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49
제 목: [연재] 독문무공(49)
폭발음과 함께 먼지가 일어 시야를 가리고 둘은 부딪치는 것보다도 더 빨리 왔던 방향으로 퉁겨졌다. 각기 삼장정도씩 튕겨나와 비틀거리며 서 있었다.
그들은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무적철검이 황급히 두 사람 사이로 날아들어 양쪽 편을 향하여 손을 뻗었다. 승부가 났기 때문이다.
“승천문의 전인 지성룡이 승리하였음을 이 비무의 공증인으로서 선언합니다.”
“또한 이 사람도 승천문의 전인이 승리하였음에 이의 없음을 선언합니다.”
무적철검의 선언과 무상도의 선언이 이루어 졌다.
두 사람이 비틀거리며 온몸에서 피를 흘리며 서 있었지만 지성룡이 떨어진 곳은 줄 안쪽인 반면 무정이 떨어진 곳은 줄 바깥에서 이장정도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지성룡이 승리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무에서 이 착지의 규정은 상당히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었고 어느 비무나 적용되고 있었다. 만일 이 규정이 없다면 비무가 난장판이 되어버리고 구경하는 사람도 위험해지며 비무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 규정은 근소한 실력 차이라도 우열을 쉽게 가리기에 적용하는 일반적인 규정이었다. 그렇기에 이 판정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비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공증인이 비무 중에 참견을 하지 않았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결과였다.
무적절검의 결과에 대한 판정이 떨어지자 지성룡은 흔들리는 몸을 바로 세우고 무정을 향하여 합장을 함으로서 예를 표하고 오로성승과 청수선사를 향하여도 예를 표한 다음 무적철검과 무상도를 향하여 예를 표하였다.
그런 다음 지성룡은 흔들거리는 몸을 다시 바로하고 비무장 밖으로 걸어 나왔다.
무정은 자신이 졌다는 선언에 그나마 지탱하던 정신력을 놓치고 바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무정으로서는 십이성의 공력을 다하여 전개하였기에 이미 심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졌다는 선언이 떨어지자 그렇게 된 것이다.
결국 승자는 걸어 나오고 패자는 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이렇게 되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지성룡의 승리가 되었다.
지성룡이 비틀거리며 걸어 나오자 승천검황과 황영지는 지성룡을 부축하러 달려갔다. 그러나 부축하려는 그들을 뿌리치듯이 손을 흔들었고 지성룡은 한쪽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승부는 났지만 천둥소리 같은 폭발 음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사람이 당한 내상과 외상은 상당히 심각하였다. 지성룡이 입고 있는 옷은 갈갈이 난도질이 되어 있었으며 그 사이로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반면 무정은 쓰러져 있지만 아무런 외상이 보이지 않고 말짱하였다.
그러나, 바닥에 떨어진 검은 유리알처럼 가루가 되어 부서져 버렸고 오로성승이 달려와 만지자 옷이 먼지가 되듯이 사르르 부서져 내렸다.
무정이 달마삼검의 최후초식을 발출하자 지성룡은 일도양단을 하듯이 무정의 검을 향하여 자연스럽게 이어심검(以於心劍)의 기운을 발출하였다. 막 변화를 시작하던 무정의 검기는 지성룡의 검기에 산산이 부서지게 되어 파편이 되어 흩어졌고 그 일부는 지성룡의 몸에 격중 되어 옷을 찢고 외상을 입혔다. 그러나, 지성룡이 발출한 이어심검의 기운은 그대로 무정의 검에 작렬하여 무정을 날려버렸다. 그러나 검에 주입한 기운을 회수하자 않고 그대로 주입하는 중이었기에 검이 부서지는 충격을 받자 내상을 입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겉으로 보기에 지성룡의 상처가 중해 보였지만 고작 피부가 긁히는 정도의 상처를 입고 약간 걷기에 불편한 내상을 입은 반면에 무정은 내부가 지성룡의 기운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아 진탕되는 중상을 입은 것이다.
