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18)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17화(18/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17화
조급함을 버리고 정석대로 사냥하기로 결정한 상진은, 곧바로 맵퍼 정대진에게 다른 오더를 내렸다.
“그리고 대진이! 맵상에 저쪽 파티원 생존자 표시되냐?”
-네. 현재 4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표시됩니다. 모두 건물 3층 아니면 옥상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맵퍼 한 명을 제외한다 쳐도 원거리 둘에 힐러 하나, 아니면 원거리 셋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주파수 87로 맞추고 그놈들에게 당장 이쪽으로 튀어와서 지원하라고 해! 자기들이 싸지른 똥 스스로 치우지는 못하더라도 거들어는 줘야지!”
아마도 탱커인 승남이 가장 먼저 당했을 것이고, 그다음에 딜러들이 당했을 거다.
그리고 맨티스를 이쪽으로 몰고 온 것은 지상에서 대기 중이던 트랩퍼일 확률이 높다.
그 말은 건물 상층부에 자리 잡고 있던 원거리 들이 여전히 생존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상진은 그들을 당장 이곳으로 불러 자신들을 지원하게 만들려 했다.
-네! 알겠습니다!
오더를 내린 상진은 다시금 탱킹에 집중했다.
쿠쾅! 쾅!
조급함이 사라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탱킹 역시 조금 전과는 달리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렇게 사냥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이어폰 너머로 대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님! 대략 10분 정도면 저쪽 파티의 생존자들이 우리 쪽으로 합류할 것 같습니다! 생존자 구성은 원거리 둘에 힐러 하나. 맵퍼 하나입니다!
10분 정도면 시간도 딱 적당할 것 같았다.
얼추 맨티스의 실드를 모두 벗겨냈을 시간대이니 저쪽 파티원들이 합류하면 맨몸뚱이의 맨티스를 빠르게 사냥하고 곧바로 트루데커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오케이! 원딜들은 사정거리 내에 진입하면 바로 공격하라고 하고, 힐러는 근처에 자리 잡고 내게 힐 하라고 해! 그리고 혜수는 저쪽 힐러가 도착하면 다시 준혁이에게 집중하고!”
-네. 알겠습니다!
-알았어요. 그런데 진짜로 내가 할 일이 없는데······.
혜수가 M7으로 확인한 결과 비록 조금 깎이기는 했지만 준혁의 생명력은 여전히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신이 아는 한 저런 탱킹은 상진도 불가능했다.
실제로 상진이 초반 어그로를 위해 홀로 트루데커를 상대할 때, 자신이 두어 차례 힐을 줬었다.
반면 비슷한 시간대의 준혁은 생명력 소모가 거의 없었기에, 혜수가 보기에 당장 준혁을 마크하는 것은 딱히 의미가 없어 보였다.
물론 이를 모르는 상진으로서는 당연한 오더였지만 말이다.
***
한편 초감각을 깨운 준혁은, 첫 탱킹임에도 불구하고 트루데커를 상대로 여유로운 탱킹을 하고 있었다.
‘이거 너무 쉬워서 하품까지 나올 지경이군.’
쿠오오오오!
부우웅! 부웅!
트루데커의 묵직한 공격들이 연신 준혁을 노리고 들어왔지만, 이미 예측이라도 한 듯 여유롭게 피하고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 맞았다.
초감각의 능력 중 하나가 바로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혹은 찰나의 사전 동작만으로도 다음 이어질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금 준혁은 트루데커가 공격하기도 전에, 어떤 식으로 공격할지 모두 예측하고 움직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쿵! 쾅!
“좀 더 분발해 봐. 크크큭, 날 좀 더 즐겁게 해달라고.”
준혁은 트루데커와 싸우고 있는 지금이 너무 즐거웠다.
저 육중하고 무지막지한 트루데커가, 마치 자신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장난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초감각을 이용해 싸울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탱킹을 하는 준혁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어려져 있었다.
초감각의 능력 중 또 다른 하나는,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상대의 빈틈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유인하기 위한 의도적인 빈틈인지, 아니면 진짜 빈틈인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준혁은 트루데커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해내며 틈이 보일 때마다 바로바로 공격을 가했다.
‘쉴드 어택!’
텅!
틈이 보일 때마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평타 공격과 더불어, 쉴드 어택과 압도를 사용하며 꾸준히 어그로를 높여갔다.
그뿐 아니라 트루데커를 사냥하는 사이사이에 맨티스의 사냥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저쪽 파티의 생존자가 합류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겠는데?’
몸을 숨기고 있던 승남 파티의 생존자들이 합류하면서, 맨티스 사냥은 한층 빨라졌다.
실드는 진즉에 다 깎아낸 상태였고, 본체의 생명력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본체에 데미지가 들어가면서 맨티스의 공격이 한층 거세지기는 했지만, 이미 수차례 사냥 경험이 있는 상진이었기에 무리 없이 탱킹을 하고 있었다.
‘대략 10분에서 20분 사이에 끝이 나겠군.’
맨티스의 남은 생명력으로 봤을 때, 얼추 10분에서 20분 사이면 승부가 날 것 같았다.
‘후우, 그나저나 공격기를 사용할 수 없으니 좀 답답한 감이 있네. 빈틈이 저렇게 훤히 보이는데 고작 평타로 깔짝대고만 있으니······.’
전직이 딜러이다 보니 준혁은 지금 상황이 꽤나 답답하다고 느꼈다.
사방에 보이는 저 빈틈으로 강력한 스킬들을 꽂아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문제가 커질 소지가 다분했기에 그저 답답함을 억누르며 탱킹에만 집중했다.
