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34)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33화(34/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33화
태백 길드는 갑작스레 출몰한 돌발 게이트로 인해 초비상이 걸렸다.
“왜 이리 차가 안 나가!”
태백 길드의 마스터 조환우는 사태가 터지자마자 길드 전체에 비상을 걸고 당장 현장에 나갈 수 있는 3차 각성자들을 모두 출동시켰다.
또 혹시 몰라 2차 각성자 중에서도 나름 뛰어난 이들을 선별해 함께 출동했다.
당연히 마스터인 그 역시 현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한데 이들이 탑승한 차량이 좀처럼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차가 워낙에 막혀서 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경찰들이 상황을 정리하는 중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들이 탑승한 차량은 일명 헌팅 차량이라 불리는 것으로, 캠핑카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외장은 괴수의 부산물로 만들어져 어지간한 화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정도였고, 내부는 각종 최신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또한 넓은 실내에는 마치 회의실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들이 세팅되어 있어서, 일명 움직이는 회의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만 차체가 넓어서 좁은 길 운행이 불가능하며. 지금 같은 비상 상황에서 차들이 조금씩 이동해서 자체적으로 공간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어지간해서는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젠장! 한시가 급한데 이게 뭔 지랄이야! 현장 상황은 어때!”
“듣기로 돌발 게이트에서 D급 괴수 다섯 마리가 출몰했다고 합니다.”
D급 괴수 다섯 마리가 출몰했다는 말에, 조환우의 표정이 급격히 일그러졌다.
“큭! 그나마 재앙급이 아닌 게 다행이군. 하지만 D급 다섯 마리리라면······ 좋지 않아. 서두르지 않으면 그 일대가 완전 쑥대밭이 되겠어.”
“이런 상태라면 아무리 빨라도 50분은 걸릴 것 같습니다.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 방법이 있나. 일단 드론이라도 띄워서 현장 상황 체크해 봐!”
차가 막혀서 나아가지를 못한다는데 뭘 어쩌겠는가.
마음이 급한 조환우였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드론이라도 띄워서 현장 돌아가는 상황을 체크하는 것뿐이었다.
“네!”
조환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길드원이 준비한 드론을 띄워 현장으로 보냈다.
우우우우웅!
허공으로 빠르게 사라지는 드론.
그리고 잠시 후, 드론을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던 길드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기, 길드장님! 이걸 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에 조환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모니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왜! 뭔데! 상황이 그렇게 심각해?”
“그게 아니라······.”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모니터로 다가간 조환우는, 이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허! 저게······ 뭐냐?”
모니터 안에는 누군가 D급 괴수 다섯 마리를 동시에 탱킹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러게요. 저게 가능한 겁니까?”
한 마리라면 어떻게 이해를 하겠다. 두 마리라면 벅차지만 그래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세 마리도 아니고 네 마리도 아닌 무려 다섯 마리다.
D급 괴수 한 마리를 사냥하기 위해서는 3차 각성자 풀 파티가 동원되어야 했다.
어차피 C급부터는 파티가 아닌 공격대 차원의 레이드이니 논외로 치고, 파티 단위로 사냥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이 D급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보통의 3차 각성 탱커는 D급 괴수 한 마리 탱킹하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저건 대수도 불가능할 것 같은데?”
국내 탱커 랭킹 1위인 이대수 정도 되면 두 마리까지는 어찌 감당하겠지만, 그 역시 그 이상은 힘들다고 봐야 했다.
한데 화면 속의 헌터는 그런 D급 괴수 다섯 마리를 홀로 탱킹하고 있었다.
실제 눈으로 보고 있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법한 상황이었다.
한편 한쪽 구석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이대수는, 뜬금없이 자기 이름이 나오자 눈을 뜨고는 시선을 옮겼다.
“뭐야. 갑자기 내 이름이 왜 튀어나와? 그리고 뭐? 나라도 불가능하다니? 대체 뭔데 그래.”