지성룡이 운기조식에 들자 승천검황은 옆에서 호법에 들어갔다.
한편 오로성승은 무정의 완맥을 진맥하다가 내기에 상당한 손실이 있는 것을 알자 조심스럽게 뒤집어서 눕히고 품속에서 환단을 하나 꺼내었다. 그 것을 입을 벌려 넣어 주었다.
그가 사용한 환단은 소환단으로 소림의 대환단에는 못미치지만 상당한 영약이었다.
그런 다음에 몇 군데의 혈도를 짚고 추궁과혈을 시작하였다. 그것은 세수경 상의 요상결로서 내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었다.
오로성승이 치료를 시작하자 청수선사는 자연스럽게 호법을 서기 시작하였다.
무정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치료하기에는 너무 내상이 중하기에 어쩔 수 없이 바로 치료에 들어갔다. 무정을 치료하는 오로성승의 이마에는 굵은 땀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그만큼 내상이 중한 것이었다.
지성룡은 운기조식을 하는 반면 무정은 추궁과혈을 받고 있었다. 그 것만 보아도 누가 승자인고 누가 패자인지 명확히 알 수가 있는 결과였다.
지성룡의 상태는 운기조식을 시작한지 일각이 지나자 차츰 상처에서 나오던 피가 멎고 마침내 일각이 지나자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비무는 고작 일 각도 못 되는 사이에 벌어졌지만 상처를 수습하는 데는 훨씬 오래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오로성승은 계속하여 추궁과혈을 하고 있었고 일각이 지나자 무정의 얼굴에 조금씩 혈기가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상처의 수습이 우선이기에 모두 조용히 있었다.
무적철검과 무상도는 비무장 한쪽에 황영지와 같이 자리에 앉자 있었다.
“저 아이의 발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네.”
무적철검은 무상도에게 말하였다.
“물론이네. 정말 대단한 비약이네. 오늘의 비무로 인하여 우리들의 수준은 확실히 뛰어 넘었네.”
무상도도 호응을 하였다.
“허나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저 아이는 검만을 노렸네. 만일 저 아이가 검만을 노리지 않고 몸체를 노렸다면 무정은 세상을 달리하였을 것이네.”
무적철검은 바로 옆에서 보았기에 누구보다도 자세히 알 수가 있었다. 수도 없이 일어나는 검형을 무시하고 오직 그것의 근원이랄 수 있는 무정의 검을 그대로 요격하였다. 만일 무정의 검을 요격한 후에 조금만 더 공력을 가하였다면 무정의 몸체는 일순간에 파괴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검을 요격한 후에 곧바로 진기를 회수하였기에 내상으로 끝난 것이다.
무상도는 무정의 검과 지성룡의 검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하였지만 무정의 검보다는 지성룡의 검이 더 뛰어나 보였다. 일도양단(一刀兩斷)의 단순한 검식이지만 그 속에 담긴 오의(悟意)는 파악이 불가능하였다.
“실로 용호상박의 무서운 대결이었네.”
무적철검은 이 비무로 두 후기지수 모두 자신들을 능가하는 경지로 진입한다는 것을 알자 갑자기 허탈하여 졌다.
황영지는 이 비무로 지성룡이 너무 높은 곳으로 멀어져 간 느낌이 들어 지성룡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지성룡은 자리에 앉아 진기를 움직여 운기에 들었다. 내상과 외상이 있기에 처음에는 상당히 진기의 운용이 불안하였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안정이 되어가는 것을 알고 안심을 하였다. 조금 지나자 외부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멎고 다시 외상이 조금씩 아무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이각여를 보내자 외상은 아직도 흉측해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천년속단유의 효능이 다시 한번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운기를 멈추고 눈을 떴다. 지성룡은 손을 움직여 상처부위를 만졌다 핏덩이가 가볍게 떨어지고 상처가 아물어 있었다. 그러나, 상처를 입었던 자리라는 것을 알려주듯 상처가 아물어 가는 자국이 남아 있었다.
