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60
제 목: [연재] 독문무공(60)
“패왕이 도주하려고 하여 막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입니다.”
영소혜는 밀영루주로부터 전음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수법이 고절하지 못하여 모든 사람이 그 내용을 듣고 말았다. 잘 못들은 사람은 황영지 뿐이었다.
“가보아야 겠습니다.”
사마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영소혜도 밖으로 나갔다.
패왕을 제압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사마 뿐이기 때문이었다. 사마가 늦게 간다면 결국 그만큼 수하들의 피해가 생기고 자칫 잘못하면 놓치는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사마가 밖으로 나가자 그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도착하자 사마가 다소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내부와 외부에 적을 두고 있으니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다가 이제야 움직일 여유를 갖게 된 것이지.”
승천검황은 사마의 처지가 이해 되기에 그렇게 말을 하였다.
“저들의 기세를 보건데 오래지 않아 모든 것이 해결이 될 것 같군. 하나, 가급적이면 피를 보지 않고 해결을 하였으면……”
승천검황은 탄식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피가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반란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무적철검이 피가 흐를 수밖에 없음을 말하였다.
‘내부에서 반란이 벌어진다면 결국 외부의 적을 맞게 되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내부의 결속이 없이 이룩된 것은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로다. 향후 어떤 조직을 꾸리건 내부의 적을 항상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지성룡은 조용히 자신도 조직을 꾸린다면 직면할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내부의 적을 제거하여야 한다. 물론 이는 불만이 없도록 일을 공평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내부에 대한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황영지를 보았다.
영소혜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성룡은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두 여자에게 받은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영소혜의 짝이 누가 될까 하는 생각을 하자 묘한 질투가 솟아 올랐다.
‘황소저를 두고 부질없는 생각이란 말인가? 나도 남자라는 것인가? 처음 본 여자에 불과한 여자에게 이 무슨 망측한 생각이라는 것인가?’
지성룡은 황급히 그런 생각을 지우고 황영지의 시선을 피하여 승천검황을 보았다.
승천검황도 생각에 잠겼는지 조용히 앉아서 허공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사마가 달려갔을 때 패왕은 성벽 앞에서 백여명의 무사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도찰각의 무사들은 명령을 받았기에 목숨을 걸고 성벽을 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사마가 다가가자 패왕은 시선을 사마에게 돌렸다.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구려.”
사마는 이렇게 마주보고 서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물론이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성주이오. 지난 이십여년동안 성주가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이오.”
패왕의 말은 당당하였다. 사마는 그런 패왕을 보면서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물론 그렇다고 합시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여야 했소. 천지문을 끌어들여야만 했소이까? 나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사황성을 천지문에 팔아야 했소이까?”
그 말은 수하들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장내에 있는 수하들이 이런 하극상을 보고 훗날 다시 반란을 획책할 수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내내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었다.
강호에서 약육강식의 생리는 당연하였다. 하나 외부의 적과 결탁한 것은 어떤 말로도 용납이 안되는 짓이었다. 그런 일을 말하자 장내에 있는 대부분의 수하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상당수의 간부들 중에서는 양다리를 걸치고서 선택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마의 명에 따라 움직였지만 내심으로는 사마에 대한 불신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패왕이 천지문을 끌어들인 것은 실로 흑도에서도 가장 경멸하는 배신이었다.
대부분은 패왕이 천지문과 결탁한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실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다.
사마는 자신이 잘못한 것을 들추는 패왕에게 그 것을 꺼내어 모든 잘못을 덮어버린 것이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상대의 결정적인 과오만을 말하여 기선을 제압해야 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자신을 지지하게 만들어야 했다.
사마의 의도대로 장내의 반응은 사마의 의도가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 그 동안의 정리를 생각하여 최후의 기회를 주겠소. 나를 이기고 베시오. 그러면 이 시간부터 사황성의 모든 것은 그대의 것이 될 것이오.”
그렇게 말하고 허리에서 검을 빼어 들고 앞으로 나섰다.
사마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손으로 패왕을 참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섰다. 일생일대의 가장 큰 도박일 수도 있고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사마는 지금에서는 자신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패왕도 이렇게 된 마당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그 동안 익히던 패천강룡신공을 한단계 더 상승시켜 최근에 대성하였다.
