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153)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152화(153/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52화
오카야마 에어리어가 있던 자리는, 마치 애초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그야말로 평지가 되어 있었다.
준혁이 분해 흡수를 통해 싸그리 흡수해 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준혁은 일본에 온 지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다음 목표인 야마구치 에어리어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흡수하면 자재는 차고 넘치겠군. 어차피 여의도 건물들도 흡수해야 하니 추가로 흡수할 필요는 없겠어.”
야마구치까지 흡수하면 2개 에어리어를 흡수하는 것이기에 애초에 목표했던 방벽 자재는 물론이고 여타 자재들 역시 충분히 확보하는 셈이다.
거기에 여의도 역시 깔끔하게 흡수할 생각이었기에, 추가 흡수는 필요 없을 것 같았다.
만에 하나 부족하다 하더라도 방벽을 제외한 다른 자재들은 국내에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지 않은가.
“광역 분해 흡수.”
스킬을 시전하자 목표 영역의 방벽이 빠르게 가루가 되어 흡수되기 시작했다.
푸스스스스.
그렇게 방벽을 흡수하고 더 나아가 내부 건물들을 흡수하기 시작한 준혁.
광역 분해 흡수를 시전할 때마다 건물들이 사라져 갔고, 야마구치 에어리어는 빠르게 평지로 변해갔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푸스스. 푸스스스.
야마구치 에어리어의 절반가량이 평지로 변했을 무렵, 미리 켜놓은 맵상에 생명 반응이 보였다.
“응? 생명 반응? 혹시 생존자인가?”
한 군데 여러 개의 생명 반응이 모여 있었기에, 준혁은 생존자 집단이라 판단했다.
아마도 웨이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리라.
“흐음, 어쩌지? 일단 한번 살펴나 볼까?”
준혁은 투명화를 시전하고는 생명 반응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잠시 후, 준혁의 눈에 생존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지? 저 여자애는 뭔데 저러고 있는 거야?’
생존자는 생존자인데, 한 소녀가 온몸을 결박당한 치로 의자에 꽁꽁 묶여 있는 것이었다. 더불어 그 옆에는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는데, 나머지 생명 반응은 지하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에 준혁이 투명화를 풀고는 천천히 소녀에게 걸어갔다.
터벅, 터벅.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라 들려서인지, 꽁꽁 묶인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소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준혁과 눈이 마주쳤다.
“…….”
“…….”
준혁도, 소녀도, 잠시간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한데 이상한 건 온몸을 결박당한 상태에서도 소녀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는 거다.
잠시간 빤히 준혁을 바라보던 소녀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그런 소녀를 가만히 보고 있던 준혁이,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왜 그러고 있니?”
준혁의 물음에 소녀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그러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저 몰라요?”
뜬금없는 소리에 준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응? 내가 널 알아야 하니?”
준혁의 표정이나 반응으로 보아 진짜로 모르는 것 같았기에,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저 아래 있는 아저씨들하고 일행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았기에, 준혁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 나는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데 네가 보여서. 왜 이러고 있는지 궁금해서 와 본 거야.”
저들과 일행이 아니라고 하자, 소녀의 눈동자가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그래요? 아! 혹시 건물들이 막 먼지처럼 사라지던데 그거 아저씨가 한 거예요?”
아마도 준혁이 광역 분해 흡수를 사용해 건물들을 분해하는 걸 본 모양이었다.
“그래. 내가 한 거 맞아. 한데 내 질문에는 답을 안 해주고 묻기만 하네?”
“와! 그건 대체 무슨 능력이래요? 아, 참! 저는…… 야마다 레이코라고 해요. 열다섯 살이고요. 제가 왜 이러고 있는지는…… 글쎄요. 왜 이러고 있을까요?”
오히려 자기가 왜 이러고 있는지 반문하는 소녀였다.
“흐음,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못된 버릇이 있네. 왜 그러는지 모르면 그냥 모른 채로 살아야지. 알았다. 나는 그만 갈 테니 잘 있어라.”
어차피 호기심에 와본 것뿐, 상대가 대화를 이어 나갈 생각이 없어 보여서인지 준혁은 호기심을 거두고는 다시금 자기 할 일을 하려고 했다.
그렇게 준혁이 몸을 돌리자, 레이코라는 소녀가 급히 말했다.
“저기요. 아저씨. 혹시 제 목에 이거. 풀어주실 수 있나요?”
레이코의 말에 준혁이 슬며시 고개를 돌려 소녀의 목에 걸린 뭔가를 바라봤다.
