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201)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200화(201/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200화
서울 에어리어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제1공단과 제2공단이 괴수들에 의해 쑥대밭이 된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였고, 세계 최강이라 일컬어지던 JH의 모든 용병들이 동시에 힘을 잃었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세계 최강의 헌터 강국이었던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아시아 3위였던 예전의 위치로 격하되었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가의 위상은,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물론 준혁이 힘을 되찾았다는 것을 아는 소수의 인물들은, 그런 표면적인 것들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금, 준혁은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에 나왔다.
“하하! 어서 오게. 장봉도에 틀어박혀 두 번 다시는 안 나올 것 같더니 결국 이렇게 발걸음을 했구만. 여의도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건가?”
JH를 장악했던 반란 세력이 사라진 이상, 원래 주인이었단 준혁이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 여기는 강성철이었다.
“아니요. 볼일이 있어서 잠깐 나온 겁니다. 볼일만 끝나면 다시 장봉도로 돌아갈 겁니다.”
다시 돌아가겠다고 하자, 강성철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장봉도로 다시? 아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다른 거 다 떠나서 애초에 여의도 전체가 자네 사유지인데 그 땅은 어쩌려고? JH가 무너지면서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네. 자네가 다시 나서야 모든 게 정상화될 거야.”
여의도는 준혁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도시였다.
그렇기에 몇몇 관광서 업무를 제외한 모든 관리를 JH머셔너리에서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준혁이 힘을 잃고 쫓겨나듯 장봉도로 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데 JH가 무너지면서 관리 인력들이 대거 실직하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 여의도는 여러모로 혼란한 상태였다.
무엇보다 여의도는 준혁의 사유지이지 않은가.
“사실 이번에 나온 데는 여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 문제는 걱정하지 마세요.”
“하아, 당분간 돌발 게이트에 한해서 의뢰를 받겠다고는 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자네가 정식으로 다시 용병 일을 시작해 줬으면 하네. 자네가 키운 JH 아닌가? 이대로 사라지게 둘 생각인가?”
강성철은 어떻게든 준혁을 여의도로 불러들이려 했다.
그가 다시 전면에 나서야 모든 것이 정상화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혁은 별로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JH는 그냥 사라지게 둘 겁니다. 지금 와서는 딱히 미련도 없거든요. 뭐,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사실 제가 여기 온 이유는 협회장님께 볼일이 있어서입니다.”
그냥 여의도로 가는 길에 잠시 들른 줄 알았는데, 자기에게 볼일이 있다고 하자, 강성철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나에게? 허허, 무슨 일인데 그러나?”
의아해하는 강성철을 보며, 준혁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보니까 협회장님께서는 참 일을 쉽게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돌발 게이트 출몰하면 전화 돌리고, 협조 요청하고, 그래도 명색이 대한민국 각성자를 대표하는 분인데 그래서야 쓰겠습니까?”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순간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건가 싶어서인지, 강성철의 표정이 슬며시 일그러졌다.
“허! 이거야 원. 자네가 보기에는 내가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전화 돌리는 일이나 하는 걸로 보였나 보군. 만약 그렇다면 정말 서운하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내부적으로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은퇴를 고민할 정도이네.”
준혁이라고 어찌 모르겠는가.
JH를 운영할 당시에도 처리해야 할 서류작업이 한두 개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 대부분을 은숙이 처리했으니 마음 편히 사냥이나 다닐 수 있었던 거지,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용병단 차린 것을 끊임없이 후회했을 것이다.
즉, 준혁이 말하는 건 협회의 장으로서의 업무를 말하는 게 아니라, 각성자들의 대표로서의 업무를 말하는 거였다.
“언제까지 서류 업무에 파묻혀서 본업을 소홀히 하실 겁니까? 이제 그런 건 전문가를 고용해서 맡기든지 하시고 제대로 된 일을 하셔야죠.”
순간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강성철이, 의아한 표정으로 준혁을 바라봤다.
“제대로 된 일?”
그런 강성철을 향해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인 준혁이, 이내 스킬을 시전했다.
“스킬 발동. 부여.”
그랬다. 준혁은 이참에 협회장에게 부여 스킬을 사용해, 협회장 본인이 직접 현장에 나가 상황을 정리할 수 있게 할 생각이었다.
스킬이 시전됨과 동시에 강성철의 전신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화아아아아악!
“헉! 이, 이게 뭔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강성철.
부여를 시전하자 권능으로 진화하기 이전의 능력치와 스킬들이 고스란히 강성철에게 적용되었다.
