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3
제 목: [연재] 독문무공(3)
2. 청명관(淸明館)의 독문무공(2)
지성룡은 지씨일가의 유운류를 들어온지 구개월 만에 외우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리하여 지일광은 아무것도 모르는 지성룡에게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하였다. 그러나 뜻풀이를 하여주어도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리고 무조건 외울 것만 달라고 하였다. 어쩔수 없이 다른 세가의 무공구결을 외우게 만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외우는 속도만은 빨라져서 하루에 한장씩 외우게 되었고 목소리도 많이 또박또박하여졌다. 다른 아이들이 가전 무공을 익히는 동안 오대세가의 구결을 모조리 외우게 되면서 청운각의 일년은 흘러갔다.
원주들이나 오태상은 지성룡을 내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내보낼 수가 없었다. 만일 지성룡을 내보낸다면 다른 아이들도 내보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지성룡이 떠난다면 다른 아이들도 부모들이 보내라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가전무공의 전수장이 되어버린 청운각은 가전 무공을 익히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천하문은 최초에 가전무공으로 오대검공이 형성되었지만 지금은 오대세가의 누구라도 오대검공을 익힐 수 있었다. 모두가 검결이나 대략의 투로는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한두 가지만을 중점적으로 익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지금에 있어서는 무공에 있어서만은 오대가문의 구분이 크게 없었다.
지성룡이 다 외우자 결국 원주는 지성룡에게 오태상의 눈치 때문에 쇠귀에 경읽기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글의 뜻풀이를 해주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결국 오태상이 지켜보기에 뜻풀이도 외우게 할 수밖에 없었다.
지성룡은 외우는 것은 차츰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풀이를 구결처럼 외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지성룡에게 주입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오원주를 비롯한 노인들은 뜻풀이를 다시 가다듬는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다시 다섯가지 구결의 뜻풀이를 외우는데 일년이 걸렸다.
그사이 다른 아이들은 어찌된 일인지 가전무공에 충실하여 상당한 진전을 거두었다.
“모두 돌려보내어라.”
지청현의 말이 떨어지자 오원주는 놀람의 표정이 되었다.
“단, 지성룡이 만을 중점적으로 지도하여라.”
그말에 오원주는 어이가 없었다. 가장 골치 아픈 지성룡만을 가르치라는 것은 포기하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을 포기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아이들을 이대로 두어야 합니까? 기존 무공을 가르칠 것이면 천하관으로 보내야 할 것이나니오?”
보다 못한 파운검 종수사가 지청현에게 말을 건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삼십년전의 일로 인하여 모두가 두려워 하기 때문이오. 우리들의 과욕이 일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버렸소. 일단은 우리의 의도가 어느 정도 먹혔으니 이 정도에서 추이를 지켜봅시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금까지의 결과가 이미 예측한 대로이다는 것이었고 그들이 의도한 바가 달성되었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오. 다행히 스물다섯명 전부가 바보는 아니었소. 그들은 아마도 새로이 익힌 구결을 배우지 않으려고 할 것이지만 이미 머리 속에 들어간 것이 어떻게 되지는 않을 것이네. 지금이야 기존무공과 새로운 무공의 간격이 벌어져서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들이 대약의 단계에 이르면 결국 그 구결로 인하여 새로운 무공을 익히게 될 것이오. 이년정도가 지나면 새로운 무공이 창안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오.”
지청현의 말에 모두들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어찌되었건 그들은 새로운 실험을 하였고 만일 잘못된다면 그들의 손자들이 병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태상은 천하제일신공을 창안하여 실패한 연후에 연구에 연구를 계속하였다. 그러다가 자신들의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하였다. 결국 무공이라는 것이 익히는 사람이 익히면서 조금씩 변형하는 것이지 완전히 새로운 무공을 창안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자신들이 연구하였던 천하제일 신공을 접어두고 자신들의 무공을 손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고정된 무학의 틀을 가지고 있기에 새로운 무공을 만들 수가 없었다. 그래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창안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이론적인 무공을 구결로 완성하여 외우게 하고 뜻을 풀이해 주어서 완벽히 외우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외우게 만들고 기존의 무공을 가르치는 것이다. 새로이 창안한 무공도 기존 무공과 유사하여야 했다.
