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33)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32화(33/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32화
어느덧 일요일이 되었고, 준혁은 동생들과 함께 백화점으로 향했다.
은철이의 경우에는 워낙 어릴 때 대재앙이 터졌기에, 백화점엔 가본 적이 없었다.
대재앙 이후 3년간은 방황의 시기였기에 아이들을 방치하다시피 했고, 그 이후로는 먹고살기 빠듯했던 탓이다.
은정 역시 마찬가지였을 터였다.
아무튼 백화점에 들어서자, 은철이 신난 듯 방방 뛰었다.
“우와! 백화점! 하하! 형아! 나 이거 구경해도 돼?”
그런 은철이를 은정이 황급히 말렸다.
“으, 은철아. 이리 와. 여기서 떠들면 혼나.”
그에 준혁이 피식 웃으며 은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이 정도로 혼내는 사람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은철아? 구경은 나중에 하고 우리 옷부터 살까?”
옷 사러 가자는 말에 은철이 후다닥 준혁에게 다가왔다.
“옷? 좋아! 옷 사러 가자!”
준혁은 백화점 키즈 코너의 중저가 브랜드로 향했다.
사실 명품관으로 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회귀 전의 불미스러운 일이 떠오르기도 했고, 또 지금의 행색으로 가봐야 무시만 당할 것이 뻔했기에 일부러 중저가 브랜드를 선택한 것이다.
굳이 귀찮은 일을 사서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자, 마음에 드는 거 골라봐. 은정이 너도.”
“아무거나 다 골라도 돼? 막 두 개 골라도 돼?”
은철의 말에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두 개가 아니라 열 개 골라도 되니까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사.”
어차피 돈 걱정은 없었기에 준혁은 마음껏 고르라고 했다.
“우오! 다 산다!”
은철이 매장 안의 옷들을 이것저것 만지고 다니자, 매장 직원이 난처한 표정으로 준혁에게 다가왔다.
“저기······.”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짐작이 갔기에, 준혁은 매장 직원이 뭐라고 하기 전에 먼저 말했다.
“저 아이가 만진 옷은 다 살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네?”
“다 산다고요. 그러니까 어떤 옷을 만졌는지 그것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다 산다는 데에 무슨 말이 필요한가.
“아! 네. 알겠습니다.”
매장 직원이 꾸벅 인사를 하고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자, 준혁이 은정을 보며 말했다.
“은정아. 너도 어서 골라. 이제 오빠 돈 많으니까 돈 걱정 하지 말고 사고 싶은 거 다 사.”
그에 은정이 잠시 준혁의 눈치를 보다가, 이내 여자 옷이 있는 쪽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아무리 일찌감치 철이 들었다고 해도 아이는 아이.
예쁜 옷을 보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니 준혁의 기분도 절로 좋아졌다.
한데 그때.
에에에엥! 에에에에엥!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응? 뭐지?’
그리고 곧이어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손님 여러분! 현재 백화점 인근에 돌발 게이트가 생성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현재 백화점 인근에 돌발 게이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돌발 게이트라니?
준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 돌발 게이트? 아! 그러고 보니 얼핏 기억이 나는 것도 같은데······ 그게 오늘이었어? 그것도 하필 여기서?’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도 바빴던 터라 준혁 본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일이면 크게 관심을 주지 않았었다.
준혁이 기억하기로 아마 어디선가 돌발 게이트가 발생했고, 거기서 D급 괴수 다섯 마리가 출몰해서 인근 일대가 쑥대밭이 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나마 태백 길드에서 빠르게 헌터들을 파견해 다른 지역으로 피해가 옮겨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 일로 인해 한동안 시끌벅적했었던 기억이 있다.
준혁이 살던 곳과는 다소 떨어진 지역이라 그냥 남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넘겼었는데,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준혁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젠장! D급 다섯 마리면······ 이 일대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된다!’
태백 길드가 있는 곳에서 여기까지 아무리 빨리 온다고 해도 30분 남짓. 만약 차라도 막히면 더 늦어질 수 있다.
웅성! 웅성!
백화점을 찾은 손님들은 예상치 못한 긴급상황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다시금 안내 방송이 나왔다.
-손님 여러분! 현재 태백 길드에서 헌터들을 파견했으니 손님 여러분께서는 걱정하지 마시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신속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역시나 태백 길드에서 헌터들을 파견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으음, 내 기억에 태백 길드는 이 일대가 쑥대밭이 되고 나서야 도착한다. 그들만 믿고 있다가는 늦어.”
준혁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은정과 은철을 봤다.
은정은 준혁의 바지춤을 붙잡고 오돌오돌 떨고 있었으며, 은철 역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은정이 옆에 꼭 붙어 있었다.
“여러분! 신속하게 대피 장소로 이동하시겠습니다! 태백에서 곧 헌터들이 도착할 예정이니 침착하게 저희를 따라 이동하시면 됩니다. 자! 이쪽으로 오세요!”
백화점 직원들은 침착하라며 독려하고 있었지만, 이미 손님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비, 비켜! 여기서 나가야 돼!”
“내가 먼저야! 비켜!”
“꺄아아악!”
“엄마! 으아아앙!”
그야말로 아비규환. 백화점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소, 손님 여러분! 침착하세요! 지금 밖으로 나가면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저희가 안내해 드린 대피 장소로 가시는 것이 더 안전하니, 저희를 따라오세요!”
자기들을 따라 대피 장소로 이동하라는 직원들의 말에도, 상황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잠시 후.
쿠오오오오오!