지성룡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처에 묻은 딱지를 제거하려다 아직도 무정이 의식을 차리지 못한 것을 보고 다시 가볍게 앉았다.
여기서 너무 팔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소림의 문인들에게 비무에서 진 것보다도 더한 굴욕감을 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지성룡은 아직 다 낫지 않은 것처럼 자리에 앉아 다시 내부의 기운을 움직여 운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승천검황은 지성룡이 다시 앉자 이미 지성룡의 상세가 거의 회복된 것을 알기에 내심으로 미소를 지었다.
무적철검과 무상도, 황영지도 지성룡이 상처에서 회복한 것을 알기에 지성룡이 다시 앉자 내심으로 소림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추측하고 미소를 지었다. 다소나마 지성룡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했던 황영지는 내심으로 안도를 하였다.
그때 무정이 눈을 뜨고 의식을 회복하였고 자리에서 일어 나려고 하였다. 그러자 오로성승이 무정을 앉혔다. 무정은 오로성승이 도와주자 가부좌를 틀었고 운공요상에 들기 시작하였다. 오로성승은 추궁과혈을 하느라 과도하게 진기를 소모하였기에 자리에 앉아 운기조식에 들었다. 그러자 바로 나한동에서 대기하던 청자항렬의 고수들이 나타나 청수선사 옆에서 호법을 서기 시작하였다.
오로성승이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일각 후였고 청수가 눈을 뜬 것은 다시 일각이 더 지난 후였다. 결국 비무가 끝난 후 반시진에 지나서야 대략적인 상처의 수습이 끝난 것이다. 오로성승이 눈을 뜨자 지성룡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앉아 있으면 오히려 엄살을 피운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로성승이 깨어나자 청수선사가 다가왔다.
“일단 소승과 같이 사조님의 처소로 가시지요.”
오로성승은 일단 무정의 상세가 안정을 찾자 더 이상 그들이 주변에 있도록 하는 것이 번거로워 청수에게 이들을 모시고 자신의 처소로 가라고 말한 것이다.
일단 이겼기에 그들은 당당하였다.
그렇기에 지성룡과 승천검황, 무적철검 일행은 오로성승의 처소로 정수선사를 따라갔다. 그들이 나무 및 평상아래서 일각 정도를 기다리자 오로성승이 올라왔다. 이번에 따라온 사람은 무정이 아니라 청해대사였다.
무정은 이곳에 오기에 부적절하다는 생각에 나한동으로 가서 운기조식을 더하도록 조치하고 올라오는 길이었다.
이제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을 들어야 했기에 승천검황과 이기 등은 따라서 봉당으로 올랐다.
이기는 이 비무의 공증인이기에 향후에도 소림이 천하문의 일에 개입을 한다면 소림을 막을 의무가 있었다. 비무의 공증인이라는 것은 비무 이후의 결과에 대하여도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자리였다. 특히 조건이 있는 비무라면 더욱 그러하였다.
“비무 전에 했던 대로 본사과 나는 천하문과 오대문파의 일에서 손을 떼도록 하겠소이다.”
오로성승이 약속은 약속이니 만큼 지키겠다고 말을 하였다.
그 말이 떨어지자 청수선사나 청해대사는 침통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나, 오대문파에 대하여 최대한 아량을 베풀어 주시오. 그들이 천하문에 행한 짓은 실로 비겁하고 치졸한 짓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들로서도 그렇게 하지않고서는 천하문의 욱일승천하는 기세를 막을 수는 없었소이다. 천하문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천하문의 득세가 몰고 올 파장이 두려웠던 것이오. 그간의 공을 생각하여 최대한의 아량을 베풀어 주시오.”
오로성승의 부탁은 체면이나 모든 것을 벗어 던진 것이었다.
“대사의 염려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나 그들이 가진 권리는 이제 내놓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원한다면 최대한 타협이 이루어 지도록 힘을 쓰겠습니다. 하나 그들이 어떠한 편법을 쓴다거나 음모를 꾸민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고 응분의 대가를 받도록 조치할 것입니다.”
