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205)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204화(205/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204화
야심한 시각, 윤대명의 저택.
늦은 시간임에도 윤대명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윤대명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
“하아. 하필 이 타이밍에…….”
바로 준혁 때문이었다.
힘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줄을 갈아탔는데, 얼마나 지났다고 바로 힘을 되찾는단 말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좀만 더 상황을 주시할 것을.’
윤대명은 섣부른 판단을 한 당시의 자신을 책망했으며, 동시에 혹시라도 준혁이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렇게 자지도 못하고 침대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스스스슥!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내 윤대명의 척추와 뒷목에 장침을 꽂아 넣었다.
푹!
“컥!”
순간적으로 몸에 힘이 빠지며 그대로 침대에 쓰러진 윤대명.
“…….”
당연히 말문도 막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윤대명은 직감적으로 상대가 누군지 알았다.
예전에 이미 한번 당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이네. 다시 보니 반갑다. 그치?”
침대 위로 눕듯이 쓰러진 윤대명의 얼굴 위로, 자신의 얼굴을 바짝 들이민 제니.
“…….”
“왜? 다시는 안 봐도 될 줄 알았어? 그런데 어쩌나. 이렇게 다시 보게 됐네? 그래도 걱정하지 마. 앞으로 다시는 보지 않게 될 거야. 왜냐고? 오늘이 네 생에 마지막으로 날 보게 되는 날일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해맑게 웃는 제니.
하지만 윤대명의 눈에는 그 어떤 미소보다 잔인하고 사악하게 보였다.
“…….”
뭔가 말을 하고 싶지만,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윤대명은 그저 눈동자만 요리조리 굴릴 뿐이었다.
“흐음, 그냥 보내는 건 너무 쉽고, 손가락 발가락부터 잘라낼까? 아니면 그냥 손목부터 시작할까? 아! 어디부터 자르지? 이런 고민도 참 오랜만이네.”
제니의 말이 이어질수록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윤대명이었다.
“흐음, 귀찮은데 걍 팔하고 다리 자르고, 곧바로 머리를 잘라버릴까? 흐음,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을 마친 제니가 미리 준비해 온 휴대용 톱을 꺼내 들었다.
“참고로 검은 너무 깔끔하게 잘릴 것 같아서. 이렇게 특별히 톱을 준비했지. 어때? 기대되지? 흐흐흐. 간만에 손맛 좀 보게 생겼네. 너무 좋아.”
혀를 내밀어 톱날을 살짝 핥은 제니가, 미소 띤 얼굴로 윤대명을 슬쩍 바라봤다.
“…….”
역시나 윤대명의 안색은 창백했으며,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 맞다. 주군께서 죽이기 전에 유언을 꼭 들어오랬는데 깜박했네.”
아차 싶은 표정을 한 제니가, 이내 포스 웨폰으로 장침을 소환해 윤대명의 뒷목에 꽂아 넣었다.
푸욱!
그러자 곧바로 윤대명의 말문이 트였다.
“커헉! 사, 살려주시오!”
말문이 트이자 바로 꺼낸 말은 바로 살려달라는 말.
“아, 뭐래? 시간 없으니까 유언이나 말해. 주군을 배신했을 때는 이런 결말을 맞이할 거라는 것 정도는 생각했을 거 아냐? 안 그래?”
“아, 아니! 나는 최준혁 단장을 배신한 게 아니오! 그, 그저…….”
순간 윤대명을 바라보는 제니의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저 뭐?”
“그, 그저…… 김도성의 치부를 찾기 위해… 그, 그렇지! 바로 그거요! 나는 최준혁 단장을 배신한 게 아니라, 그가 다시 돌아올 때를 대비해 김도성의 치부를 찾기 위해, 일부러 그와 손을 잡았던 거요!”
윤대명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서는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을 내뱉었다.
물론 급박한 상황에 놓인 그로서는 그것이 얼마나 허술한 변명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그를 죽일 생각이 없는 제니는, 그런 허술한 변명에도 넘어가 주는 척을 했다.
“헤에? 그래? 그래서. 쓸 만한 치부는 찾아냈고? 아! 참고로 대답 잘해야 할 거야. 너의 그 한마디에 네 생사가 걸려 있으니까.”
제니의 물음에 윤대명이 다급히 대답했다.
“김도성이 장세정을 이용해 수를 써서 최준혁 단장을 몰아냈다는 걸 증명해 줄 자료가 있소! 게다가 안전지대 관리자들에게 접근해서 원래 입주하기로 했던 기업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증거도 있고 말이오!”
윤대명은 일단 준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을 들먹이며 관심을 끌려 했다.