가디언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지만, 적어도 C급 괴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말씀드렸죠? 일하라고. 이제 C급 괴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골치 아픈 서류작업은 전문가 고용해서 맡기시고 직접 현장을 뛰세요. 언제까지 길드들에게 아쉬운 소리 하실 겁니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던 강성철이,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준혁을 바라봤다.
“허! 이거였나? JH의 용병들이 하나같이 초월적 힘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게?”
사실 지금의 준혁이나 가디언에 비하면 딱히 초월이라는 단어를 쓸 만큼 대단한 게 아니지만, 일반적인 각성자들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초월적인 힘이나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준혁에게서 부여를 시전받은 강성철은, 그제야 JH의 용병들이 왜 그렇게 강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당장은 용병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B급이 출몰하면 저희에게 연락하시고, 그 외에 C급까지는 자체 해결하세요.”
준혁의 말에, 강성철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힘이라면 분명 C급을 상대할 수 있겠지.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최근에는 돌발 게이트가 동시에 여러 곳에서 생성되네. 나 혼자 그 모든 걸 감당할 수는 없어.”
준혁이라고 어찌 모르겠는가.
“그 부분은 생각해 둔 게 있으니 차후에 말씀드리도록 하죠. 그리고 이거 받으세요.”
말을 하던 준혁이 아공간에서 B급 결정체를 하나 꺼내서 강성철에게 건넸다.
“허! 이건 B급 결정체가 아닌가?”
“저나 용병들이 싸우는 건 숱하게 보셨으니 거신 강림이란 스킬에 대해서는 아실 겁니다. 거기에 이걸 등록하세요.”
이미 준혁이나 가디언으로 등록된 일행들은 A급 결정체로 모두 교체한 상황이었다. 남은 건 준혁과 헬렌의 결정체 소환뿐인데, 이것 역시 A급으로 도배할 생각이라 마음 편히 B급을 푼 것이다.
“이거야 원. 이래도 되나 모르겠군.”
“한동안은 새로운 힘에 대한 적응 훈련이 필요할 겁니다. 특히나 오랫동안 현장을 나가지 않은 협회장님이니 남들보다 더 힘드실 겁니다.”
대재앙 초창기 협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초반 1~2년을 제외하고는 거의 현장을 떠나다시피 한 강성철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인데,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힘에 적응하자면 아마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성철은 다시 현장을 뛸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묘한 기대감까지 품고 있는 것 같았다.
“하하, 이런 엄청난 힘을 얻었는데 노력이 별거겠는가. 걱정하지 마시게나.”
“볼일은 대충 끝난 것 같으니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준혁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성철도 함께 일어났다.
“그러시게. 나도 어서 트레이닝 룸으로 달려가야겠어.”
새로 얻은 초월적인 힘과, 다시 현장을 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강성철은 실로 오랜만에 투지가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협회에서의 볼일을 마친 준혁은, 협회를 나와 그길로 곧장 여의도로 향했다.
* * *
미래 그룹 본사 회장실.
김도성은 갑작스레 들려온 비보에 망연자실해 있었다.
“큭!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안전지대가 사라지다니! 그러면 힘들게 꾸려놓은 생산 시설들은 다 어쩌고!”
이번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쏟아부은 돈이 실로 적지 않았다.
장세정에게 들어간 돈만 해도 상당한데, 거기에 백제성과 장덕수에게 들어간 돈까지.
어디 그뿐인가? 1개 지역뿐인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미래 그룹은 무려 4개 지역을 차지하고는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상태였다.
한데 그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생산 시설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입니다. 물론 이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인 상태이고요.”
“뭐라! 거기에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이유가 뭐야! 백제성과 장덕수 그놈들이 갑자기 힘을 잃은 이유가 뭐냐고!”
이번 사태로 인해 공단에 입주한 모든 기업이 손실을 봤지만, 남들보다 4배 더 많은 투자를 했던 미래 그룹의 손실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김도성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최준혁이 힘을 되찾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서실장의 입에서 최준혁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김도성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최준혁이 힘을?”
“장세정의 말에 따르면 JH에 소속된 모든 이들은 최준혁에게서 힘을 부여받았다고 합니다. 안전지대 관리자인 백제성과 장덕수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 만큼 언제든 최준혁이 원할 때 그 힘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준혁의 이런 능력은 준혁에게서 직접 힘을 부여받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모르고 있었다.
협회장도 모르고 있었으니 말 다 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비서실장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바로 JH의 정보통인 장세정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한데 최준혁이 힘을 잃으면서 족쇄에서 풀렸다고 했었지.”
