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111)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110화(111/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10화
사냥 개시 후 3시간 27분이 흐른 상황.
젤키온의 육중한 몸이 그대로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크오오오오.”
쿠웅!
마지막 단말마와도 같은 포효를 내지른 채, 빛무리가 되어 산화해버린 젤키온. 그리고 그 자리에는 부산물과 결정체, 그리고 스킬 카드가 한 장 떨어져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주군.”
“수고하셨어요. 주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냥을 마친 사라와 제니가, 준혁에게 다가왔다. 이미 거신 강림은 해제한 상태였기에 원래의 크기로 돌아간 상태였다.
“어, 그래. 너희도 수고했어. 확실히 지난번보다 훨씬 수월했네.”
새로운 스킬을 장착한 것이 큰 역할을 했지만, 이미 한 번 C급 사냥을 경험해 본 것 역시 큰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첫 사냥에 비해 긴장감이 많이 풀려서인지, 아니면 지난번 사냥으로 초감각이 더 성장해서인지는 몰라도, 초감각에 의한 과부하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예상대로 시간도 꽤 단축한 것 같습니다.”
사라의 말에 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지난번 같은 경우는 맞짱 뜬다고 시간 잡아먹은 게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30분 넘게 단축한 건 확실히 고무적이기는 해. 이놈에게서 카피한 스킬이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잘만 조합하면 쓸만한 놈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고. 여러 스킬들을 계속 조합하고 레벨과 등급을 올린다면 지금보다 더 단축할 수도 있겠지.”
스킬 조합을 통해 새로운 스킬들을 만들고, 또 실패한 조합 스킬들을 이용해 주력 스킬의 레벨을 꾸준히 올려주면서, 던전 사냥을 통해 획득한 스킬 강화석으로 스킬 등급을 상승시켜 준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하하 정말 대단하십니다!”
벤자민과 그 일행이 어느새 건물 옥상에서 내려와 준혁에게로 다가왔다. 그에 준혁 역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어떻게 관전은 잘하셨습니까?”
“정말 놀랍더군요. 세상에…… C급 괴수를 사냥하는 데에 4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니. 관전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어제 대련에서는 세 분 모두 제 실력을 모두 발휘하지 않았다는 것을요.”
젤키온 사냥을 관전하면서 어제 대련에서는 필살기라 할 만한 주력 스킬들을 모두 봉인한 채로 대련에 임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모두 패했다는 것.
이미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정해서인지, 벤지만을 비롯해 어제 대련에 참여했던 이들 모두 감탄 어린 표정만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준혁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한 방 데미지가 너무 큰 데다가 중간에 취소하기도 힘든 스킬들이다 보니 대련에 어울리지 않기는 하죠. 친선을 나누는 자리인데 굳이 목숨을 앗아갈 만큼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준혁의 말에 벤자민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런! 필살기인 인페르노까지 사용한 제가 좀 민망해지는군요. 뭐, 하긴 그걸 정통으로 당하고도 멀쩡한 것을 보니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만. 그나저나 지난번 영상에서 봤던 것보다 더 빨라진 것 같던데 어찌 된 겁니까?”
거의 20시간 가까이 걸리는 사냥에서 30분 단축하는 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추가 데미지가 꾸준히 누적되면 충분히 가능하니 말이다.
하지만 4시간이라는 시간에서 30분을 단축한다는 것은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데미지를 누적시킬 충분한 시간이 없었으니, 결국 뭔가 새로운 한방 스킬이 생겼다거나, 아니면 스킬 혹은 각성자의 능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그에 준혁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괴수와 주먹다짐한다고 시간을 좀 썼으니까요. 개인적으로 괴수 면상에 주먹 한 대 꽂아 넣고 싶었거든요. 게다가 두 번째 사냥이라 조금 더 숙달된 것도 있고요.”
일견 타당한 말이었기에 벤자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아무튼 준혁 씨의 사냥을 관전한 것만으로도 이번 한국 방문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이게 정말 가능한 건가? 싶었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참,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지만, 아무튼 믿지 않을 수가 없군요.”
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아무리 영상을 본다 한들 가슴에 와닿지도 않을뿐더러, 조작이 아님을 알면서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영 애매했기 때문이다.