탱커로만 따졌을 때 국내에서만큼은 최고라 치는 이대수였다.
한데 대체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런 자신도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궁금증이 폭발한 이대수가 성큼성큼 모니터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곧이어 이대수의 눈이 부릅떠졌다.
“헙! 저, 저거 뭐냐?”
조환우의 말대로 자기가 아무리 국내 랭킹 1위라고 해도 D급 괴수 다섯 마리를 탱킹할 수는 없었다.
이는 아무리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이대수라 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한데 그 불가능한 상황이 모니터 안에서 현실로 일어나고 있었다.
“잠깐.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냐? 저거 왠지 낮이 익은데.”
공중에서 잡은 거라 확실치는 않지만, 이대수는 왠지 탱킹을 하고 있는 탱커가 낯익게 느껴졌다.
“아, 네. 좀 더 가까이 붙이겠습니다.”
드론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며 화면을 줌으로 땡기자, 탱킹을 하고 있는 탱커의 얼굴이 잡혔다.
그리고 그 얼굴을 확인한 이대수가 헛바람을 삼켰다.
“헛! 저, 저놈 저거! 최준혁 아냐?”
이대수가 저 탱커를 알고 있는 듯하자, 조환우가 황급히 물었다.
“뭐야. 아는 사람이야?”
“아! 거 있잖아! 얼마 전에 각성해서 C등급 받은 탱커. 태국에서 귀환했을 때 협회에서 한 번 마주쳤거든. 내 팬이라고 해서 기억하고 있었지. 맞아 그놈.”
그제야 누군지 기억난 조환우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최준혁? 그러고 보니 우리 쪽에서 심사관으로 나간 길드원에게 얼핏 보고받은 적이 있는 것 같군. 입에 침을 튀기며 영입해야 한다기에 너한테 떠넘긴 기억이 있기는 한데 저게 그 사람이라고? 그럼 이제 1차 각성자라는 말이잖아. 허! 잘못 본 거 아냐? 이제 막 각성한 1차 각성자가 D급 다섯 마리를 탱킹한다고?”
홀로 D급 다섯 마리를 탱킹하는 것도 믿지 못할 상황인데, 거기다 그게 이제 막 각성한 1차 각성자라니?
조환우는 무슨 개소리냐는 표정으로 이대수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자기가 아는 그 최준혁이 맞았기에, 이대수로서는 펄쩍 뛸 노릇이었다.
“아! 맞다고! 한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허! 보고도 못 믿겠네.”
한동안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이대수가, 이내 운전자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어이! 아직도 길 안 뚫렸어! 어떻게 좀 해봐! 저놈이 저렇게 버티고 있을 때 어떻게든 도착해야 할 거 아냐!”
이미 쑥대밭이 되고 있을 거라던 예상과는 달리, 준혁이 다섯 마리를 몰아서 탱킹하는 덕분에 아직은 그리 큰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빨리 현장에 도착하는 것만이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
한편 그 시각.
쿠오오오오오! 크와아아아!
D급 괴수 다섯 마리를 몰아서 탱킹하고 있는 준혁은, 그야말로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역시 빡세네.”
쿵! 쿠쾅! 쿵!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괴수들의 공격.
F급 괴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실로 위협적인 공격들이 연속으로 퍼부어지고 있었다.
만약 코어 레벨을 올리지 않았다면, 혹은 스피드 마스터를 장착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리고 초감각이 없었다면, 이 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준혁은 진즉에 죽었을 것이다.
‘쉴드 스턴!’
텅!
‘스턴 차징!’
퍽!
두 개의 스턴기를 연달아 사용하며 잠깐의 여유를 되찾은 준혁은, 나머지 괴수들의 공격을 회피로 피하거나 방패로 흘리며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젠장. 한두 마리 정도면 카피를 시도해 볼 텐데, 다섯 마리나 되니 그럴 틈이 없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스킬을 카피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준혁이었다.
