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31
제 목: [연재] 독문무공(133)
“저들의 공격으로 우리의 피해가 얼마나 났는가?”
율사청은 속수무책으로 총단이 무너지다시피 전소되어 버리자 피해상황을 수하에게 물었다.
주변에는 화재로 발생한 매캐한 연기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아직 정확한 피해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총단 내의 몇 채의 건물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재가 번져 타버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문제는 수많은 무사들이 어둠 속에 날아온 화살을 맞아 죽거나 중상을 입었는데 그 정확한 피해는 집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 내용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게 밖에는 파악이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화만 낸다고 하여 될 일이 아니었다.
“다친 자들을 최대한 치료해주도록 하고 일단 경계를 철저히 하는 가운데 휴식을 하도록 조치를 하시오.”
천지문의 총단에 대하여 이렇게 화공을 할 줄은 몰랐기에 이렇게 상황이 어렵게 변해버린 것이다.
“하옵고 후방에 있던 천지서고가 완전히 전소되고 말았습니다.”
수하의 보고에 갑자기 생각난 듯 율사청은 고개를 들었다. 보고를 들었지만 잊고 있었던 일이다.
“그곳은 일반적인 화살이 미치지 않는 곳인데 어찌 화재가 났다고 하는가?”
율사청은 그곳에 화재가 났다는 것을 보고 받고 까마득히 잊어 버렸다가 의문이 들어 되물었다.
“마구간에 불이 나고 바로 불길이 솟구쳤다고 합니다. 경비하는 자들을 조사한 결과 불을 지르기 전에 기름을 누군가 먼저 뿌렸다고 합니다. 워낙 불길이 거세기에 진화를 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 내 총관이 내부자의 소행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율사청은 그 보고에 지성룡이 떠올랐다.
“쓸데없는 일이오. 그 일을 한자는 참룡검객이오.”
율사청은 대담하게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지성룡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최절정무사에 필적하는 서고 경계병들이 발견하지 못할 자는 지성룡뿐이었다. 천지밀전대의 대장을 은밀히 처리할 실력이라면 그 정도는 너무나도 쉬운 일이 틀림이 없었다.
율사청의 말에 조충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자명하였다.
“버리고 떠나십시오. 떠나신 것을 제가 숨기도록 하겠습니다.”
조충의 말에 율사청은 조용히 있었다.
“그럴 바에는 아예 일찌감치 포기를 하였을 것이오. 그렇게 도망을 간다면 훗날을 기약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시오?”
율사청의 말에 조충은 뭐라 말을 못하고 있었다.
율사청 혼자서 도망을 갈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일찌감치 도망을 가버린다면 영원히 천지문의 재기는 불가능하였다. 그렇게 비겁하게 도망을 갔다가 나중에 돌아온다고 하는 것은 명분이 없었고 천지교도들에게 배척을 받을 것이 뻔하였다. 지금 수많은 희생이 있다고 하여도 버틸 때까지 버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오나 모두의 희생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아예 탈출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 것도 좋을 것이오. 죽어도 이렇게 도망을 쉽게 가서는 안 되는 것이오. 차라리 무영루주가 살아서 탈출을 하시오.”
“왜 굳이 이러한 길을 자초하십니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조충은 율사청의 생각을 이해하자 안타까워 다시 물었다. 몰라서 물은 것이 아니었다.
“하오면 언제쯤 떠나실 것입니까?”
“내일 정오에 탈출을 할 것이니 준비를 해놓으시오. 지금쯤 만상문도 고전을 하고 있을 것이오. 이미 교통도 끊어진 마당이라 연락을 못하지만 그들도 곧 탈출을 할 것이오.”
그렇게 말하는 율사청의 뇌리에는 내일 벌어질 혈전이 예상이 되었다. 좀 전의 공격은 내일 벌어질 공격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를 철저히 해놓도록 하겠습니다.”
이른 아침 지성룡의 막사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작전을 숙의하고 있었다.
“서문은 공격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들에게 뒷문을 열어주는 것이오.”
제갈중명은 지성룡이 북문, 동문, 남문만을 공격하다고 하자 그렇게 말을 하여 지성룡에게 이후의 공격에 대하여 설명해달라는 뜻을 표하였다.
