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146)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145화(146/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45화
도쿄 웨이브 의뢰 이후로 한동안 용병단은 조용한 나날을 보냈다.
철민과 창수, 지영의 경우에는 D급 의뢰 중, 탱킹 의뢰를 제외한 나머지 사냥 의뢰에 투입되었고, 사라와 제니, 헬렌은 기존에 준혁이 담당했던 C급 탱킹 및 사냥 의뢰를 전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준혁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게 되었고, 슬슬 새로운 단원 모집할 준비를 했다.
모집 공고의 전반적인 업무는 비서인 은숙이 담당하게 되었다.
“혹시 등급에 따른 어드벤티지 같은 게 있을까요?”
모집 공고문을 작성하자면 그래도 최소한의 조건 같은 건 적어놔야 했기에, 준혁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는 은숙이었다.
“아니, 그런 거 없습니다. 일반인이든 각성자든 누구나 다 동등한 입장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어차피 용병단에 들어오게 되면 부여 스킬로 능력치와 스킬을 부여해 줄 거니까요.”
새로운 단원으로 굳이 높은 등급의 각성자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일반인도 각성자로 만들어 주는 부여 능력인데 굳이 높은 등급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하면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실 겁니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준혁이 생각해둔 바를 말했다.
“일단 전투 센스. 다른 건 다 내가 줄 수 있는데 센스는 타고나는 거거든요. 그다음은…… 인성? 괜히 여기저기서 사고나 치고 다니면 골치 아프거든요. 그 두 개면 될 것 같네요.”
준혁이 원하는 건 전투 센스와 인성. 딱 두 개였다. 그것만 갖춰져 있다면 나머지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얘기다.
“아, 네. 그럼 모집 범위는 어떻게 할까요? 국내로 한정할까요?”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단원 모집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었다. 때문에 모집 범위를 국내 한정으로 할 건지, 아니면 좀 더 넓혀서 타 국가까지 포함할 건지를 물었다.
“굳이 국내로 한정할 필요는 없겠지요.”
“네. 마지막으로 포지션 별 인원은 어떻게…….”
“딱히 나눌 필요 없습니다. 각성자 중에 쓸 만한 탱커나 힐러가 없으면, 일반인 중에 쓸 만한 사람 뽑아서 각성시키면 되니까요.”
어차피 만능 각성 스킬인 부여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하나하나 메모지에 적은 은숙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걸 베이스로 해서 공고문 제작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자기 전투 센스를 보여줄 만한 영상을 제작해서 이력서에 첨부하라고 하세요. 일단 영상을 보고 1차로 걸러내도록 하겠습니다.”
준혁의 유명세를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인원이 몰릴 게 분명했다.
그 많은 인원을 일일이 다 만나 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준혁 정도 되면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잘 짜여진 각본인지, 진짜 센스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은숙이 나가고 잠시 후.
띠리리리리~
준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군가 싶어 확인해 보니 준혁도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어라? 이 형님이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데?”
핸드폰 속에 찍힌 이름은 바로 정기철이었다.
한때 준혁이 몸담고 있던 하이에나 팀의 리더이자, 카피 마스터의 원래 주인이기도 한 인물.
준혁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형님! 하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그러자 핸드폰 너머에서 기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뭐 항상 똑같지. 그나저나 넌 잘 지내는 것 같더라. 요즘 TV만 틀면 다 네 얘기만 나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형수님이랑 애들도 잘 지내고요?”
준혁이 형수와 애들 얘기를 꺼내자, 기철이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
“형님?”
준혁의 부르는 소리에, 그제야 기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하하, 내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 미안하다. 그나저나 혹시 시간 되냐? 안 바쁘면 술이나 한잔하자. 아! 바쁘면 어쩔 수 없고.
보아하니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았기에, 준혁이 곧바로 약속을 잡았다.
“요즘은 그래도 시간이 좀 나요. 어디서 볼까요? 우리 항상 가던 그 막걸릿집에서 볼까요?”
준혁이 시간 괜찮다며 약속을 잡자고 하자, 기철의 목소리가 급격히 환해졌다.
-아! 그래? 시간 괜찮아? 하하, 내가 괜히 바쁜 사람 불러내는 건 아닌지…….
“진짜 괜찮아요. 요즘 악덕 용병단장에 빙의해서 나는 놀면서 다른 사람들만 부려 먹고 있거든요.”
-악덕은 무슨. 내가 네 성격을 아는데. 아무튼 그럼 6시쯤 자주 가던 막걸리집에서 보자.
“네, 저녁에 봐요.”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진짜 오랜만이네. 다른 형님들은 다들 잘 계시려나.”
그간 워낙에 다사다난해서인지, 하이에나 시절이 한참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다.
* * *
평소보다 조금 일찍 용병단을 나선 준혁은, 하이에나 시절 자주 가던 막걸릿집을 찾았다.
