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66)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65화(66/377)
< 65편 >
시간의 톱니바퀴를 잠깐만 뒤로 돌려보자.
11월의 러시아는 살판이 났다. 사실 살판이라는 말에는 살짝 어폐가 있는데, 소련 붕괴 이후로 드디어 하염없이 옥죄여오던 숨통이 트였다는 게 맞는 말이리라.
그나마 있었던 인프라를 기득권이 열심히 갈라 처먹는 바람에 결국 오늘날 가진 것이라곤 천연자원 하나밖에 남지 않은 러시아였으나, 마침 그 천연자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었다.
“유럽놈들이 브렌트유를 증산하고 중동의 안정성을 높여 가스와 원유 가격 동결을 열심히 도모하고 있었지만, 애당초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상당하지.”
붉은 광장 테러 사건 이후로 오랜만에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 푸틴이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밸브를 잠가버릴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지금 당장은 푸틴이 중동에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외부로 힘을 투사할 수 있게 내부가 충분히 진정된 다음이라면 모를까 어쨌든 중동은 시기상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순수하게 시기상조라는 이유만으로 중동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러시아가 능력이 되지 않는 국가도 아니고 힘이 없는 국가도 아니었는데, 확장 의지가 없을 리가 있나.
낫과 망치의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전직이 소련인지라, 서이라크에 군사적 지원 하나는 빵빵하게 해주고 있었다. 거기다 친이슬람 정권이 자리 잡은 동이라크 성향상 배출구인 서이라크가 있으니 동이라크 자체에서 반군이 나오기가 힘들었다.
“혹시 애먼 짓을 하려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그래봤자 수준이 오합지졸 반군에 불과합니다.”
매번 딱딱한 얼굴로 숙청을 각오하던 군사 보좌관도 오늘만큼은 군사 보좌관도 웃어 보였다. 보고할 거리가 하나 같이 전부 좋은 소식들뿐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강이가 혹사당할 확률은 0에 수렴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수준이 어느 정도 되어 있었던 이라크군이지만, 러시아 군사 고문단이 운영하는 지옥의 대장간에서 가혹하게 담금질 되어 진짜배기 정예 강군으로 재탄생한 동이라크 정규군에게 금세 제압당하고 말았다.
반대로 EU도 이라크에서 나오는 석유 덕분에 살판이 났다. 이라크에서 나오는 원유량은 비록 원유의 제왕이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만큼은 아니었지만, 과연 그 양은 상당했는데 김갑환이 알고 있던 역사에서 미국이 석유가 탐이나 국제 비난을 감수하고 억지로 들어갈 정도였으니 그 양이 얼마나 풍족할지 쉬이 짐작할 수 있으리라.
국경선을 보면 사실 북이라크와 남이라크라고 해도 좋았는데, 서이라크가 시리아로 이어지는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바그다드 남쪽까지 일단 선을 긋고 카르빌라로 돌아가서 사마와까지 직선으로 선을 긋곤 아슬아슬하게 아마라 남부까지 포함한다.
그 외의 것을 동이라크가 가졌는데, 동서보다는 실상 대각선에 가깝던 탓에 서남이라크, 동북이라크라 부르는 게 맞긴 했다. 이 국경선은 어떻게든 페르시아만 진출을 막고자 했던 EU가 발악한 결과물에 가까웠다.
정작 그 협상 대상인 러시아의 대응은 미적지근했지만.
“영향력을 가지더라도 그걸 제대로 챙길 수 있어야지, 당장 챙길 수도 없는 페르시아만 영향력 따위는 차라리 없는 게 나아.”
푸틴이 노래하듯 말했다. 모든 게 나아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협상 결과로 북부 유전지대는 러시아가 남부 바스라의 유전지대는 EU가 가져갔다. 다만 러시아가 차지한 북부가 좀 더 영양가 있는 땅임은 EU도 부정할 수 없었다.
유럽 각국의 정유 회사가 서이라크에 지사를 차렸다면, 러시아는 여기서 약간 다른 생각을 가졌다. 정유 시설에서 원유를 뽑되 판매를 하지 않고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가며 유가를 한계까지 아슬아슬하게 올릴 전략을 구상했다.
