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8)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7화(8/377)
< 7편 >
B-52와 B-1이 도시 자체를 가루로 만들어버렸다면 정말로 좋았겠지만, 무고한 민간인까지 오폭 당할 우려가 있어 최대한 현지 협조를 받아 폭격이 이루어졌다.
우리마저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지 부시의 연설에 따라 이루어진 폭격은 탈레반 정부의 행정력과 군사력을 완벽하게 마비시켰다.
대통령령으로 의심구역까지 싹 쓸어버리는 바람에 대공포와 전차는 단 1개도 빠짐없이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렸고 탄약고에는 화마가 휩쓸어 단 하나의 총알도 남질 않았다.
“폭격이 끝났다! 전사들이여!”
하지만 그렇기에 많은 수의 탈레반 정부군과 알 카에다 조직원은 민가에 숨어들어 폭격을 피할 수 있었다.
“집결지로 집결하라!”
탈레반 지휘부는 일주일 전부터 민간인들을 병사와 함께 한집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병사에게는 개인화기를 비롯한 대전차 무기와 탄약을 민가에 감춰두도록 교육했고. 미국이 침공할 경우 숨겨둔 무기를 찾아 집결지에서 체제를 정비한 뒤 반격할 생각이었다.
모든 준비가 되었다. 반격이 시작되면 그들은 소련처럼 물러가게 될 것이다. 탈레반은 서방세계와 싸울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위성과 무인기를 활용해 지상군의 집결을 확인한 미군이 450kg의 고성능 폭약을 탑재한 토마호크 미사일 수백 발을 날려 보내기 전까지는.
그러나 그래도 탈레반은 아직 싸울 수 있었다.
근 200년간 서방세계와 싸우고 난 뒤로 매우 많은 벙커를 파두었다. 그곳에서는 아직 탈레반이 숨을 죽이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 아직 싸울 수 있었다.
다시 돌아온 폭격기 편대에 붙어 있던 F-111 전폭기에서 벙커버스터가 날아오기 전까지는!
그러나!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도 자기 집에서는 절반 먹고 나간다는 말을 몸소 증명이라도 하듯 극비리에 숨겨둔 벙커는 제거할 수 없었고 기어코 지옥의 문을 열고 탈레반, 알 카에다 연합군은 거리로 나올 수 있었다.
“집결 완료했습니다.”
“예상의 절반도 안 되잖아! 다들 도망갔단 말인가!”
도망가긴 도망갔다. 저승으로.
“고작 총포탄이 두려워 지하드에서 도망치다니! 알라께서 내세에 너희를 가만두실 줄 아느냐!”
모하마드 오마르는 독재자였다. 독재자란 불안정한 자리였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남을 끊임없이 의심해야만 했다. 모하마드 오마르도 그 법칙에서는 피해갈 수 없었고 평소 불충하던 군인들의 투항을 의심했다.
“다른 몇몇 벙커와 연락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제 막 합류하기 위해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예상치보다는 한참 낮지만, 자신에게 충성하는 병력이 남아있긴 있다는 소리에 모하마드 오마르는 연설을 시작했다.
“전쟁은 정신이다! 우리에게는 놈들에게 없는 숭고한 정신이 있다! 우리의 깨어난 정신에서 비롯되는 공격 의지만 있다면 능히 알라께서 보호하사 총알도 우리를 피해가리라! 적의 전쟁 수행 능력도 끊길 것이다! 마치 ‘곰 덫’ 때처럼!”
곰 덫이란 지난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간의 전쟁을 한 번에 요약하는 단어였다. 소련을 곰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덫으로 비유한 건데. 아프가니스탄에 온 곰은 자신의 발을 문 덫에 분노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아픈 다리를 절룩거리며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야만 했다.
“알라 후 아크바르!”
알라여 위대하라! 조국 아프가니스탄을 서방세계로부터 보호하라!
“알라 후 아크바르!!!”
알라여 언제까지고 영원 하라! 침략자로부터 조국을 수호해라!
“미친놈들이로군.”
그러나 광기는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AH-64에서 발사된 16발의 헬파이어 미사일이 뒤틀린 종교의 환희 속에서 젖어있는 탈레반을 저승으로 인도했다.
* * *
부통령의 권한으로 많은 CIA 요원이 파견되었다. 대통령이 이 조잡한 작전을 반대할 수도 있었으나. 하도 뒤에서 은밀히 진행되어 CIA 팀은 폭격이 시작되기 전날에서야 급하게 침투할 수 있었다. 문제는 급하게 침투하느라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인데, 어떤 사람은 딸랑 기관단총 한 자루만 들고 왔으며 좀 잘 챙겼다는 사람은 현지 협조자들에게 미리 조언을 듣거나 보급을 받는 형식으로 무장과 정보력을 갖췄다.
