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Bush's Great America RAW novel - Chapter (83)
조지 부시의 위대한 미국-82화(83/377)
< 82편 >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소상히 설명해보게.”
후진타오의 말에 보좌관들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은 오로지 ‘글쎄요?’라는 말뿐이었다. 물론 진짜로 그렇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하나 같이 불똥이 튀지 않길 바라며 입을 꾹 다물었다.
‘애당초 할당량을 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던 거야. 후진타오 주석도 점점 이상해지는군.’
금 할당제가 완벽하게 후진타오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엄연히 후진타오의 암묵적 허락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는 빙빙 돌려서 최종적으로는 후진타오를 소극적으로 까는 말이었다. 그러나 일단 후진타오가 절대 멍청한 인물은 아니라는 점만 확실히 하자.
이렇게 무능하게 보여도 중국 공산당원이라는 자리는 당의 원로들의 입맛과 실력주의로 올라올 수 있는 자리였다. 따라서 국가 주석이라는 자리는 이 13억 중국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는 소리도 된다.
도리어 망국의 수장이라는 자리에서 오는 압박감과 당장이라도 어찌 될지 모른다는 미래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받아 가면서 이만큼이나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게 도리어 대단한 일이었고 제삼자로부터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25,000t이 15,000t도 아니고 1,500t도 아닌, 500t으로 줄었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나?”
물론 칭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어째 이상하리만치 많이 모이더니!’
금괴 형태만 갖춘 철 덩어리에 거의 도금 수준으로 발라놓은 건 애교였고 금에다 별 시답잖은 잡철을 넣어 끔찍할 정도의 순도를 가지게 된 것도 있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온갖 금괴와 금붙이를 녹이는 재처리 과정에서 순도가 ‘현저’라는 단어를 사용할 만큼 떨어진 것이다.
이건 중국의 기술력이 떨어진 탓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건 기술력 문제보다도 원소주기율표에 하나씩 표본을 달아도 될 만큼 이상한 게 너무나도 많이 섞여 있는 바람에 공장의 처리 속도가 뒤따라가지 못했다는 말이 맞았다.
일단 그래도 500t이라도 구한 게 어디냐 싶겠지만, 그 넓디넓은 땅덩어리에서 나온 것치곤 너무나도 초라한 수치였다.
‘그렇다고 경질을 할 순 없는 노릇인데.’
왜냐면 이를 주도한 이들이 하필 공청단이었기 때문이다. 후진타오는 공청단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신성이었고, 공청단의 실패는 후진타오의 실패나 다름없었다. 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후진타오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할당량을 없앨 순 없어도 바꿀 순 있다는 어마 무시한 결론에 다다른 후진타오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에 할당량을 주는 일은 옳지 않다. 선부론에 입각하여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내는 것이 옳다.」
말은 장황했지만, 목적은 하나였다. 직접 털어버리기 전에 알아서들 내놓으라는 소리였다. 실제로 이 소리나 나오자마자 의욕 넘치는 몇몇 공청단원들이 다 때려 부수고 강도질을 해간 건 덤이었다.
애당초 진짜배기 부자들은 PMC고 나발이고 당에서 보낸 공안이 근위병처럼 옆에 찰싹 달라붙어 근엄하게 기립하고 경호하고 있었으니 상관이 없었지만, 당과 연줄이 짧은 부자들은 이에 대항하여 아예 PMC를 고용했다.
PMC라고 해도 그리 거창한 게 아니라 사설 경호업체에 의뢰한 것이었는데, 이는 본인들의 신변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고 이게 어느 정도 먹혔다.
