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154)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153화(154/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53화
일본 후지산 인근 블랙존.
폐허가 된 야마구치 에어리어를 모두 흡수한 준혁은, 복수를 마친 레이코와 함께 후지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지금.
“어때. 조금 적응은 돼?”
“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 같아요.”
준혁은 레이코를 용병단에 받아들이기로 정하고는 부여 스킬을 사용했다.
혹시라도 뒤통수를 치려 한다면 회수 스킬로 언제든지 능력을 회수할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레이코가 사용하는 능력의 실체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력이 강화되면서 초감각의 활용범위가 넓어졌고, 그 덕에 레이코가 지닌 능력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무형의 기운.
보이거나 느껴지지는 않지만, 초감각을 활성화한 준혁의 눈에는 너무나도 확실하게 보였다. 그 무형의 기운이 빠르게 움직이며 상대를 옥죄는 게 말이다.
“그래? 적응이 빠르네. 그것도 그 능력 덕분인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네요. 한데 계속 궁금한 게 있었는데 물어봐도 돼요?”
뭔가 궁금한 게 있다고 하자, 준혁이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물어봐.”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어째서 제 능력이 통하지 않는 거죠?”
당시 복수를 마친 그녀는 준혁을 향해 능력을 사용했었다.
물론 준혁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준혁이 자기를 상대로 사용해 보라고 했기 때문이다.
보이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는 무형의 기운.
지금껏 그 누구도 그녀의 능력을 피하지 못했다.
아니, 피하는 건 고사하고 그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한데 준혁은 너무나도 쉽게 파훼해 버린 것이다.
“내 눈에는 보이니까.”
보인다니? 준혁의 답에 레이코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인다고요? 이게?”
“그래. 나도 너처럼 각성과는 별개로 특별한 능력이 있거든. 왜. 세상에서 너만 특별한 줄 알았니?”
“…….”
막말로 그랬다. 정말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자신만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그 대단하다는 각성자들조차 그녀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으니 말이다.
한데 준혁 역시 그녀처럼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보이지 않아도 마찬가지. 어차피 네 능력은 내게 통하지 않아. 그 능력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으니까. 괴수로 치면 네 능력은 끽해봐야 D급? 잘해야 C급까지나 통할 거다. B급 괴수만 해도 먹히지 않을 거라는 거지.”
C급 괴수까지는 어찌어찌 먹힐 수도 있겠지만, 그래 봐야 행동에 약간의 제약을 거는 정도? 준혁이 보기에 그 능력으로 C급에게 유의미한 타격을 주는 건 불가능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A급 괴수의 패시브를 얻으며 B급 괴수에 육박하는 능력치를 보유하게 된 준혁에게, 그녀의 능력은 통하지 않을 거였다.
“정말 그렇게 강한 괴수가 있나요? 여기까지 오면서 봤던 것들은 하나같이 약하던데?”
준혁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렇게 강한 괴수가 있다는 사실에 레이코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어두컴컴한 지하 실험실에 갇혀서는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했기에 괴수에 관한 정보가 전무 했기 때문이다.
“그거야 하위종이니까. 상위종부터는 재앙이라고 불리지. 사람들이 괜히 할 짓이 없어서 재앙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는 게 아니야.”
야마구치에서 후지산으로 오는 동안, F급부터 D급까지, 꽤 다양한 하위종들을 만났고, 준혁은 적응을 위해 레이코에게 괴수를 상대하라 시켰다.
당연히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신체 능력에 많이 버벅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익숙해졌고, 지금에 와서는 하위종 정도는 우습게 썰 정도가 되었다.
“재앙이라…… 익숙한 단어네요. 사람들이 저보고 그랬거든요. 재앙을 불러올 아이라고.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어릴 때부터 어딘가에 감금당해 온갖 실험을 당했다고 했으니, 그녀가 수감된 것은 분명 대재앙 이전일 것이다. 그리고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과 다른 능력을 지닌 자들을 두려워하고 배척했다. 당연히 그녀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 역시 곱지 않았을 터.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던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글쎄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자가 재앙을 불러오는 거라면, 네가 불러올 재앙보다는 내가 불러올 재앙이 더 크겠지.”
그녀가 아무리 특별하다고 해도 어디 준혁만 하겠는가.
이 세상을, 아니, 차원 전체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창조의 권능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데 말이다.
준혁의 대답에 레이코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네요. 저는 아저씨에 비하면 재앙 축에도 못 끼겠네요.”
“그나저나 이 근처인 것 같은데…….”
후지산을 오른 지 한참.
준혁은 슬슬 목적지에 다다름을 느꼈다.