물론 제니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응? 아쉬워서 어쩌지? 그거 주군도 이미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증거들도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설마 그 정도로 목숨줄을 연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거야? 이거 실망이네. 전혀 쓸모가 없잖아? 아무래도 넌 그냥 죽어야겠다.”
말을 마친 제니가 슬그머니 단검을 들어 올리자, 윤대명이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다른 패를 꺼내 들었다.
“다, 다른 것도 있소! 김도성과 미래 그룹이 벌인 각종 비리가 담긴 자료들과 원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을 일부러 무너트려 그 기술들을 빼앗아 온 증거. 또 정계 인사들과의 유착을 위해 뿌린 자금 장부 등등!”
윤대명은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되는 듯,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줄줄이 내뱉었다.
그에 제니가 관심을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호오? 그래? 그런 게 있었어?”
제니의 반응에서 뭔가 희망을 보았음인지, 윤대명이 이때다 싶어 말을 이었다.
“무, 물론 방금 말한 증거 자료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소! 아! 몇몇 자료들은 지금이라도 넘겨줄 수 있고 말이오!”
윤대명의 말에, 제니가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흐음, 어쩌지?”
그러더니 이내 시체처럼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윤대명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나 혼자 결정하기는 좀 힘들 것 같네. 기다리고 있어 봐. 주군께 물어보고 올 테니까.”
준혁에게 그의 처우를 물어보고 오겠다고 하자, 윤대명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일부러 배신한 게 아니라, 모두 최준혁 단장에게 도움이 되고자 벌인 일이라는 걸 꼭 좀 말해주시오! 최준혁 단장이 하는 일에 이 윤대명이가 반드시 도움 될 일이 있을 거요!”
그런 윤대명을 보며 제니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 말도 꼭 전해줄게.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유언은 생각해 둬. 만에 하나 저세상 가게 될 때, 그래도 말 한마디 정도는 남겨둬야지 않겠어? 크크큭.”
그 말을 끝으로 제니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스스스슥.
그리고 꼼짝도 못 한 채 침대 위에 홀로 남겨진 윤대명은, 그저 간절한 표정으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 * *
윤대명의 저택을 나선 지 30분 남짓.
제니는 주택가에서 좀 떨어진 한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겼다.
애초에 준혁에게 찾아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당히 시간을 끌면서 윤대명을 안달 나게 만들려는 게 제니의 속셈이었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난 후, 카페를 나온 제니가 다시금 어둠 속에 모습을 감췄고, 얼마 후 윤대명의 저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푹 쉬고 있었어?”
제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윤대명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최, 최준혁 단장이 뭐라고 했소?”
그의 온 관심사는 오직 자신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준혁의 선택이었다.
“운이 좋은 놈이네. 주군께서 네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기로 했어.”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말에, 윤대명의 표정이 급격히 환해졌다.
“그, 그게 정말이오?”
정말이냐는 윤대명의 물음에, 제니는 대답 대신 그의 몸을 살짝 들어 척추에 장침을 찔러 넣었다.
푸욱!
“엇!”
다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윤대명을 보며 제니가 입을 열었다.
“일주일. 그 안에 네가 말한 것들을 모두 준비해 놔야 할 거야. 만약 준비하지 못하면…… 알지? 두 번의 기회는 없어.”
그녀의 말에 윤대명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시오!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모든 증거 자료들을 준비해 놓겠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제니가 그의 몸에 뭔가를 뿌렸다.
촤악!
“윽! 이, 이게 뭐요?”
“뭐긴. 혹시라도 네놈이 도망갈까 봐 손을 써 둔 거지. 방금 그건 내가 특수 제작한 항수야. 겉에서 나는 냄새는 지울 수 있겠지만 나만 맡을 수 있는 특유의 향은 무슨 수를 써도 지워지지 않지. 그리고 네게서 그 향이 지워지지 않는 한, 네가 어디에 있든 내게서 벗어날 수 없어. 그러니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사실 제니가 뿌린 것은 그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싸구려 향수였다.
하지만 윤대명이 이러한 사실을 알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저 제니가 하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
“딱 일주일이야. 그 이후는 없다는 걸 명심해. 그럼 수고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제니의 모습이 다시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스스스스슥.
그렇게 제니가 사라지고, 홀로 남은 윤대명은,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 *
윤대명을 만나고 온 제니는, 곧바로 준혁을 찾아가 상황 보고를 했다.
“그래서. 윤대명은 뭐래?”
“일주일 안으로 미래 그룹이 자행한 온갖 비리에 대한 증거 자료들을 준비해 놓겠다고 했어요.”
제니의 말에 준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호오? 진짜? 그저 미래 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나 쓰려고 했더니만 이건 좀 의외네?”