제아무리 날고 긴다고 하는 공청단원들이라 하지만, 총 맞을 각오는 없고 그렇다고 아직 까지는 그나마 온화한 운동인지라 말로 협박할지언정 주먹을 휘두르는 운동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애꿎은 중산층에게 불똥이 튀게 되었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일을 마치고 집안에 들어왔더니, 비록 낡았을지언정 아득하고 포근하게 자신을 감싸주던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 있는 건 기본이요. 돈 될만한 건 모조리 사라지는 꼴을 보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차라리 도둑이라면 공안에 신고나 할 수 있었지, 무슨 ‘공청단 다녀옴’이라는 쪽지를 대문 앞에 떡하니 붙여놓는데 아주 괴도 새끼들이 따로 없었다.
거기다 더욱이 황당한 것은 공청단에서 이렇게 털고 난 다음에는 ‘공청단 수표’라는 것을 발급해서 식탁 위나 화장대 위에 두고 갔는데, 국가의 위기가 끝나고 나면 공청단에서 다시 재물을 돌려줄 것을 약조하는 수표였다.
수표의 형태도 형식도 가지각색이었고 심지어는 그냥 포스트잇에 자필로 쓴 수표도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수표에는 그 어떠한 공증이나 책임자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이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낸 사람이 주인이라고 할 법하나, 그 사람이 누구인지조차도 불분명했다.
어쨌거나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졌는데, 당연하겠지만 그 누구도 이를 도둑과 구분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공청단이 하는 짓거리가 도둑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도둑이 들어도 도둑이 똑같은 수법을 쓰면 이게 공청단이 한 일인지 진짜 도둑이 한 짓인지 구분을 할 수 없다는 말이렷다.
공안에 말하자니 공안이 비국민 취급하면서 도리어 피해자를 후드려 패고 아예 구금까지 하니 자연스레 온갖 방범 상품이 크게 늘었다. 현관에 달린 두꺼운 자물쇠가 기본으로 3개요. 간이 자물쇠가 5개니 총합이 8개라 아예 현관문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들어올 수 없게 만들었다.
창문을 아예 용접해버리거나 창문에 나무판자를 덧대는 사례가 심심찮게 벌어졌다. 심지어는 아예 유리를 빼놓고 아예 창문이 있을 자리를 공구리 쳐버리는 경우도 존재했다. 이렇게 하지 않는 집들은 이미 사람이 살지 않거나 이미 탈탈 털려서 이제 털릴 것이라곤 가구뿐인 사람들이었다.
이런 게 도시 광경이라니 거주하는 사람이나 여행객이나 보고 있으면 정말로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나마 공권력이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홍콩과 마카오였는데, 홍콩의 경우는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의 금융 허브인지라 각별하게 신경 썼기 때문이고 마카오는 당과 연결되지 않은 사업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No! No! Somebody Help Me!”
“What the FUCK!”
이 시국에 여행이나 카지노를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서양 여행객들은 재앙을 맞이할 수 있었다. 흠씬 두들겨 맞고 옷부터 여권까지 털리는 건 기본이었고, 심하면 두들겨 맞다가 병원으로 가지도 못하고 죽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었다.
“이런 젠장! 내 눈! 눈을 가져가 버렸어! 아아아악!!!”
본래부터도 자다 일어나면 장기가 몇 개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는 게 중국이라는 거대한 인체 신비전이었지만, 이젠 외국인을 상대로도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일이 되었다.
이게 그나마 나은 마카오와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었고 본토로 넘어가면 여기에 추가로 길거리에 아예 대놓고 강도들이 극성이었는데, 공안에 도와달라고 해봤자 그 강도들이 공청단원들이 부리는 수족들이었으니 본래부터 외국인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은 공안들은 쉬쉬할 뿐이었다.
물론 당도 멍청하지 않으니 외국계 자본이 점차 중국에서 빠져나가고 있음을 확실하게 실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홍콩 같은 외국계 자본이 몰려 있는 도시의 치안을 몇 배로 강화했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면 창문에 시멘트를 바르는 걸 막을 수는 없었지만. 모르긴 모르되 한 가지 확실한 건 중국이라는 나라 위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게 중국의 현 동향 보고입니다.”
비서실장이 설명을 마쳤다.
