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4)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3화(4/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03화
얼마나 지났을까.
무차별 폭격을 쏟아 붙던 괴수들이, 하나 둘 공격을 멈추고는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한데 이게 웬 일인가. 십중팔구 죽었으리라 예상했던 사내가 멀쩡히 살아 있는 것이 아닌가.
“쿨럭! 니미. 이건 또 뭔 엿 같은 상황이야. 차원 이동이 실패한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쿨럭, 쿨럭!”
그렇게 말한 사내가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우우우우웅!
그러자 들어 올린 손 주위로 하얀 빛무리가 모여들더니, 이내 검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쓰벌. 대체 왜 너희 개 잡종들이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받은 만큼 돌려는 줘야겠지.”
검의 형태로 변해가던 빛무리 들은 어느새 온전한 검으로 변해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사내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앗!
그리고 곧이어 사내와 괴수들의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
누가 봐도 사내의 필패라 생각되는 전투였건만, 의외의 결과로 막을 내렸다.
물론 결과를 알고 있는 준혁에게는 그다지 의외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불과 2시간 남짓.
그야말로 치열한 사투가 벌어졌으며, 그 사이 온갖 무지막지하고 화려한 스킬들이 난무했다.
C급 이상의 상위종들은 각 개체마다 특기라 할 수 있는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상위종 한 마리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상위등급에 속하는 헌터가 최소 백여 명은 있어야 했다.
한데 단 한 명에 불과한 사내는 그 무지막지한 상위종 열댓 마리를 불과 1시간 남짓한 시간 만에 모두 도륙해버렸다.
그리고 최후에 등장한 영역의 지배자. A급 괴수와 대등한 전투를 벌였다.
아니, 대등한 전투를 벌이다 못해, A급 괴수에게 극심한 타격을 입히고는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어 버렸다.
세계에 고작 5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S급 헌터들이 모두 모인다 해도 불가능한 일을 단 한 명의 사내가 해낸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승리한 것이냐?
엄밀히 따지면 그것도 아니었다.
사내 역시 극심한 부상을 입고 바닥에 죽은 듯이 쓰러져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허! 말로만 들었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대단하군. 단신으로 상위종 열댓마리를 순삭시킨 것도 믿기 힘든데 A급 괴수까지 물러나게 만들다니…… 저게 카피 마스터의 진정한 힘이란 말인가…….’
잠시 감탄하는 표정을 짓던 준혁이, 이내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빠르게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주변에 다른 괴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다른 괴수들은 없는 것 같고…… 그럼 슬슬 움직여 볼까?!”
결심한 준혁은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
1층으로 내려온 준혁은, 그 길로 곧장 사내가 쓰러진 곳으로 향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이미 어둠속에 노출된 지 한참이었기에 두 눈이 어느 정도 어둠에 적응한 상태였다.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 준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내가 있는 곳에 당도할 수 있었다.
멀리서 볼 때는 못 느꼈는데, 가까이서 보니 얼추 준혁과 비슷한 나이거나, 오히려 그보다 어리게 보였다.
‘생각보다 어리네. 그나저나 이자를 구해주다가 능력을 얻었다고 했지. 어떻게 한 건지 좀 더 자세히 물어볼 걸 그랬나? 쯧, 아니지. 일단 구하고 보자.’
일단 지금까지는 기철에게 들었던 얘기와 일치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는 뜻.
카피 마스터라는 능력을 얻느냐 마느냐는 다음 행동들로 인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당장은 이 장소를 벗어나는 것이 먼저였기에, 준혁은 서둘러 사내를 깨웠다.
“이봐요. 괜찮아요?”
준혁이 쓰러진 사내를 슬며시 흔들자, 정신을 차린 사내가 고통에 찬 표정으로 신음을 내뱉었다.
“크윽! 쿨럭! 쿨럭! 하아, 하아…….”
사내의 상태는 언제 목숨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급해 보였다.
