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06
제 목: [연재] 독문무공(108)
용소명은 수하들에게 천하정세를 보고 받고 있었다.
‘새로이 보이지 않던 상단과 무가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북을 전부 조사하니 도합 사십여개에 이른다. 허나 이들의 특징은 이들간에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이 뭔가 한 세력이라는 것이다.’
용소명은 이런 움직임을 수하들의 거래보고를 하다가 잡아내었고 그 것을 은밀히 조사하자 그들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이 어떤 세력이라는 것인가? 사십여개의 장원에 딸린 식솔만도 대략 육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만일 이들이 그 세력의 일부라면 그 세력의 크기를 쉽게 짐작할 수가 없다.’
용소명은 그들에 대하여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뛰어난 무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중간간부 이상은 모두가 고수들이었다. 그들 숫자를 파악해도 이백여명이 넘어 예전에 오대문파중에 하나와 맞먹는 숫자였다.
‘이런 세력이란 천하에 하나뿐이다. 만상문! 결국 만상문이 천하를 향하여 움직인 것이다.’
용소명은 보고를 듣고 보고한 수하 셋을 내보냈다.
신흥상단이 아니라 신흥 세력의 등장이었다.
‘이들이 독버섯처럼 안으로 자라난다면 주공이 하는 일은 어느 순간에는 방해를 받게 된다. 이들에 대한 경계를 해야하나 현재로서는 여력이 별로 없다.’
용소명은 자신이 파악한 것을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지 종을 잡기가 어려웠다.
‘시간이 좀더 있다면 문제는 없다. 이들이 시간이 흘러 성장하여도 주군이 구상하는 무림대게가 완성된다면 문제가 없다. 주군이 건재하기에 이런 일들이 큰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용소명은 그렇게 생각을 하자 마음이 다소 놓였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주공에게 문제가 발생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 당연하다. 주공에게 무슨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순간 모두가 파멸로 가고 말 것이다.’
용소명은 순간 모골이 송연해 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성룡이 강남에 갈 때 호위도 없이 고작 아홉의 수행원만 데리고 간 것이었다.
‘만일 천지문이 알고 고수들을 배치했다면 주공은 낭패를 당했을 것이다. 물론 움직였다면 우리에게 보고가 되었을 것이지만 알아도 너무 멀기에 손을 쓸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주공을 해치려고 한다면 최고의 고수들만 움직일 것인데 그들을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림이라는 것이 힘이 우선이기에 주공이 사라진 이후에 범인을 알았다고 하여도 결국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
용소명은 자신이 지성룡의 안전에 대하여 아무런 생각이 없었음을 알았다.
지금까지 지성룡이 움직인 것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밀행이기에 호위를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급해졌다. 다행이라면 지성룡이 천하군단에 도착하였다는 통보를 받았기에 그리 위험은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커다란 실수를 하였다. 만일 다시 한번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주공은 실로 위험한 지경에 처할 것이다. 수십명, 수백명의 고수가 합공을 한다면 아무리 천하제일고수라도 당할 수는 없다. 이런 약점을 보이다니…..’
용소명은 실로 자신이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하나 역으로 생각한다면 이건 기회가 아닌가? 천지문이 지금처럼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것은 바로 영웅성의 내분에 개입하려고 한 일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기회에 적대세력을 일망타진할 기회가 될 것이 아닌가?’
용소명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번뜩이기 시작하였다.
‘이 일은 주공의 운을 시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그런 실수를 했단 말인가?”
지일광은 용소명이 찾아오자 안으로 들게 하였고 용소명이 지성룡의 강남행에서 커다란 실수를 하였음을 말하자 어이가 없어 하였다.
“참으로 커다란 실수를 하였다. 다행히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큰 화가 없었으니 다행이다. 나도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하였구나. 한데 왜 나에게 말을 하느냐?”
“다음에도 호위가 없이 가야 합니다.”
용소명의 말에 지일광은 멍한 얼굴로 보았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물론 호위를 해서 가야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무사 몇십명이 있다고 하여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음, 성룡이를 죽이려면 정해도장 정도의 인물이 두세명에 우리 같은 고수도 십여명은 동원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그렇습니다. 아무런 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대비는 해야 할 것입니다.”
“방법이 있느냐?”
“이대도강에 허허실실의 계를 써야 합니다.”
“어떤 방법이냐?’