한데 실제로 보니 알 것 같았다.
이건 진짜였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으며, 관전하던 이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틀어박혔다.
“성과가 있었다니 다행이군요. 그럼 의뢰는 완료된 것으로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전리품은 결정체와 스킬 카드. 그리고 부산물입니다. 분배는 정확한 가격을 산출한 이후 다시 연락드릴 테니 그때 하시지요.”
준혁이 전리품 분배에 대해 말을 꺼내자, 벤자민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편하실 대로.”
“그럼 가시죠.”
준혁은 젤키온에게서 나온 부산물과 결정체, 스킬 카드를 아공간에 넣고는 벤자민 일행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 * *
텔레포트 게이트를 통해 용병단으로 돌아온 준혁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벤자민과 독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따로 하실 말씀이라는 게 뭡니까?”
준혁이 커피를 한 모금 홀짝이며 벤자민에게 물었다.
그러자 벤자민이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죠. 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딱히 명칭이 있는 건 아니라 그냥 모임이라고 지칭하죠. 현재 모임의 멤버는 S등급 다섯 명에 이레귤러 한 명. 거기에 최준혁 씨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에 준혁이 잠시 흠칫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모임? 대체 뭐지? S등급 전부와 이레귤러 한 명이 가입된 모임이라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표면에 드러났을 텐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
회귀 전에는 이들 간에 특별한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이레귤러야 그렇다 치더라도 S등급 다섯 명 모두가 가입된 모임이라면, 그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할 터.
한데 어째서 단 한 번도 표면에 드러난 적이 없단 말인가.
“모임이라…… 그런 모임이 있다는 건 처음 들어보는군요. 한데 그 모임에서 하는 일이 뭡니까?”
“지금으로서는 딱히 하는 건 없습니다. 그저 가벼운 정보 교환 정도? 애당초 모임의 목적이 혹시 모를 B급 괴수 출몰에 대비하는 것이니까요.”
B급 괴수의 출몰. 이는 모두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비록 C급이 재앙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재는 어떻게든 처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B급은 다르다. S등급 모두와 그들이 거느린 길드들을 총동원한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괴물이었다.
벤자민이 말한 모임은 바로 그 B급 괴수 출몰에 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B급 괴수라…….”
“지금까지는 돌발 게이트에서 C급 괴수까지만 나왔지만, 과연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 유지가 될까요? 우리는 머지않은 시기에 돌발 게이트에서 B급 괴수가 출몰할 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벤자민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준혁이 알기로 지금으로부터 3년 후, 돌발 게이트에서 최초로 B급 괴수가 출몰하게 되고, 그 이후 조금씩 그 출현 빈도가 높아지게 된다.
안타까운 건 그때까지도 새로운 S등급의 출현은 없었고, 헌터들의 수준 역시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B급 괴수가 출현할 때마다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고, 심하면 에어리어 하나가 완전히 박살 나기도 했다.
“그래서 무슨 대비를 한다는 겁니까? 아니, 애초에 B급 괴수가 대비한다고 대비가 되는 겁니까?”
C급만 출몰해도 제대로 막지 못해 타국에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B급이라면 말해 뭐하겠는가.
“특별한 대비랄 건 없겠지요. 다만 모임에 가입된 회원의 국가에서 B급 괴수가 출몰했을 때, 회원 전체가 전력을 다해 돕는다. 정도?”
말인즉슨, 모임에 가입된 회원 중 누군가의 국가에서 B급 괴수가 출몰했을 때, 모임에 속한 다른 S등급 각성자는 물론 그들의 길드까지 총동원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엄청난 특혜였다.
어중이떠중이 수천이 모이는 것보다 이들 다섯이 뭉치는 것이 더 강력할 테니 말이다.
“일종의 커넥션이군요.”
“커넥션이라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감이 썩 좋지는 않군요. 커뮤니티 정도가 어떨까 합니다. 하하. 어쨌든 준혁 씨에게는 나쁘지 않은 제안 아닌가요?”
확실히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엄청난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 모임에 들어간다면 언제고 만날 기회가 생길 것이고, 그럼 그들의 스킬을 죄다 카피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명색이 S등급 각성자들인데 그 스킬 역시 평범하겠는가.