“그들이 서문을 열고 탈출을 하면 징을 울려 그들이 탈출하는 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오. 그러나 그들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에 일단 성안에 남아 있는 미처 탈출하지 못한 자들부터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지성룡의 설명이 이어지자 오히려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그런 표정을 읽었는지 지성룡은 지도를 가리켰다.
“그들이 탈출한다면 이 길을 따라 이쪽 산으로 탈출을 할 것이 분명할 것이오. 이들은 여기서 일부의 병력을 가지고 대기하여 막는 것이 좋을 것이오.”
지성룡이 가리킨 곳은 좁은 협곡이었다.
“이 곳을 통과하여 이들이 이 산속으로 들어간다면 실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오. 적어도 이천 이상이 이곳으로 몰려갈 것인데 이쪽으로 가버린다면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오. 그렇기에 이곳에 천여명의 사람을 보내어 먼저 봉쇄를 해 놓는 것이 유리할 것이오.”
지성룡이 말하는 것을 들은 몇 사람의 얼굴은 이해하였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들은 이곳이 봉쇄된 것을 알면 이 길을 통하여 사천 방향으로 가거나 이 길을 통하여 무당산 앞을 통하여 섬서나 청해성으로 빠질 것이오.”
지성룡은 협로를 가리켰다.
“일단 준비를 하고 각자 위치로 지금 바로 이동을 시키도록 하시오.”
지성룡의 말에 그들은 모두 밖으로 나갔고 제갈중명과 황영지, 지연룡만이 자리에 남았다.
“결국 사천과 사대문파에게 다시 짐을 지우려는 것이오?”
“아직 만상문의 함락은 이틀정도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들에 앞서 이들을 보내어 사대문파의 장문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보낼 생각입니다. 또한 이 길이 끝나는 곳은 당가타에서 백여리 떨어진 산속입니다. 결국 이들이 가게 된다면 당가에서 어떻게든 반응을 할 것입니다.”
지성룡의 설명에 모두는 조용히 있었다,
“하나 여기를 열어준다면 아미나 청성으로 이어져 효과는 똑같지 않은가?”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미나 청성은 이들을 적당히 막다 말 것입니다. 그들로서는 추격하는 척만하고 서장이나 새외로 이들이 가는 것을 방관할 것입니다.”
지성룡의 말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모두 몸조심을 하십시오. 궁지에 물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합니다. 최대한 안전하게 일을 하시기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혈전의 장은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날이 밝으면서 드러난 천지문 총단의 참상은 실로 양측의 사기를 변화시켰다.
처참한 천지문의 형상이 밝은 태양아래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
그렇기에 공격이 시작되자 수비를 하는 천지문의 움직임은 무겁기 짝이 없었다.
공격이 시작되자 곧바로 열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들을 향하여 지성룡은 쇄도하였고 성곽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한 개의 교두보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최초의 교두보는 지성룡이 마련하였고 그 교두보 때문에 천지문의 수비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한곳에 구멍이 생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필연적인 현상이었다.
차츰 성곽 이십여장이 장악되자 다른 곳도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일은 공격하는 천하문과 무림정의군의 사기를 더 올려주게 되었고 반대로 천지문의 무사들은 절망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적은 숫자이지만 전체적으로 무공이 높은 천하문과 무림정의군의 무사들은 그들을 한순간에 압박하여 무너뜨리기 시작하였고 다시 일각이 지나자 천하문이 공격하는 남문이 무너지고 말았다.
남문이 무너지자 그 다음으로 동문이 뚫리고 말았고 그 다음으로 북문까지 무너지고 말았다.
천지문도는 마침내 서문으로 모여들어 탈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였다.
일각의 시간동안 서문으로 일부의 무사들이 빠져 나가자 천하문의 일단의 무리가 성벽을 타고 공격하여 성문의 망루를 장악하여 버렸다. 그렇게 되자 천지문의 오천이 넘는 무사들은 서문 앞에 포위되고 말았고 사방에서 겨루는 궁수들과 항복을 채근하는 말에 무기를 버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조리 제압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궁수들의 엄호 속에 하나 둘 제압되어 가고 있었다.