더구나 예전의 반신불수의 이야기가 있기에 새로운 무공은 누구라도 기를 쓰고 안 익히려 할 것이기에 충분히 조건은 되었다. 아마도 몸으로 익히는 것은 거절하겠지만 구결을 외우고 뜻을 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구결을 외우라는 것이야 어찌 대놓고 거절하겠는가?
그러나 한번 외운 구결과 무공의 원리는 아무리 잊으려고 하여도 쉽게 잊을 수가 없게 된다. 더구나 기존 무공의 구결과 비슷하기에 그 내용은 기존 무공의 구결 속에 스며들어가고 익히는 사람이 기존무공도 새로운 무공도 아닌 자신만의 무공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때에야 진정한 새로운 무공이 될 것이었다.
그런 방법으로 새로운 무공을 창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미 오래전에 결정하고 아들들과 손자들을 몰아부친 것이다.
어찌되었건 그들의 숨은 의도대로 일이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지성룡만은 그들도 어찌해볼 수가 없었다. 그대로 내보내자니 아쉬었다. 저대로 내보내보았자 사람구실을 하기도 어려울 것 같기에 일단 붙잡아 두도록 한 것이다.
큰 소리로 글을 읽는 것이 그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목소리만은 또렷해진 것 같았다.
“그 아이는 어떻게 할 생각이오?”
종수사는 지청현이 어떻게 아이를 다룰까 궁금하여 물었다.
“글쎄요. 일단은 애들에게 맡겨보면 그들이 뭔가 하겠지요. 가금씩 내가 찾아가는 것으로 그들은 무엇인가를 그 아이에게 가르칠 것이고.”
그 말에 종수사도 지청현의 태평함에 아무 말도 못하였다.
네명의 인물들이 지청현에게 항상 놀라는 것은 지청현의 기발한 생각과 순진무구 함이었다.
지청현이 하는 일은 가금씩 아이들이 할 일을 하였다. 그러나, 항상 보기 좋게 성공하였다. 그렇기에 그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가장 무공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천하문의 문주가 되고 지금까지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오고 있었다.
나이라면 종수사가 제일 많았고 무공이라면 난파검 소양기가 제일 강하였다.
그래도 지금까지 다섯 중에 우두머리 자리를 자연스럽게 유지하고 천하문을 이렇게 키운 것이다.
지청현은 그런 순진한 가운데서도 뛰어남이 있었다.
지성룡만을 데리고서 가르치라는 오태상, 아니 지청현의 명령에 오원주는 난감하였다.
“우리보고 그나마 조금이나마 가망이 있어보이는 아이를 다 보내고 저 아이 만을 가르치라는 것은 우리보고 이일을 그만 두라는 것입니까?”
한사람이 푸념을 하자 지일광이 고개를 흔들다가 말을 이었다.
“어르신들의 뜻을 요즘에야 조금씩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일광의 말에 다른 모두가 무슨 뜻이냐는 듯이 바라보았다.
“모두 못 느꼈을 것이지만 나는 아이들이 기존 무공을 익히는데 이상한 것을 느꼈소, 기존 무공을 시전하는데 새로 우리가 전수해준 구결에 따라 아이들이 시전하는 것이었소. 그아이들이 하는 것이 기존무공인지 새로운 것인지 의식하지도 못하는 가운데 그렇게 한 것이오. 아마도 조금 더 시간이 흘러가면 그 아이들이 시전하는 무공은 기존 무공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 될 것이오. 결국 그렇게 되면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무공이 탄생하는 것이오.”
