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69)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68화(69/377)
< 68편 >
12월 25일.
오늘은 어쩌다 보니까 거의 전 세계인의 휴일이 되어버린 ‘성탄절’이었다. 김갑환이 기억하고 있는 2019년 당시에는 성탄절이 가지는 축제의 규모나, 행사가 심각할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2001년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국가라면, 호황 중의 호황이었다.
특히 미국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미국은 아예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약 일주일간 쉬는 경우도 허다했다. 부시도 이때만큼은 순방을 멈추고 자택에서 3일간 휴가를 보내겠다고 공표했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느라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기로 했다나 뭐라나. 덕분에 대중은 가족적인 대통령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고 실제로 부시가 휴가 동안 취한 행동은 개인 헬스실에서 쇠질을 하고 먹고 쇠질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일이었다. 로라 부시는 점점 선이 살고 덩치를 불려가는 자신의 남편을 좀 더 매력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근육을 싫어하는 여자도 있다지만, 로라 부시는 자신의 남편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좋아했기 때문에 도리어 부시의 근육의 탄력이 늘면 늘어날수록 부시를 향한 끈적거리는 시선의 강도 또한 늘었다.
그러나 참으로 아쉽게도 이번에 초점이 잡힐 곳은 미국도, 유럽도, 러시아조차도 아닌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그것도 말레이사에서 가장 후미진 곳에 자리 잡은 불법 밀수항구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 밀수항구의 입구에 땟국물이 잔뜩 묻은 거적때기를 기워입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걸어들어오더니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내가 밀수항구 입구를 지키고 있는 보초병에게 입을 열었다.
그 사내의 이름은 ‘자르카위’였다.
“갈매기한테 먹이로 과자를 줬습니까?”
암구호를 확인한 보초병은 묵묵히 자신의 뒤에 있는 건물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건물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판잣집이었는데, 특이한 점은 아래가 기초 골자가 컨테이너를 층층이 쌓아 만들어진 집이었다는 점 정도였다.
총 3층으로, 다섯 채가 있었는데 옥상에는 보일 듯 말 듯 중기관총과 불법 복제품임이 분명한 RPG가 보였다. 보초를 서고 있던 사내들은 총기조차 통일하지 못하였는데, 중국에서 생산한 AK 짝퉁인 56식이나 총열 덮개나 개머리판 플라스틱이 깨져서 나무로 대체한 M16 등. 심지어는 StG44를 들고 있었다.
모르긴 모르되 장신의 사내가 든 M16은 이상하리만치 긴 총열 길이를 보니 민수용을 개조하였거나, 테세우스의 배처럼 아예 다른 총기 수준으로 변모한 것이 틀림없었다.
“잘 오셨소. 그런데 스무 명이라더니 셋밖에 없군? 왜지?”
판잣집을 빙자한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자 밀수항구의 책임자이자 직접 자르카위와 계약을 맺은 당사자가 있었다.
“작은 사고가 있었지.”
2명은 정말로 사고였다. 까마득한 산 중턱에서 아래로 굴러떨어졌는데, 목이 돌아가는 걸 확인했다. 10명은 네팔에서 구르카족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 미끼가 되었고 나머지 5명은 병마로 사망했다.
그들이 가진 신앙심이 부족했던 탓이다.
“그래, 아주 작은….”
죽음 상기하던 자르카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자르카위의 유심히 살펴보던 사내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얼굴은 화상을 입었는지 마치 사막에 난 물결무늬처럼 일그러졌고, 그가 입고 있는 헝겊 쪼가리처럼 너덜거렸다. 한쪽 눈은 어디서 얻었는지는 몰라도 의안이 확실했다. 어지간히 품질이 조악했는지 의안에는 눈동자는 없었고 흰자위만 있었다.
“솔직히 그런 건 내 알 바 아니지. 우리가 맺은 계약은 당신을 필리핀으로 보내주는 거야. 아주 안전하게.”
밀수항구의 주인은 자르카위의 몰골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갈아입을 옷이랑 생필품 정도는 챙겨드리지.”
