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6)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5화(6/377)
< 5편 >
“하하하! 걱정하지 마시오! 형제여!”
무하마드 오마르는 커피잔을 높이 치켜들며 오사마 빈 라덴에게 무조건 보호를 약속했다.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최고지도자로 이슬람 근본주의의 광신적 신봉자이자 독재자이며 칼리파를 자칭했는데,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는 국민들에게 쿠란에 입각한 강압적인 생활방식을 강요했는데.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서 있었다.
TV, 음악 같은 세속적인 물건을 금지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남자의 외모를 따져 머리카락이 단정치 못하다는 이유로 채찍으로 때려죽였고 여성에게는 자식만을 낳는 도구가 되기를 강조했으며 법을 어기면 돌로 때려죽였다.
사실 그는 이슬람 종교학교인 마드라사를 수료하지조차 못한 사이비였다. 따라서 사실 칼리파도 아니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은 사이비가 분명했다. 쿠란이라 함은 알라를 섬기고 정신세계를 윤택하게 하는 물건일진대 기아와 허기. 타락으로 몰아넣고 독재에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고맙소. 형제여.”
오사마 빈 라덴은 커피잔을 드는 것으로 회답했다.
아시아에서 커피는 서방 자본주의의 맛이라는 관념이 박혀있었지만, 사실 커피의 원조는 이슬람 문화권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서방권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료인 포도주는 이슬람 문화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쿠란에서 정신이 흐려진다고 하여 모든 주류를 강력히 금기시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커피는 깨어남을 뜻했고 포도는 잠을 뜻했다.
“이곳은 제국의 무덤이오. 그들이 아무리 강대하다고 한들 우리의 참된 신앙과 국민성마저 뿌리 뽑을 수는 없소. 베트남 때처럼 반전 여론이 들끓고 그는 금세 실각할 것이오.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지.”
제국의 무덤. 그것은 아프가니스탄의 역사가 증명한 일종의 칭호와도 같은 것이었다.
몽골이 침략했을 때. 그들은 기마병을 앞세워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지만, 때가 되자 돌아가야만 했다.
영국이 침략했을 때. 그들은 해군과 총포를 앞세워 아프가니스탄을 종속했지만, 때가 되자 돌아가야만 했다.
소련이 침략했을 때. 그들은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워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지만, 때가 되자 돌아가야만 했다.
그 어떤 전란 속에서도 아프가니스탄은 영원불멸했다.
“그 말대로요.”
그 말을 들은 오사마 빈 라덴은 일단 일차적으로 안심했다. 그는 결코 머저리가 아니었다. 대학은 명문대를 나왔으며 토목학과 행정학에 관련된 학사 학위를 가졌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한 테러리스트 조직인 알 카에다의 수장이었다.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기에 지금 이대로 있는 것이 그다지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움직일 수 없었다. 이보다 나은 대안이나 차선책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나라로 도망치면 시간을 약간 더 벌 수 있겠지만, 미국에게 금세 굽히고 자신을 가져다 바칠 게 틀림없었다.
거기다가 모하마드 오마르의 입에서 나온 제국의 무덤이라는 칭호가 마치 알라께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주신 축복과 가호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요즘 젊은이들은 쿠란을 제대로 읽지 않아.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네. 발음도 엉망진창이야.”
“이 도시를 보시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내 눈을 벗어나 타락과 음욕에서 당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네!”
모하마드 오마르는 어찌나 분한지 못내 눈물을 보였다.
“걱정하지 마시게. 최후에 승리하는 것은 정의일세. 자네가 이토록 정의롭고 의로운 행동을 지속한다면 머잖아 알라께서도 자네의 혼에 감명하시어 이 나라를 굽어살피실 걸세.”
“그렇겠지?”
