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83
제 목: [연재] 독문무공(85)
“중원에서 드디어 승천검황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왔습니다.”
중원에서 탈출한 태을자는 새외를 돌다가 삼년전에 요하 상류에 위치한 우길부라는 곳에 정착하였다.
처음에 그는 그곳에 등장할 때 채약꾼으로 변장하였기에 모두들 지금까지 채약꾼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천하의 태을자가 그러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그가 이곳에 정착한 것은 그 마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줄만한 재질을 가진 열아홉살의 청년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그가 그 청년이 좋아서 그러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오기에 찬 계책을 실행해줄 여건을 청년이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장백파의 속가제자인 아버지에게 무공의 기초를 닦은 그 지역 최고의 용사였고 최고의 사냥꾼이었다.
특히 그는 맥궁술이라 불리는 궁술을 장백파의 대장로에게 두달 동안 전수받은 후에 스스로 궁술에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무사였다.
그를 보자 태을자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천부적인 재질을 가진 것을 알았고 그에게 접근 하였다.
그는 태을자의 진면목을 모르기에 일반적인 채약꾼으로 인식하여 채약꾼으로 취급을 하였고 태을자에게 일반적으로 대하여 다소 무례한 행동을 하고 말았다.
이미 그를 노리던 태을자의 도발에 넘어간 그 청년은 호되게 당하고 말았다. 유광한이라는 청년이었다.
그는 이름이 다른 자와 달리 한식(漢式)이었는데 그의 조상은 요,금,원으로 이어지는 혼란기에 만주로 이주한 한족의 후예였기 때문이다. 말만 한족이지 몇대에 걸쳐 여진의 여인들을 배우자로 맞아 들였기에 혈통으로는 여진족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한족이었던 영향인지 중원어를 부족하지만 구사할 줄 알았다.
태을자는 그 청년 유광한을 굴복시킨 후에 수하 겸 비밀제자로 만들어 버렸다. 그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태을자를 솜씨 좋은 채약꾼으로 알고 있고 나이도 고작 일흔정도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음, 잘되었구나. 너에게 지난 삼년간 나의 모든 것을 전하였다. 나의 복수는 승천검황이 죽었다고 하여 된 것이 아니라 승천검황이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허물어야 되는 것이다.”
태을자는 자신의 복수를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
태을자는 이 유광한에게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말해주었다. 유광한은 태을자의 이야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하였다. 그가 성장을 한다면 결국 중원과는 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으 인식할 만한 식견은 가지고 있었다.
“나는 너에게 중원을 정복할 힘을 주고 싶다. 그 것이 나의 복수이다. 네가 더 이상 해줄 것은 없다. 오직 너의 힘으로 중원을 정복하고 명을 전복시키면 된다.”
태을자에게 있어 이미 직접적인 보복은 포기하였다. 아니 사실상 힘이 들었다. 그렇기에 새외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청년에게 무공을 전수해 주는 것으로 보복을 하고자 한 것이다.
이 청년이 강성해 지는 것은 유광한이 중원을 정복하건 못하건 상관없이 중원에 커다란 재앙이 되는 것이다.
“나는 너의 지금의 능력이 중원의 최고의 후기지수인 참룡검객에 못미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너에게 그런 기대를 가지는 것은 네가 어릴 적에 복용한 각종영약으로 인하여 백년내공을 가지고 있고 네가 만든 흑룡전대(黑龍戰隊)의 용맹함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승천검황이 죽었다고 하기에 너에게 중원을 정복할 마지막 힘을 주고자 한다.”
태을자의 말에 유광한은 의아한 듯이 보았다. 아직도 그가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 있는지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나의 본신지기이다. 나도 이제 백이십이 넘어간다. 결국 오래지 않아 쇠잔하여 질 것이다. 그전에 너에게 나의 본신지기를 전달해줄 것이다. 한번에 전달을 해준다면 너도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이니 열번에 걸쳐 십일 간격으로 개정대법을 진행할 것이다. 이 개정대법이 성공하게 되면 내공에 있어서만은 결코 중원의 참룡검객도 너에게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태을자는 자신이 우화등선을 포기한 이상 목숨과 내공까지 자신의 복수에 사용하기로 하였다.