군사적으로는 중국과 긴밀하게 협조가 이뤄지고 있었고, 관계가 좋다를 넘어서 거의 동맹국 수준에 이르고 있었다. 푸틴-장쩌민 밀담 중에 무비자가 튀어나올 정도로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는 와중이었으니, 앞으로의 전략이 중러 협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실제로 양국 간 협력을 넘어 동맹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국민의 수가 부쩍 늘어나던 시기였고, 그 협조의 정점이자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동이라크 훈련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대통령님.”
“뭐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채권 추심을 당했답니다.”
이제 살맛 안 난다.
* * *
한겨울 시베리아처럼 얼어붙은 크렘린궁과 상이하게 미국의 백악관은 12월임에도 한여름 같았다. 온갖 기행의 근원지가 전국을 순회할 목적으로 전미를 돌아다니는 바람에 결재가 전부 에어포스 원에서 돌아가고 있었던 탓이다.
쉽게 말해서 백악관은 주인이 출타하면서 조용해졌다. 그러나 서술한 바와 같이 겨울의 고요함이 아니라, 한여름 막바지에 느낄 수 있는 한산함에 가까웠다. 다만 부시가 있다고 해서 겨울인 건 아니었다.
차라리 겨울을 바랄 정도로 강력한 허리케인이 백악관에 상주하고 있을 뿐이지. 어쨌든 가끔 다시 돌아오긴 했는데, 돌아올 때마다 싹 뒤집고 가셨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 정부는 연방 정부의 간섭을 반기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라도 자치권을 보장받기를 원한다. 그렇지 않아도 과할 정도로 주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부시의 전국 순방은 주 정부에게 썩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텍사스야 부시가 주지사 출신이었으니, 부시가 폭주족들과 어깨동무하고 폭주할 때도 ‘폭주? 아니, 뭐. 폭주…. 괜찮습니다. 그냥 하세요. 폭주.’ 할 정도로 예외 중의 예외라고 할 수 있었지만. 다른 주를 순방할 땐 그럭저럭 점잖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오늘 그 점잖은 모습이 드디어 개작살이 나는 날이 왔다.
총기의 본고장이 텍사스라면, 총기의 총본산은 NRA(전국총기협회)가 있는 버지니아주였다.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로비 집단 아니랄까 봐 언젠가 한 번 직접적인 로비가 들어올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다른 것도 아니고 버지니아 주지사의 주도로 아주 은밀한 접견이 성립하게 될 줄은 부시도 꿈에도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NRA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집단이었다. 사실 지금 NRA가 그렇게 죽어라 벗어나려고 지랄 발광 중인 NFA(국가 총기법)의 제한 품목이나, GCA(총포 규제법)에서 비롯된 FFL(연방 총기 라이센스) 시스템 등은 전부 NRA가 추진한 법이었다.
남북전쟁 당시 민병대를 소집한 건 좋았는데, 병사의 질이 심각할 정도로 형편없었음을 인지한 몇몇 전직 장교인 조지 W. 윈게이트, 윌리엄 C. 처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전역한 조지와 윌리엄은 각각 변호사와 언론인이었지만, 전쟁 당시 ‘전 가늠쇠가 뭔지 모르는데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던 민병대의 말이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았던 탓에 조직 하나를 만들게 된다.
실로 의외이지 않은가? 현대의 NRA가 가지는 이미지인 ‘나는 총이 좋아!’와는 다르게, NRA의 출발은 마치 엑스칼리버를 지키는 바위처럼 ‘자격 없는 자는 이 총을 만질 수 없다!’라고 버티는 조직이었다는 거다.
