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29)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28화(29/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28화
사냥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좀 넘은 상황.
제루스의 체력은 어느덧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이 상태로라면 아무리 길어도 20~30분 사이면 사냥이 끝날 게 분명했다.
그래서인지 힐러인 종훈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제루스의 평균 사냥 시간은 4시간.
물론 파티의 구성원과 그 숙련도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더 줄어들 수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어떤 베테랑 파티라 해도 3시간 안쪽으로 끝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어그로 관리 때문이었다.
탱커가 아무리 어그로기를 쓴다고 해도 딜러들의 데미지가 누적되면 결국 어그로가 튀게 되어 있다.
때문에 중간중간 몇 번씩 딜러들의 공격을 멈추게 하고는 어그로 수치 작업에 들어간다.
보통 4번 정도가 평균이지만, 초짜들의 경우에는 5~6번 정도 갖기도 하며, 한 타임에 10분가량을 소모하게 된다.
즉, 어그로 타임을 4번만 가져도 40분이 날아간다는 뜻이다.
어디 그뿐인가. 딜러들 역시 어그로가 튈 것을 염려해 무작정 공격하지 않고 적당히 조절하며 딜을 넣는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제루스 한 마리당 4시간이라는 평균치가 나온 것이다.
한데 준혁은 그런 상식을 깨고 있었다.
“딜러들이 저렇게 공격을 퍼붓는데 어그로 타임을 한 번도 갖지 않으면서 어그로 유지가 된다고?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종훈의 말에, 옆에 있던 맵퍼 강성민이 질린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게다가 저 탱킹은 어떻고요? 거의 대부분의 공격을 회피나 흘리기로 받아내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사냥이 거의 끝나가는데도 소모 체력이 고작 10퍼센트가 조금 넘어요.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가 않네요. 저 무지막지한 공격을 어떻게 죄다 피해낼 수 있지?”
사실 준혁이 이토록 압도적인 어그로 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코어 각성과 더불어 팔찌의 능력이 매우 컸다.
코어에 붙은 스킬 효율성 20% 상승과 팔찌에 붙은 50% 상승. 총 70%의 스킬 효율성 상승 효과로 인해 쉴드 어택과 압도의 어그로 수치가 대폭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방어하기에 급급한 여타의 탱커들과 달리, 꾸준히 평타 공격을 가하고 있었기에 어그로 타임을 갖지 않고도 어그로 유지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다른 파티원들로서는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종훈과 성민이 준혁의 탱킹에 감탄하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사냥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 사냥을 위해 스킬 사용은 자제하시고 평타 위주로 공격합니다.”
준혁의 오더에 스킬을 사용해 빠르게 체력을 깎던 딜러들이 스킬 사용을 멈추고 평타만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퍽! 쾅! 퍼퍽!
스킬을 사용할 때보다는 눈에 띄게 느려졌지만, 그래도 어그로 걱정 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기에 체력을 깎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른 편이었다.
그렇게 10분 가량이 흐르고.
쿠오오오오오!
결국 제루스는 커다란 포효와 함께 무너져내렸다.
쿵!
그와 동시에 제루스의 전신이 하얀 빛무리로 산화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제루스의 결정체와 부산물, 그리고 붉은색의 각성석이 떨어져 있었다.
“헉! 디, 딜러 각성석! 딜러 각성석입니다!”
평균가 10억. 경매장에 올리면 그 이상도 받을 수 있는 딜러 각성석이 나온 것이다.
“와! 딜러 각성석! 나 1년 넘게 사냥하면서 딜러 각성석 나오는 거 처음 본다! 대박!”
비록 딜러 각성석이 보조 계열 각성석과 더불어 그나마 나올 확률이 높다고는 해도, 그것 역시 다른 각성석에 비해 높은 편.
애당초 각성석이 나올 확률 자체가 매우 낮은 편이었다.
더군다나 F등급 괴수에게서 나올 확률은 더욱 희박했다.
오죽하면 초보존 졸업할 때까지 각성석 구경 한 번 못해본 사람들도 있겠는가.
“시작부터 느낌이 좋네요. 일단 모입시다.”
준혁의 말에 관리사무소 건물 내부에 있던 파티원들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
“그나저나 사냥 시간이 고작 2시간 40분이라니······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정말 1차 각성자 맞아요?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이 속도는 말이 안 되는데······.”