그리하여 내심으로 삼화취정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내심으로 자신이 있었다.
사마는 선공을 취하였다. 이미 자신의 손으로 참하기로 한 마당에 격식을 따질 이유가 없었다.
또한 지금까지 수하들에게 무공을 보인 것이 너무나도 까마득하였다. 이번 기회에 사마의 신위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사마는 오십여년간 싸움다운 싸움을 해보지 않았기에 실전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먼저 선공을 하여 부족한 실전 감각을 회복하려고 하였다. 만일 선공을 내주어 실전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수세에 몰리면 속수무책으로 밀리다가 질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선공을 하여 공격을 하면서 감각을 상승시키는 것이 유리하였다.
십여초가 지나자 그들이 싸우는 소리에 모두가 몰려나와 사황성의 식솔들이 구름처럼 둘레를 감싸고 있었다.
한번 부딪칠 때마다 굉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사마의 공세에 패왕은 패천강룡신공을 운용하여 맞서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선공을 빼앗겨 수세에 밀리던 패왕이 차츰 사마와 대등한 공수의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실로 이십년간 놀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인가? 패천강룡신공을 한단계 높인 것 같군.’
사마는 자신이 준 패천강룡신공이라 쉽게 생각하였지만 막상 부딪쳐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패천강룡신공이 아니었다.
사실 무섭게 부딪치고 있지만 둘다 육성정도의 공력만을 운용하여 싸우고 있었다.
결국 최후의 운기를 하였을 때 누가 강한가에 결정이 날 것 같았다. 사마는 결국 먼저 칠성의 공력을 끌어올렸다. 그가 공력을 끌어올리자 패왕도 맞대응 하여왔다.
그런 소리에 결전을 보러 나와 승천검황 일행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무려 한시진 가까이 손속을 교환하였고 초수도 천여초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마침내 삼장여를 마주하고 섰다.
최후의 대결을 하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그렇게 마주선 둘은 최후의 신공을 전개하였다.
이미 주변은 온통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사람들도 그들의 이런 대결을 피하여 백여장이나 멀리 떨어져서 보고 있었다.
그렇게 장내에는 긴장이 흐르는 가운데 사마의 검에서 차츰 광채가 어리기 시작하였다.
어느 사이에 패왕도 맨손이 아니라 곤봉을 꺼내들고 있었다.
둘이 서로 노려보다가 번개처럼 부딪쳐갔다.
“콰콰쾅”
하는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소리와 함께 부딪친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서 있었다.
칠척에 이르는 패왕의 몸이 그대로 반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사마은 그 것을 확인하더니 바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운기요상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영소혜가 급히 장내로 들어가서 사마를 지키고 서 있었고 누구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만일 함부로 다가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마를 저격하려는 것으로 오인 받아 모두의 공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보자.”
승천검황은 사마의 상세가 실로 위중한 것을 멀리 있지만 알 수가 있었다. 승천검황이나 지성룡, 이기는 격돌하는 순간 사마가 일도양단으로 패왕의 몸을 가르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패왕도 만만치가 않아 곤봉으로 사마의 양쪽 가슴을 가격하였다. 양쪽 가슴을 가격당하였기에 사마도 결코 무사하지만은 못하고 심각한 내상에 이르고 있었다.
승천검황 일행이 다가가자 밀영루주는 얼른 앞을 막아섰다.
이 것을 본 영소혜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비켜섰다. 그녀도 사마가 패왕의 곤봉에 양쪽 가슴을 가격당하는 것을 보았다. 자신이 본 것을 승천검황 일행이 못보았을 리 없었다. 승천검황이 다가오는 것은 사마의 상세가 위중하기에 도와주려는 것이지 해치려는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았기에 막지 말라고 한 것이다.
설사 막는다고 하여도 승천검황이 악심을 품는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승천검황은 지성룡을 보고 물었다.
“양쪽 가슴이 거의 파열되다시피 한 것 같습니다. 가슴의 맥동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회생 불능일 것입니다.”
지성룡의 말에 영소혜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상처가 위중한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인줄은 생각치 못한 것이었다.