“호오? 구속구? 너 각성자니? 잠깐. 이건 각성자용 구속구가 아닌데? 뭐지?”
레이코의 목에 채워진 두툼한 장치는 분명 구속구였다.
한데 준혁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각성자용 구석구가 아니었다.
그에 준혁이 천천히 다가가서는 레이코의 목에 채워진 장치를 유심히 살폈다.
“뭘까. 뭘 봉인하고 있는 걸까. 너 뭐냐?”
구속구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다다다닷!
지하에서 한 무리의 사내들이 황급히 올라왔다.
“헛! 누, 누구냐!”
“뭐야! 당장 거기서 손 떼!”
그러자 준혁이 구속구를 만지던 자세 그대로 고개만 살짝 돌려 그들을 바라봤다.
“각성자?”
지하에서 올라온 4명 모두 각성자였다.
얼핏 보기에 1차 아니면 2차 정도? 어쨌든 그다지 강해 보이지는 않았다.
문제는 그들의 온 신경이 레이코의 목에 걸린 장치에 쏠려 있다는 것.
“뭐 하는 놈인지는 모르지만,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거기서 손 떼고 물러서!”
그러거나 말거나, 준혁이 다시금 레이코를 보며 물었다.
“저 사람들하고 친하니?”
준혁의 물음에 레이코가 해맑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친한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보기는 했죠.”
“아하.”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느껴졌음인지, 그들 중 한 명이 인상을 와락 구기며 준혁에게 달려들었다.
“이 자식이!”
타앗!
순식간에 준혁의 지척에까지 다다른 사내가 손에 들린 단검을 휘둘러왔다.
휘이이이익!
당장에라도 사내의 단검이 준혁의 옆구리를 파고들 것 같은 상황이었지만.
퍽!
“꾸에에엑!”
정작 당한 건 사내였다.
쿠당탕!
대체 언제 어떻게 공격당했는지도 모른 채, 사내는 한참을 날아가서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끄르르르.”
거기다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하기까지 하니, 다른 사내들은 섣불리 덤벼들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쯧, 얘기 중이잖아. 조금만 기다려 봐.”
그렇게 말한 준혁이 다시금 레이코를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이걸 풀어주면 넌 뭘 할 거지?”
그에 레이코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복수요.”
“복수?”
“네, 저 아저씨들하고 또 아래 있는 다른 아저씨들이 저를 괴롭혔거든요. 그래서 다 죽이려고요.”
해맑은 표정과는 다르게 소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꽤나 섬뜩했다.
“저자들은 모두 각성자인데 네게 그럴 능력은 있고?”
아래 있는 다른 사람들도 각성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위에 올라와 있는 저들이 각성자라는 건 엄연한 사실.
과연 이 소녀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네.”
한데 레이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에 준혁은 이 소녀에게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하하, 그래? 좋아. 그러면 마지막으로 묻지. 내가 이걸 풀어주면 넌 내게 뭘 줄 거지?”
구속구를 풀어주면 뭘 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레이코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전 가진 게 없는데요? 뭘 주면 되나요? 아! 이럼 되겠네.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할게요.”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가진 게 없는데 뭘 줘야 한단 말인가.
그냥 하라는 대로 하겠다는 말에, 준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한다고? 그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모르는 건가? 뭐 아무튼 좋아. 네가 한 말이니 지킬 거라 믿는다.”
그렇게 말한 준혁이 이내 구속구를 쥐고 있던 손에 살짝 힘을 줬다.
꽈악!
그러자 단단하던 구속구가 허무하게 부서져 버렸다.
콰직!
그 모습에 긴장하고 있던 사내들이 화들짝 놀랐다.
“헉! 아, 안 돼!”
“이런 젠장!”
“저, 저 자식이 대체 무슨 짓을…….”
그와 동시에 레이코를 옥죄고 있던 장치들이 빠르게 풀리기 시작했다.
틱! 티틱! 틱!
손이고 뭐고 다 꽁꽁 묶여 있었는데, 그것들이 저절로 풀리는 것이다.
“아아. 오랜만에 자유네.”
그러고는 서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는 레이코.
눈을 감으며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했다.
“젠장! 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사내들이 황급히 공격을 감행했다.
한데 사내들의 목표는 준혁이 아닌 레이코였다.
“연사!”
팅! 팅! 팅!
레인저로 보이는 헌터는, 곧바로 연사 스킬을 시전했고,
“크리티컬 어택!”