한편 일각동안 서문을 빠져 나온 천지문의 무사들은 대부분이 정예였다.
그들은 천지문의 총단에 머물던 핵심이었다. 그들은 이십여리를 순식간에 내달려 진령산맥의 한 자락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들은 협곡에서 날아오는 화살에 멈추어야 했다.
곧 이어 병사들이 협곡에 매복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율사청을 중심으로한 천지문의 정예이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지성룡은 서문이 열리자 매복을 하고 있는 황영지와 호상단, 지존호위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이들을 막을 준비를 하였다.
율사청은 앞의 계곡에 매복이 있다는 것을 알자 어느 정도 예상을 하였기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뚫고 갈 것인지 아니면 우회할 것인지에 대하여 선뜻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우회를 해야 합니다.”
조충은 그렇게 말하였다.
“저 안에는 이미 천명이 넘는 군세가 있습니다. 그들은 지형적인 유리함을 가지고 잇기에 우리들로서 뚫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곧 이어 추격이 올 것인데 그들이 당도한다면 오도가지도 못합니다.”
조충의 설명에 율사청은 입맛을 다셨다.
‘저 안에 참룡검객이 있다면 진짜로 낭패를 당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뼈를 묻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율사청은 그렇기에 모헙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 때 천지오장로가 다가왔다.
“우회를 해야하오, 문주.”
율사청이 결정을 못내리는 것 같아 천지오장로의 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였다.
“하면 어느 길로 가야합니까?”
“남로와 북로로 나누어 천명씩 가야 합니다. 우리는 북로로 갈 것이니 문주님은 남로로 통과하여 가시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소이다.”
율사청은 어느새 지성룡이 여기가지 봉쇄해 버린 것을 알자 자신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퇴로를 확보해 두는 것은 부하들의 사기가 저하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알면서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사실 어제 저녁까지만 하여도 정찰을 나간 자들이 문제가 없다고 하였으니 공격 직전이나 직후에 이 곳에 이동한 것이 분명하였다.
율사청은 남로로 방향을 잡아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미 일단의 무리가 뒤에서 쫓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합지졸마냥 산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숨어 들기 바빴다.
그들의 이런 도주는 이미 통제를 하기에는 불가능한 상태로 바뀌고 있었다.
전의를 상실한 자들은 최대한 전속력으로 도주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도망가는 것은 풀숲에 들어가는 순간 황급히 도망가는 풀벌레 같았다. 어떤 지시나 판단이 아니라 본능에 의해 도주를 한 것이다.
좁은 협로에서 산속으로 미처 숨어들지 못한 자들은 뒤쫓아온 무사들에게 참살 당하고 있었다. 그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지성룡도 계곡에서 이백여명을 이끌고 나와 그들을 공격하였다.
그들은 분분이 도주를 하였고 뒤를 보이는 자들은 거침없는 천하군단의 공격에 비명을 지르고 쓰러져 갔다.
만상문주 이정발은 천문팔로금쇄진이 돌파되는 것을 알자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렇기에 정예들을 이끌고 탈출을 감행하기로 하였다. 하루정도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천문팔로금쇄진이 무너질 상황이었다. 만일 그들에 의해 진이 장악된다면 오히려 그 진으로 인하여 자신들이 완벽하게 봉쇄되어 버리고 도망갈 수도 없게 될 것이었다.
결국 하루 전에 탈출을 하는 것이 유용한 방법이었다.
이들의 탈출은 오천명이 넘는 인원의 전격적인 탈출이었고 순식간에 처문팔로금쇄진을 해제하고 뛰쳐나갔기에 무림정의군의 허를 찔러 탈출이 성공하는 듯하였지만 결국에는 그들은 한 방향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었다. 서쪽만이 포위망이 없기에 그들은 산속으로 도망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 길은 결국 천지문의 인원들이 도망을 간 북로였다.
처음에 오천여명의 인원이 도망을 하였지만 하나 둘 낙오하거나 걸음이 늦은 후미는 무림정의군의 공격에 쓰러졌기에 산에 당도하였을 때는 고작 삼천여명에 불과하였다.
