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35
제 목: [연재] 독문무공(137)
지성룡은 천지문의 진형에서 율사청이 있는 막사로 다가가려다가 흠칫한 기분이 들어 물러서고 말았다.
율사청의 기세가 예전에 비하여 월등히 강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율사청에게서는 예전에 느끼지 못한 무엇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것은 천지간의 기운을 품고 있는 대자연의 기운이었다.
‘설마 율사청에게 어떤 기연이나 깨달음이 찾아왔다는 것인가? 실로 대단한 기운이 아닐 수가 없다. 무정선사에 버금가는, 아니 그보다 더 강한 기운이 아닐 수가 없다. 그를 이기기 위해 서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인가? 만일 내가 율사청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자들은 천하군단에서 상대하여야 한다.’
지성룡은 불안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어 자신의 머무는 막사로 돌아오고 말았다.
지성룡은 염탐하기를 멈추고 자신의 막사에서 운기조식에 들었다. 그가 운기조식에 든 이유는 내일의 전투에서 최대한 전력을 다하여 상대하기 위한 준비였다.
거기다가 율사청이 새로운 깨달음이 생겼다면 결코 도망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성룡은 밤을 새서 운기조식을 하면서 자신의 정기를 최대한 북돋았고 그간 익힌 무리(武理)를 점검하여 하나라도 더 깨우침을 얻고자 하였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지성룡은 날이 새자 최적의 상태로 몸을 만들 수가 있었다.
바야흐로 건곤일척의 결투가 시작될 준비를 하느라고 양쪽은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지성룡은 새벽부터 움직이는 무사들을 보다가 위지강천을 비롯한 천하군단의 수뇌부를 불렀다.
“오늘의 전투는 실로 건곤일척의 대 전투가 될 것이오. 그러나 승리는 낙관적이라고 할 수가 없소. 우선 내가 율사청을 상대하여야 하는데 율사청의 신위가 예전과는 다르오. 그 말은 나와 동수에 이를 정도로 강해졌다는 것이니 내가 그를 상대하다 보면 여러분들이 전적으로 천지문의 나머지를 상대해야 할 것이오.”
지성룡의 말에 그들은 조용히 듣다가 다소나마 놀라는 표정을 겉으로 드러내었다.
“다음으로 내가 율사청을 이기더라도 혹시 큰 부상을 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오. 그럴 경우에 최대한 빨리 철수를 해달라는 것이오. 혹시라도 사천의 여러 세력 중에서 일부가 이상한 행동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오. 그 것은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하기 때문이오.”
지성룡은 자신이 양패구상을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후의 일을 지시하기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이후의 모든 전황에 대한 판단은 위지대주가 해달라는 것이오. 그럼 무사들을 인솔하여 나아가도록 합시다.”
지성룡은 개전을 위한 이동을 지시하고 먼저 앞장서서 가기 시작하였다.
약 이각의 시간이 흐른 연후에 천하문과 천지문은 이백여장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지성룡은 그들을 보자 맨 앞쪽에 자리하고 있는 율사청을 보았다.
지성룡은 전음을 보내었다.
“그대와 내가 이제 마지막 승부를 결해야 될 것 같구나. 나머지 승부는 수하들에게 맡기고 나와 같이 승부를 결하는 것이 어떠한가?”
지성룡은 율사청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보자 그가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결을 청하고 이백여장 떨어진 강쪽의 공터로 이동하였다.
율사청은 전음을 듣자 옆에 있던 자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하는지 몇 마디 말을 하고 지성룡이 기다리는 곳으로 몸을 날려 다가왔다.
“정식으로 인사를 하오이다.”
지성룡은 율사청이 십여장 밖에 서자 그렇게 말하고 가볍게 포권을 하여 예를 표하였다.
“지난 일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소이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 거론한 들 의미가 없을 것이니 이제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정리합시다.”
율사청은 그렇게 말하고 가분한 표정으로 역시 포권을 하였다.