돌발 게이트에서 나온 D급 괴수의 커다란 포효가 들려왔다.
“꺄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으어어!”
“아아악! 비, 비켜!”
각성을 한 헌터들도 괴수의 포효에 경직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일반인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나마 침착했던 몇몇 사람들도 이성을 잃고 아비규환의 장에 합류했다.
“젠장.”
준혁은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하필 오늘 같은 날 왜 백화점을 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한단 말인가.
하지만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여기요! 잠시만요!”
준혁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직원 한 명을 급히 불렀다.
“네? 저, 저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직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준혁을 바라봤다.
“제 동생들입니다. 대피소까지 데리고 가주실 수 있습니까?”
“예?”
“제 동생들. 대피 장소로 데려가 달라고요.”
그제야 직원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당연히 그래야지요! 자, 함께 가시죠!”
직원이 서두르자고 재촉하자, 준혁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저는 헌터입니다. 일단 밖의 상황을 살펴볼 테니, 제 동생들만 안전하게 데려다주세요.”
헌터라는 말에 직원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아! 헌터세요? 혹시 등급이······.”
“그건 알 것 없습니다. 은정아. 은철이 잘 챙겨라. 알았지?”
은정이에게 은철이를 부탁한 준혁이 이내 이를 악물었다.
‘나 혼자라면 몰라도 동생들까지 데리고 무사히 빠져나간다는 보장이 없어. 그럴 바에야······.’
준혁 혼자라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어린 동생들까지 데리고 도망가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어찌어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동생들의 목숨을 가지고 모험을 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태백 길드가 올 때까지 버틴다!’
괴수들이 백화점을 무너트리기 전에 난동부리지 못하게 붙잡아 놔야 했다.
“오, 오빠······.”
“형아! 가, 같이 가!”
은정과 은철이 준혁의 바지를 붙잡고 같이 가자고 졸랐다.
하지만 괴수들을 막지 못하면 이 일대는 그야말로 폐허가 될 테고, 동생들의 생사 역시 장담하지 못하게 된다.
준혁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은철아. 형이 헌터인 거 알지? 형이 저 무서운 괴물들 막고 있을 테니까 네가 형 대신 누나를 지켜줘야 해. 할 수 있겠어?”
“······.”
“할 수 있겠어?”
준혁이 재차 묻자, 은철이 마지못해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내가 누나 지켜줄게.”
“그래. 착하네. 그리고 은정아. 여기 언니 말 잘 듣고 은철이 옆에 꼭 붙어 있어. 알았지.”
그에 은정이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근데······ 꼭 가야 해요?”
“응. 걱정하지 마. 오빠 되게 강해. 그러니까 안심하고 이 언니 따라가. 어서.”
은정과 은철을 달랜 준혁이, 이내 직원을 향해 말했다.
“그럼 동생들 잘 부탁드립니다.”
그에 직원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아이들은 제가 책임지고 안전하게 지킬게요. 그러니 꼭 무사하세요. 얘들아. 가자.”
그 말을 끝으로 직원은 동생들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직원에게 동생들을 맡긴 준혁은, 급히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와중에 아공간에서 방패와 검을 꺼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단 스킬은 죄다 탱커 스킬로 교체해야겠군.’
어차피 보는 눈도 많을 테고, 태백 길드가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되니 준혁은 딜링 스킬들을 모두 제거하고 탱커 스킬들로 교체했다.
그렇게 1층으로 내려온 준혁.
쿠오오오오오오!
크아아아아!
어느새 다섯 마리 모두 게이트에서 빠져나와 무차별적으로 주변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
그 짧은 시간 주위는 시체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괴수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과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엄마를 찾으며 울부짖는 아이들까지.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다섯 마리 모두 끌어서 한방에 탱킹한다!’
한 마리라도 빠져나가면 동생들이 위험했다.
그렇기에 준혁은 초감각을 믿고 5마리 모두를 탱킹할 생각이었다.
‘재빠른 몸놀림!’
한시가 급했기에 재빠른 몸놀림을 시전한 준혁이 곧바로 지면을 박찼다.
타앗!
협회에서 지급한 기본 방패와 검을 든 채, 가장 가까이 있는 괴수에게 다가갔다.
D급 괴수 카르칸. D급의 제루스라고 보면 된다.
D급 중 가장 많은 분포도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괴수였다.
이족 보행이며 양팔을 이용한 공격이 매우 위협적이다.
퍽!
카르칸의 지척에 다다른 준혁은, 곧바로 검을 휘둘러 다리를 공격했다.
쿠오오오오오!
그러고는 곧장 다음 괴수에게로 향했다.
‘일단 한 놈!’
다들 도망가기 바쁘기에 괴수에게 데미지를 입힌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즉, 가벼운 공격만으로도 어그로를 끌 수 있다는 뜻이다.
예상대로 준혁에게 공격당한 카르칸은, 미친 듯이 준혁을 쫓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
쿵! 쿵!
그 육중한 몸을 이끌고 성큼성큼 쫓아오지만, 스피드 마스터에 재빠른 몸놀림까지 시전한 준혁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한 마리를 뒤에 붙인 준혁이, 다음 괴수에게로 다가갔다.
역시나 다음 괴수도 카르칸이었다.
“이리 와! 새끼야!”
퍽!
또 다른 카르칸의 다리를 검으로 후려친 준혁이, 곧바로 방향을 바꿔 다음 괴수에게로 향했다.
타앗!
그렇게 준혁은 1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돌발 게이트에서 나온 모든 괴수의 어그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33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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