“방법은 도인술을 써서 일단 맥을 살리고 온몸에 기를 회생시킨 다음에 스스로 복원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호법을 부탁드립니다.”
지성룡은 그렇게 말하고 사마에게 다가갔다.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시술이었다. 도인을 하여 기를 원활하게 만들고 파열로 인하여 막힌 혈도를 재생시키는 것이었다.
“할 수 있겠느냐?”
“해보겠습니다. 의술은 제가 할아버지 보다 조금 낫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여라.”
그렇게 말하자 이기와 황영지는 빙 둘러서 섰다. 영소혜는 그저 가만히 지켜보았다.
백여장 밖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장내에 나타난 사람들이 승천검황 일행이라는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성룡은 허리의 명문혈과 가슴의 옥당혈에 두 손을 대고 일단 진기를 도인하여 순환시켰다.
그러자 진기가 사지에 돌기 시작하였다. 또한 그러면서 자신의 본신지기를 양쪽으로 주입하여 막힌 혈도로 보내었다. 파열된 가슴에 진기를 소통시켜야 했다.
진기는 혈이 막혀있기에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이미 사마는 상세로 인하여 혼수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인후혈과 아혈을 점하여 어혈이 빠져 나오도록 해주십시오.”
지성룡은 옆에 서있는 승천검황에게 급히 소리쳤다.
승천검황은 인후혈과 아혈을 점하여 사마의 입을 벌리게 하였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사마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 나왔다. 피는 붉은 빛이 아니라 새까만 빛이었다. 가슴에 고여 있던 어혈이 지성룡에 주입한 진기에 의하여 압박을 받아 솟구친 것이다. 어혈이 빠지자 지성룡은 막힌 혈도가 하나 둘 열리는 것을 느꼈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 그들도 선명하게 어혈이 나오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지성룡은 일단 혈도가 열려 옥당혈과 명문혈에 이르는 진기의 흐름이 이어지자 사마를 바닥에 바르게 눕히고 가슴의 옷을 떼어내었다. 피는 나지 않지만 이미 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다.
가슴에 양손을 대고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완치는 안되었지만 진기가 흐르자 심장의 박동이 다소나마 살아나고 있었다.
지성룡은 양손에 진기를 주입하여 추궁과혈을 하기 시작하였다. 파랗게 멍이 들었기에 어디를 해야 할 지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알 수가 있었다.
지성룡의 추궁과혈로 인하여 심장의 박동이 조금씩 커지는 것을 느끼고 다행히 고비는 넘어가는 것을 느꼈다.
‘일단 응급치료는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몇 개의 혈도를 점하여 사마의 의식을 회복시켰다.
“일단 운기조식을 해보십시오.”
사마는 지성룡의 말에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를 인식하였다.
그리하여 지성룡이 상체를 일으켜서 앉히자 가부좌를 취하려고 하였다.
“이리와서 여기에서 잡고 있으시오.”
영소혜는 지성룡의 말에 사마의 한쪽 어깨를 잡았다. 사마는 영소혜가 지탱을 하자 온몸에서 힘을 빼고 운기를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몸안에 진기는 온통 흩어져 버렸는지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지성룡은 명문혈과 옥당혈에 손을 대고 진기의 도인을 도왔다. 그렇게 되자 사마는 조금 진기가 유통되는 것을 느꼈다. 조금 지나자 진기는 강해지기 시작하였고 요상결을 돌리자 조금씩 진기의 흐름이 강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흐름은 평상시의 일 할에도 못미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성룡은 진기가 다소 강해지자 주입하는 진기의 양을 늘렸다. 그러자 사마는 다시 순간적으로 목구멍으로 뭉친 핏덩이를 뱉어냈다.
사마는 피를 뱉자 다소나마 가슴의 답답한 기색이 사라지자 다시 본격적으로 운기하기 시작하였다.
사마는 요상결을 포기하고 운기를 하여 기운을 모으는데 주력하였다. 요상결을 펼치는 것보다는 본신의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연후에 강한 힘으로 요상결을 시전해야 했다.
“일단 요상결을 시전하십시오. 부족한 진기는 소생이 보충하겠습니다.”