지난 오년간의 고심 속에서 내린 결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복수는 바로 중원에 위협이 되는 새외의 세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이런 그의 결정의 이면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남이 잘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다.
자신이 행복하고 남이 잘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남이 불행해지면 행복해 지는 사람이 있는데 태을자가 그러했다.
황궁이 그에게 역모로 몰아 추살령을 내렸기에 명도 그에게는 원수였고 승천검황의 득세를 용납한 중원무림 자체에 대하여 원한을 가졌기에 중원과 중원무림을 파괴할 수가 있다면 목숨까지 내놓을 마음이 든 것이다.
“기필코 중원을 정복하여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고맙다.”
태을자는 유광한의 태도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중원은 승천검황의 죽음으로 이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화장은 무림맹에서 십여리 떨어진 운장산 기슭에 마련된 화장대(火葬臺)에서 이루어 지기로 하였다.
그 곳에는 무림맹의 사람들이 승천검황의 운구만 도착하면 모든 것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져 있었다.
승천검황이 세상을 떠난지 구일째 되는 날 아침 운구행렬은 출발하였다.
운구행렬 중에 있는 사람들 중에 간간이 천하문의 사람만이 간간이 눈물을 비추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표정만 그저 애통하다는 듯이 굳어 있는 것이지 통곡이나 울음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건데 승천검황이 울음을 보일 만큼 가깝게 느끼는 사람이 드물다는 증거를 보는 듯 하였다.
지성룡도 그저 인연을 정리하는 것이 그렇지 어떤 슬픔이나 서러움이 밀려오지는 않았다. 또한 남자체면이기에 울음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저 몇방울의 눈물만을 영결식을 하는 동안 보이고 떠나가고 있었다.
단지 황영지만이 서러운 듯이 간간이 흐느끼면서 운구를 따라가고 있었다.
황영지에게는 이기 이외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그래도 승천검황이었고 승천검황의 죽음에서 이기의 죽음을 생각하는 지도 몰랐다.
상가집의 울음이라는 것도 너도나도 울어야 울음이 길어지지만 다른 사람이 울지 않으면 혼자서 대성통곡을 할 수는 없었다. 다른 사람이 운다면 황영지는 대성통곡을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기에 복받치는 설움을 참으면서 흐느끼고 있는 것이다.
십여리를 가자 화장장에 도착을 하였고 정해진 절차에 의해 의식이 진행되어 마침내 화장대 위에 관이 놓여지고 기름이 끼얹어 지기 시작하였다.
황영지는 그렇게 되자 그 동안 복받쳤던 설움이 터져 나와 마침내 통곡을 하였고 지성룡도 영영 떠난다고 생각하자 황영지의 옆에서 같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처연한 분위기가 장내를 감쌌고 하나 둘 눈물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하던 사람은 일렁이는 불꽃 속에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의 죽음이 이네 그의 시대를 마무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대하여 기대와 우려를 하면서 침묵에 잠겨 들었다.
“그 동안 수고가 많았다.”
지일광은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지성룡을 불렀다.
그 자리에는 지청현도 있었다.
“그 어른이 가는 자리에 너라도 유일한 전인으로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청현도 만일 지성룡이 그런 자격으로 있지 않았다면 얼마나 빈소가 쓸쓸하였을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파 한마디 거들었다.
“소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너는 그 어른에게 원망을 하지 말아라. 만일 네가 그 어른이 있는 동안 무림맹의 일에 관여를 하였다면 너는 지금쯤 여러가지 오명을 뒤집어 쓰고 어려움에 직면하였을 것이다. 내가 너를 불러 일을 맡기면 되지 않을까 말을 비추면 너는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부르기를 한사코 거부하신 분이다.”
지일광은 지성룡이 승천검황을 오해할까 걱정되어 말을 하였다.