“아이고! 이게 누구여! 준혁이 총각 아녀! 아! 이제는 워낙에 유명인이라 이렇게 부르면 안 되나?”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막걸리집 이모님도 반가웠다.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언제는 대통령도 여기 오면 똑같은 손님이라면서요.”
“그럼! 그렇고말고! 우리 집에서는 그냥 다 같은 손님이여. 아! 맞다. 기철이 놈이 아까부터 와서 기다리던데. 만나기로 한 거 맞지?”
아직 6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다고 좀 일찍 온 건데, 그런 자기보다 더 일찍 나와 있었다고 하니, 준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기철이 형님이 아까부터요? 얼마나 됐는데요?”
“한 30분 됐나? 아까 와서는 물만 축내고 있어. 어여 가봐. 참! 막걸리 마실 거지?”
“네. 막걸리 한 상 주세요.”
사장 이모에게 막걸리를 주문하고는 기철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홀을 지나, 작은 방으로 들어서자, 물컵에 담긴 물만 홀짝이고 있는 기철이 보였다.
“형님!”
그에 기철이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일어났다.
“오! 준혁아! 하하! 진짜 오랜만이다!”
그런 기철을 보며 준혁은 뭔가 어색함을 느꼈다.
뭐랄까. 얼굴은 웃고 있는데 진짜 웃음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
하지만 굳이 겉으로 티 내지는 않았다.
“그러게요. 진짜 오랜만이네요.”
“하하, 자, 앉자.”
기철과 준혁이 자리에 앉고 얼마 후, 사장 이모가 상차림을 가지고 왔다. 그렇게 잠시간 옛일들을 떠올리며 술잔을 기울였고, 적당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는지 준혁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하이에나 일은 잘되세요?”
준혁의 물음에 기철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이에나? 그만둔 지 좀 됐다.”
“네? 왜요?”
“왜긴. 더 이상 털어먹을 데가 없으니까 그렇지. 너 그만두고 나서 한 명씩 그만두더라. 뭐 어쩌겠어. 털어먹을 데는 없고, 더 깊이 들어가자니 위험하고, 결국 나도 손 털었지 뭐.”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었다.
상대적으로 괴수가 뜸한 방벽 인근은, 꽤 많은 하이에나들이 활동하고 있었기에 소모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그렇다고 헌터들이 사냥하는 사냥터로 가자니, 까딱 잘못하면 목숨 부지하기도 힘들 터, 결국 하이에나는 수명이 정해진 직업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은 뭐 하시는데요?”
뭐 하느냐는 준혁의 물음에, 기철이 잠시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게…….”
그러다니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하아, 내가 말이지. 너한테 진짜 이런 부탁 안 하려고 했는데…… 혹시 너네 용병단에 포터 하나 안 필요하냐? 너도 알겠지만 내가 소싯적에 복싱부터 시작해 여러 운동들을 했잖냐. 그래서 힘 하나는 좋아.”
기철은 준혁에게 자기를 용병단 포터로 써달라고 했다.
하지만 용병단에는 딱히 포터가 필요 없었다.
보통은 의뢰를 받고 나가는 거라, 기본적으로 의뢰하는 쪽에서 포터를 데리고 오고, 자체 사냥의 경우에는 준혁이나 사라, 제니, 헬렌이 따라붙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아공간 스킬이 있기 때문이다.
“아! 어쩌죠? 저희는 딱히 포터가 필요 없는데.”
포터가 필요 없다고 하자, 기철이 풀이 죽은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 그래? 하, 하하. 미안하다. 괜한 말을 꺼내서 불편하게 만든 것 같네. 그냥 잊어. 하하하.”
아무래도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았기에, 준혁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준혁의 물음에, 기철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그게…… 실은 와이프가 암이란다. 그래도 초기라 수술하면 완치된다는데 문제는 수술비야. 사실 이리저리 일자리를 찾아보기는 했는데, 하다못해 청소일 자리도 경력자를 찾더라. 젠장.”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은 넘쳐나는데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뭐가 되었든 경력이 없으면 일자리 구하는 것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형수님이 암이요? 아니, 어쩌다가.”
“쯧, 고생을 너무 많이 한 거지. 다 내 죄다.”
기철의 사정을 들은 준혁은, 차라리 수술비를 내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돈이야 넘쳐나는데 그깟 수술비 따위가 대수겠는가.
그러다 문득 기철이 복싱을 했다는 걸 떠올렸다.
“아! 형님. 복싱하셨다고 했죠.”
“어? 그렇지. 이래 뵈도 내가 대재앙 전에는 대회 나가서 메달도 타고 했었어.”
복싱이라면 기본적으로 반사신경 하나는 확실하다고 봐야 했다.
한 마디로 회피형 탱커를 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거다.
어차피 기철에게는 언제고 카피 마스터를 가로챈 빚을 갚기로 했으니, 이참에 그를 영입해 볼까 생각했다.
“형님. 혹시 탱커 안 해보실래요?”
“하하! 뭐든 시켜만 주면…… 뭐? 탱커?”
이건 또 무슨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란 말인가.