지일광의 말에 모두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아마도 그 어른들이 유도하고자 한 것이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모두가 새로운 무공이라면 익히지 않으려 할 것을 아시기에 이러한 방법을 쓰신 것이고 우리는 그분들의 의도대로 충실하게 따른 것이오. 또한 그 아이를 우리에게 가르치라고 한 것은 뭔가 새로운 가능성을 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새로운 가능성이라뇨?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아마 그아이를 가르치라고 하는 것은 그 아이에게 기존 무공의 구결과 마지막 한가지 구결도 외우게 하라는 의미같소. 그 아이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구결의 해례를 새로이 완성하였소. 마찬가지로 기존 무공의 해례와 그 마지막 남은 무공의 해례도 만들라는 의미인 것이오.“
그말은 맞는 말이었다. 지성룡에게 뜻을 외우게 하기 위하여 표준 뜻풀이를 완성한 것이다. 결국 기존무공을 지성룡에게 외우게 하려면 표준해례집을 새로이 만들어야 했다.
누구나 읽어도 뜻이 명확해지는 해례집, 외울 수 있는 해례집을 만들어야 했다. 그일은 무공 구결을 창안하는 것만큼 어렵고 또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뜻이 통하도록 하다보면 말하는 사람이나 말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마련인데 누구라도 알아듣도록 명확한 뜻을 가진 함축적인 내용을 만드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결국 오원주는 머리를 싸매고 다시 그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원주는 지성룡에게 기존무공 하나하나를 외우게 하면서 표준해례집을 만들었다. 그들의 그런 노력으로 인하여 천하문의 무공은 체계적인 기틀을 다지고 정리가 이루어 지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지성룡의 공도 지대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만일 지성룡 같은 앵무새 교육을 할 대상이 없었다면 해례집을 이렇게 명확하게 만들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천하문 무공에서 한획을 긋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기존 무공을 해례집까지 외우게 하는데 고작 육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성룡은 아직까지 동물적이고 단순하였다. 그저 사탕을 먹을 욕심에 그저 뜻도 잘 모르면서-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였다- 무작정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성룡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머리 속에는 그도 모르는 생각들이 쌓이고 있었다. 오태상이 다시 다듬은 천하제일신공을 외우게 하였다. 그렇게 지성룡은 삼년동안 책만 외우면서 보내었다.
그러한 일을 혼자서 하였다면 하는 사람이 지쳐서 포기하였을 것이지만 청명관에는 오태상 말고도 오원주를 비롯하여 사십여명의 할일없는(?) 노인들이 있었기에 지성룡 하나를 가르치는 것은 소일거리 정도였기에 가능하였다.
외우게 하는 것이 끝나자 가르칠 것이 없어졌고 며칠간 기존에 외운 것을 다시 외우게 하다가 오태상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혼줄을 당하였다.
“가르칠 것이 없으면 천자문이나 기초무공이라도 가르쳐라.”
할 수 없이 천자문을 외우게 하고 쓰게 하였다.
생각보다 외우는데 소질이 있어 천자문을 노래처럼 외우는데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단지 글자를 외우는데 하루에 열두자 밖에는 외우지 못하였지만 그럼에도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이다.
또한 무공의 기초가 되는 기마자세나 정권지르기, 달리기도 머리가 조금 트였는지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곧잘 하였다.
할일 없는 마흔명의 노인들이 번갈아 가면서 이것저것 가르쳤다. 그들에게 다소 장난스러운 마음에서 지성룡에게 이것저것 심심풀이로 전수해 주었다.
지성룡은 열여덟살이 되자 아주 건장한 청년이 되었다. 아직도 청명관에서 혼자 노인들에게 배우고 있었다. 다시 여섯달이 지나자 간단한 태극권 정도를 할 수 있었고 간단한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태극권이 단순하지만 동작 하나하나에는 무공의 원리가 함축되어 있기에 한동작에도 수많은 것이 들어있기에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태극권의 자세를 익힐 수 있는 지능이 알게모르게 형성된 것이다.