뭐라고 해야 하나 측은한 마음보다는 열 받아서 그랬다. 독한 냄새 때문에 도저히 코를 막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던 탓이었다. 당장이라도 샤워를 시키고 적어도 문명인 같은 복장을 입혀서 필리핀으로 보내주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배 안이 시체 썩는 듯한 냄새로 가득 찰 테니까!
“어쨌거나 인원이 줄었으니, 4번에 나누어 탈 필요는 없겠군. 하지만 말했듯이 인원수가 줄어도 환불은 없소. 생필품은 그것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하시오.”
더는 참지 못했던 그가 축객령을 내려 자르카위가 밖으로 내쫓고 나자 그는 자르카위의 목에 걸린 현상금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미국에서 2,500만 달러. 눈이 돌아간 EU에서 5,000만 유로. 마찬가지로 눈이 돌아간 러시아에서 20억 루블. 어디에 넘기더라도 밀수항구의 책임자로서는 평생 만질 수 없는 금액.
심지어 자신 말고는 자르카위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
사업을 포기하고 당장이라도 당신들이 애타게 찾는 그 자르카위가 여기 있다고 고발할 수도 있었다. 그들은 대의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그동안 어떠한 일을 저질러 왔는지 누구한테 위협을 받고 있던지 기꺼이 그를 보호해줄 터였다.
“시발!”
문제는 그 뒤에 확실히 회수해가겠지. 아마 그가 받은 현상금으로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기간이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리라는 사실 하나는 그 무엇보다 확실했다. 현상금을 받기는커녕 충분히 자살 당할 수도 있었고, 체포 과정에서 우연히 현장에 있었던 무고한 희생자가 될 확률이 더 높았다.
마침 사업이 한참 물에 오른 참이었는데. 이거 줄줄이 엮어서 다 뒤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반군 몇 명 돌리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대상이 자르카위였고 자르카위는 그가 모은 막대한 부를 대가로 자신을 필리핀으로 보내줄 걸 요구하고 있었다.
그렇게 당일까지 소식이 없어서 이 돈을 꿀꺽하나 싶었는데, 빌어먹게도 잘도 찾아왔다.
“요제프. 요제프! 이 밥버러지야! 당장 올라와!”
밀수항구의 주인은 자신의 안을 괴롭히는 복잡한 마음을 실어 수송 책임자의 이름을 크게 부르짖었다.
“왜요! 보스! 대체 무슨 일인데요!”
평소 침착한 사람이 화를 내면 더 무서운 법이다. 이렇게 흥분하는 보스를 본 적 없던 요제프가 깜짝 놀라서 명백히 보수나 교체가 필요해 보이는 철제계단 위를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탭 댄스 추듯 올라왔다.
“오스카를 준비해!”
오스카는 레저용으로 나온 반잠수정을 극한까지 개조한 물건이었다. 시트와 필요 없는 부품을 떼어냈고, 도색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았다. 검은색으로 열심히 도색 해봤자, 해안경비대의 이목을 끄는 일에 불과했다. 그 게으른 놈들은 이런 잠수정이 지나가면 부자들이 노는구나 싶어서 일말의 주의조차 끌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렇게 오스카는 최대 20명이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고 사람이나, 마약. 심지어는 시체까지 밀수업에서 나름 중견을 차지할 정도로 암약 중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배 중에서 가장 은밀한 배는 이 오스카뿐이었다.
“오스카요? 그 녀석 이제 손질해야 하는데!”
“왜! 내가 12월 25일은 비워두라고 했잖아!”
“보, 보스가 예정이 바뀌었다고 보내셨잖아요. 그 녀석은 이제 막 돌아온 참이란 말이에요. 그대로 항해하면 침몰할지도 몰라요.”
아차! 그제야 그는 자신이 어차피 자르카위가 여기까지 오지 못할 것이라 멋대로 단정 짓고 사흘 전에 마약을 대량으로 밀수출하기 위해서 오스카 호를 떠나보냈던 일을 떠올려냈다.
‘이런 니미!’
“그럼 당장 해! 하란 말이야! 오늘 내로 어떻게든 해내!”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단 났지. 일단 오스카가 항구에 정박해 있긴 있다는 소리 아닌가.