그러나 율사청은 지금가지 자신감이 넘치던 표정이 조금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
예전에 보았던 지성룡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예전의 잣대로 지성룡을 보고 판단한 것이었고 지금은 지금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예전에 본 모습을 예상하였으나 새로 바뀐 잣대로 보니 아직도 벅차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본 지성룡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의 인연은 악연이었소이다. 자 시작하시지요.”
지성룡은 승천검을 앞으로 내밀어 비무를 청하였다.
“좋소이다. 자 갑니다.”
율사청은 선공을 하였다.
이미 지성룡이 검을 내밀어 공격을 청하였기에 선공을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지성룡도 율사청이 공격을 하자 그대로 검기를 발출하였다. 그저 초식도 없는 검기의 발출이었다.
지성룡과 율사청은 격렬한 공방을 시작하였고 일시간에 천지문과 천하문의 무사들은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느라 자신들이 무엇을 하려고 왔는지도 잊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양측수뇌부가 진군을 명하자 결국 함성을 지르며 몰려나와 부딪치기 시작하였다.
서로 수장의 절기에 고무된 그들은 상무정신(尙武精神)이 고취되어 두려움이 없이 격렬하게 서로 적수를 찾아 부딪치기 시작하였다.
순식간에 오육백장에 이르는 평원이 전쟁터가 되어 버렸다.
이들의 전투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격렬한 것이었다. 이백여장 떨어진 지성룡과 율사청의 대결만큼이나 격렬한 공방이 이루어 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천과 오백이라는 숫자의 차이와 쫓는 자와 쫓기는 자라는 위치 때문인지 차츰 전황은 천하문의 천하군단으로 승부의 축이 기울어 가고 있었다. 천하군단은 아직까지 이백여명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천지문의 약점을 노리고 있었다.
지성룡과 율사청은 서로 탐색을 하면서 거의 반시진을 싸우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상대를 알지 못하기에 무리한 공격보다는 상대의 실력을 가늠하고 있었다.
초수로는 벌써 오백초를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 팔성정도에 이르던 공력의 수위는 지성룡이 이제 구성을 지나 십성의 수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상대의 수위에 다라 조금씩 서로 공력을 상승하면서 마주하고 있었다.
마침내 십성에 이르자 두 사람의 충돌이 있을 때마다 주변의 공기가 부르르 덜고 부딪치는 소리가 오히려 묵직하면서 작아지고 있었다. 지성룡은 최대한 공력의 상승을 억제하면서 기술로서 율사청의 공격을 막거나 흘리고 있었다.
‘이자는 실전을 나보다 적게 겪은 자이다. 승부를 빨리 낸다기 보다는 최대한 체력을 아낀 다음 최후의 한수를 노려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그 때 누가 강하느냐가 승자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듣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귀에는 커다란 천둥소리처럼 귀청을 울리고 있었다.
지성룡이 보기에 율사청의 수위가 결코 자신을 압도하지는 못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또한 자신이 많이 압도할 정도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이 오게 된다면 그 순간이 최후의 순간이라는 것을 지성룡은 여러 번의 대전으로 경험하였기에 그 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천섬관의 전투는 하루 밤낮을 통하여 엄청난 전사자를 내고 마무리 되어 가고 있었다.
그 자리에 최종 지휘자로 남은 자는 인자기였지만 이런 참상을 중지시키지 않고 최후의 일인까지 추살하는 일을 감행하고 말았다.
항복이 통하지 않는 것을 안 천지문과 만상문의 문도들은 죽지 않기 위해 격렬한 저항을 하였고 그 들의 저항은 다시 무림정의군의 강한 살기를 이끌어내고 말았다.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은 끝이 없이 전개되고 있었다.
“멈추게 하여야 하지 않습니까?”
주요 고수들이 천지문과 만상문의 수뇌부를 쫓아간 상황이기에 지휘부는 텅 비고 말았다. 그저 전투만이 이어지고 있었다.
수뇌부라면 인자기와 무림정의대를 이끌고 전장을 주시하는 지장룡뿐이었다.