“일단 안전한 건물 안으로 옮길 테니 조금만 참으세요.”
그렇게 말한 준혁이 서둘러 사내를 둘러업었다.
“으윽! 큭!”
고통에 신음하는 사내를 등에 업은 준혁이, 긴장하는 듯한 모습을 연기하며 황급히 폐허가 된 아파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내를 둘러업고는 버려진 아파트로 들어선 준혁은, 급한 대로 1층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사내를 조심스레 눕혔다.
“후우, 긴장돼 뒈지는 줄 알았네.”
준혁의 언행은 마치 나 지금 무지하게 긴장하고 있다라는 것을 어필이라도 하는 듯했다.
그렇게 긴장한 모습을 유지하며 슬며시 바라보니, 사내는 괴로운 표정으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으으윽. 쿨럭! 쿨럭!”
잠시 후, 사내가 연신 기침을 하며 한 움큼 피를 쏟아내더니, 이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그에 준혁이 이때다 싶어 황급히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 이봐요. 괜히 움직이려 하지 말고 그냥 누워있어요.”
굳이 준혁의 말이 아니더라도 지금 사내의 상태로는 상체를 일으키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몸을 일으키려 잠시 꿈틀거리던 사내가, 결국 포기하고는 다시 몸을 뉘였다.
“하아, 하아, 쿨럭.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린 사내가 고통에 찬 표정을 지은 채, 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여기가 어디냐는 사내의 물음에, 준혁이 급히 대답해 주었다.
“여기? 뭐 지금 있는 곳을 묻는 거라면…… 행신동.”
“행신…… 쿨럭! 해, 행신이면…… 고양시?”
“맞아요. 뭐 지금이야 괴수들이 점령한 위험지역이지만, 어쨌든 지명은 그렇지요.”
행신동이라고 하자, 사내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 하하, 그렇다면 차원이동 자체는…… 쿨럭! 성공한 건가. 하아, 하아. 한데…… 저놈들이 대체 왜 여기…… 쿨럭! 있는 거지?”
“저놈들이라면 괴수를 말하는 건가? 그야 아까도 말했듯이 이곳이 괴수들에게 점령당한 지역이니까 그렇지요.”
준혁의 말에 사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쿨럭! 크윽, 괴, 괴수에게 점령당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쿨럭, 쿨럭! 그, 그보다 지금이 몇 년이지?”
“지금은 2035년 6월입니다만.”
“허…… 2035년…… 쿨럭! 고작 5년이라니…… 하, 하하. 그곳에서 30년을 있었건만 이곳은 고작 5년…… 쿨럭! 쿨럭! 컥! 크어억!”
말을 하던 사내가 이내 심하게 기침을 하더니 피를 한 움큼 토해 냈다.
그에 준혁이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말했다.
“헛! 이봐요. 무리하지 마요. 부상이 심해서 무리하면 큰일 납니다.”
무리하지 말라는 준혁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이미 난…… 늦었어.”
늦었다는 사내의 말에, 준혁이 급히 말을 이었다.
“늦다니요. 아침이 되면 헌터들이 이 근처를 지날 테니 그 때 힐러에게 부탁해서 급한 대로 응급처치를 하면 됩니다. 뭐, 치료를 해줄 힐러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설마하니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두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니 그때까지만 버텨 봐요.”
날이 밝으면 헌터들이 사냥을 위해 이 근처를 지날 것이다.
보통 한 파티에 힐러 한 명씩은 끼어 있으니 그때까지만 어떻게든 버티면 살 수 있는 확률이 있었다.
하지만 사내는 그런 준혁의 말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고개를 저었다.
“쿨럭, 쿨럭! 내 상태는…… 쿨럭! 내가 더 잘 알아. 큭! 내 목숨은…… 하아, 하아. 이제 얼마 나, 남지 않았어. 쿨럭!”
“…….”