휘이이이익!
어쌔신으로 보이는 헌터는, 순식간에 레이코의 뒤로 이동해 단검 스킬을 시전했다.
“큭! 파워 스트라이크!”
마지막으로 전사 헌터는, 전사 직업의 대표 스킬인 파워 스트라이크를 시전하며 레이코의 전면을 쓸어갔다.
부우우우웅!
그 무엇 하나 피하기 힘든 절체절명의 순간,
레이코가 감았던 눈을 다시금 떴다.
그와 동시에.
우뚝!
바람을 가르며 레이코의 미간을 향해 날아오던 세 발의 화살은, 그대로 허공에 멈춰버렸으며, 등을 노리고 들어오던 어쌔신과 전면을 쓸어가던 전사 역시, 무슨 이유인지 더 이상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고 마치 몸이 굳기라도 하듯 그 상태로 멈춰 버렸다.
“큭!”
“으윽! 이런 빌어먹을…….”
“이익!”
그들은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안간힘을 썼지만, 멈춘 몸은 꿈쩍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준혁은 그 모습을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봤다.
“호오, 초능력인가?”
아무리 봐도 각성 스킬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준혁이 보유한 초감각과 비슷한 결이라고 할 수 있는 염동력을 의심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능력일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한편 레이코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슬며시 팔을 들어 올렸다.
스으윽.
그러자 허공에 떠 있던 세 발의 빛의 화살이 천천히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그그그극!
하나는 레인저에게, 하나는 어쌔신에게,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전사에게.
“이, 이런 젠장.”
“이익! 그, 그만둬!”
발악하는 사내들이었지만 레이코의 능력으로부터 벗어나지는 못했다.
세 발의 화살은 각기 사내들의 머리를 향했고, 레이코의 가벼운 손짓에 빠르게 날아갔다.
쾅! 쾅! 쾅!
결국 세 화살은 사내들의 머리를 강타했다.
“컥!”
“크헉!”
물론 그 한 방이 이들을 즉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척 봐도 상당한 생명력이 빠져나간 듯했다.
그래서인지 레이코가 다시금 팔을 움직였다.
그러자 사내들의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윽! 그, 그만!”
“레, 레이코! 멈춰!”
한참을 돌아가던 목은 강한 반발력에 의해 어느 순간 멈췄고, 그때부터 사내들의 생명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크윽! 제, 제발…….”
“컥! 커컥! 머, 멈춰줘!”
제발 멈춰달라는 간절한 목소리에도, 레이코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러기를 얼마나 흘렀을까.
사내들의 생명력이 바닥을 찍는 순간.
우지끈-
“켁!”
“컥!”
강한 반발력이 사라지면서 사내들의 목이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
말 그대로 즉사.
털썩! 털썩!
능력이 풀렸음인지, 멈춰있던 사내들의 몸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지상의 헌터들을 모두 제거한 레이코가, 물끄러미 준혁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저씨는 제가 두렵지 않은가요?”
각성자들마저 손쉽게 제압하는 엄청난 능력.
물론 어지간한 3차 각성자 정도만 되어도 이렇듯 쉽게 제압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레이코가 이길 것 같았다.
적어도 A등급 이상의 각성자는 되어야 대등하게 상대할 수 있는 정도?
아무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능력임은 확실했으나, 준혁이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애당초 준혁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능력이었다.
“내가? 왜?”
탈인간을 넘어 괴수급의 능력치를 보유한 준혁에게, 그녀의 능력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테니 말이다.
“각성자라 불리는 사람들도 다 저를 두려워하던데. 아저씨도 각성자 아닌가요? 제가 아저씨를 죽이면 어쩌려고요?”
그녀의 말에 준혁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나를? 해봐.”
순간 그녀는 알 수 없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자상한 미소 뒤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끈적한 살기를 느낀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공포라는 감정.
“아니에요. 약속은 지켜야죠.”
말로는 약속 운운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준혁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할 것 같아서가 컸다. 아니,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게 아닌, 싸우면 무조건 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지. 가봐. 복수는 마저 해야지.”
그렇게 말한 준혁이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보며 슬며시 고개를 까딱였다.
지상과 지하에 있는 모두를 죽이는 것.
그것이 그녀가 말한 복수였고, 준혁은 어서 복수를 마무리 지으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네,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다녀올게요.”
그렇게 말한 레이코가 계단을 통해 천천히 지하로 내려갔고, 그런 그녀를 준혁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53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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