“아닐세.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 지어야 하네. 지금 저들을 말리는 것은 의미가 없네. 저들은 붙잡힌다고 하여도 더 이상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고 오히려 저들의 처리를 놓고 상당한 진통이 벌어질 것이네. 그럴 바에는 깨끗이 정리를 하는 것이 향후의 일을 생각한다면 나을 것이네. 또한 무림에도 이런 혈풍이 일어나야 만이 그 동안 고인 물이 흘러 정화가 될 것이네.”
“하나 너무나 많은 희생이 벌어진다면 무림맹이나 본문이나 부담이 될 것입니다.”
“이미 피를 흘렸네. 그런 상황에서 자칫 멈추게 한다면 나중에 그 일은 우리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네. 이대로 두세. 우리가 할 일은 이들을 막다가 숨진 자들에게 명예를 내리고 남은 유가족들이 생계를 잇도록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일세. 물론 그 돈이 엄청나게 소요될 것이지만 그 것은 천하문의 너그러움으로 인하여 더 큰 것으로 돌아올 것이네.”
인자기의 말은 냉정하기 그지없었다.
“작은 피를 두려워 한다면 커다란 혈풍을 초래하게 되네. 지금까지의 피는 예방하기 어려운 필연적인 것이었다면 이후의 소요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네. 여기서 조금 과하더라도 철저하게 삭초제근하여야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네.”
인자기의 말은 지장룡에게 충격스럽기 그지없었다.
“이미 주공이신 천하신존이 이미 결정하였네. 우리는 무리한 일이지만 시행을 하여야 하네.”
지장룡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에 대한 교감이 이들과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만 오천명이상이 죽는다면 천하무림의 정기는 엄청나게 손상될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기나긴 평화를 거치면서 무림의 저변은 엄청나게 확장이 되었네. 이들이 이렇게라도 힘을 소진하지 않는다면 그 힘을 천하가 감당하지 못하네. 고인 물은 한번씩 소진하여야 하네.”
지장룡은 인자기의 머리 속에 들아 있는 생각을 일자 냉혹한 현실에 대하여 할 말이 없었다.
무정선사를 위시한 고수들은 이정발을 쫓아 예전 만상문의 비밀 총단이 있던 곳으로 가데 되었다. 그 수만도 오백여명이 되었지만 이정발이 숨어든 만상문의 비밀 총단은 실로 진세로 보호되는 험준한 요새였다.
그런 곳을 보자 무림정의군은 돌아가지도 못하고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지경에 처하고 말았다.
보보(步步)가 함정인 만상문의 비밀총단은 백여명이 들어가서 저항을 하자 실로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어 버렸다.
“저 곳에 저런 요새가 있었다니…..”
무정선사는 수뇌들과 같이 만상문의 비밀총단을 보면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맞는 말이오. 저곳이 그들의 비밀 총단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이 도망갈 것을 생각하지 못한 본 맹주의 잘못입니다.”
제갈중명은 그렇게 자신의 과오를 책하였다.
“저들을 이대로 두고 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들을 공략할 길이 없습니까?”
무정선사는 제갈중명에게 방안을 물었다.
“그러합니다. 저들을 놓친다면 모든 것이 의미가 없지요. 희생은 따르지만 진세를 해체하고 진격해야 할 것입니다.”
“가능은 한 것이오?”
무정선사는 너무나도 진과 기관진식이 철저해 보이기에 다시 물었다.
“가능합니다. 진이라는 것도 그 원리를 본다면 해체가 가능합니다. 결국 시간이 걸리고 희생이 따르지만 못 철거할 진세는 없습니다. 이 곳을 포위한 연후에 공략을 하지요. 일단 천섬관으로 사람을 보내어 잔여 병력을 모두 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로 이 곳을 철통같이 포위하여 도주로(逃走路)를 차단하고 정예를 선발하여 공략을 한다면 오래지 않아 공격이 가능할 것입니다.”
제갈중명의 얼굴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기색이 어렸다.
“하면 일단 그 곳을 지휘하는 인총사에게 무사들을 수습하여 이곳으로 오도록 전령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정발은 오백여명이나 몰려온 무림맹의 수뇌들을 보면서 나가지도 못하고 더 이상 도망을 치지도 못하고 있었다.