대군이 이동을 하다 보면 앞 사람에 걸려 뒷사람이 운신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산에 이르러서도 신속하게 숲으로 뛰어 들지 못한 천여명은 무림정의군에 의해 덜미를 잡혀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무너진 전세는 쉽게 수습이 불가능하기에 만상문도는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돌아서서 대적을 한다면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나 일부는 도망갈 마음에 뒤를 돌아보기에 상대하는데 곤란함이 없었다. 그런 자가 쓰러지거나 뒤를 보이고 도망가 버리면 당장 대적하는 자가 적어지고 미처 도망을 가지 못한 자를 둘이 합공하면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일각여만에 대부분 도망가거나 쓰러지고 무림정의군의 인원들만이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만상문의 수뇌부들은 맨 앞 선두에 서서 도망을 하였기에 추격을 일단 중지하였다.
무당산의 어귀에 대기하던 태명도장, 아미의 복상대사(福祥大師), 청성의 운송도장(雲松道場), 종남의 광명도장(廣明道場)은 문도들이 전해온 소식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문파의 고수들을 이끌고 나와 합류하여 있는데 자신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찬지문도와 만상문도가 도주할 것이라는 소식은 참으로 아무리 생각하여도 이번 전쟁을 수행하는 수뇌부의 농간이 틀림없었다.
자신들이 이곳에 나오지 않았다고 하여도 문제가 심각한 일이었다.
결국 이산으로 도망을 친자들이 적게는 사오백리, 많게는 천여리 정도를 가면 자신들의 문파가 있다. 결국 그들이 자신들의 영역으로 유입될 것은 뻔한 이치였다.
“천하문과 무림맹에서 우리들이 모인 것을 알고 그들을 이곳으로 모는 것이 아니오?”
복상대사는 피하자니 체면이나 나중에 돌아올 비난이 두려웠다. 그렇다고 그들을 맞아 사우자니 예상되는 피해가 극심하였다.
“실로 우리의 의도를 알고 그들은 시험을 하는 듯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문제는 그들이 천지문의 잔당을 추적해 오는 문제이오. 그자들이 우리의 영역으로 무사들을 몰고 들어온다면 그자들을 막을 명분이 없지 않소이까? 더구나 우리들의 영역에서 싸움이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겠소?”
태명도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자 차라리 합류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후회하였다.
“그렇다면 저들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오?”
“그렇소이다. 이곳을 향하여 삼천여명이 뿔뿔이 산속으로 흩어져 오고 있다고 합니다. 천지문도 천여명에 만상문도 이천여명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실제로 정예 중에 정예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이라 만만치가 않습니다. 다행이라면 그들이 뿔뿔이 흩어져 오합지졸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제 그들을 막을 것인가 길을 열어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것이오.”
그들은 자신들이 모여 공연한 고민을 하게 된 것이 걱정이 되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번 일을 처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그자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결국 우리들까지 견제를 하여 양패구상을 시킵니다. 만일 우리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들에게 그들을 몰아왔을 것입니다.”
태명도장은 단정적으로 말하였다.
“그자의 목표는 반대하는 세력의 침묵이오. 그 일을 완전하게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오. 그간의 일로 인하여 그자는 상당히 명분을 축적하였고 이들을 추적하는 가운데 저들의 죄상을 모든 무림인들에게 말하여 명분을 살릴 것이오. 그들의 힘이 약하게 미치는 섬서와 사천에 그들이 당당하게 진출할 것이 틀림이 없소이다.”
그렇게 말하여 태명도장은 단정적으로 말을 하였다.
“그러나 저자들도 지금 도주에 급급하기에 이곳에서 매복을 하여 저자들의 일부를 습격하고 우리들은 도주하는 그들을 본파가 아닌 북쪽으로 도망가도록 몰아야 할 것입니다.”
“허나 그들이 그렇게 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결국 천섬관을 넘게 된다면 다시 무림맹의 관할에 들어 도주도 못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 자명합니다.”
종남의 광명도장이 그 것은 오히려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에 반대를 하였다.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오?”