「작전코드 스콜피온 포착. 명령 하달 부탁드립니다.」
스콜피온은 부시가 오사마 빈 라덴에게 직접 붙인 작전 코드였다.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혹은 생포를 뜻하는 코드였는데 CIA 한 명으로는 사살은커녕 생포도 힘들었다. 코드네임 후보 중에는 원래의 작전 코드인 제로니모 또한 있었으나 부시한테 욕만 배 터지게 처먹고 반려되었다.
급조된 작전과 급조된 조직도를 가지는 바람에 작전체계 또한 심하게 어그러져 있었는데, 기어코 현장에 나가 있는 CIA가 국방장관에게 작전 허가를 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HQ? 젠장. 작전 명령 하달 부탁드립니다. 목표가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대기하라.”
「대기? 지원은 오는 겁니까?」
“대기하라.”
「…알겠습니다. 대기.」
HQ. 즉, 현장 본부에서는 대기를 명령한 CIA 요원이 상당히 절박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었다. 손바닥에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그의 휴대전화는 핀란드의 튼튼하기로 유명한 브랜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국방장관님! 진심이십니까?”
「존. 다시 한번 말하지. 병력을 보내줄 수 없네.」
이건 또 무슨 개떡 같은 소리란 말인가. CIA가 목표를 가장 먼저 포착했다는 사실만 입증해도 CIA의 입지는 폭넓게 늘어날 것이며, 그 정보로 인해 잡을 수 있다면 그는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존이 CIA에서 영향력이 높아지는 만큼 럼즈펠드의 발언력도 높아지겠지.
그게 아니더라도 다 잡은 물고기를 도대체 왜 풀어준다는 말인가?
CIA랑 국방부가 척 진 거야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고, 국방부가 CIA랑 척을 진 이유가 럼즈펠드 때문이라는 건 만인이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막 나가는 럼즈펠드라고 해도 주변을 죄다 적으로 돌렸을 리는 없었다. 척을 지되 척을 진 부서에는 간첩을 심어놨다.
그 간첩 중 하나가 바로 이 사내였다. 럼즈펠드는 매사에 일 처리는 고지식하고 월권을 밥 먹듯 했지만, 존의 눈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행동들이 하나하나 그렇게 멋져 보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법 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상상을 하고는 한다. 그게 도덕적으로 잘못되어 있음을 누구나 알지만, 그렇기에 누구나 상상해보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럼즈펠드가 바로 그런 사나이였다. 법 위에 군림하고 앞을 막는 정적을 거침없이 제거했다.
존은 럼즈펠드에게 사내로서 반해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럼즈펠드 국방장관님! 지금 당장 한 개 중대를! 아니! 레인저 한 팀만이라도 보내주십시오! 충분히 제압할 수 있습니다!”
지금 놓치면 미국은 또 어딘가에 국방비를 날려야 했고 국고를 소모해야 했다. 그것만큼은 아무리 상대가 럼즈펠드라지만 용납할 수 없었다.
「CIA가 스콜피온을 잡아서는 안 돼! CIA의 성공 하나하나가 국방부의 실패이자 수치야!」
“그럼 아무거라도 좀 보내주십시오! 국방부가 잡든지 말든지 상관없으니까 잡아버리란 말입니다!”
「자네는 언제나 국익 증진. 그러니까 좀 ‘애국적’인 일을 하고 싶다고 했었지?」
존은 럼즈펠드의 생뚱맞은 소리에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애국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건 맞았다. 애당초 존이 CIA에 들어온 이유도 그가 애국자였기 때문이었다. CIA는 미국의 가장 깊은 정보를 다루고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종이었다. 그렇기에 존은 다소 자신의 손을 더럽히더라도 국가에 종사하고 싶어 했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뿐이었다.
“말씀하시죠.”
「우리나라가 항상 석유를 갈망하고 있음은 자네도 알고 있으리라 믿네.」
“맞습니다. 고유가 때문에 친환경이니 뭐니 많이도 떠들어댔죠.”
「우리는 이라크를 침공하려고 하네.」
“설마.”
「오사마 빈 라덴을 이라크로 몰아넣어야 하네.」
“그건 대통령령입니까?”
「…자네가 단일 행정부론을 지지한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하네.」
단일 행정부론. 그건 부통령 측근이 내놓은 헌법 해석안이었다. 따라서 그 말은 부통령의 뜻이라 봐도 좋으리라.