원딜 조아름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자, 준혁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어그로율을 올려주는 장비를 착용해서 그런가 봅니다. 좀 무리해서 장만했는데 비싼 값을 하네요. 덕분에 어그로 타임 없이 사냥이 진행되어서 생각보다 빠르게 사냥이 끝났습니다.”
준혁은 이 비정상적인 어그로율을 그저 아이템 덕뿐이라며 넘겼다.
“아니, 대체 무슨 장비기에 어그로 타임을 한 번도······.”
“그냥 운이 좋아서 쓸 만한 장비 하나 구했습니다. 그것보다 다음 사냥 얘기로 넘어가시죠. 현재 시각 10시 30분. 시간이 좀 애매하죠? 어떻게 한 마리 더 사냥하고 점심시간을 가질까요? 아니면 점심을 조금 이르게 먹고 사냥을 할까요?”
아름의 말을 끊으며 정당히 얼버무린 준혁은, 곧이어 다음 사냥에 관해 물었다.
8시쯤 사냥을 시작하면 보통 12시 언저리에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라 다른 파티들과 함께 베이스캠프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괴수 분배를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너무 이른 시간에 사냥이 끝나는 바람에 점심을 먼저 먹든, 아니면 한 마리 사냥하고 나중에 먹든, 다른 파티들과는 시간이 어긋나게 되어버렸다.
준혁의 물음에 파티 내에서 나름 베테랑 격인 힐러 김종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애매한 시간이기는 하군요. 일단 괴수 위치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어떨까요? 괴수가 가까이 있으면 사냥 먼저 하고, 좀 멀리 떨어져 있다 싶으면 점심 먼저 먹고 천천히 진행하시죠. 어차피 딜러 각성석이 나와서 첫 사냥부터 대박도 쳤는데 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럴까요? 성민 씨. 맵 좀 켜주세요.”
준혁의 말에 맵퍼 강성민이 곧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아, 네. 맵핑.”
위이이잉!
맵이 구현되자 빠르게 상황을 살피는 파티원들.
“흐음, 여기 이놈이 적당할 것 같은데요? 위치도 멀지 않아서 도보로 1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고요.”
“제가 보기에도 적당해 보이네요. 문제는 괴수의 종류가 뭐냐는 건데······ 뭐, 준혁 씨 탱킹 실력이라면 뭐가 되었든 딱히 상관없겠죠.”
맵 스킬에는 괴수의 위치는 나올지언정 그 괴수의 종류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혹시나 맨티스 같은 까다로운 괴수가 걸린다면 위험한 상황을 초례할 수도 있는 일.
하지만 준혁의 믿을 수 없는 탱킹을 눈앞에서 본 파티원들은 괴수의 종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다음 목표는 이놈으로 하는 것으로 하고, 슬슬 이동하실까요?”
그렇게 준혁과 파티원들은 곧바로 다음 목표를 향해 이동했다.
***
준혁의 첫 사냥은 별다른 사고 없이 무난하게 끝이 났다.
하루 만에 총 세 마리의 괴수를 사냥했으며, 수익은 딜러 각성석을 포함해 총 십억하고도 천 이백만 원 정도였다.
준혁은 자신의 몫으로 3억이 조금 넘는 돈을 챙겼고, 창수 역시 1억 가까이 챙길 수 있었다.
“와! 형님! 1억이에요! 1억! 세상에······ 사냥 한 번에 1억이라니!”
평생 처음 만져보는 거금에 창수는 상당히 흥분해 있었다.
그런 창수를 보며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좋냐?”
“당연하죠! 1억이라니까요? 세상에······ 내가 언제 이런 큰돈을 만져봐요! 와!”
“그래. 마음껏 즐겨라. 아마도 앞으로는 오늘처럼 벌기 힘들 테니까. 원래 초보존에서는 각성석 자체를 구경하기 힘들다. 그건 알지?”
어찌 모르겠는가.
E급 괴수나 D급 괴수를 사냥해도 쉽게 구경하지 못하는 것이 각성석이다.
하물며 F급 괴수를 사냥해서 각성석이 나올 확률은 극악할 정도로 희박했다.
“당연히 알죠! 하하! 아무렴 어떻습니까? 평생 쓸 운을 죄다 끌어다 썼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죠! 하하하! 1억이라니! 이래서 각성자 정도는 되어야 사람 구실 한다는 말이 나오나 봅니다!”