사마가 운기조식을 하려고 하자 지성룡은 사마의 의도를 알고 얼른 운공요상을 하라고 말하였다.
말 그대로 응급조치이기에 시간이 없었다. 내부에 난 상처라도 아물게 하여 내출혈을 막아야 했다.
사마는 지성룡의 말에 운공요상을 시작하였다.
지성룡은 조금씩 주입하는 진기를 자신의 육성까지 높혔다.
차츰 시간이 지나자 사마는 창백하던 안색이 조금이나마 홍조를 띄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자 본신지기의 삼할 정도의 힘을 회복한 듯하였다. 사마의 본신진기가 회복되는 양만큼 차츰 주입하는 진기를 줄여가고 있었고 마침내 사마는 운공요상을 일주천하였다. 다시 이주천으로 들어가자 상당히 진기가 원할해지고 지성룡은 본신지기의 이성정도만을 주입하여 운공요상을 도왔다.
이번에는 거의 평상시 정도의 안색을 회복하였다.
사마는 운공요상을 마치고 눈을 떴다.
“고맙네.”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고 영소혜가 부축하였다.
아직도 패왕의 시체는 누구 하나 손대지 않아 그대로 널부러져 있었다. 사마는 영소혜의 부축을 거절하고 혼자섰다.
“가자.”
사마는 천천히 걸어서 자리를 벗어나고 있었다.
“일단 요상에 좋은 약을 복용하시게 하고, 아마도 이틀정도는 운공요상을 하시도록 조치를 해주시오. 그리고 상세가 악화되는 것 같으면 언제라도 나를 불러주시오.”
지성룡은 영소혜에게 당부를 하였다.
영소혜는 고개을 숙이고 총총 걸음으로 사마를 따라 갔다.
“한 일년은 고생을 하여야 치료가 완전히 끝날 것 같습니다.”
지성룡은 나직하게 승천검황에게 말하였다.
장내에는 그들만이 남아 있었고 그들이 영빈각으로 걸음을 옮기고서야 패왕의 시체를 수습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아무 말이 없었다. 영빈각의 객청으로 들어가서 좌정을 하였다.
“실로 위험한 순간이었다. 손을 쓰는 것이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이 날뻔하였다.”
지성룡은 이런 일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소름이 끼쳤다. 자신이 언제 저런 일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다행히 자신이 응급처치를 하여 도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양패구상으로 죽고 말았을 것이었다.
그런 일은 언제건 발생할 수가 있는 일이엇다. 더구나 널부러져 있는 패왕의 시체를 떠올리는 순간 자신도 그런 모습일 수가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오싹하니 끼치고 있었다.
저번의 대둔산에서 있었던 것과는 느낌이 다른 것이었다.
현재 무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대부분의 고수들은 그런 전투를 수도 없이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강호의 생활이 조금은 두려워지기 시작하였다.
“일단은 사황성의 일은 이것으로 결말이 나는 것 같구나. 사마가 빨리 쾌차를 하여야 할 텐데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이 혼란을 수습하는 것은 사마의 몫이다.”
지성룡은 승천검황의 말에 최고의 자리는 비워둘 수 없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사마가 걸어가는 것을 말리고 싶었지만 말릴 수가 없었다. 그 일로 인하여 한두달은 더 고생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렇게 걸어가지 않는다면 사마가 이상이 있다고 대부분 생각하여 동요가 발생하고 오히려 내분이 격화될 수가 있었다.
오늘의 이런 상황에서도 모두가 숨죽이는 것은 승천검황일행이 사마를 후견한다는 인식때문이기도 하였다.
만일 이 상황에서 떠난다면 사황성은 순식간에 와해될 수도 있었다.
‘비정한 강호이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최후에는 자신의 힘이다. 오늘 만일 사마가 나서지 않고 부하만을 희생시키면서 뒤로 빠졌다면 부하들이 동요를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마는 위험하지만 결국 자신이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상처를 입고도 오연하게 걸어서 퇴장을 하였다. 그런 그의 자세만은 배워야 한다. 나도 그렇게 강해야만이 살아남을 수가 있다.
