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72
제 목: [연재] 독문무공(73)
이기의 일은 승천검황과 천하문의 일행을 감시하던 간자들에 의해 천하 곳곳으로 소문이 되어 퍼져나갔고 곧 검마각이 이일을 하였다는 말이 돌았다. 그 소문과 더불어 검마각이 있던 막부산의 근거지는 텅텅비어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여 이일을 검마각에서 하였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었다.
천하는 검마각이 태을자의 수족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이후에 벌어질 일을 제각기 추측하여 써늘해지는 가을 날씨처럼 더욱 사람의 마음을 차갑게 만들고 있었다.
다시 한번 태을자의 악랄한 행위에 분노를 하면서도 마음한구석에 일어나는 태을자에 대한 두려움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일행들은 개봉에 도착하자 각기의 처소로 말없이 흩어졌다.
황영지는 청명원의 예전에 머물던 처소에 머물게 되었고 지성룡도 마찬가지였다.
황영지는 돌아오자 무공 수련에 너무나 매진하고 있었다. 실로 그런 황영지의 모습은 모든 사람의 염려를 자아내고 있었다.
지성룡에게는 말 그대로 금언금족령이 적용되어 감옥과 같은 청명원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숙조부인 지상운이 천서(千書)를 선정하여 주었다.
승천검황은 자신의 처소에서 아무런 말이 없이 조용히 묵상에 잠기고 있었다.
그리고 무림맹에서는 이기의 변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태을자는 무림공적으로 발표가 되었다. 화산을 비롯한 오대문파에서는 일이 이 모양이 되자 봉문의 선언만 하지 않았지 봉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의 상태가 되어 버렸다.
청운각의 연무는 어느 때보다도 격렬하였고 청운각의 청년들은 대둔산의 수련장이 완공되자 그곳으로 옮겨가 수련을 하였다.
그렇게 되자 황영지는 사람들이 싫은지 청운각의 한 곳으로 옮겨가서 아예 벽곡을 하면서 연무에 열중을 하였다.
그녀가 슬픔을 잊는 것이 바로 뭔가에 몰두하는 것이었기에 아무도 그녀를 말리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이렇게 연무에라도 몰두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여서 인지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그녀의 이런 연무를 지성룡은 알면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못하고 있었고 승천검황은 보름만에 휑하니 떠나가고 말았다.
그가 떠나가고 나서야 다른 사람은 알았다.
그렇게 이기의 죽음으로 인하여 모든 것은 변하고 있었다.
지성룡이 천하문에 도착하자 벌칙이 본격적으로 발휘되었다.
금언금족령은 이러하였다.
‘어떠한 경우라도 말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안수전 담 밖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주어진 천서를 매일 읽는다.’
‘먹을 것은 벽곡단으로 대치한다’
‘무공을 운기하거나 시전하지 못한다.’
‘만일 천서를 다 읽지 못한다면 다 읽을 때까지 징벌은 계속된다.’
지성룡에게 내려진 형벌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글을 읽어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실로 답답하였다.
그렇게 지성룡은 감옥 아닌 감옥생활을 하기 시작하였다.
매일 운기조식을 하다가 하지 않으니 실로 답답하였고 몸이 힘이 들었다. 그러나 지키겠다고 약속한 일이기에 지킬 수밖에 없었다.
지성룡이 이렇게 지내는 동안 시간은 흐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부님들에 대한 복수는 내가 한다.’
그런 생각으로 매일 피나는 연무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연무는 하루가 다르게 본인은 모르지만 발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녀의 무공이 보여주는 식의 무공이라면 지금의 무공은 죽이기 위한 무공으로 변하고 있었고 초식의 운용을 할 때 살심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 흥분에 적응하지 못하여 무리도 있었지만 그녀의 의지는 자신의 무공을 더 한층 발전시키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 사랑은 이제 복수를 끝내고 난 이후의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태에서 혼인을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누구도 혼인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사부님들이 계시지 않기에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여야 한다. 또한 그분들의 복수를 내가 해야한다. 강해져야 한다. 눈앞에 원수가 있어도 지금은 약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피해야 한다. 검마각과 태을자 이들은 지옥까지라도 쫓아가서 처단을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처단할 무공을 익혀야 한다.’
황영지는 수건으로 땀을 닦고 검게 타고 찬바람에 거칠어진 피부를 보았지만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 것은 그녀가 그만큼 열심히 무공을 수련하였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최근에야 뭔가 새로운 길이 보이는 것을 느꼈다. 막연히 강해지기 위해 울분을 토해내듯이 무공을 익혔다. 익히기 보다는 미친 듯이 무공을 시전하였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차츰 이성을 찾으면서 그 동안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 길을 따라 이제는 무공을 익힌 것이다. 그 새로운 길이 무엇이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가야했다. 예전 같으면 옆에서 친절하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던 사부가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서 가야만 했다.