“갈 때는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이 갈 것이기에 그리 위험하지 않습니다. 하나 올 때는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같이 같던 사람들은 먼저 돌아오고 주공은 한달 가까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일광은 모든 것이 눈에 보이는 듯 하였다.
“결국 두달 후에 영웅성에서 올 때 일을 벌인다는 것이겠구나.”
“그렇습니다. 그때가 아주 좋은 시기입니다.”
“음, 나라도 그렇게 하겠구나. 그럼 막을 방법이 있느냐?”
“예, 몇 가지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영소저를 동행하여 오는 것입니다.”
“음, 그 정도라면 성룡이에게 조금 도움은 되겠구나.”
“다음은 어르신이 아프시는 것입니다.”
“실로 좋은 계책이구나. 내가 아프다는 핑계로 혼례에 참여를 하지 말고 몰래 움직인다. 재미 있구나. 그러나 나 혼자는 어림도 없다.”
“그렇습니다. 아마 적들은 고수들의 동태를 면밀히 주시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고수들이 움직이는 것이 파악이 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파악하는 것은 겉만입니다. 즉 몇몇 고수들을 바꿔치기 하여 적의 눈을 속인 후에 일이 벌어진 순간에 움직이는 것입니다. 또한 은밀히 최소 한신진안에 수백명의 무사가 출동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놓아야 합니다.”
“그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 준비는 적에게 발각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어려운 일입니다. 최대한 은밀히 준비를 하여야 합니다. 앞으로 어르신과 제가 더 시간을 두고 그들의 동태를 파악하면서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일은 정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치명적인 부주의였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지성룡은 몸이 여러 개라도 모자라게 바쁘게 뛰어다녔다.
일부는 지성룡의 활동에 소극적으로 움직이기도 하였지만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다. 용소명은 지성룡이 연경에 다녀오라고 하여 갈 수 밖에 없었고 혼례로 인하여 자리를 비워야 하는 문제로 인하여 그 전에 최대한 일을 정리하려고 하였다.
가장 바쁜 사람은 네 군데와 연락을 담당하는 수행원들이었다. 그들은 일거수일투족을 항상 주시하여야 했기에 정신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경공 하나만은 지성룡에 버금가게 익혀야 하였다.
물론 지성룡이 떼어놓고 간다면 못쫓아 갈 것이지만 어찌 되었건 최대한 쫓아 다니는데 정신이 없었다.
천하군단 중에 두개 단이 악양 인근으로 이동하여 주둔으 하기로 하였다. 두개단은 육개월에 한번씩 교체를 하기로 하였다. 그 것은 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지강천의 노력으로 속속 천하 곳곳에서 무사들이 모여들었고 이천명이 넘는 인원이 되었다. 원래 모으기로 한 이천오백에 거의 육박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몰려오는 자들이 아직도 많아 나중에는 그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었다.
천하군단이 떠나고 드디어 사천공략이 간부들 사이에도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아무런 실익도 없는 무사의 악양진주를 비난하던 문도들이 그제서야 그 이유를 알고 비난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영웅성과 천하문이 악양에 무사들을 진주하는 것이 사천진출을 사천의 문파들이 힘으로 방해하면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를 해놓은 것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천지문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파견되었기에 누구도 말을 못하고 있었다. 천지문이 오래전에 영웅성의 내분에 개입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에 그 것을 가지고 뭐라고 트집을 잡지 못하기에 사턴공략을 위한 포석이니 물리라고 말은 못하고 있었다.
이일에 반대를 할 위치에 있는 위지세가마저 조용히 침묵하기에 누구도 불만을 말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이냐?”
당윤휘는 아들과 두 조카를 불러서 묻고 있었다.
당문성과 당한영, 당한권은 위지세가의 소가주 위지강천이 배신을 하고 천하문에 붙을 줄을 몰랐기에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을 추궁받고 있었다.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너희들은 무엇을 하였느냐? 사천이 고립되었지만 우리들이 있는 사천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 않은 그들이다. 한데 그들이 사천의 턱밑에 이천의 무사를 배치하고 난 후에 들어오고 있다. 거기에 우리와 거래를 하던 위지세가마저 저들의 수중에 들어가 버리니 대응할 방도가 없다. 그렇다고 저들을 방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위지세가가 저들에게 붙어버린 이상 이제 대부분의 물목은 중원으로 나갈 길이 막히고 만 것이다.”
“아버님, 이미 천하문에서 위지세가를 어떻게 하기로 한 이상 길이 없습니다. 우리가 버틸수록 손해만 커질 것입니다.”