그렇게 말하는 사내를, 준혁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아침까지 버텨보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기는 했지만, 준혁이 보기에도 사내의 부상은 도저히 아침까지 버틸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젠장. 게이트를 여느라…… 큭! 대, 대부분의 힘을 소진하지만 않았어도…… 쿨럭! 이리되지는 않았을 텐데…… 하, 하하. 니미. 소설에서는…… 쿨럭! 존나 잘 먹고 잘살던데…… 크크큭. 난…… 아무래도 소설 속 주인공은…… 쿨럭! 아닌가 보네.”
그랬다. 사내는 차원이동 게이트를 여느라 대부분의 힘을 소진한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괴수들과 맞닥트린 바람에 이렇듯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허! 차원이동에 힘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에서도 그런 위용을 보였단 말인가? 그럼 온전한 상태였다면 대체 얼마나 강하다는 말이야? 이거……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능력일 수도 있겠네.’
준혁이 아는 카피 마스터란 능력은, 어디까지나 기철에게 들었던 상대의 스킬을 카피해서 쓰는 능력. 딱 그 정도였다.
사실 그 정도만 되어도 준혁으로서는 대만족이었다.
자신이 원래부터 지니고 있던 초감각과 함께 사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말로 회귀 전에는 평범한 전사 직업으로 각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초감각 덕분에 현상금 1조가 넘는 최상위 빌런으로 악명을 떨쳤었다.
하물며 스킬만 제대로 카피하면 딜러뿐만 아니라 탱커, 힐러, 버퍼, 그 외에 보조 능력자의 역할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인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한데 상황을 보니 카피 마스터라는 능력은 준혁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해 보였다.
‘하긴, 애초에 기철이 형님 스스로가 그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으니…… 기철 형님도 참 답이 없는 사람이었군.’
준혁은 이런 대단한 능력을 얻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밑바닥만 전전하다가 허망하게 가버린 기철이 다소 한심하게 느껴졌다.
“…….”
그렇게 준혁이 말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부, 부탁이 있다.”
부탁이 있다는 사내의 말에, 준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부탁…… 이라니요? 무슨…….”
준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사내가 힘겹게 손을 움직여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러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준혁에게 건넸다.
“큭! 쿨럭! 하아, 하아. 내 가족…… 가족들을 찾아다오. 그리고…… 하아, 하아. 살아 있다면…… 네가 좀 도, 돌봐줘. 쿨럭!”
사내가 준혁에게 건넨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지금 앞에 쓰러져 있는 사내로 추정되는 고등학생과 동생으로 보이는 여중생까지. 온 가족이 모여서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하아, 마음 같아서는 들어주고 싶은데, 지금 제 상황이 누굴 돌봐주고 할 상황이 아닌지라…… 괴수들로 인해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나서, 그야말로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거든요. 뭐 틈나면 찾아보기는 하겠지만 설사 찾는다고 해도 돌봐드리는 것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싶군요. 당장 내 코가 석자라서요.”
힘들 것 같다는 준혁의 말에, 사내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크크큭, 그래. 그 빌어먹을…… 쿨럭! 개 잡종 놈들 탓에 세상이…… 하아, 하아. 그렇게 변했단 말이지.”
“…….”
“공짜로…… 큭! 부, 부탁하는 건 아니다. 네게…… 쿨럭! 힘을 주지.”
힘을 주겠다는 소리에 준혁이 내심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 사내가 와락 준혁의 손을 붙잡았다.
와락!
죽기 직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강한 힘이었다.
“이름이…… 뭐지?”
이름을 묻는 사내의 말에, 준혁은 능력 전이의 순간이 찾아왔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설마…….’
“어서! 이름!”
재차 이름을 묻는 사내의 말에, 준혁이 다급히 이름을 말했다.
“주, 준혁. 최준혁.”
준혁이 이름을 말하기 무섭게, 사내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쿨럭! 시, 시스템 전이! 대상 최준혁!”
드디어 사내의 입에서 준혁이 그토록 듣고 싶어 했던 말이 나왔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4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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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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