하나 사마는 궁극적으로 그런 상황을 맞이하여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나를 도와줄 사람이 많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승천검황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지성룡의 생각에 한줄기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하나 최후의 자리에 이들이 과연 나를 도울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자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일단은 며칠간 있으면서 사마의 상세를 살펴보자. 남경에 가는 것 보다는 여기의 일을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어라.”
“녜, 그렇게 하겠사옵니다.”
말을 마친 승천검황은 조용히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이번 일에는 태을자가 개입하지는 않은 것 같구나. 그러나 결국 천지문은 태을자에게 접근할 것이다. 아니, 태을자가 천지문을 포섭한다고 하여야 하겠지. 일단은 사황성은 한동안 확실한 우군이 될 수가 있겠다.’
승천검황 일행은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하여 자리에 앉아 편한 자세로 쉬기 시작하였다.
영소혜는 품에서 청령단을 꺼내었다.
“일단 이 약을 드시고 운공요상을 하십시오. 이틀 동안은 하셔야 합니다.”
사마는 영소혜를 보았다. 자신이 혼절하면서 한 생각이 이대로 죽으면 영소혜가 사고무친의 존재로 남는다는 사실이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 영소혜를 보자 내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청령단을 받아서 들고 입에 넣었다.
달콤한 향기가 입안을 진동하였지만 먹으면서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자신이 영소혜를 위하여 구해준 호신단이기 때문이었다.
사마는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공요상에 다시 몰입하기 시작하였다. 걸어오는 동안 상처가 도져 괴로웠기 때문이다.
영단이 들어가자 곧바로 효과가 있는지 상처는 다시 아무는 것 같았다.
일단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치료에 전념하였다.
빨리 상처를 회복하고 예전의 힘을 찾는 것이 시급하였기 때문이다.
영소혜는 사마가 운공요상에 들자 옆에서 조용히 물러나왔다.
“화왕을 불러오세요.”
영소혜는 화왕에게 혼란을 수습하라고 말하고 싶었다.
곧 이어 화왕이 대기하다가 달려왔다.
“내부의 경계를 강화해주시고 성내의 일을 처리하여 주세요. 그리고 영빈각에 계신 귀빈들을 각별하게 대접해 주세요.”
영소혜는 내부를 추스리는 것이 중요하기에 명령을 내리고 놓여진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화왕은 영소혜의 알에 알았다는 짤막한 말만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말도 영소혜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도 믿을 수가 없었고 자신이 지킬 수밖에 없었다.
‘정말 위험하였다. 나는 지켜만 보았다. 이런 상처는 의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행히 이렇게 응급치료를 하였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결국 아버님도 동귀어진을 하고 말았을 것이다. 아버님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영소혜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도 모르게 흔들고 말았다.
그녀로서는 사마가 사라진다는 것을 결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렇기에 영소혜에게 있어서 현재의 상황은 충격이었다.
‘아버님이 모험을 하신 이면에는 그들을 믿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목숨의 빚을 지게 되었다. 이후에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가?’
영소혜는 조금 정신을 차리자 이후의 일이 걱정되기 시작하였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었다. 은혜를 입었다면 갚아야 했다. 그 것을 생각하자 내심으로 불안하였다. 물론 무리한 요구는 없겠지만 이후의 일은 그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도 당장 그들이 떠난다면 이 혼란을 수습할 자신이 없었다.
결국 자신들의 운명이 어느새 그들의 손으로 넘어가버린 것이다.
‘그들이 온 것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이후의 천하정세를 자신들이 주도할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평생 그들의 뜻대로 끌려 다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영소혜는 암담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영소혜는 미소를 짓고 말았다. 평생 끌려다니는 것은 만일 자신이 지성룡과 혼인을 하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에 피식 웃고 만 것이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상상을 또 하고 있구나. 그가 부인을 두명 얻지 않는 한 어찌 그 일이 가능하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자 영소혜는 내심으로 마음 한구석이 다시 아려왔다. 상상 속의 남자와는 달랐지만 지성룡은 더욱 믿음직하고 강하였다.
더구나 부친을 치료해주었기에 내심으로 호감에 고마움을 더하여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영소혜는 그들이 와준 것에 고마워하면서 이후의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