‘참으로 여기에 가지 도망을 왔다만 더 이상 갈 곳이 없구나. 왜 천하에 나서려고 하였던 것인가? 그 동안 고생을 한 것 외에 아무런 소용이 없지 않은가? 이런 결과를 알기에 선조들은 강호진출을 못하게 한 것이란 말인가? 그들과 공존을 모색하였어야 했다. 무림에 나오지 못하게 한 것은 공존을 하기보다는 정복을 하려고 하였기에 그 것을 경계하여 막았던 것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공존만을 생각하였다면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정발이 하는 것은 때늦은 후회였다.
강호무림의 생리를 알고 명분을 알게 되자 이제야 그런 결론이 내려졌지만 너무나도 때늦은 후회였다.
‘왜 공존을 모색하라고 하는 말을 종종 들으면서도 무시를 하였고 정복할 생각을 하였던가? 명분없는 정복은 강호의 반발을 불러 멸망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몰랐던가? 천지문도 열망을 하였지 그런 것을 파악하고 준비를 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처지였던 천하문은 철저하게 명분을 확보하여 천하의 주인으로 등극하고 있다.’
이정발에게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모인 만상문과 천지문의 수뇌부들은 전부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런 인원으로 무엇을 할 수가 있는가? 탈출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자 자신들이 착각하여 보낸 시간이 아쉽기 그지 없었다. 다시 준비를 한다면 멋지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렇기에 더욱 아쉽기 짝이 없었다.
‘탈출만 할 수가 있다면 다시 한번 멋지게 재기할 수가 있을 것인데…’
그의 머리는 도망을 가거나 살 수 있는 길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나의 생각을 떠나가신 아버님은 아실까? 아버님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구나. 그렇게 만 가능하다면……’
그렇게 생각을 하던 이정발은 지필묵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엄숙한 자세로 글을 써나가기 시작하였다.
이정발은 글을 써서 봉한 연후에 밖으로 사라졌다.
‘이글을 문주만이 아는 비밀장소에 두어 혹시라도 훗날 아버님이 오신 후에 발견하게 하여야 한다.’
이정발은 뜰에 있는 바위 한 부분을 당겼고 그 바위 안에 패인 부분이 드러났다.
그 곳에 서찰을 놓고 다시 패인 부분을 덮었다.
어두운 밤의 별은 총총 빛나고 있었다.
지성룡과 율사청의 공방은 한시진이 지나도 점점 격렬해져만 갔지 끝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주변은 그들의 격돌로 인하여 땅이 패이고 먼지가 일고 있지만 그 것은 방원 백장이내에 불과하였다. 그들은 최대한 공격을 상대에게 집중하였고 결국 그들의 무위에 비하여 주변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지성룡은 율사청과 대결을 하면 할수록 신이 나기 시작하였다. 지금가지 몇 번 강자들과 대결이 있었지만 그 것도 한계가 있었다. 태을자와의 대결은 지성룡이 대성하기 전이었고 무정선사와의 대결은 생사가 아닌 승부를 놓고 겨룬 것이었다.
이렇게 생사를 놓고 격렬하게 대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성룡은 십성의 공력으로 겨루는 것은 시간만 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서는 수천초의 대결을 더하여도 승부가 갈리지 않아 보였다.
한시진의 전투로 천하군단의 승리가 굳어지고 있었다. 그 동안 한쪽에서 대기하던 이백여명의 무사와 수뇌부가 가세를 하자 일방적인 도살로 변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지성룡은 마침내 십성에서 십이성으로 공력을 높여 승천검에 주입을 하였다.
최초로 공력이 발출되어 나가자 율사청의 얼굴에는 흠칫하는 기세가 어리고 그도 맞추어서 대응하여 왔다.
그들은 부딪치자 동시에 사오장을 튕겨 나왔고 다시 서로를 향하여 부딪쳐 갔다. 한 마리의 제비처럼 날렵한 그들의 신형이 재차 격돌하였다.
그들은 부딪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번에는 십여장 튕겨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둘이 모두 재차 뛰어나가지 않고 바닥에 내려서서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율사청은 천지음양검을, 지성룡은 자신이 그 동안 터득한 검의 모든 것을 승천검에 담았다.