애초에 준혁에게 있어서 윤대명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말을 바꿀 수 있는 인물. 딱 그 정도였다.
그렇기에 그에게 원하는 건 그저 정치권을 이용해 미래 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한데 예상치도 못한 커다란 선물을 안겨주겠다고 하니, 어찌 의아하지 않겠는가.
“아무래도 그 정도는 해야 주군께 용서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알아서 설설 기더라고요.”
제니의 말에 준혁이 피식 웃었다.
“그래? 아무튼 수고했어.”
사실 준혁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윤대명이라는 작자가 자진해서 그런 행동을 했을 리는 만무하니, 십중팔구 제니의 은근한 협박이 있었을 거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레인보우와의 약속이 잡혔습니다. 장소는 그때 그곳이고, 시간은 이틀 후 자정입니다.”
레인보우 전체와 처음으로 대면했던 비밀 장소. 그곳에서 이틀 후 자정에 보기로 했다는 거다.
“이틀 후? 하긴, 한동안 활동을 안 하고 있었으니, 다시 비상 연락망 가동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
레인보우의 멤버들은 각자가 거대 길드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자들.
그런 만큼 활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고, 저번 김하진 사건을 끝으로 지금껏 자중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세간의 관심이 잠잠해질 때까지 몸을 사리고자 하는 의도인 것 같았다.
“한데, 주군. 궁금한 게 있는데 굳이 일을 이렇듯 번거롭게 할 필요 있나요? 저번 김하진처럼 그냥 잡아온 다음에 반송장 만들어서 다시 돌려보내면 되잖아요?”
김하진과 똑같이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복수가 되지 않느냐는 제니의 물음에, 준혁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어차피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해야지. 김도성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뭐라고 생각해?”
뜬금없는 준혁의 질문에, 제니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자기 목숨 아닌가요? 억만금이 있어도 죽으면 무슨 소용 있겠어요?”
그녀의 말에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훗, 김하진의 경우에는 그랬지. 그렇기에 그런 방법을 쓴 거고. 하지만 김도성은 달라. 그는 자기 목숨보다 미래 그룹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야.”
그제야 제니는 준혁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아!”
“상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걸 깨부수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복수지.”
단순히 죽이거나 김하진처럼 만드는 것? 그런 것으로는 통쾌한 복수라고 할 수가 없었다.
상대를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과 좌절에 빠트리기 위해서는,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빼앗거나 부숴 버려야 하는 법.
“미래 그룹을 무너트릴 생각이시군요.”
제니의 말에 준혁이 다시금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마. 그저 그런 중소기업도 아니고, 미래 그룹 정도 되는 거대 기업이 그리 쉽게 무너지겠어? 물론 하고자 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렇게까지 할 만큼 시간적 여유도 없고. 대충 기업 순위 50위권 밖으로만 떨궈놓을 생각이야. 그 정도만 해도 김도성은 죽는 것보다 더 한 고통을 느끼겠지.”
평생을 미래 그룹에 바친 김도성이었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신성을 제치고 미래 그룹을 국내 랭킹 1위에 올리는 것.
이번 공단 관련 사태를 통해 2위까지 올라서며 목표를 이루기까지 고작 한 계단만 남은 상태였는데, 준혁의 등장으로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한데 거기에 더해 5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
아마 김도성이라면 엄청난 좌절과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바르고스 종족의 대공세가 예정되어있는 상황에서, 미래 그룹에 할애할 시간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말이다.
“흐음, 그렇군요.”
“그건 그렇고, 국내 A급 괴수 상황은 어때?”
A급 결정체 수급을 완료한 이후, 바르고스 종족의 대공세를 대비해 현재 국내에 포진해 있는 A급 괴수들을 싹 쓸어버리기로 결정한 준혁이었다.
그리고 현재 그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가디언들이 각지로 퍼져서 빠르게 정리하고 있어요. 조만간 국내는 모두 정리될 것 같아요.”
제니의 경우 준혁을 도와 이런저런 일들을 해야 했기에 제외되었지만, 그 외의 가디언 전원이 현재 국내 A급 괴수 제거를 위해 각지로 파견 나간 상태였다.
“아무리 창조의 권능과 제이드라 해도, 모든 침공 게이트를 동시에 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거야. 그사이 우리는 최대한 많은 A급 괴수들을 제거해서 다가올 대공세에 대비해야 해.”
강남 방면에 수백 개의 게이트를 여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 제이드였다.
하물며 전 세계 각지를 대상으로 한 대공세를 준비하자면 그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지사.
모든 걸 여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최소한 국내를 비롯해 몇몇 국가들의 A급 괴수들을 제거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 판단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205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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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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