“중국이 상상한 것보다 상태가 심각하군.”
부시는 동계 올림픽 소식과 올림픽 특수를 노리기 위해 온갖 대기업의 광고로 도배되어 오랜만에 자신의 소식이 적은 신문을 넘기고 있던 와중이었다. 자신에 대한 소식이 점점 줄어드는 건 좋은데, 막상 줄어들기 시작하니까 조금 아쉽긴 했다.
줄어들어야 정상임을 알아도 자신의 유명세가 거품 빠지듯 줄어드는 걸 보고 있자니, 일단 부시도 사람인지라 묘하게 착잡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중국이 국가의 존망까지 걸어가면서 저희 은을 구매할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부시가 보던 신문이 탁 소리와 함께 접혔다. 문제가 있다면 그 탁 소리가 한두 번이 아니라 연달아서 나고 있었다는 점 정도였다.
“…뭐 하시는 겁니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부시의 손에는 종이접기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종이비행기가 들려 있었다.
“100만 달러짜리 종이비행기 완성! 어때 끝내주지 않는가?”
“예? 어떻게 그게 100만 달러입니까?”
어딜 보나 평범한 신문으로 접은 허접한 종이비행기였다. 물론 그냥 평범하다고 하기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날이 살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종이비행기는 종이비행기였다.
“다시 잘 보게. 진짜로 100만 달러짜리야.”
마음만 같아선 ‘개소리 좀 하지 마십시오.’라면서 파업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기적적인 직업 정신을 발휘하여 은퇴 뒤의 아름다운 생활을 꿈꾸며 다시 한 번 재고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온 결론이.
“잘 만든 종이비행기네요.”
“그렇지. 누가 만들었는데.”
“그 안에 쓰여 있는 기사가 100만 달러짜리입니까?”
날개 쪽에 눈에 띄는 기사가 있긴 했다. 다른 기사에 비해서 아주 작았지만, 이는 비서실장도 알고 있는 정보였다. 하도 시달리다 보니까 이쪽 정보는 나름 빠삭하다고 할 수 있었다. 다만 그것이 어째서 100만 달러짜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거기다 관용어로서의 100만 달러인지 아니면 진짜로 100만 달러짜리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건지도 모르겠단 말이다.
그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중국 기업 해외 투자 철회 잇달아.」
‘아마 이맘때 즈음부터였지, 중국이 본격적으로 전 세계 영화계와 게임계에 자본으로 침투하기 시작한 게.’
부시는 세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없애버리길 원했다. 물론 지금의 중국은 해외 확장의 가장 기본 전략이었던 일대일로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 되긴 했지만, 혹시 모르잖나. 궁지에 몰린 쥐새끼가 고양이를 죽이지 못할 것이란 보장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니 우리는 굴을 파고 쥐덫을 놓아 쥐새끼를 꾀어내야 하지.”
“네?”
지금 왕창 사들이고 있는 은은 그 많고 많은 쥐덫 중 하나일 뿐이었다.
“영화 산업과 게임 산업을 대대적으로 밀어줘야겠어. 21세기는 미디어의 시대야.”
언제는 안 그랬겠냐만, 요컨대 모든 방면으로 세계를 꽉 쥐어 잡겠다는 소리였다. 부시는 미국이 군사, 문화, 과학, 외교적으로 최소 1세대는 더 나아가길 원하고 있었다. 군사, 과학적으로는 이미 반쯤 이루고 있었고 외교로는 UN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문화적으로도 어느 정도 이룩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지만, 이것들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흔들리는 돌탑과도 같은 것들이었다.
진짜 1세대 더 나아갔다고 하기엔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부시가 만들려는 미국은 진정한 세계 유일의 최강국이었다.
“자, 100만 달러짜리가 이륙한다!”
부시가 던진 종이비행기는 날고 날아서.
“악!”
드디어 심장을 극복한 딕 체니 부통령의 발랑 까진 대머리에 적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