이게 180도 ‘여러분 총 사세요! 총!’으로 돌아선 건 베트남 전쟁 시절이었다. 마침 미국이 가장 격동하던 시절이었던 데다가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무렵이었는데, 이 세대교체에서 하필 교육에 힘쓰던 온건파의 대가리가 싹 잘려나가는 바람에 ‘크으! 오늘도 총기에 취한다!’라며 로비나 하는 극단적인 조직 재편되게 되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막강한 ‘힘’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힘을 쓰면 정치고 언론이고 싹 다 도륙 내버릴 수 있으리라는 사실 또한 확실히 자각하고 있었다.
미국은 총기의 나라였고, NRA는 총기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였으니 그 영향력과 발언권의 강도를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거기다 돈까지 빵빵하니, 미국 내에서 못 할 일이 없어 보였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어 가장 로비를 많이 하는 단체로 선정되게 되었고, 주 정부나 연방 정부나 NRA의 입김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벗어나야 하는 이들이 ‘NRA의 돈맛 잊을 수 없어요! NRA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라면서 옹호해준 덕분에 NRA는 매번 ‘꿀주먹’을 핥고 있었다.
아무리 후려갈기고 때려도 달달하기만 하니, 이게 꿀주먹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
어쨌든 그들의 입김 덕분에 정부가 내거는 규제도 의미 없는 형식상의 규제에 불과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현실적으로 규제 자체가 힘들게 만들어버렸다.
이번에 NRA가 부시에게 원했던 건 NRA를 옥죄는 총포법이 좀 더 느슨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떻습니까?”
그런데 그들이 제시한 건 돈 따위가 아니었다. 사실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놀랄 것도 없긴 했다. 로비라고 해도 로비가 항상 돈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로비는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돈의 역할은 목적 그 자체에서 이야기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한 윤활유. 즉, 더 큰 목적을 위한 부가적인 성향을 띠었다.
로비란 값진 정보가 될 수도 있었고, 어느 날 경쟁상대가 자살 당하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여하간 로비란 돈에 국한되지 않고 결국 정경유착을 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치워주는 일이었다. 특히 미국은 로비 활동이 정점을 찍은 나라였는데, 부시는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뒷배가 본인 가문이다 보니까 거의 확실하게 로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 덕분에 골 아프게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본인이 여기저기를 휘두를 수 있는 거지만, 언제까지고 부시가 로비를 안 받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부시도 정치인인 이상 어떤 방식으로든 로비가 필요한 날이 오게 될 터였으니까.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NRA가 꺼낸 카드는 실로 조커를 연상케 했는데, 가짜 뉴스 근절법을 NRA가 앞에서 뒤에서 지지해주겠다는 구미 당기는 이야기였다. 물론 로비인 만큼 공짜는 아니었다. 로비란 기본적으로 거래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단기적인 이득보다는 부시 정권 이후를 보고 있었는데, 이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바뀌어 가는 언론을 장악하고 조종하기 위한 포석을 쌓기 위함이었다. NRA는 부시 정권이 지나가면
“이거면 대통령님의 집권기 동안 언론은 웬만큼 큰 건이 아니면, 대통령님의 정책에 대해서 불평하지 못합니다. 실상 언론이 유일한 걸림돌 아닙니까?”
NRA의 회장인 찰턴 헤스턴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표정으로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오리라 확신했다. 찰턴 헤스턴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보다 뛰어난 건 그가 NRA 회장으로서 투사한 영향력이었다.
미국을 쥐락펴락했으며, 그가 한 말인 ‘총을 빼앗으면 먼저 나를 죽여라!’라며 미국이 총기와 공동체 운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대중을 설득하는 선봉장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
어쨌거나, 찰턴 헤스턴의 말은 정곡이라면 정곡이었다. 실제로 비단 찰턴 헤스턴 말고도 미국의 지식인층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시가 강력 집권을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위해서 매번 자신의 걸림돌이 되는 언론부터 조져 놓았다고 말이다. 부시가 공공연하게 수정헌법 22조를 건들 생각은 결코 없다고 공언하고 다니지 않았으면, 지금쯤 완전히 독재를 위한 발판이라고 난리였으리라.
“하하하!”
그래서 그런지 그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 장소에서 화목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부시가 온화하게 웃는 모습은 실로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어느 정도였느냐면, 과장 없이 마치 사방에 꽃이라도 피어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싫은데.”