정말 대단한 발전이었다. 지성룡이 조금씩 나아지자 마침내 내가기공에 입문하게 되었다.
유운심공을 일주천하기까지는 증조부인 지일광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지성룡은 유운심공을 일주천하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흐릿했던 머리가 조금씩 깨는 것을 느꼈다.
그런 느낌은 유운심공을 운기하게 된지 한달이 지나자 더욱 뚜렷해졌다. 가르치는 사람들도 갑자기 지성룡이 똑똑해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
지성룡은 그렇게 다시 일년이 지나면서 왠만한 책을 읽을 만큼 글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동안 구결로만 외우던 기존 무공을 익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가르치면 가르치는 대로 배우게 되었고 기존무공을 익힐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그의 발전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처음에 비한다면 놀라운 변화였다. 말도 이제는 정상인과 거의 다름이 없고 그의 청각도 정상인 못지 않게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동안 나는 바보로 생활해 왔다. 바보취급을 당하면서도 바보인줄을 모르고 있었다. 이제는 그것이 명확하게 느껴진다.’
지성룡은 요즘에야 자신을 자각하고 있었다.
‘나는 다른 아이들이 나를 놀리는 것인줄도 모르고 있었다. 천자문을 이제야 겨우 떼었고 글을 겨우 읽게 되었다. 다른 아이들 같으면 열살이전에 하는 일인데 이제야 그일을 마친것이다. 나의 수준은 열살먹은 아이나 다름이 없다.’
지성룡은 이런 자각을 하게 되자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였고 자신을 위해 마련해 놓은 해례집을 읽어나갔다. 그의 이런 노력은 다른 사람들은 크게 주의하지 않았다. 그것은 해례집이 그의 방 한쪽 서가에 놓여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밤이면 노인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오직 지성룡과 몇몇의 하인들 만이 청명관에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의 이런 노력은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지성룡을 예전의 바보로 알았기 때문이다.
밤이면 처음에는 유운심공을 익혔지만 파운신공(破雲神功), 형의심공(衡意心功), 난파검공(蘭破劍功), 복마심공(伏魔心功)까지 익히게 만들었다. 그가 심공을 한꺼번에 익히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가 익히는 동안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또한 새로이 창안한 무공이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였기에 어떤 때는 그것을 익혔고 천하제일신공(?)이라 이름 붙여진 것까지 입문을 하고 말았다.
그는 밤이면 넓은 청운각이 그의 놀이터가 되었기에 누구에게도 간섭이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지성룡이 조금 똑똑해졌다는 것을 알기에 노인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더욱 꽁꽁 감추었기에 지성룡은 꿈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는 내공 심법만도 열한가지를 익히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더구나 어릴적부터 고독하였기에 누구에게도 먼저 물어보는 말 외에는 스스로 말을 붙이는 적이 없었기에 꿈에도 그런 줄을 모르고 있었다.
지성룡은 자신의 방에 있는 책을 다 읽게 되자 청명관에 있는 여타의 책까지 섭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청명관은 외부에서 호위무사들이 철통 같은 경계를 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 밤이면 안에서는 어떠한 일을 하여도 모르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의 대담한 독서열은 일년 가까이 누구에게도 제지를 받지 않았다.
지성룡이 열한가지 신공을 익히는 가운데서도 또한 들키지 않은 이유는 누구도 지성룡의 유운심공의 진도를 점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공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증진하는 것이 아니기에 기대도 않았고 지성룡이 바보였기에 더더욱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한가지 신공을 한꺼번에 익히는 무식한 짓을 하여도 아무런 폐해가 없는 것은 그 경지가 낫기 때문이었고 열한가지 신공을 가끔씩 운기하기에 온몸의 혈도가 다 사용되다보니 오히려 신공을 익히지 않는 상태나 마찬가지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운기만을 하면서 검공이나 기타의 내공을 사용할 방법을 모르기에 발경을 하지 않았기에 더욱더 모르게 된 것이다.