“흐음, 확실히 나쁜 제안은 아니군요.”
준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벤자민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준혁 씨가 승낙만 한다면 전 모임에 준혁 씨를 추천할 겁니다. 비록 입회 여부를 다수결로 결정하지만, 여기 저장된 사냥 영상을 보여준다면, 그리고 그 영상이 사실임을 제가 증언한다면 무리 없이 가입될 거라 봅니다.”
벤자민은 M7을 통해 준혁의 사냥 영상을 녹화해 뒀다.
물론 첫 젤키온 사냥 영상 역시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지만, 벤자민이 직접 관전하고 촬영한 영상에는 비할 바가 되겠는가.
“흐음…….”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준혁에게, 벤자민이 다시금 말했다.
“아! 그래도 기본적인 타이틀은 필요하니 이참에 S등급 테스트를 받아 보시거나 아니면 이레귤러 등록을 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뭐가 되었든 준혁 씨라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 같은데요.”
S등급인 자신을 가볍게 제압했고, 고작 셋이서 젤키온을 4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사냥했다. 이런 능력을 지녔는데 S등급을 받지 못하면 그것도 이상한 것 아니겠는가.
또한 다중 클레스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이레귤러 등록 조건도 충분히 갖춰져 있고 말이다.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준혁은 일단 생각해 보겠다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하하,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이 났으면 좋겠군요. 준혁 씨 같은 강력한 전력이 모임에 들어온다면 혹시 모를 B급 괴수 출몰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준혁 씨와 한국도 그런 불상사에서 조금이나마 안전할 수 있을 테고요. 서로 윈윈 아니겠습니까?”
“한번 고민해 보고 본국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답을 드리지요.”
어차피 일주일 일정으로 방문했기에 오늘 이후로도 당분간은 한국에 머물 예정이었다. 한번 고민해 보고 귀국 전까지 답을 주겠다고 하자, 벤자민이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하하, 네. 그럼 그렇게 알고 이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네,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벤자민은 사무실을 나와 일행과 함께 숙소로 돌아갔고, 준혁은 그 자리에 남아 벤자민의 제안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 * *
두 번째 젤키온 사냥이 끝난 지 하루가 지난 지금, 준혁은 협회를 방문해 달라는 협회장의 요청을 받고는 협회에 방문했다.
“하하! 어서 오시게.”
반갑게 맞이하는 협회장을 보며, 준혁 역시 미소를 지었다.
“네, 한데 무슨 일입니까? 여러모로 공사다망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아, 일단 앉아서 얘기하지.”
자리를 권하자, 준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앉았다.
그런 준혁을 보며 협회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게…… 실은 국제 각성자 협회 측에서 연락이 왔어. 자네가 이레귤러 등록 심사를 받았으면 한다더군.”
협회장의 입에서 이레귤러 등록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자, 준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이레귤러 등록 말입니까? 그건 예전에도 말했을 텐데요.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그렇지. 나 역시 딱히 급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그러자고 했고 말이야. 한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제 각성자 협회에서는 되도록 빨리 자네의 이레귤러 등록을 심사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
국제 각성자 협회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하자, 준혁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
“흐음, 혹시 이번 C급 괴수 사냥 건 때문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으로서는 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리고 협회장 역시 준혁과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고작 셋이서 C급 괴수를 사냥하다니. 그야말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대 사건 아닌가? 국제 각성자 협회 측에서는 그런 자네를 가까이에서 분석하고 싶겠지.”
협회장의 말에 준혁이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으음…….”
그런 준혁을 보며 협회장이 걱성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걱정하는 건 따로 있네. 혹시 이레귤러 등록은 핑계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자네를 미국에 불러들여서 포섭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하고 말이야. 예를 들어 귀화를 추진한다든지…….”
협회장이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준혁의 이탈이었다.
현재 준혁은 각성자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런 준혁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귀화한다?
만약 이게 알려지면 그를 지키지 못한 한국 각성자 협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자명했고, 협회장 역시 그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준혁의 전략적 가치를 생각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절대적으로 지켜내야만 했다.
“뭐,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당장은 다른 나라로 옮길 생각이 없습니다. 동생들이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고생하는 건 싫으니까요.”