“어? 혹시 저거 아니에요? 와! 동굴이 엄청 큰데요?”
그리고 결국 발견할 수 있었다.
A급 괴수 벨란토르의 둥지를 말이다.
“맞는 것 같네. 가자.”
타앗!
말을 마친 준혁이 지면을 박차며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자, 레이코 역시 그 뒤를 따랐다.
* * *
벨란토르의 둥지에 진입한 준혁과 레이코는 별다른 경계 없이 빠르게 이동했다.
A급 괴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둥지의 끝자락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끽해야 B급 괴수나 등장할 것이고, A급 괴수의 패시브를 장착하고 있는 준혁과 레이코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동해도 괴수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고, 준혁은 그 이유를 둥지의 끝자락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으음, 뭐지? 아무것도 없어? 혹시 둥지를 버린 건가?”
둥지의 최심부에 도착했음에도 벨란토르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A급 괴수가 둥지를 벗어날 때는 웨이브가 발생할 때 빼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어? 이거 결정체 아니에요? 다른 것들도 있는데요?”
하위종들을 상대하면서 전리품으로 떨어진 결정체들을 지속적으로 봐왔기에,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것이 결정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뭐? 결정체?”
레이코의 말에 준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리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이내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허! 이건…… A급 결정체와 부산물? 뭐야. 그럼 벨란토르가 누군가에게 사냥당했다는 거?”
그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벨란토르가 있어야 할 자리에 괴수는 없고 전리품만 남아 있는데 그것 말고 대체 무슨 설명이 가능하단 말인가.
“A급 괴수는 엄청 강하다면서요.”
“으음…….”
작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는 준혁이었지만, 이렇다 할 가설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체 누가 있어 A급 괴수인 벨란토르를 사냥했단 말인가.
제이드에게 소멸당했다는 걸 모르는 준혁으로서는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알 수가 없군. 그나저나 오는 내내 B급 괴수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이래서였군. 구심점이 되는 A급 괴수가 사라졌으니 굳이 블랙존을 지키고 있을 이유가 사라진 거야.”
B급 괴수는 A급 괴수의 친위대 성향이 강했다.
그렇기에 A급 괴수가 똬리를 틀고 있는 블랙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다.
한데 여기까지 오면서 B급 괴수를 한 번도 보지 못해 의아했었는데, 그에 대한 궁금증 하나는 확실히 풀리는 순간이었다.
“이제 어쩌실 거예요? 아니, 한데 애초에 여기는 왜 온 거예요? 어차피 말도 안 통한다면서요. A급 괴수하고 한판 뜨려고요?”
목숨이 두세 개도 아니고, 왜 굳이 A급 괴수가 똬리를 틀고 있는 둥지를 찾아온단 말인가.
“과연 이번에도 날 피하는지 그걸 확인하고 싶었거든.”
첫 상대였던 벨란토르를 시작으로, A급 괴수들이 준혁만 보면 모두 도망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준혁이 직접 움직인 것이다.
과연 자기 둥지까지 버리고 도망칠 것인지, 아니면 싸우려고 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확인 못 하게 되어서 아쉽겠네요.”
“뭐, 그래도 성과는 있잖아. 뜻하지 않은 횡재를 했으니 말이야.”
누가 뭐라고 해도 A급 결정체였다.
지금 준혁은 인류 최초로 A급 결정체와 부산물을 획득한 최초의 인간이 된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전리품으로는 A급 결정체와 부산물. 그리고 힐러 각성석과 힐러용 스킬카드였다.
부산물과 각성석, 스킬카드를 아공간에 넣은 준혁이, 이내 A급 결정체를 거신 강림에 등록했다. 그리고 기존에 장착되어 있던 B급 결정체를 빼서는 결정체 소환에 등록했다.
이로써 준혁의 거신 강림은 A급 괴수에 준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결정체 소환으로는 B급 괴수까지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온전한 B급 괴수의 70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돌아가자.”
“네.”
그렇게 준혁과 레이코는 벨란토르의 둥지를 나와 도쿄 에어리어로 향했다.
* * *
일본에 온 지 사흘 만에 다시 도쿄 에어리어로 돌아온 준혁은, 레이코에게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협회로 향했다.
“오! 어서 오십시오! 하하, 조사는 잘하셨습니까?”
사사키가 환대에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원하는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습니다.”
이번 일본행 역시 준혁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여의도에 사용할 자재를 얻었고, 초능력 사용자인 레이코를 얻었으며, A급 결정체와 부산물까지 얻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준혁에게는 아낌없이 주는 일본이나 다름없었다.
“그렇습니까? 혹시 무슨 조사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지난번 조사가 끝나고 나면 말해 주겠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사사키가 넌지시 물었다.