기본이 된 유운심공으로 조금이라도 단전에 진기가 모이면 다른 심법으로 운기를 하여 진기를 온몸으로 흩어버리기에 그의 단전에는 내공이 모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혈도와 경락에는 차츰차츰 진기들이 들어서게 되었고 그의 주맥보다는 세맥에 진기가 쌓이는 결과가 생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공을 익히면 혈도와 경락에 먼저 진기가 생기고 다시 단전에 쌓이는 것이 정상적이었다.
그는 태내에서 약물의 복용으로 인하여 일부 경락과 형도가 정상인들과는 달리 굳어져 있었다. 그런 경락과 혈도들은 열한가지 심법을 익힘으로 인하여 마사지하는 효과가 발생하여 차츰 정상인으로 변하여 갔다.
밤이면 청명관에서 신공창안에 참조한다고 노인들이 여기저기서 가져다 놓은 책을 밤마다 읽어감으로써 무공에 대한 조예가 더욱 깊어지게 되었다.
반면에 낮에는 오대가문의 할아버지들이 이것저것 쉬지않고 가르쳐 주었다. 한시라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이 지성룡을 놔두다가 오태상에게 들키면 혼줄이 나기에 지성룡의 곁에는 누구라도 하나는 붙어 있어야 했고 붙어 있다보면 결국 할 수 있건 없건 간에 무엇이라도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이 청명관에 들어온지 사년이 지나자 이제는 천하문의 청년들이 알아야하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정상적인 청년이 되었다.
지성룡은 열한가지 종류의 무공 중에서도 가장 이름이 멋진 천하제일신공에 열중하기 시작하였다. 열가지 다른 종류의 무공을 하나로 합친듯한 무공이었다.
어찌보면 기존 오대무공이 전반공이고 새로이 창안한 다섯가지 류(類)자가 붙은 무공이 중단공이고 천하제일신공이라고 이름붙은 것이 후반공처럼 서로 연관이 있었다.
사실은 그런 것이나 마찬가지 였다. 적은(?) 오류가 있지만 인간의 머리에서 어느정도 연관이 있게 창안된 것은 사실이었다.
그 하나만을 독자적으로 익히다 보면 온몸이 터질 것 같고 숨이 막히지만 열가지를 모두 한번씩 하고 다시 시작하면 오히려 날아갈 듯이 후련하고 온몸이 상쾌하였다.
어찌보면 열가지가 그 한가지를 익히기 위한 준비운동 같았다.
검술도 그러하였다. 열가지가 제각각이지만 열가지를 모두 익히고 천하제일 신공을 익히면 열가지를 하나로 묶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그러는 가운데 열가지 무공을 전부 다 시전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꼭 필요한 준비만을 하는 요령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열가지 심공을 다 운기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세시진이 흐르고 다시 천하제이 신공을 운기하는데 한시진이 소요되었기에 그러면 날이 밝아 버렸다. 그렇게 되면 하룻밤을 꼬박 새우게 되는 결과가 되었다. 그런 것은 꼭 필요하지 않는 것을 생략하는 가운데 이제는 준비과정을 한시진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줄이기가 어렵게 되자 최근에는 준비동작을 천하제일 신공을 운기하는 가운데 끼워넣어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하여도 문제가 없도록 하였다. 결국 천하제일 신공안에 준비동작을 넣는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독문무공을 창안하는 것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하게 된 것이다.
천하제일신공은 지성룡의 노력으로 새로운 모양으로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가족이나 세상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이 별로 없었기에 고독한 것에 익숙하였고 노는 것을 몰랐기에 혼자만의 수련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지성룡이 청명관에 든지 오년이 지나게 되었고 지성룡도 청명관에 머무는 것이 이제는 심심하게 느끼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