애국자적인 이야기라더니 정말로 애국적인 이야기를 들고 왔다고 생각했다. 가족을 생각했다면 듣지 않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러나 자신이 왜 CIA에 들어왔는지 상기해보자. 곧바로 결심이 섰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수고하게.」
“신과 국가를 위하여. (For God and country)”
「신과 국가를 위하여. 애국자여.」
오사마 빈 라덴은 그렇게 카불에서 사라졌다.
* * *
“움직여! 움직여!”
“돌입!”
오늘 흘린 땀 한 방울이 내일 흘릴 피 한 방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실전에서 뒤지기 싫으면 닥치고 연습이나 하라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델타포스가 흘릴 피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언제나 세계 최고였으며 최강이었다. 100만 달러짜리 무기를 들었고 10만 시간을 연습했으며 일당백이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 그중에서 종교에 심취한 테러리스트가 왜 위험한지 아는가? 그들은 신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테러란 성전이요. 테러리스트란 정의의 집행자였으며, 불신 가득한 세기말의 성전사이자 타락한 지상에 천벌을 내리러 온 알라의 첨병이었다.
집약해서. 그들이 하는 일은 항상 옳은 일이었다.
그들 상상 속에서만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저 인간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알라 후 아크바르!”
미국은 아직 테러리즘을 충분히 맛보지 못했다.
“지랄들하고 있네.”
아닐 수도 있고.
“어떻게 된 겁니까? 가짜입니까?”
“아까 10초 전에 명령 하달받았다. 이 건물에 있는 거 죄다 테러리스트니까 부비트랩 조심하고 무조건 선제 사격 허가하더라.”
분대장은 조심스럽게 발로 테러리스트의 시체를 뒤집어 보았다.
“그리고 당연히 폭탄은 진짜지. 버튼식이야. 불행 중 다행이군. 뭣들하고 있어. 빨리들 다시 포지션 갖춰! 스콜피온을 추격한다!”
“아니 씨! 뭐 여기까지 허탕입니까? CIA에서 들어온 정보는 뭐 맞는 게 하나도 없답니까?”
최정예 주제에 일방적으로 당할 뻔했다는 수치심을 CIA가 이상한 정보를 줬다는 사실로 애써 덮어보려 했지만, 한 번 올라온 부끄러움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어쩌면 사막의 뜨거움이 들어와 나가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 그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불평할 시간 있으면 움직여! 빨리빨리!”
수색을 마친 델타포스는 다음 목표를 하달받았다.
* * *
충격과 공포 작전이 시작된 지 1시간 20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사람도 동물인지라 결국 본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보통 이것을 육감이라고 칭한다. 그 육감이 가끔가다 경종을 울릴 때가 있는데, 그것이 외부로 표출될 경우 가슴이나 목구멍이 찌를 듯 알싸하고 차갑게 식는 경우가 있다.
이 느낌을 단어로 만든 것이 바로 ‘싸하다’라는 단어다.
바로 지금 내가 느끼는 느낌이 바로 저거였다.
아직 식중독으로 쓰러진 한 명을 제외하면 단 1명도 경상조차 입지 않았고 작전은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는데 자꾸 하나가 마음속에서 걸리면서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왜 부시 정권이 초기에 오사마 빈 라덴을 ‘제로니모’하지 못했는지 알고 있는가? 럼즈펠드에게 CIA 혐오증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CIA한테 죽은 가족이라도 있는지 CIA가 하는 일마다 죄다 월권으로 훼방을 놓는 바람에. 아, 집어치우자.
간단했다.
CIA가 오사마 빈 라덴을 포착하고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 새끼가 씹었다.
이건 정말로 놀랍게도 사실이었고 본인조차 부정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CIA의 정보는 모조리 나한테 들어오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럼즈펠드가 개입할 요소가 없다 이 말이지.
“아니지. 아니야.”
이게 정말로 다 들어오는 정보가 맞을까? 부통령은 언제나 조지 부시에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보여주었다.
꼭 럼즈펠드가 뭘 하지 않아도 CIA는 반쯤 부통령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그것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있지만, 만약 요원 자체가 변절했다면? 보고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아니면, 애초에 몇몇 CIA 파견팀을 지금 부통령이나 그 휘하가 지휘하고 있다면?
결코 없을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뒷돈을 받고 국가를 배신하는 일은 비단 영화 속만의 일이 아니다. 언제나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데.”
내가 저 전쟁통으로 총을 들고 뛰면서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이상 확신이 불가능했다. 이미 CIA와 육군이 도시 전체를 이 잡듯 뒤지고 있었고 수십 대의 탱크와 장갑차. 수만의 병력으로 물샐 틈 없이 포위한 뒤였다.
“가만.”
아니야. 잠깐만. 하나 남기는 했지.
“국무장관.”
“예, 말씀하십시오. 대통령 각하.”
“헬파이어 미사일이 달린 무인기는 얼마나 남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