“이런 젠장 왜 그래요! 보스! 방금 들어온 화물이 역귀라도 됩니까?”
역귀! 역귀라! 말 잘했다! 그냥 역귀도 아니고 돈방석에 앉게 해줄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내포한 판도라의 상자 같은 역귀라! 일단 자르카위에게 받은 선금은 300만 달러로 그나마 안전자산이었다. 테러리스트의 수장이 미국 달러가 가득 들어 있는 검은 서류 가방을 내미는 꼬락서니를 보고 얼마나 우스웠던지.
지금 보니 우스운 건 밀수항구 주인 본인이었고, 어떻게 해도 엿 되는 건 본인의 어두운 미래였다!
“당장 오늘 내로 떠나보내지 않으면 너나 나나 큰일이 날걸!”
“그럼 그냥 다른 배를 사용해도 되는 거 아니에요?”
“걸리지 않게! 걸리지! 않게! 밀수업의 기본인 이걸 모르겠나?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요제프! 저게 걸리면 우리 사업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목숨이 문제가 될 거야!”
“이런 시발! 그런 화물을 왜 받았어요!”
끔찍한 시간을 더는 보내고 싶지 않았던 보스는 요제프에게도 축객령을 내렸다.
야매로 만든 사제 건선거에서 긴급 보수에 들어간 오스카 호는 9시간 뒤에 자르카위와 두 부하. 그리고 식료품과 약간의 화기와 마약을 뱃속에 꾸역꾸역 채워 넣고 항구에서 출항할 수 있었다.
보스는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오스카 호가 뒤뚱뒤뚱 움직이는 모습이 참으로 불안해 보였다.
“제발 가다가 잡히지 마라. 제발 잡히지 마라.”
그는 빌고 또 빌었다.
* * *
‘그럼, 그럼! 3대 운동은 측정은 일반인들도 하는 거야! 그렇고말고!’
안 한다.
“흐읍!”
부시가 최초에 기획했던 유산소에 중점을 두던 운동법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어느새 그가 고용한 퍼스널 트레이너들에게 자극을 받아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를 번 갈아가면서 측정하는 부시만이 남아있었다.
셰프가 아무리 맛있게 식단을 짜도 어차피 필수 영양소만 딱 맞춘 식단에 식이섬유에 단백질 만땅 찍는 건 똑같았으니 질리지 않으려야 질리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그게 부시는 용케도 그 식단을 견뎌내고 있었다.
만들어 놓은 몸이 있어서 300은 거뜬했고 벌써 400을 노리는 중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부시가 잘났어도 먹은 나이가 있는지라, 400은 아직 소원한 일이었다.
“으음!”
“포기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3회만 더하면 됩니다!”
무슨 중년의 오기도 아니고 대통령씩이나 되는 인간이 무거운 바벨을 위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모습은 돈 주고도 구경할 수 없는 희귀한 광경이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대통령이 돈만 날리는 게 아니라 제법 진심으로 나오는 듯싶다 싶으니, 그들이 지닌 방대하고도 심오한 재능을 조지 부시 단 한 사람에게 몰아줬다.
그들 생각엔 아마 큰 체격을 가지려는 정치적 사유가 있으리라 판단했지만, 깊게 들어가는 것은 사양인지라 추측 선에서 그치고 그들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하여 부시의 몸을 가꾸어갔다. 하도 잘난 사람인지라, 그들이 부시를 가르치면서 도리어 배우는 일도 많았다.
부시한테 배웠다는 말은 아니었고, 그들끼리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에 가깝긴 했다.
“오늘은 이걸로 끝입니다!”
‘운동 뒤에 들이키는 프로틴 쉐이크! 이때가 가장 뭐든지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무엇보다 하루하루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지니 아주 보람찬 일이었다. 로라 부시가 너무 나랏일에만 치중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을 했는데, 아마 이 말이 아닌가 싶었다.
당연히 아니었다. 가족을 좀 더 살펴보라는 이야기였지만, 정작 그 발언의 당사자인 로라 부시가 만족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썩 틀리게 받아들인 것도 아니었다.
‘400을 위하여!’
미국을 강대하게 바꿔놓겠다는 목표 말고도 또 하나의 목표가 생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