“하아, 그래. 그나저나 나는 잠시 들를 데가 있으니 너 먼저 들어가야겠다.”
먼저 들어가라는 준혁의 말에, 창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네? 어디 가시게요?”
“알 거 없고. 먼저 들어가. 아! 가는 길에 치킨 두 마리만 사서 은정이랑 은철이에게 전해주고.”
가능하면 저녁 정도는 자신이 직접 차려주고 싶었지만, 꼭 확인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기에, 창수에게 치킨이라도 좀 사서 전해달라고 했다.
“아, 네. 그럴게요. 하하, 그럼 먼저 갑니다!”
“그래. 가라.”
그렇게 창수가 집으로 돌아가자, 준혁 역시 빠르게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
창수와 헤어진 준혁이 도착한 곳은 바로 트레이닝 센터.
일명 시뮬레이션 룸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알바가 급히 일어나며 준혁을 맞았다.
“어서 오세요!”
“한 명이요.”
“아! 혼자세요? 몇 시간 이용하시나요?”
“5시간. 그리고 영상과 데이터는 남기지 않겠습니다.”
보통 트레이닝 센터에서 연습하는 각성자들의 경우, 사냥 모습이 담긴 영상과 그 데이터를 남겨 따로 복기하고는 한다.
물론 준혁처럼 영상과 데이터를 남기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지만 말이다.
“아, 네. 영상과 데이터 남기지 않고 5시간 맞으시죠? 50만 원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준혁이 카드를 건네자, 알바가 신속하게 결제를 진행하고는 방을 안내했다.
“결제 완료됐습니다. 3번 룸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네.”
알바에게서 카드를 돌려 받은 준혁은, 카운터를 지나 왼쪽 복도에 자리한 3번 룸으로 들어갔다.
룸 내부는 다시 두 개로 나뉘었는데, 시뮬레이션 설정과 더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과, 실제 전투를 치르는 시뮬레이션 룸으로 나뉘었다.
“일단 괴수는 제루스로 하고 배경은 시가지. 인원은 1명. 흐음, 이 정도면 되겠군.”
테블릿 화면으로 시뮬레이션 설정을 마친 준혁이, 이내 스킬들을 재설정하기 시작했다.
“혹시 모르니 탱커 스킬은 패시브와 스턴기 하나만 넣고, 주위 상황도 살펴야 하니 맵핑 스킬도 추가하고, 나머지는 딜링에 치중하면 되겠지.”
준혁이 트레이닝 센터를 찾은 것은, 솔플 사냥 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가급적 공격 위주의 스킬로 세팅을 마쳤다.
“후우, 시작해 볼까?”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기계음이 들려왔다.
-1분 후 전투가 시작됩니다.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뮬레이션 룸 안으로 들어간 준혁은 곧바로 포스 웨폰을 시전했다.
“포스 웨폰.”
그러자 준혁의 눈 앞에 무기 리스트가 주르륵 떴다.
[무기 형태를 선택하십시오]1.장검
2.단검
3.장창
4.단창
5.장궁
6.석궁
7.철퇴
8.양날도끼
준혁은 첫 무기로 장궁을 소환했다.
“장궁 소환.”
[장궁을 소환합니다.]소환이 완료되자 어느새 준혁의 손에는 밝은 빛을 내뿜는 빛의 장궁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카운트에 들어갑니다. 5, 4, 3, 2, 1. 전투가 시작됩니다.
지이이이잉!
배경이 시가지로 바뀌며, 제루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플레이 시작!
쿠오오오오!
가상의 제루스가 커다란 포효를 내지르자 준혁이 곧바로 시위를 당겼다.
팅!
쐐애애애액!
빠르게 날아간 빛의 화살은 제루스의 안면부를 강타했다.
쾅!
“연사! 크리티컬 샷!”
팅팅팅! 쐐애애액!
곧바로 연사와 크리티컬 샷으로 추가 공격을 감행하고는, 포스 웨폰의 형태를 바꿨다.
“포스 웨폰. 장검 교체!”
손에 들린 빛의 활은 어느새 빛의 검으로 변해 있었다.
어느새 준혁의 지척에까지 다다른 제루스는 흉흉한 눈빛으로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부우웅!
쿵! 쿠쿵! 쾅!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제루스.
하지만 초감각을 깨운 준혁에게는 그저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릿하게 느껴졌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29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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