“하면 저들에게 굴복하라는 것이냐?”
“굴복이 아닙니다. 타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들이 원하는 것은 무림과 상계의 제패입니다. 그것에 저항을 한다면 우리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가 있습니다.”
“타협을 하자는 것인데. 그들이 사천을 활보하게 두자는 것이냐?”
“대세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들이 영원히 머물 수는 없습니다.”
“하면 그저 맥없이 당하라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죽어주어야 합니다. 죽을 때 죽지 못하면 그 또한 비참합니다.”
당윤휘는 오히려 아들과 조카들에게 자신이 설복을 당하자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그들을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하여 말해보아라. 무작정 되는대로 당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윤휘의 말이 끝나자 당한권이 두 사람을 보고 난 후에 말을 시작하였다.
“예전 저는 군웅회의 일을 겪으면서 성급하게 적을 경시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가에 대하여 절감하였습니다.”
당한권이 운을 떼었다.
“천하문은 실로 치밀하기 그지 없습니다. 천지문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위지세가와 사천을 제압하는 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것만 보아도 얼마나 치밀한지 알 수가 있습니다.”
당한권이 말을 시작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본 사천의 주요 산물중의 하나인 쌀이 유통될 경로를 차단하여 버렸습니다. 만일 사천이 흉년이 든다면 사천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고 풍년이 들어도 쌀이 남아돌아 심각한 사정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 것은 그들이 호광평야의 쌀을 천지문으로부터 확보하였기 때문입니다.”
당한권은 품속에서 책자를 하나 꺼내었다.
“문제는 쌀에서 타격을 입어버리면 우리의 수입은 엄청나게 줄어버립니다. 그러나 천지문은 저항하지 않는 상인들이나 농가에는 관대합니다. 자신들이 이익을 얻고 상인이 손해를 입으면 음으로 손해를 보전하여 망하지 않게 해주기까지 합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천하문이 들어가는 것을 상인들은 오히려 좋아하는 실정입니다.
타격을 입은 자는 오대문파의 속가들이나 남경상림의 휘하 상인들 뿐입니다. 그들은 격렬하게 저항을 하였고 결국 천하문의 물량공세에 무너져 버렸습니다.”
당윤휘는 당한권이 저항하지 않으면 망하지 않는다는 말에 아들과 조카들의 정신상태에 화가 났다. 젊은 패기라고는 없었다.
‘허허, 한번의 패배에 그저 이렇게 좌절을 하여버렸단 말인가? 그저 적당히 타협하여 공생을 원하는 것이 이들이 할 일이라는 것인가?’
아들과 두 조카들이 싸우자고 하고 자신이 그들을 달래는 것이 맞는 현상인데 이들이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자. 그러나 너희들이 한 오늘의 결정은 언젠가 큰 후회를 할 날이 있을 것 같구나.”
당윤휘는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당문성을 비롯한 셋은 당윤휘의 축객령에 물러나고 말았다.
그들은 가주가 머무는 처소를 벗어나 당문성의 처소로 가는 길에서 이야기를 하였다.
“아버님이 상당히 우리에게 실망을 하신 것 같구나.”
두 사촌들에게 당문성은 말을 건넸다..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옵니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어른들까지 속여야 할 것입니다.”
당한권은 그렇게 말하였다.
“그렇긴 하다만, 하지만 어른들이 우리들을 얼마나 한심한 녀석으로 보겠느냐? 젊은 애들이 배알도 없다고 하지 않겠느냐?”
“그러나 반드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병법에는 적을 속이려면 먼저 아군부터 속이라고 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욕을 먹더라도 우리의 계획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일단 은밀한 곳으로 가서 다시 점검을 해보세.”
당문성은 그들을 자신의 처소로 이끌었다.
그들은 자리를 옮겨 상의를 다시하였다.
“하면 천지문과 연수를 하자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일단 올 가을에 결판을 지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히는 것입니다.”
당한권의 말에 당문성은 몇 번이나 점검을 해 보았지만 다시 점검을 하였다.
“천지문이 지금부터 사천에 들어온다면 그들이 주로 매입하는 것이 차와 미곡일 것입니다. 그 것이 모조리 소실된다면 그들은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거기에 천지문에서 넘겨받기로 한 미곡까지 유실이 되어버린다면 망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그때 악양에 있는 이천의 무사들이 사천으로 건너오는 순간 천지문과 본문이 협공하여 무산삼협에서 수장을 시켜버린다면 그들의 기도는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하나 일이 성공한다고 하여도 참룡검객을 비롯한 천하문이 이일을 알고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면 우리는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네.”