뜬금없이 탱커라니?
기철이 황당한 표정으로 준혁을 바라봤다.
* * *
후지산 인근 벨란토르의 근거지.
영역의 지배자인 A급 괴수 벨란토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잔뜩 얼어 있었다.
“크륵. 크륵.”
현 상황에서 A급 괴수는 같은 A급이 아니면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한데 그런 벨란토르가 왜 이리 얼어붙어 있단 말인가.
이유는 바로 벨란토르의 맞은편에 있는 존재 때문이었다.
“네가 감히 내 명을 거역해? 어이, 실패작. 뒈지고 싶냐?”
그 존재는 다름 아닌 황금 고블린 제이드였다. 벨란토르는 자기 손가락만 한 크기의 제이드에게 바짝 얼어 있었다.
공중에 뜬 채로 벨란토르의 얼굴 앞을 왔다 갔다 하던 제이드가, 이내 인상을 와락 쓰며 팔을 들어 올렸다.
척!
순간.
“크롸라라라라락!”
벨란토르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창조주께서 얼마나 오랜 세월을 기다리셨는데. 그리고 또 내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데. 그걸 너 따위 실패작이 말아먹으려고 들어?”
한참을 부르르 떨던 벨란토르가, 이내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쿠웅!
“크르륵. 크르르륵.”
그런 벨란토르를 보며 제이드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왜? 또 엉겨보지? 네 눈에는 내가 참 만만해 보이나 봐. 그치? 그러니까 감히 하극상을 벌일 생각을 다 하지.”
기세등등했던 A급 괴수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고, 벨란토르는 마치 용서를 구하는 듯 애처로운 눈동자로 제이드를 바라봤다.
“크라락! 케르륵.”
“아! 뭐라는 거야. 새끼가. 야. 내가 그냥 물러나라고 했으면 잠자코 물러났어야지. 뭐가 어쩌고 어째? 오랜만에 나가서 신났다고? 네가 신났으면 창조주께서 오랜 세월 기다렸던 계획이 무산되어도 막 기쁜 마음으로 용서해 주고. 어? 그래야 되는 거냐? 너. 뭐 되세요?”
비아냥거리는 제이드를 보며, 벨란토르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쾅! 쾅!
그 거대한 머리가 바닥에 박힐 때마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지면이 흔들렸다.
그에 제이드가 와락 인상을 구기며 호통쳤다.
“야! 그만 안 해! 시끄럽잖아!”
제이드의 호통에 벨란토르가 곧바로 행동을 멈췄다.
“크르륵. 크라라락.”
“아! 됐고. 이번 한 번은 특별히 용서해 준다. 한데 다음은 없어.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 넌 그냥 소멸이야. 소멸. 알아들어?”
한 번은 용서해 준다고 하자, 벨란토르가 황급히 고개를 들어 제이드를 바라봤다.
“크라라라락! 크라락!”
“오냐. 그래야지. 그나저나 내가 얼마나 식겁했는지 알아? 너 때문에 나까지 뒈질 뻔했다고. 가뜩이나 요즘 그 자식이 던전에 안 들어와서 짜증 나 죽겠는데 너까지 내 심기를 건드려야겠냐고. 아무튼 잘해라. 두 번은 없다.”
그렇게 제이드가 벨란토르를 면박 주고 있을 때,
지이이이잉!
뭔가 진동이 울렸다.
“음? 헉! 야! 너 입 다물고 조용히 해! 알았어?”
“크라락!”
벨란토르의 입을 막은 제이드가, 황급히 네모난 기계의 버튼을 눌렀다.
딸깍!
“네, 창조주시여.”
창조의 권능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 같았다.
“아! 네? 네. 그게…… 3차 각성은 진즉에 했는데 아직 메인 능력인 카피 능력 성장이 덜 되었습니다.”
아마도 준혁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헉! 아닙니다! 직무유기라니요. 늘어난 게이트 때문에 정신이 없는지 요즘 던전에 들어오지를 않습니다.”
“네? 아, 아닙니다! 제가 어찌 창조주의 탓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아닙니다! 네. 네. 아! 네. 그, 그럼…… 보물 던전을 한 번 열어 볼까요? 그놈이 보물 던전이라면 환장하니 분명 들어올 겁니다. 네.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준혁을 던전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임의로 보물 던전을 열려는 것 같았다.
“키킥? 네? 아! 구, 굳이 그렇게까지…… 헉! 아, 알겠습니다. 명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네. 네.”
잠시 후, 연락을 마친 제이드가 몸을 돌려 벨란토르를 바라봤다.
“하아, 결국 이렇게 되네.”
“크르륵?”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벨란토르를 향해 제이드가 서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이게 네 운명이었던 거지. 잘 가라.”
말을 마치자, 들어 올린 제이드의 손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벨란토르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키에에에엑! 크아아아악!”
몸부림치는 벨란토르의 몸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푸스스스스!
그러더니 이내 빛무리가 되어 허공에 흩어져 버렸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46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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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369-3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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