“오히려 어르신이 힘들게 일하시는데 저만 편하게 있어 항상 송구스러웠습니다. 그러니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십시오.”
지성룡은 예전에 자신이 은거고수마냥 있어야 하는 것에 다소 불만을 가졌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그렇게 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모든 원망을 털어버렸다.
“이제 그 어른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그 일이 시급한 과제이다.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지일광이 마침내 지성룡의 의중을 물었다.
지금의 상황에서 승천검황의 유일한 전인으로서 지성룡의 위치는 대총사인 지일광의 역할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단은 지성룡과 공동보조를 취하여 혼선을 없애야 하기에 지일광이 물은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이 계시면서 행한 것을 마무리 지어야 하고 본문도 당분간은 무림맹에서 한발 물러나야 합니다. 물러나서 한번쯤 무림의 동향을 점검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하여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면서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오대문파처럼 향후 무림의 지탄을 받는 존재가 되어 버릴 수가 있습니다.”
지성룡의 생각을 듣자 지청현이나 지일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방법에 대하여 생각은 해 보았느냐?”
“아직 거기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생각을 정리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지성룡은 자신의 의중에 대하여는 정리하지 않았다는 말로 표출을 자제하였다. 무림의 정세나 상중에 일어난 여론의 동향들에 대하여 아직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말을 하기는 집안어른이라도 곤란하였다.
혹여 자신의 생각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의 동향이 엉뚱하다면 낭패가 아닐 수가 없는 것이고 장례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들을 고려하지 않고 판단을 내린다면 추후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해보고 말을 해주도록 하여라. 너의 생각도 중요할 것 같아서 묻는 것이다. 어찌 되었거나 이제 검황어른이 안계신 이상 본문에서 외부에 큰 소리를 낼 사람은 앞으로 네가 될 것이니 네가 생각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지일광의 말은 지성룡이 생각하는 대로 향후 무림맹의 구도를 개편하는데 반영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러면 일단 여론 동향을 살펴보고 어떤 것이 좋을지 생각하여 이틀 후쯤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여라. 그 동안 제대로 자지도 못하였으니 좀 쉬기도 하여라.”
“예, 그럼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지성룡은 거처에 돌아와서 황영지를 보자 황영지는 울다가 지쳤는지 자리에 웅크리고 누워있었다.
지성룡이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 화영지도 기척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피곤한 모양인데 힘들면 좀더 누워 있으시오.”
“쉬었더니 이제 괜찮아요. 사실 몸이 피곤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심란하여 누워있었어요.”
황영지는 지성룡의 앞에 앉았다.
“그 동안 나보다 지매가 더 상심이 큰 것 같구려.”
지성룡은 황영지가 이기에 대한 일을 잊어가는데 이번 상으로 그 일을 다시 떠올린 듯하기에 걱정이 되어 물었다.
“아니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성룡은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는 없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애들은 둘 다 문제가 없소? 긴 시간 집을 떠나 있으면 애들이 힘들 것이오.”
“아직은 둘다 잘 지내고 있어요. 하온데 영소저을 만났습니다. 이야기는 들었는지요.”
지성룡은 언뜻 화영지와 영소혜가 만났다는 것을 들었지만 무슨 말이 오고갔는지 궁금하였지만 선뜻 묻지를 못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소. 무슨 이야기를 하였소?”
지성룡은 황영지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면목이 없기에 언급을 회피하고 싶었지만 일단 황영지가 말을 꺼내자 잘되었다 싶어 물었다. 황영지의 표정이 그리 화난 기색은 없어 안심은 되었다.
“물론 혼사 이야기가 오고 갔어요. 아무리 수하라고 하지만 과년한 처녀를 방치해 둘 수는 없는 것 아니예요.”
황영지의 말에 지성룡은 우려하던 이야기가 오고갔다는 것을 알았다.
“지매에게는 면목이 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호색한이라는 말을 들을 소지가 있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 생각이 드오. 지매가 넓은 마음으로 받아 들여 주시오.”