둘이 한참동안 마주보다가 어느 순간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마주쳐 갔다.
지성룡은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였다.
그에게는 율사청도 이순간은 없었다. 오직 검을 한점을 향하여 내리친다는 것 뿐이었다. 자신의 의지를 담아 눈앞의 한 점, 바로 율사청의 검을 잡은 양손의 중심을 향하여 최대한 폭사하였다.
그에게 검을 잡은 상대의 손, 즉, 검병은 최후의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것은 어느 순간이나 지성룡의 의지를 배반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한편 율사청은 지성룡의 머리를 노리고 공격을 하였다.
그런 둘의 공격점에 대한 차이는 순간의 승패를 가르는 결과를 나왔다.
율사청은 지성룡을 죽이려는 의지를 담아서 천지신공의 최후 정화를 천지음양검을 통하여 표출하였다.
그러나 지성룡은 상대의 몸을 노리지 않았기에 보다 차분한 마음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생사를 결하는 전투에서 상대를 노리지 않고 검병을 노리는 것은 지성룡의 마음이 아직도 무사가 아니라는 것을 표출하기도 하였지만 순간적으로 지성룡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살기나 죄책감을 씻어주었다.
둘의 손에서 발출 된 두 가지의 기운은 순식간에 각자가 노리는 곳을 향하여 폭사되어 갔고 몸도 따라 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두 가지의 기운이 부딪치면서 각자 자신이 노리는 목표에 부딪쳐 갔다.
지성룡은 아득하게 밀려오는 율사청의 기세를 느끼면서 자신의 최후를 쏟아내었다.
또한 율사청도 지성룡이 혼신을 다한 검기를 느끼면서 자신이 노리는 지성룡의 머리를 향하여 검기를 폭사한 것이다. 율사청도 아득한 기분이 들면서 검기가 자신의 정면을 향하여 폭사되자 검을 움직여 막아갔다. 그러나 그 것은 율사청의 실수였다. 순간 율사청은 검병을 향하여 들어오는 한 가닥의 예리한 기운에 흠칫하였고 그 것은 그가 발출하는 검기를 일순간 약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 틈은 율사청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게 하였다.
반면 지성룡은 어리를 향하여 날아오는 검기를 호신강기를 일으켜서 정면으로 받아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흘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대응의 차이는 순식간에 두 사람에게 각기 다른 결과를 낳았다.
율사청이 조금 주저한 사이에 지성룡의 검기는 검병을 향하여 폭사되었고 결국 검으로 검기를 향하여 부딪쳐갔다. 순간 천지음양검은 지성룡의 검기를 맞받자 띵하는 소리가 물려퍼지고 말았다.
검이란 중간에 직접 충격을 받는다면 자신이 발출하는 기운이 진탕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지성룡의 검기가 검신을 때리자 율사청의 검에서 발출되던 진기는 약해졌고 그 것은 두개의 기운이 재차 순간적으로 부딪치자 율사청이 밀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 순간 율사청의 기세는 약해졌고 지성룡의 기운이 재차 천지음양검의 검병부분을 강타하고 말았다. 순간 율사청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튕겨지고 말았고 지성룡은 쇄도하는 기세를 이용하여 물러나는 율사청에게 기운을 폭사하였다. 그러나 율사청이 발출한 기운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지성룡도 어느 순간 머리부위에 강한 충격을 받고 말았다. 둘은 순간적으로 바닥에 내려섰다. 지성룡의 머리는 충격으로 인하여 머리카락이 손상되고 피가 흐르고 있었고 율사청은 가슴을 부여잡고 휘청이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지성룡의 모습은 흉측하기가 그지없었고 율사청은 아무런 외상이 없어 보였다.
한동안 지성룡과 율사청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율사청의 뒤로 핏줄기가 폭출되었고 율사청은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지성룡도 그 것을 보자 바닥에 쓰러지듯이 주저않고 말았다.
이 순간 천하칠걸이 지성룡의 주변으로 날아와서 둘러섰다.
이미 장내에는 양측의 전투가 마무리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