오로성승은 승천검황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조용히 ‘아미타불’이라고 불호를 외웠다.
태을자가 계략과 음모에 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좋은 말로 말해서 수완이 좋다는 말이었다. 하나 태을자가 수완이 좋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나 통하지 승천검황이나 오로성승처럼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 쓰다가는 오히려 파탄이 발생할 수가 많았다.
결국 음모를 꾸미려면 거짓 증거를 만들고 이를 빌미로 해명할 시간도 없이 해치워 버린 다음 거짓된 증거를 중인에게 보여 명분을 쌓는 것이다.
그러나 승천검황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일 처리는 불가능하고 결국 거짓증거를 내밀다가 들통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오로성승이 승천검황에게 물러나라고 한 것은 바로 오대문파가 이런 식의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달라는 의미였다. 이렇게 되어 궁지에 몰린 천하문은 오대문파와 협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 승천검황이 개입한 상황에서 이런 식의 일 처리는 불가능하기에 오대문파는 손 쓸 길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지 않고는 열세를 만회할 길이 없이 결국 비무에 응하고 비무에서 오늘처럼 지게 되면 그간의 권위를 모두 잃게 되고 권위를 잃은 그들이 당하는 것은 그간 행한 수 많은 일들에 대한 탄핵으로 이어져 봉문을 하지 않는다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승천검황은 이런 짓을 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고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아량이 없이 손속을 발휘하겠다는 의미였다. 소림을 통하여 오대문파, 아니 태을자에게 경고하는 것이었다.
승천검황의 말에 오로성승은 승천검황의 목표가 태을자의 제거라는 것을 알자 더욱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승천검황이 태을자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인가? 결국 이 번 개입이 태을자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말인가? 태을자와 검황이 원한을 맺은 일이 있다는 소리를 듣지는 못했는데……’
오로성승은 승천검황이 태을자에 대하여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자 다소 의아하였다.
‘하면 전날 무림맹에서 어떤 불만이 있어도 참고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설마 태을자의 태도에 대하여 못마땅하였다는 것인가? 아니면 더한 무언가가 있는가?’
그런 생각이 들자 불현듯 전날의 검황의 은거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오로성승도 그 일에 대하여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태을자의 일이 결국 오대문파에게 돌아가는 구나. 오대문파가 태을자로 인하여 지금의 성세를 맞이하였다면 결국 태을자로 인하여 지금의 성세를 접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시주의 우려를 그들에게도 전해주리다. 하면 이제 무림맹으로 가실 것이오?”
“그럴 생각입니다.”
오로성승은 승천검황의 의도를 알자 다시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무림맹주인 청명자를 압박하여 뭔가를 얻어낼 것이고 그것은 오대문파에서 어떠한 수단을 부려도 소용이 없도록 하는 조치일 것이었다.
패자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 묵묵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들이 떠난 자리에 오로성승만이 서산에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은 잘 하였다.”
승천검황은 지성룡이 그 상황에서 행한 모든 것이 훌륭하였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소림의 정문을 벗어나자 그렇게 말하였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가끔은 그렇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지성룡이 마지막에 무정을 최후공격을 막은 것과 소림의 체면을 생각하여 부상을 완전히 치료하지 않은 것처럼 행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상대였습니다. 제가 다소 경험이 많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르신의 도움이 컸습니다.”
무적철검에게 다시 감사를 표하였다.
“훌륭한 비무였네. 이로서 자네는 소림이라는 높은 산을 넘은 것이네. 이일은 예전에 검황어르신이 넘을 수 있음에도 포기한 것이니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가 있네.”
무적철검의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승천검황이 예전에도 넘을 수 있는데 포기하였다는 의미와 이제 소림을 넘어도 될 상황이라는 것을 표하는 것이다. 그런 일에 승천검황 혼자라면 약간은 주저할 수가 있었지만 이기가 가세하였기에 훨씬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도 들어 있었다.
“두 사람이 같이 가 주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네.”
승천검황은 그들의 공을 직접적으로 치하하였다.