“별건 아니고 첫 상대였던 A급 괴수 벨란토르에 관해 좀 알아볼 게 있어서요. 그 둥지에 좀 다녀왔습니다.”
벨란토르의 둥지에 다녀왔다고 하자, 사사키가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헛! 베, 벨란토르의 둥지에 말입니까? 허! 그 위험한 곳에는 어찌…….”
단순히 A급 괴수만 있는 것도 아니고, B급 괴수들도 득실거릴 텐데, 무슨 배짱으로 그곳을 간단 말인가.
“알아볼 게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원하는 정보는 얻지 못해서요.”
“아! 그렇습니까? 한데 나름의 성과가 있으셨다고…….”
“네, 성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요. 다만 원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그렇죠. 그나저나 제게 상의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준혁은 사사키가 상의할 일이 있다는 했던 걸 기억하고는,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아, 네. 그게…… 하아, 이런 말씀 드리기가 참 그런데 정부 측에서 뜬금없이 최준혁 단장님과 협회 간의 계약에 태클을 걸고 들어왔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이미 끝난 계약에 태클이라니?
“웨이브 의뢰 계약 말입니까? 거기에 태클 걸 일이 있었던가요?”
“요즘 정부가 자금난에 허덕이거든요. 그래서인지 JH에서 사냥한 괴수의 부산물을 모두 가져간 것에 대해 말이 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법이 어디 있냐며 최소 30%에서 50%는 되돌려 받으라고 압박하더군요. 자기들은 그 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나? 미친놈들.”
이미 의뢰가 종료된 계약을 놓고 왜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사사키를 보며 준혁이 슬며시 인상을 찌푸렸다.
“아직 협회에 미치는 정부의 입김이 상당한가 봅니다.”
사사키가 협회장이 되면서 정부의 꼭두각시 노릇은 그만한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이 나오니 의아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했다.
“아! 아닙니다. 정부와는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와 발을 맞추기도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 각성자 협회는 독자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황당한 거지요. 지들이 뭐라고 그걸 걸고넘어지는지.”
말을 하면서도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사키였다.
“그래서 협회장님께서는 이 문제를 어찌 생각하고 계십니까?”
“저야 당연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요. 아니, 저뿐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 당시 최준혁 단장님이 아니었다면 일본은 끝장이 났을 테니까요.”
사사키가 단호한 모습을 보이자, 그제야 준혁의 표정이 슬며시 풀어졌다.
“하면 그 일로 제가 귀찮아지는 일은 없겠지요?”
“하하, 당연합니다. 애당초 정부에서 돈이 나간 것도 아니고, 협회 자금을 가지고 협회 자체적으로 계약한 내용인데 자기들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랬다. 자금난에 허덕이다 보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는 있지만, 애초에 계약의 주체가 협회였고, 모든 자금도 협회 자체적으로 해결한 터라 정부에서 뭔가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사사키 협회장님만 믿도록 하죠. 아! 그리고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준혁이 부탁할 것이 있다고 하자, 사사키가 반색하며 물었다.
“부탁이요? 오! 뭡니까?”
“이번에 조사차 위험지역에 나갔다가 열다섯 정도 되는 소녀를 한 명 구조해 왔거든요. 이번에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신분증도 없고 여권도 없어서요. 혹시 그런 것 없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원래는 신분이 확실한 자들만 국가 간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준혁의 이런 부탁은 어찌 보면 불법적인 것을 부탁하는 거라고 봐도 무방했다.
“으음, 그렇습니까? 텔레포트 센터의 경우 관공서이기는 하지만, 협회의 입김 역시 상당히 작용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한국 측인데…… 신분이 불분명한 자의 입국을 허가하겠습니까?”
출국하는 거야 사사키가 협회의 힘을 이용해 어떻게든 손을 쓴다지만, 입국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아무리 출국을 허락한다고 해도, 한국 측에서 입국을 거부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뜻이다.
“한국 측은 제가 알아서 하지요. 출국하는 것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입국 문제는 알아서 해결한다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따로 손을 쓰지요. 언제 돌아가십니까?”
“내일 오전 중으로 갈 생각입니다.”
협회에서 손을 쓸 시간도 필요하고, 또 레이코 역시 때 빼고 광낼 시간은 필요했기에 하루 정도는 여기서 머물 생각이었다.
“오! 그렇습니까? 잘되었군요. 저녁 약속 따로 없으시면 저와 하시지요. 제가 좋은 곳으로 예약해 놓겠습니다.”
어떻게든 준혁과 친분을 다지려는 사사키 입장에서는, 하루 머물고 갈 거라는 준혁의 말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54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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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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