‘두고 보자. 네놈들에게 어떻게 돌려주는지를, 내가 할 수 있는 길은 무공을 익히는 것 뿐이지만 너희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면 그날이 바로 너희들의 제삿날이 될 것이다.’
황영지는 그렇게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좌도우검을 꼬나잡고 연무장을 누비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몸에서는 살기가 물씬 피어오르기 시작하였고 다시 그 살기는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살기가 옅어지면서 오히려 검과 도에서 나오는 기운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지성룡은 며칠간 운기조식을 하지않자 처음에는 들끓던 기운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무공이 사라지는 것 같아 불안하였지만 그렇다고 지시를 어길 수는 없었다. 한다고 하여도 특별히 표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벌칙이기에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가금식 무공에 대하여 생각을 하자 연무를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운기조식이나 연무를 하지 않자 무공에 대하여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저 생각만 하는 것으로 자신의 몸에 기운이 일어나고 있었다.
실로 생각만으로 기운이 일어나는 상태에서 다시 생각을 하여도 마음을 먹지 않으면 운기가 안되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무공이 자신의 생각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자세히 알 수가 있었다.
생각은 하되 기운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생각만하면 일어나는 상태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간 다시 여러무공을 생각하고 소림사의 비무와 사마와 패왕의 비무를 생각하면서 무공을 하나하나 정리하였다. 모든 것은 그의 마음속에 심상으로 하지만 머리로 하는 것이기에 더욱 무공에 대하여 고찰 할 수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적응이 되지 않고 답답하였지만 지성룡은 새로운 것을 안다는 즐거움에 빠져들 수가 있었다.
그에게 책을 가져다 주는 일을 맡은 지상운은 그가 점차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자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처음에는 하루종일 서너권의 책을 읽던 것이 열흘이 지나자 무려 열권가까이를 읽어나갔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다면 고작 백여일만에 천서라고 선택된 책을 일독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독서 속도가 빨라진 것은 천서라고 하는 것이 유학을 하는 자들이 기본적으로 읽는 책이기에 용어나 내용에 익숙해졌기에 이해가 빨라졌다.
그렇게 책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또한 종종 노자의 도덕경 같은 도교의 서적도 있기에 정신수양으로서는 그만이었다.
지성룡이 받는 벌은 당시에 경솔한 행동을 하는 자들에게 부모나 스승이 많이 내리던 벌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서 심성을 수양하는 길로 삼았다.
그러나 이기의 일과 황영지에 대한 연민으로 인하여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더구나 사황성에 연락을 할 수도 없다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은 점이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벌이기에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번 기회에 수 많은 책을 읽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지상운이 오자 붓으로 글씨를 썼다.
천서를 벌써 이십여일간 이백권 가까이 읽었기에 지상운은 지성룡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어 서원에서 그런 책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게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있었다.
승천검황은 만상문을 다시 방문하였다.
“검마각의 종적을 최대한 수배를 하여 지금 그 일부의 종적을 파악하여 정리해 두었습니다.”
만상천군은 승천검황에게 작은 책자를 하나 건네었다.
작은 책자를 받아 든 승천검황은 조용히 그 것을 일독하고 있었다.
“내가 직접 이들을 처단할 것이오.”
“그러시다면 만상오절을 동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검마각의 종적을 추적하여 소식을 전해드리고 태을자와 연관된 조직을 살펴나가겠습니다.”
“그렇게 부탁을 하겠소.”
승천검황은 이기의 복수와 태을자의 처단을 자신의 손으로 하기로 하였다.
다른 사람이 하다가는 불필요한 희생만 늘 것이었다. 이기가 희생된 마당에 다른 사람이 나선다고 하여 상대가 가능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직접 상대를 공략하여 그가 표적이 되어 적을 유인하면서 제거해야 했다.
그런 결심을 하자 바로 만상문을 찾았고 만상문에게서 검마각의 잔당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이다.
“만상오절은 가급적이면 암중에서 나를 따라오면서 역으로 나를 감시하는 자들을 추적하여 주시오. 그들에 대하여는 지금부터 끝없는 주적에 들어갈 것이오. 그렇게 하다보면 결국 태을자는 고립무원의 상태가 될 것이고 나와 마주설 것이오.”
승천검황은 이제 자신이 나서 그들과의 전쟁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 승천검황의 결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르신이 하시는 일에 만상문은 최대한 협조를 하겠사오니 무리는 하지 마십시오. 사숙어른도 어르신이 얼마나 상심이 컸을까 걱정을 하였습니다.”
만상천군은 승천검황이 노구를 이끌고 나서는 것을 보자 내심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무림공적으로 태을자와 검마각을 지정하여 척살령을 내린다는 것이오?”
청수선사는 제갈중명이 소림을 방문하여 이렇게 설명하자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야 무림맹이 살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강호동도들은 무림맹마저 똑같이 볼 것입니다.”