“어쨌든 축하 드려요.”
황영지는 처음으로 말을 건넸다.
“고맙소 황소저.”
지성룡과 그들은 어른들이 있기에 서로 한번 바라보는 것으로 대화를 마쳤다.
그들은 그렇게 소림을 떠나갔다.
소림의 방장인 청수선사가 소림의 장로회의에서 천하문과 오대문파의 일에 소림의 전제자는 관여하지 말라는 것을 발표함으로써 전 중원에 알려지게 되었다.
승천검황과 지성룡이 방문한 직후에 발표된 일이라 그 배경에 대하여 수 많은 추측들이 소문이 되어 돌았다. 결국 이 소식을 듣고 제일 놀란 사람은 누구보다도 화산의 태을자였다.
명정도인이 자신의 처소에 올 때 침통한 표정이기에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한 것을 느꼈지만 그 내용을 듣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소림이 결국 봉문이나 다름없는 조치를 취했다고 할 수 있구나.”
태을자는 승천검황이 소림을 방문한 직후 벌어진 일이기에 태을자는 이일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어떻게 소림이 승천검황의 일방적인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말이냐? 혹시 승천검황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이 없었느냐?”
태을자는 믿어 지지가 않아 다시 물었다.
“이번 결정은 비무로 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명정도인의 말에 태을자는 자리에 털썩 앉고 말았다.
비무로 일이 결정될 것은 생각치 못했던 것이다. 만일 그런 생각을 했다면 중간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였을 것이지만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한 것이다. 승천검황과 오로성승의 못다한 승부가 있기에 비무가 있을 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하였지만 그 비무에 이번 일까지 걸고 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네 생각에는 승천검황이 소림을 침묵시킨 의도를 어떻게 보느냐?”
태을자는 명정도인의 생각을 물었다.
“본문을 비롯한 오대 문파를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일이 이 지경에 이른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느냐?”
명정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뾰족한 방법이 있을 수가 없었다.
“하옵고 소림 방장인 청수선사가 보내온 내용이옵니다.”
태을자는 서찰을 들어 읽어 보았다.
글을 읽다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이런 내용을 읽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소림의 방장이 쓴 글이지만 오로성승의 말이나 다름이 없었고 오로성승이 이런 글을 쓰도록 한 이면에는 결국 화산에 경고를 하는 의미가 있었다.
“결국 나 때문이라는 말이구나.”
태을자는 그 글을 다시 읽었다.
승천검황이 이런 말을 한 이면에는 태을자를 잘 안다는 말이고 태을자가 행한 일에 대하여 상당히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어찌 사조님 탓이겠사옵니까? 일황의 공연한 오해일 것이옵니다.”
명정도인이 부정을 하였지만 태을자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이래서 그에 대한 제거를 하였어야 하는데 등격리 사막의 전투가 끝나고 사라지는 바람에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태을자는 칠십오년전에 승천무황을 제거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그 때 몽고 무인들이 조금만 강하였다면 등격리 사막에서 그는 제거되었을 것이다.’
‘한데 그 일이 끝난 후에 사라져서 모든 것을 잊은 줄 알았는데 이제와 해묵은 감정을 해결하겠다는 것인가?’
태을자의 생각에는 내심으로 꺼림찍한 일이 있는 것 같았다.
‘결국 그 당시에 그가 무림맹에 계속 남았다면 그는 모두의 공격을 받아 제거 되었을 텐데. 그가 사라져 버렸기에 그는 중원의 신화가 되었다. 이미 나와 무림맹 핵심부가 꾸민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묻어두었다는 것이다. 그 일로 인하여 오대문파는 더욱 결속이 되었고 그 일에서 제외된 소림은 고립이 되었다.’
승천검황이 왜 자신을 제거하려는지 알고 있기에 태을자는 더욱 불안하였다.
하나 문인들일지라도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이미 타계한 사람과 삼도들이 행한 일이었다. 오대문파의 장령제자들이 행한 일이었다. 그일에 대하여는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