“네, 정작 본인은 힘을 잃었는데 그에게서 힘을 전해 받은 이들은 그대로 유지되었지요. 그래서 다들 마음을 놓은 겁니다. 그 힘을 부여한 당사자가 힘을 잃으면서 다시 회수할 수도 없게 되었으니 말이죠. 한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
굳이 준혁이 힘을 되찾지 않아도, 창조의 권능이 성장의 권능을 온전히 흡수했다면 지금처럼 힘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창조의 권능이란 존재 자체를 모르지 않는가.
그런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최준혁이 힘을 되찾은 후, 보복 차원에서 회수를 감행했다?”
김도성의 말에 비서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최준혁이 힘을 되찾은 것 같다는 말에, 김도성은 맥이 풀리는 것 같았다.
“하아, 대체 최준혁 그놈은 왜 그리도 우리 앞을 가로막는 거지?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군.”
자기들이 한 짓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준혁을 원망하는 김도성이었다.
“아직은 장봉도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조만간 여의도로 복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제1공단과 제2공단을 관리할 새로운 관리자를 뽑게 되겠지요.”
여의도와 마찬가지로 제1공단과 제2공단도 준혁의 사유지다.
당연히 이를 놀리지는 않을 테니, 여의도로 복귀하는 즉시 새로운 관리자를 뽑을 거라 예상했다.
“그래 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 어차피 우리는 후보에도 들어가지 못할 텐데.”
김도성은 설사 공단이 새로 문을 연다고 해도, 최준혁이 버티고 있는 한 그 자리에는 들어가지 못할 거라 판단했다.
그리고 이는 정확한 판단이었다.
애초에 공단을 만든 이유가 미래 그룹을 엿 먹이려는 의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들은 최준혁의 등장과 함께 깊은 절망감을 맛보아야 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번 조사해 봐. 진짜 힘을 되찾은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대응책을 세울 수 있네.”
물론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김도성은 추측이 아닌 정확한 사실확인을 원했다.
그래야 그에 대한 대응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데 이들은 알고 있을까? 이것보다 더 큰 시련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말이다.
* * *
여의도로 진입한 준혁은, 그 즉시 JH 본사 건물이 아닌 태백 길드로 향했다.
그렇게 태백 길드 부 길드장인 이대수의 사무실로 들어선 준혁.
“하하하! 이게 누구야! 준혁 아우 아니야? 대체 왜 이렇게 얼굴 보기 힘들어!”
이대수가 화통하게 웃으며 맞이해 주자,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충 아시잖습니까? 지금껏 장봉도에 있었습니다.”
“알지. 한데 이렇게 나온 걸 보니 이제 마음 좀 추스른 모양이네?”
이대수는 준혁이 힘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예전과 다름없이 대하는 걸 보면, 성격은 까칠할지 몰라도, 한번 인연을 맺으면 쉽사리 끊어내지 않는 성향임을 알 수 있었다.
“뭐, 추스르고 말고 할 거나 있습니까. 정신없이 살아서 그런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가니까 힐링도 되고 좋더라고요.”
준혁의 말에 이대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힐링 좋지. 아무튼 멀쩡한 모습 보니까 좋다. 잘했어. 남자가 갑빠가 있지. 그깟 힘 좀 잃었다고 꽁해 있으면 그게 어디 남자냐? 나가자. 이 형님이 간만에 크게 한 잔 사마.”
술이나 한잔하러 나가자는 이대수였지만, 준혁이 이곳에 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술 좋죠. 한데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혹시 조환우 길드장님 지금 계세요?”
뜬금없이 조환우를 찾자, 이대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환우? 아마 자기 방에 있을걸? 왜. 환우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정확히 말하면 조환우 길드장과 대수 형님께 볼일이 있는 거죠. 괜찮으면 좀 만나봤으면 하는데요.”
조환우와 만났으면 싶다는 준혁의 요청에, 이대수가 흔쾌히 승낙했다.
“하하!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잠깐만 기다려 봐. 일단 확인 좀 해보고.”
그렇게 말한 이대수가 핸드폰을 꺼내서는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통화가 연결되자.
“어. 환우야. 지금 네 방이냐? 다른 게 아니라 준혁 아우가 왔는데 널 좀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어. 어. 지금 네 방으로 가면 되지? 어. 알았다.”
통화를 마친 이대수가 준혁을 보며 말했다.
“가자.”
그렇게 준혁은 이대수와 함께 길드장실로 향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201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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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69-3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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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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