준혁이 타국으로의 귀화를 생각하지 않는 이유. 그건 순전히 동생들 때문이었다.
그 역시 회귀 전 도망치듯 미국으로 갔을 때, 말도 통하지 않는 데다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동생들에게는 굳이 그런 일을 겪게 하기 싫었다.
“그렇지?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거지? 하하! 나는 자네를 믿고 있었네.”
준혁의 한마디에 죽상을 하고 있던 협회장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하지만 이어진 준혁의 말에 다시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저에게 어떤 불이익이나 피해가 없을 때를 얘기하는 겁니다.”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한국에 남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 불이익이나 어떤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남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미련 없이 한국을 떠날 수도 있는 준혁이었다.
“하, 하하, 걱정하지 마시게.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걸세.”
“저야 항상 협회장님을 믿죠. 우리는 계약으로 묶인 파트너 아닙니까?”
“그렇지! 암! 그렇고말고! 하하하, 아! 참. 그래서 어찌할 생각인가? 이레귤러 등록 심사. 받을 생각인가?”
이레귤러 등록 심사를 받을 거냐는 협회장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던 준혁이, 이내 협회장을 보며 물었다.
“네, 받아야죠. 이참에 이레귤러 등록뿐 아니라 S등급 테스트도 함께 받을까 합니다.”
“뭐, 뭐라? S등급 심사를 말인가? 허! 정말인가?”
“비록 2차 각성자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가능할 것 같아서요. 이참에 S등급 테스트도 받고 싶습니다. 아! 저뿐 아니라 사라와 제니 모두요.”
준혁뿐 아니라 사라와 제니까지 S등급 심사를 받겠다는 말에, 협회장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만 해준다면 우리로서야 감사할 따름이지. 일단 자네가 알고 있는 대로 S등급 심사는 이레귤러 등급 심사와 마찬가지로 국제 각성자 협회에서 주관하네. 아무래도 각국에 일임하면 능력도 되지 않는 자들에게 S등급을 남발할 수 있기 때문이지.”
S등급은 단순한 등급이 아니라 그야말로 전 세계 각성자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일종의 상징과도 같았다.
설사 3차까지 모두 최대치 각성을 했다고 해도, 그만한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절대 오를 수 없는 게 S등급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S등급 심사는 각국에서 임의로 진행할 수 없고, 오직 국제 각성자 협회에서만 받을 수 있었다.
“그렇군요.”
“이레귤러로 인정받기만 해도 국가적 위상이 크게 오를 텐데, S등급에까지 오르게 된다면…… 아마도 아시아에서 한국 각성자 협회는 가히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거네.”
만약 준혁이 S등급에 오른다면 협회뿐 아니라 국가적 위상 역시 크게 오를 터였다.
물론 단순히 위상이 오르는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타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해지는 만큼 외교부터 시작해 경제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이득을 볼 것이 자명하고 말이다.
그렇기에 협회장 역시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런 협회장을 보며 준혁이 말을 이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아니고 3개월 후에 받으려고 합니다.”
“3개월 후? 아니, 내가 보기에는 지금 당장 받아도 충분할 거 같은데 어째서…….”
준혁의 능력이라면 이레귤러든 S등급이든 당장이라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협회장이었다.
한데 왜 3개월이라는 시간을 허비한단 말인가.
‘아쉽지만 지금 당장은 순수 생명력과 포스가 커트라인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3개월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충분히 맞출 수 있지.’
그랬다. 준혁이 굳이 3개월 후로 잡은 이유는 바로 순수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S등급의 최소 기준은 바로 3차까지 최대치 각성을 하는 것이고, 이는 곳 생명력과 포스가 각각 그 기준치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준혁의 순수 능력치는 그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협회에서 기준치로 내건 것들을 모두 충족시킬 필요가 있었다.
“준비할 것이 있어서요.”
준비할 게 있다는 말에, 협회장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런가? 자네가 그렇다니 그런 거겠지. 알겠네. 국제 각성자 협회에는 그리 전달하도록 하지.”
협회장으로서는 그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이만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내가 바쁜 사람을 너무 오래 잡고 있었군. 그리하시게.”
“그럼 다음에 뵙지요.”
자리에서 일어난 준혁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11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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