모하마드는 역시 자신은 오사마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오사마는 가문 대대로 엄청난 부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을 틀지 않을 정도로 인내심이 깊으며, 결코 폭식하지 아니하고, 맨땅에서 잠을 청하는 청렴한 지도자였다. 모하마드는 자신이 생각한 이슬람 근본주의에 부합한 인물상인 오사마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아직도 자네가 사우디에서 했던 연설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군. 자네의 말에 많은 이들이 울고 웃었네.”
오사마는 이 땅. 그러니까 아프가니스탄을 공산주의의 침략으로부터 지켜낸 이후로 고국 사우디에서 스타가 되었다. 그 누구라도 오사마를 초청하길 갈망했고 오사마의 말에 열광했으며 오사마의 행동에 감동했다. 그것은 사우디 왕가라고 다를 것이 없어서 빈 라덴 가문의 기업에 많은 특혜를 부여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한 행동은 간단하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항상 그 누구보다 최전선에 서서 싸웠으며, 매사에 힘든 일에 앞장섰으며, 모두가 먹을 음식을 만드는 일에 동참했고 전우의 죽음에 진심으로 슬퍼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하지 못할 일들이었다.
“모두가 오사마 자네만 같았더라면.”
모하마드는 진심이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말했던가? 성격과 사상은 별개라고 말이다.
조지 W. 부시 또한 청렴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던가? 자신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까지는 칭찬할 만하나 그 정도가 과하여 참모진에게 일을 거의 다 일임하였고 결과 위대한 삽질이 시작되었다. 해외 파병으로 미국의 막대한 재력은 삽시간에 고갈되었고 그 때문에 내부에서 터지는 위협에는 제대로 대응하지조차 못했다.
결과적으로 위대한 미국은 다시 위대해져만 하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더 극단적인 것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히틀러가 있다. 일상생활은 금연가였으며 술을 멀리했고 예술에 조예가 있어 예술을 우대했으며 동물을 사랑해 동물보호법의 창시자가 되었다. 매사에 예절이 바름은 물론이거니와 친절과 다정함을 이야기하느라 침이 마를 지경이었으며, 군부와 관련되지 않은 부하들에게는 나치 독일의 몰락 이후에도 최고의 상사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따라서 청렴하고 다정한 개인이 곧 올바른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으며, 역사 속의 수많은 악마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끔찍한 학살과 범죄들을 자행했다.
따라서 오사마 빈 라덴도 별다를 것이 없었다.
“너무 치켜세우지 말아 주게.”
“아니, 아니야! 모두가 자네의 반만큼이라도 했다면 세상이 이리도 어두울 리가 없어! 자네는 이슬람의 빛이야!”
그때였다. 저 멀리서부터 다발적인 폭발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은.
“이게 무슨 소리지?”
모하마드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순간 그것이 폭격음이라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조차 못했다.
“습격입니다! 미국의 폭격기가 도시를 폭격하고 있습니다!”
“오사마! 나의 형제여! 나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가세!”
모하마드는 굳건한 표정으로 오사마의 손을 부여잡았다.
“아니, 나는 내 가족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네.”
“그건…. 그렇군.”
모하마드는 못내 아쉬운 듯 손을 놓았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없었다. 모하마드의 옆에는 그가 신뢰하는 측근들이 그의 명을 기다리며 도열해 있었다.
“저 간악한 기독교도 놈들에게 이슬람 율법의 쓴맛을 보여줄 시간이 왔도다! 마침내 거룩한 지하드를 선언할 시간이 도래했노라! 칼리프로서 명하노니 너희는 무자헤딘의 숭고함을 세계만방에 선보일지어다!”
시간이 됐다.
“알라 후 아크바르!”
“알라 후 아크바르!!!”
전쟁이다.
* * *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블라블라. 이런 씨발! 시끄러워 죽겠네!”
B-52의 조종사는 지휘부의 지속적인 연락에 더는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 폭격기까지 동원해서 남의 나라를 폭격하면 그게 전쟁이지 그럼 대체 뭐란 말인가?
“체포 작전이래잖습니까. 체포 작전.”