태명도장은 광명도장에게 되물었다.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이 곳이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북으로 가면 천섬관에 다다릅니다. 우리가 이 길로 그들을 몰아버린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나 그들은 이 길로 가기를 싫어할 것이 자명합니다. 그들은 이 길로 가다가도 다시 이 아래 길로 가 천섬관을 넘지 않으려 갈 것입니다.”
광명도장이 가리키는 길은 종남상 방향으로 이어진 화산 남로였다.
“이들이 천섬관을 넘으면 다행이나 그렇지 않은다면 여기서 종남에서 막을 예정입니다.”
광명도장이 가리키는 또 다른 지점은 종남산과 화산의 중간이었다.
“여기서 남서로 가면 본파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기에서 대기하여 본파로 가는 것을 막고 이들을 북서로 하여 청해로 몰아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광명도장의 설명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가장 좋은 길이라 생각합니다. 자칫 저들을 자극하지 않는 최상의 수라고 생각합니다.”
“하나 그 수가 삼천입니다. 일부만 하여도 수백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길이 아닌 산속으로라도 들어올 것인데 그들로 인하여 일어날 각종 소란을 어떻게 감당한다는 것이오?”
태명도장은 개개인적으로 산속을 헤매다가 들어올 자들에 대하여 걱정을 하면서 물었다.
그들은 민가를 만난다면 무고한 살상과 약탈이 벌어질 것이 뻔하였다. 그런 자 하나를 잡으려면 적게는 대여섯에서 많게는 수십명이 필요하였다. 그런 자 몇이 아니라 수백이 일으킬 혼란이 걱정되는 것이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일은 저질러진 일입니다. 최소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자들을 이곳으로 몰아 부쳤다고 따질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이 그런 악의를 가지고 하였다고 하여도 그렇지 않았다고 잡아떼면 그만인 것이 아닙니까?”
광명도장은 그렇게 말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일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버린 지성룡이나 무림맹의 의도를 알지만 막아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모두를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하였다.
“추적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황영지는 전장의 수습이 대략 마무리 되어가자 지성룡의 의중을 물었다.
“예로부터 숲속에 들어간 적은 함부로 쫓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일단 우리가 점령한 지역을 최대한 정리한 후에 삼일 후쯤에나 추격을 할 생각이오. 최대한 정예를 선발하여 사천방향으로 천명, 북쪽으로 천여명을 보낼까 하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생각에 잠기더니 머리를 끄덕였다.
“하오면 전적으로 무림정의군에게 북쪽의 추격은 일임할 것입니까?”
“그렇소이다. 그들의 추적은 무림정의군에게 맡길까 하오. 우리는 사천방향으로 간자들을 추격하여 토벌할 생각이오.”
황영지는 지성룡의 의중을 알기에 말이 없었다.
“결국 사천으로 들어갈 것이옵니까?”
“그렇소이다.”
지성룡의 말로 황영지는 지성룡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사천으로 넘기를 원하는 것을 알았다.
지금 천지문의 잔당을 몰아간 것만으로 사천은 한동안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그 혼란을 부추기기 위한 조치가 바로 사천으로의 진격이었다.
천지문이 사천에 들어간다면 당장 먹을 것부터가 궁한 상황이었다. 그런 그들이 먹을 것을 조달하는 길은 누군가 먹을 것을 주거나 아니면 도적처럼 약탈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만일 그들에게 누군가 도움을 준다면 그들은 조용히 사천을 통과하여 도망갈 것이다.
하나 이런 일은 지성룡이 가서 지켜본다면 결코 일어날 수가 없게 된다. 뻔히 보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자를 도와줄 수는 없게 되고 천지문은 도적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행위로 인하여 사천은 혼란에 빠져드는 것이다.
천지문의 정예 수백이라면 사천에서 대항할 세력은 당가를 비롯한 몇 개의 대문파 뿐이고 그들이 나서서 토벌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천지문의 폭주는 사천을 극도의 공포로 몰고 갈 것이 뻔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폭주는 천지문을 흉악한 마두 집단으로 영원히 인식하게 만들어 버리고 천하문이 그런 무리이기에 토벌하였다는 명분을 강화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천에서 커다란 피해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당가에서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지성룡은 그렇게 말하여 강행할 뜻을 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