지성룡은 지금까지 보이던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하였다.
“결국 수하가 아니라 첩으로 들이시겠다는 것이군요?”
황영지가 한번 딱딱한 어조로 말을 던졌다. 지성룡은 황영지의 어투 속에 들어 있는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지매의 말대로이오. 지매가 나에게 뭐라고 서운한 말을 해도 좋소. 또한 남자로 영소저를 한번쯤 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일 것이오. 그러나 또한 내 욕심으로 그녀가 가진 세력을 욕심냈던 것 또한 사실이오. 그러나, 이런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 나쁘기에 내 스스로 자제를 한 것도 사실이오. 그러나 수하로서 오년이상을 나에게 변함없이 정성을 다하는 영소저를 보면서 미안함과 연민과 애뜻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오.”
지성룡은 솔직하게 말을 하였다. 이미 혼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이상 황영지가 느끼는 서운함은 사실이었고 그 서운함을 달래야 하는 것은 자신이 할 일이었다.
“하나 지매에 대하여 내가 정이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말구려. 누구보다도 우선하여 지매를 사랑하오.”
지성룡은 황영지를 달래기위해 쑥스럽지만 말을 보태었다.
황영지도 지성룡이 그렇게 말해주자 다소나마 안심이 되었다.
“상공의 그런 말씀을 들었으니 저도 서운한 마음을 모두 버릴게요. 그리고 이미 영소저를 받아들인다고 생각을 했으니 걱정을 말아요. 그리고, 혼사에 대하여는 제가 법도에 따라 빨리 진행하도록 준비를 하겠어요. 그러니 이 문제는 저에게 맡겨 두시기 바랍니다.”
황영지가 자신이 주관한다는 말에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말을 못하고 그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황영지는 영소혜와 있었던 자초지종을 들었다.
황영지의 말을 듣자 황영지에 대하여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독한 구석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모질게 대할 줄은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 다행이라면 자시 풀었다고 하는 것이지만 이 모든 것이 황영지의 술책으로 파악이 되었다.
이번의 일로 영소혜는 황영지에게 기가 꺾여 지내야 할 것 같았다.
‘여자들의 싸움은 또 다른 면이 있다더니 두 여자의 지략의 대결도 향후 재미가 있을 것 같군. 그저 큰 잡음 없이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두 여자의 대결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황영지의 이야기에 심했다는 말을 할 수도 없어 그저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매, 총관하고 부총관을 좀 불러주시오.”
지성룡은 이야기가 끝나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영지는 밖으로 나가 지시를 내리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좀전에 고조부님과 증조부님을 뵈러 갔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이야기가 있었습니까?”
“향후의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소. 지매도 알아야 할 것이니 조금 있다가 총관과 부총관이 오면 같이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인자기와 용소명이 들어왔다.
“앉으시오.”
둘은 자리에 앉았다.
“그동안 사람이 여기온 사람들의 동정이나 동향에 대하여 나에게 알려주시오.”
지성룡이 먼저 그들에게 동향을 물었다.
인자기가 나서서 조문을 온 주요 인사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지성룡이 빈소에서 보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할 것이기에 다시 설명을 하였다.
지성룡은 간간이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기도 하였지만 인자기가 말하는 것을 경청하였다.
“다음은 차대에 대한 논의입니다. 대부분이 이번에 천하문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인자기는 단정적으로 말을 하였다.
“물론 총사님이 맹주님이 되려 하신다면 반대는 못할 것입니다만 기저에 깔린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저도 한 발짝 물러나서 내부를 정비하면서 무림맹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자기의 말에 지성룡도 같은 생각이기에 조용히 있었다.
“그러면 현재 누구를 차대로 생각하는 것 같소이까?”
“제갈가주가 현재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지성룡은 제갈중명이 나서고 있다고 하자 예상했던 일이라 놀라지 않았다.