“하! 웃기고 있네. 그럼 저 위에서 날아가고 있는 랜서 놈들은 뭔데?”
“석기시대라도 만들려는 모양이죠.”
“하하!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 작전에 동원된 폭격기만 해도 무려 20대였다. 상부는 진짜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전혀 모르겠다. 설마 국회의사당 멍청이들은 정말로 열심히 폭격해서 죄다 가루로 만들어버리면 끝!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위에서 외부 무장창까지 꽉꽉 채워서 버겁게 날고 있는 8기의 B-1 랜서 편대는 그의 의심을 좀 더 확고하게 만들었다.
“저기에 핵은 없겠지?”
“예? 설마 있겠습니까?”
“하긴 그렇지. 핵은 없을 거야. 핵만큼 부술 거라 그렇지.”
“그건 그렇죠.”
조종사의 말을 부조종사가 처음으로 수긍했다. 조종사는 군인이었지만, 정부를 믿지 않았고 상부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부조종사가 착실한 인물이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부조종사 역시 정부와 상부를 신뢰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고 그 영향으로 부정보다는 긍정을 가까이하는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걸프전 때도 생각한 거지만, 중동 놈들은 한시도 조용히 할 생각을 안 하는군! 나는 비살상 주의자란 말이야! 나는 평화를 사랑해!”
“저도 그렇습니다. 원래 평화는 강한 무력에서 비롯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 모두가 무기를 폐기했으면 좋겠군.”
“그럼 저희도 잘리는데요?”
“그건 곤란하군! 그럼 나랑 같이 아이스크림 장사나 하지 않겠나? 내 작은 아가씨한테 그렇게 약속했거든.”
작은 아가씨는 조종사의 딸을 말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부조종사가 어디 숨겨둔 애인인 줄 알고 착각해 다소 성적인 농담으로 놀렸을 때 부조종사는 그가 진심으로 화내는 것을 보았다.
“전역하시는 겁니까?”
“아마.”
“그건 아쉽군요.”
“아, 나도 나이를 먹어서 이제 힘들어. 집 앞에서 아이스크림이나 팔면서 글이나 적어야겠네.”
“책이라도 쓰시려는 겁니까?”
“참전군인이 쓰는 책은 잘 팔리잖아. 노후자금에 보태야지.”
미래를 걱정하던 조종사의 눈동자에 도시의 불빛이 비추어졌다. 바로 저 도시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이자 3500년의 역사를 가진 카불이었다. 카불은 실크로드의 거점 중 하나로 아시아의 교통로였으나 지금은 그저 분노한 엉클 샘의 희생양이었다.
“아, 저기가 바로 내 세금이 터질 장소로군.”
이제 잡담조차도 제대로 못 하겠지. 일할 시간이 다가왔다.
“아, 대위님. 이건 어떠십니까?”
부조종사가 무언가를 들이밀었는데, 그것은 보통 제정신이 박혀있으면 절대 반입하지 않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바로 작은 카세트테이프였다.
“이, 이런 씨발! 이 작고! 귀여운 새끼! 하하! 좋아! 허가한다! 당장 틀어!”
사실 카세트테이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하지만 그게 조종실 한구석 덕트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에 들어가면 문제가 되는 거지.
카세트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자 카세트 플레이어가 테이프를 자동으로 돌려 감았는데, 카세트 플레이어의 연식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되감는 속도가 영 시원찮았다.
그 사이에 본부에서 명령이 들어왔다.
「교전을 허가한다.」
“쏠 때 조심히 쏘라고. 문화재를 건드리면 감봉이나 근신 정도로는 끝나지 않으니까. 시작하지! 투하! 투하! 투하!”
“투하!”
그들 사이에서 격렬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 폭격기만큼이나 늙은 카세트 플레이어가 드디어 곡을 내뱉기 시작했다.
조종사가 사랑해 마지않는 클래식 곡. 발퀴레의 기행(Ride of the Valkyries)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