗날 이렇게 국방력을 한계까지 증강한 대만이 중국과 정면으로 무력 충돌을 하게 되지만, 그건 아직 멀고 먼 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