아, 모습만 그랬다.
“왜죠?”
그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말대답을 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은 이러이러해서 안 받겠다. 아니면 유감이지만 다음과 같은 사유 탓에 그건 안 되겠다. 혹은 어디서 수작질이냐며 화라도 내야 정상 아닌가?
아니, 그 전에 당연히 받아들여야 정상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대통령이 남는 장사였다. NRA는 이미 어느 정도 언론에 영향력을 투사하고 있는 상태였다.
도대체 왜지? ?告?!
“아니, 그냥 내가 싫다고.”
그렇단다. 그냥 부시는 NRA가 싫었다. 솔직히 이건 김갑환이 NRA에 가지던 반감이 그대로 작용한 탓이었다. 사상 최대의 로비스트라는 단어는 께름칙하기 짝이 없었고 감히 자신에게 당당하게 로비스트를 하겠다는 게 괘씸하기도 했다.
또 부시가 언론을 조져 놓은 건 언론의 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론이 올바른 말만 떠들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하던가? 말 그대로였다.
“비공식적인 밀담이니까 어디에다가 말하지는 않겠는데, 내 한마디만 하지. 내가 딱히 총기를 규제하고픈 마음은 없어.”
애당초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니까. 총기를 부정한다는 건 미국을 부정하는 일이다. 겉에서 막아봤자 이미 민간에 풀려 있는 총기와 암시장, 건스미스가 만들어낼 사제 총기들을 규제하고 검열하려면 누가 대통령이 되었든 총기 규제에 확고한 의지를 가진 대통령들이 최소한 50년은 더 집권해야 했다.
그딴 게 가능할 리가 있나.
“그건 다행이군요.”
“그건 그거고, 내가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무엇을 말입니까?”
“설마 그대 중에서 미국에서 조국을 팔아먹는 조직은 없으리라 믿네. 그렇지? ‘그렇다.’라고 말하게.”
당연히 있지! 그들은 힘을 숨기고 살아가는 족속들이 아닌지라, 그들의 로비는 고작 미국의 비좁은 땅덩어리 내에서 머물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역설적으로 NRA가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했다.
이게 표면상으로 떠오른 건 2018년이었는데, NRA를 통해 자금을 세탁한 러시아가 그 자금을 들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 이는 미국인에게 충격과 공포가 아니라, 도리어 ‘씨발, 내 언젠가 그럴 줄 알았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공공연한 일이었다.
‘어차피 총기의 나라니까, 총기 관련으로 로비하는 건 상관없다 이거야. 그런데 외국의 영향력까지 끌어오면 안 되지.’
아니나 다를까 찰턴 헤스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완전히 굳어 있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핵심 간부. 그것도 찰턴 헤스턴의 측근이 아니라면 결코 파악할 수 없는 정보였으니까.
사실 조국을 판다기보다는 비즈니스에 가까운 속성이긴 했지만, 세세히 따져보면 별 다를 바도 없었다. 찰턴 헤스턴은 현명한 인물이다. 개념이라는 게 사람이 보는 시각마다 달라지는 것임을 그 누구보다도 더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약간의 대외 비즈니스를 대통령은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었다.
‘이적행위.’
그, 뭐랄까. 우선 심장이 저릿저릿했다. 생각이 머리에서 풍선처럼 붕 떠서 육체로부터 이탈하는 느낌을 받았고 눈매는 점점 가늘어져 어느샌가 날카롭게 변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오늘따라 왜 이리 노란색으로 보이는지.
찰턴 헤스턴은 정신이 아찔해진다는 말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눈앞의 대통령이 정말로 그 정보들을 파악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NRA를 철저히 조사해서 공중분해 시켜버릴 수도 있었다.
“대통령님. 저, 그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그건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닐세. 어서 말해보게. ‘예(Yes).’”
그렇게 되면 찰턴 헤스턴이 할 수 있는 대답은 단 하나뿐이었다.
“…예.”
이날을 기점으로 해외로 오고 가는 로비가 확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