“또한 일부는 사마세가나 위지세가를 거론을 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세를 얻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지성룡은 한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평상시에도 어떤 일을 보고하면 신중하게 한참동안 생각한 연후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기에 그들은 지성룡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제갈가주에게 한번 나를 보러 오라고 전해주시구려.”
한참 동안 생각을 하던 지성룡은 제갈중명을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또한 용제는 지금 가서 영웅성의 소성주에게 내가 바로 사마어른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다고 전하고 지매와 인총관도 같이 갈 준비를 하시오.”
장내에 있던 사람은 지금 그렇게 하는 이유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지만 묻지 많고 따르고 있었다.
지성룡이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자신이 그 동안 생각해둔 것들을 이제 실천에 옮길 때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일단 영웅성을 자신의 휘하에 정식적으로 두어야 할 때라고 판단하였다. 영웅성을 정파의 일원으로 만든 것도 이일을 위한 포석이었다.
그 것도 며칠 안으로 무림맹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그런 내심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었지만 인자기의 보고를 받자 그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시기에 이런 발표는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고 지성룡을 인정하지 않는 자들에게까지 인정하게 만드는 결과를 줄 수 있었다.
인자기와 용소명이 먼저 일어나서 나가자 황영지는 자신이 말한 바를 지성룡이 무시한 것 같아 불만을 얼굴에 드러내고 있었다.
“내가 가는 것은 영웅성의 일 때문이오. 이번 기회에 영웅성을 정식으로 내 휘하에 두어야 할 때라는 판단을 하였소. 이일은 혼사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큰 일이오.”
황영지에게 혼사의 문제를 맡긴다고 한 것을 번복하는 일이 아니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알았어요. 그럼 어떻게 하시겠다는 것이예요?”
황영지는 대충 이해는 되지만 정식으로 영웅성을 휘하에 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내가 영웅성의 태상호법이 될 생각이오. 영소혜를 정식으로 성주의 자리에 올리고 사마어른은 태상성주로 만들 생각이오.”
지성룡의 말에 황영지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마까지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하면 상공이 영웅성의 일에 직접 관여를 하시겠다는 것입니까?”
“그렇소. 이제 공식적으로 영웅성의 일에 관여를 하고 그들을 내 휘하에 두고 움직여 내가 원하는 것을 달성할 것이오. 물론 본문에 대하여도 아버님과 형님에게 많은 것을 부탁하여 내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오.”
황영지는 지성룡을 보자 덜컥 겁이 났다. 지성룡이 다시 패도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었다.
오년전에는 승천검황이 그 것을 제어하였지만 지금은 그 것을 제어할 사람이 없었고 고삐가 풀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무모하게 천하제패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오. 그저 내실을 다지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준비를 할 것이오. 그러니 그런 얼굴은 하지 마시오.”
황영지가 염려하는 것을 알자 지성룡은 황영지를 안심시켰다.
“제발 그 일에 대하여는 신중하게 해주세요. 천하제패를 하더라도 피를 흘리지 않도록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해주세요. 제가 다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황영지는 지성룡이 폭주를 할까 두려워서 고개를 숙여서 부탁을 하였다.
“지매 걱정말구려. 지매가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소. 이일도 많은 생각을 하였고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였기에 하는 것이오. 일을 주진하는 과정에게 지매의 말을 항상 명심하리다.”
지성룡은 황영지가 우려를 알기에 다시 부연설명을 하였다.
“사실 상공이 천하제패를 하겠다는 것도 저는 그렇게 기쁘지는 않아요. 그러나 대장부라면 그런 일을 할만도 하다고 생각하기에 저도 제 신명을 다해 상공을 돕기로 하였어요. 그러나 성급하거나 과격하게 힘으로 밀어부치는 일만은 하지 못하도록 할 생각을 했어요. 제 바람만은 꼭 들어주세요, 상공.”
황영지는 나직하지만 강한 어조로 지성룡의 얼굴을 보면서 사정을 하였다.
“알았소, 지매.”
지성룡이 그렇게 말하고 황영지의 어깨를 끌어 안아 토닥거려서 안심을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