“그나저나 30분은 넘은 것 같은데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
지금 상황에서 준혁이 할 수 있는 건 오직 탱킹뿐. 이 상황을 끝내려면 결국 태백 길드가 와야 했다.
부우우웅!
“헙!”
초감각을 활성화했음에도 무려 다섯 마리나 되다 보니 그 모든 공격들의 궤적을 꿰뚫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예상치 못한 공격에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가까스로 피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쿠쾅! 쾅!
‘큭! 위험했다!’
준혁은 탱킹을 하면서 1차 각성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심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있던 준혁이었지만, 막상 이런 상황을 맞이하고 보니 그것이 자신의 오만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머리가 다 지끈거리는군.’
비록 초감각의 부작용이 사라졌다고는 해도, 과도하게 사용하면 몸에 무리가 따르는 건 당연한 법.
F급 괴수 한 마리를 상대할 때는 몇 시간이 지나도 멀쩡했건만, 지금은 고작 30분 남짓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다 보니 그만큼 심력 소모가 컸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초감각이 뇌에 부담을 주는 것이고 말이다.
“빌어먹을! 이 개새끼들은 왜 이렇게 안 와!”
쿠오오오오!
콰쾅! 쿠쿵! 쾅!
애타게 찾아도 오지 않는 태백 길드를 욕하며, 준혁은 힘겨운 탱킹을 이어갔다.
* * *
괴수가 출몰한 지역의 한 건물 옥상.
“형님들! 저거 보이십니까? 와! 정말 미치지 않았습니까? 방금 뉴스를 통해서 들었는데 저거 죄다 D급이랍니다! D급! 그 말은 곧 저 탱커 혼자서 D급 괴수 다섯 마리를 상대로 솔플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믿어지십니까?”
직업정신이 투철한 너튜버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기회라 여기며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었다.
“저 진짜 목숨 걸고 방송하는 겁니다! 만약 저 탱커 죽으면 저도 그냥 죽은 목숨이라는 겁니다! 이런 위험을 안고 급박한 현장 상황을 여러분의 안방으로 생생히 중계하는 이 프로 정신! 멋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후원 좀 팍팍 해주세요!”
해당 너튜버의 채널에는 그야말로 엄청난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와! 저게 말이 되냐?
-헐! 미쳤네.
-D급 다섯 마리를 혼자 탱킹한다고? 저게 가능해?
-3차 각성한 A등급 헌터도 불가능할걸? 아마 이대수가 와도 저렇게는 못 할 거다.
-에이, 이대수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랄. 이대수 할애비가 와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그럼 저건 뭔데.
-낸들 아냐. 새로운 S등급의 출현인가?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미쳤다. 와! 저 공격들을 어떻게 죄다 피하지? 인간의 반사신경으로 저게 가능해?
-너 같은 찌끄레기는 불가능하지. 각성자가 괜히 각성자냐?
-아무리 각성자라도 저렇게는 못 합니다. D급 괴수 한 마리 사냥하는데 3차 각성자 풀 파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인데 혼자서 D급 다섯 마리를 탱킹하다니? 정말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말이 안 되기는 개뿔. 그럼 저건 뭐냐고. 말이 되니까 하고 있는 거 아냐.
채팅창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누군가 글을 올리기 무섭게 순식간에 위로 사라져 버리는 광란의 채팅창.
그와 더불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후원금의 파도.
“오오! 후원금 감사합니다! 하하! 가로수 님 십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헉! 뿅뿅이 님 백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하트 뿅! 헉! 이거 하지 말라고요? 넵! 그나저나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결국 탱커라 버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텐데 어서 빨리 태백 길드가 와줬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도 저 탱커가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게 응원 좀 해주세요.”
준혁의 활약은 그렇게 너튜버의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34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 김현준 2023
본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본 전자책은 저작자의 계약에 의해 출판된 것이므로 양측의 서면 동의 없이 무단 전재와 복제·유포·공유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