“그 일을 지금부터 대비를 해야 합니다. 아예 길을 열어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 것이 무엇인가?”
“팔월이면 사천상행의 행수를 다시 선출해야 합니다. 그 때 가주님이 행수자리를 내놓고 중소상인 하나를 추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천하문의 예봉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일이 벌어지면 천하문의 편을 드는척하면서 사천에서 범인을 색출하라고 아예 열어주어 버리는 것입니다.”
“음, 그럼 우리가 한일이 아니라고 잡아떼라고 하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아마 행수자리를 유지하고 싶어도 팔월이면 유지하시지 못할 것입니다. 싸우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당한권은 그렇게 말을 하였다.
“알았네. 자네는 천지문과 이일에 대하여 은밀히 협조를 타진해 보게. 천지문의 율사청은 지금쯤 이를 갈면서 방안을 강구 중일 것일세.”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또한 한영이 동생은 남경에 다녀오게. 남경상림에 가서 사천의 위기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 보게. 아마 아무런 도움은 안될 것이지만 나중에 일이 성사단계에 이르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네.”
“그렇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지만 천하 곳곳에 아직까지 천하문을 꺾고자 하는 세력이 산재해 있네. 그들을 하나로 묶는다면 천하문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네. 며칠 후면 아미나 청성도 봉문에서 풀려날 것이네. 그들도 우리의 뜻을 안다면 이제는 협조를 할 것이네.”
당문성의 말에 두 사촌동생은 고개를 끄덕여서 동의를 표하였다.
“무리한 일을 추진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황영지는 오랜만에 집에 온 지성룡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지성룡은 자신이 하는 일에 툭하니 약간은 딱딱하게 말을 하자 역시 퉁명스럽게 물었다.
“무엇이 무리한 일 추진이라는 것이오?”
“예로부터 천하는 사천에서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사천은 점령이 어려운 반골의 땅이라는 말입니다. 하온데 지금 사천공략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남과 사천은 환경이 다릅니다.”
황영지의 말에 지성룡은 자신이 사천공략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
“강남은 영웅성의 확실한 비호아래 들어갔기에 성공하였습니다. 과연 사천의 당가나 아미, 청성, 점창파 에서 과연 순순히 사천을 내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실수입니다. 그들이 앞으로는 대놓고 위해를 가하지 않을지라도 뒤로는 어떠한 일을 할지도 모릅니다.”
지성룡은 황영지의 말에 자신이 너무나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 힘으로 밀어부치면 그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천천히 하십시오. 아직 상공은 젊습니다. 사천공략을 서두르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더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성룡은 조용히 듣기만 하였다.
“알았소이다. 서둘지 않을 것이오. 내가 다소 최근에 고무되어 몰아부친 것 같소이다.”
“그렇게 해요. 천하는 서둔다고 하여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제발 천천히 차근차근 해보세요. 너무 서둘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알았소. 지매의 말을 듣고 보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위험이 보이는구려. 사천과 천지문이 보이지 않게 유착할 빌미를 주었다는 것이오. 만일 그렇게 되어 사천공략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내 꿈은 상당한 시일이 걸려서야 달성될 것 같구려.”
지성룡은 자신이 커다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심정적으로 천지문과 사천이 동병상련의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상공이 이번 강남에 가실 때 수행원 몇만 데리고 간 것은 큰 실수 입니다. 자칫 잘못하였다면 상공이 아무리 고수일지라도 사부님들과 같은 경우를 당하였을 것입니다. 다행히 천지문이나 다른 적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 것은 상공을 비롯한 모두의 치명적인 실수이었습니다.”
지성룡은 황영지가 한마디 툭 던지는 것이 아픈 곳을 찌르자 내심으로 철렁한 기분이 들었다. 지성룡이 자신의 실수를 생각하여 철렁한 기분에 말이 없자 한마디 툭 던졌다.
“상공이 불행한 일을 당한다면 상공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천하인들의 공격을 받아 불행한 일을 당할 것입니다. 그 동안 이루어둔 모든 것이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 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본문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천하의 모든 문파의 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알았소 신중히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오. 내가 다소 부주의하게 처신한 것 같구려.”
지성룡은 진심으로 자신의 부주의함을 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