제갈중명의 말에 청수선사는 결국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이일은 너무나 엄중한 만큼 무림공회(武林公會)를 열어 강호동도들에게 경각심을 주어야 합니다.”
제갈중명의 말에 실로 청수선사는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무림공회란 무림맹을 구성하는 전 문파의 수장이나 전권을 위임받은 대표를 모으는 일이었다. 지난 칠십여년간 한번도 열리지 않은 일이었다.
“무림공회를 소집하여 지난세월 세분의 맹주들이 맹주로 계시면서 했던 과오를 바로잡아야 하며 그들의 일에 동조한 오대문파의 죄과를 또한 논해야 합니다. 그 자리는 또한 천하문을 불러서 정식으로 입맹을 마무리짓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면 오대문파와의 비무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오?”
“그 일은 무림 도의상 중지시킬 수 없는 일입니다. 단지 무림맹이 밝힌 그 비무에 대한 공증만을 철회하면 됩니다. 그 일에 대하여는 천하문과 오대문파가 해결하여야 할 문제입니다.”
제갈중명의 말에 청수선사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제갈중명의 의도를 알게되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말은 오대문파와 천하문의 비무를 성사시켜서 그들에게 씻을 수 없는 패배의 굴레를 씌우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갈총사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하시오.”
청수선사는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땅에 떨어진 무림맹의 명예를 되찾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외단이 대부분 파괴도어 재기불능의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화왕의 보고에 영소헤는 생각에 잠겼다. 외단이 사라진 것은 전력의 삼할이 사라져 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좋은 기회인 것이다.
“알았어요. 이미 외단을 없애려고 하던 참이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단 직속의 조직을 만드는 일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어요?”
영소혜는 아예 대놓고 외단을 말살하려 했다고 말을 하였다.
“이미 대부분의 지단이 절반정도의 무사를 모집하여 가동 중에 있습니다. 이대로 진척이 된다면 한달 안에 목표가 달성될 것입니다.”
영소혜는 그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지단에 목표를 이제 다시 절반정도를 더 할당해 주도록 하고 그들 중에 이십세 미만의 청년을 최대한 은밀하게 사황성으로 보내라고 하세요. 여기에 있는 내용은 최대한 은밀하게 진행을 해주세요.”
영소혜는 지성룡이 지시한 비밀세력을 만들 때라고 생각하여 화왕에게 계획서를 넘겨주었다.
화왕은 그 서류를 읽어보더니 다소 상기된 표정이 되었다.
“이 조직은 영웅밀전대라 칭할 것입니다. 그러니 기밀을 최대한 유지하여 주세요. 그리고 우리의 명칭을 영웅성이라고 고친다는 명령을 내일 아침에 공표를 해주세요. 거기에 내용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화왕은 모든 것이 너무나 급속도로 바뀌자 의아하였다.
이런 조직의 방향이 꼭 정도의 세가나 상가에서 가지는 조직과 같았기 때문이다.
“이대로 한다면 정파나 다름이 없는 조직입니다. 정도로 귀순을 하는 것입니까?”
“맞아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영소혜의 대답에 화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흑도로 살아남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도로 돌아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알겠사옵니다. 최대한 은밀히 잡음이 없도록 조치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부탁을 드려요. 제가 하여야 하나 경험이 없기에 화왕 할머니에게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하문과의 협력은 잘 되고 있습니까?”
“녜, 그렇습니다. 하나, 남경상림과는 다소 마찰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 외단에 세금을 내던 그들이 지단에는 세금을 내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우리들이 운영하는 객잔이나 주루의 일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일에 대하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좋아요. 그렇다면 그렇게 곤란을 당하는 객잔과 주루에 대하여 명단을 취합하고 그것들을 천하문에 넘기는 방안을 세워보십시오.”
영소혜는 최근 상술에 대하여 읽어보고 있었다. 암흑가에서 일어나는 것과 상술은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영소혜는 얼마나 사황성이 허술하게 돈을 관리하였는지를 깨닫고 있었다.
천하문은 간부들이 객잔이나 주루에서 머물거나 술을 먹으면 무조건 돈을 지불하는데 사황성은 향주급만 되어도 그저 공짜였다. 그러니 적자를 보지 않는 것이 이상하였다.
이런 것을 알자 영소혜는 이런 일도 뜯어 고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조직의 습성상 일거에 뜯어 고치는 것은 어려웠고 그래서 아예 천하문에 좀더 객잔이나 주루를 넘겨 그들이 하는 것을 보게하여 자연스럽게 고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남경상림에 방해받는 객잔을 넘겨 그런 효과까지 거둘 생각을 하였다.
“하오나 그렇게 된다면 본문의 기반이 너무나 축소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전장으로 돌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영소혜의 말에 화왕은 뭔가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느꼈지만 꼭 짚어서 말하기에는 아직 감이 잡히지 않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모든 일을 착오 없이 해주기를 부탁드릴께요.”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