부우웅!
쿠쾅!
트루데커의 두 주먹은 연신 죄 없는 길바닥만 때려 박고 있었다.
“압도!”
솨아아아!
준혁이 압도를 사용하며 어그로 수치를 높일 무렵,
끼이이이이!
결국 생명력을 다한 맨티스가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쿵!
‘저쪽은 끝났군.’
쓰러진 맨티스는 곧 빛무리가 되어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맨티스의 부산물과 결정체, 그리고 카드 한 장이 떨어져 있었다.
상진의 파티는 승남 파티의 원딜들이 합류하면서 보다 빠르게 맨티스를 사냥할 수 있었다.
“원진아! 결정체하고 스킬카드 챙겨라!”
부피가 큰 부산물들이야 사냥이 끝나고 포터에게 운반을 맡기면 되지만, 결정체나 스킬카드 같은 것들은 부피가 작았기에 가장 가까이 있는 파티원에게 챙기게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하! 결정체에 스킬카드까지? 형님 대박인데요?”
“지금 그딴 소리 하고 있을 때냐! 어서 트루데커로 이동······.”
황급히 몸을 틀어 트루데커로 향하려던 상진은, 탱킹을 하는 준혁의 모습에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저거 뭐냐?”
이제야 준혁의 탱킹을 확인한 상진은, 파티원들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준혁의 탱킹은 부드럽고 원활했으며 여유가 느껴졌다.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공격을 피해냈으며, 중간중간 방패를 비틀어 흘려넘기는 기술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빈틈이 보인다 치면 여지없이 공격을 꽂아 넣었고,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미련 없이 몸을 빼냈다.
물론 트루데커의 움직임이 굼떠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지금 준혁이 보여주고 있는 움직임은 결코 초짜 탱커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준혁이 저놈. 진짜 미쳤어요. 지금 남아 있는 생명력 보이시죠? 힐 한번 안 받은 상태로 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준혁의 남은 생명력은 얼추 92%가량.
맨티스를 사냥하는데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으니, 그 시간 동안 생명력이 고작 8% 떨어졌다는 거다.
“허, 진짜······ 미쳤네.”
미쳤다는 말 빼고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막말로 자신이 탱킹을 한다고 해도 저런 움직임은 보여주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준혁의 탱킹을 바라보던 상진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이, 최준혁이.”
그에 준혁이 탱킹을 하는 와중에도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하하, 그쪽 사냥 마무리됐으면 이제 이놈 도로 가져가시죠?”
맨티스 사냥이 무사히 끝났으니 자신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라고 판단했다.
그런 준혁에게 상진이 다른 제안을 했다.
“보아하니 별로 힘든 것 같지도 않고만. 이참에 실전 경험이라 치고 네가 그놈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떠냐?”
사실 저런 탱킹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딱히 실전 경혐이 필요할까도 싶었지만, 어쨌든 첫 사냥이니만큼 마무리까지 짓는 것이 준혁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
아예 마무리까지 해보라는 상진의 말에, 준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무리를 제가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비록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트루데커의 어그로를 끌어오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 파티의 탱커는 상진이었다.
이미 위기 상황도 끝났고, 상진에게 딱히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기에, 이쯤에서 본래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한데 상진이 먼저 마무리를 지어보는 것이 어떠냐며 제안을 해온 것이다.
그 말은 자신의 파티를 온전히 준혁에게 맡긴다는 말과 같았기에, 일반적인 파티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겠다. 하나부터 열까지 네가 판단하고 오더 내려. 다들 내 결정에 이의 있냐?”
상진의 물음에 파티원들이 대답했다.
-이의 없음.
-하하, 저 정도 탱킹 실력이라면 믿고 맡길 만하죠.
-저도 이의 없습니다.
-저도요.
“하하, 우리도 이의 없어요. 그나저나 준혁이 저놈. 날아다니는 것이 완전히 고등학교 때 생각나는데? 역시 그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았구만.”
모두가 찬성하자 상진이 다시금 말했다.
“모두 찬성했다. 어떻게 할래. 네가 마무리할래?”
그에 준혁이 막 트루데커의 공격을 피하면서 대답했다.
“그러죠. 그럼 지금부터 제가 오더 내립니다.”
준혁이 마무리하겠다고 하자, 상진이 간략하게 주의사항을 말해줬다.
“그렇게 해. 나는 그냥 여기서 지켜만 보고 있겠다. 아! 참고로 실드가 모두 벗겨지고 나면 어느 순간 어그로와 상관없이 주위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시점이 있다. 뭐 철민이와 원진이가 알아서 잘 대처하겠지만 그 타이밍만 잘 넘긴다면 무난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다.”
회귀 전에도 여러 차례 상대해 봤던 트루데커인만큼, 그 공격 패턴 역시 정확히 알고 있는 준혁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충고해주는 상진에게 딱히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파티장의 권한을 완벽하게 위임받은 준혁이, 곧바로 오더를 내리기 시작했다.
“네, 주의할게요. 그럼 오더 내립니다. 그냥 다들 공격하세요. 아직 실드가 많이 남아 있으니 포스 관리하면서 스킬 사용하시고요. 맵퍼분들은 주위에 다른 괴수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해 주세요. 혜수 씨는 저를 전담해 주시면 되고, 새로 합류한 힐러분은 전 신경 쓰지 말고 근딜들에게 집중해 주세요.”
오더를 내린 준혁은 다시금 탱킹에 집중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18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비매품
ⓒ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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