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40)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39화(40/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39화
야심한 시각의 위험 지역.
크어어어!
쿵!
거대한 괴수가 바닥에 쓰러지며 하얀 빛무리로 화했다.
“후우, 23분이라. 케이란의 축복이 개꿀이었네.”
태산 가르기의 경우 괴수 한 마리당 한 번 사용하면 끝이었다.
재사용 대기시간은 30분인데, 괴수는 20분대로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케이란의 축복은 유지시간 10분에 재사용 대기시간도 10분이어서 끊임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포스 웨폰과 맞물려 엄청난 한방 데미지를 보이는 태산 가르기였지만, 전체적인 효율 면에서는 케이란의 축복이 효자라 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런 페이스라면 6개월이 아니라 3~4개월이면 끝이겠는데? 슬슬 E급 사냥터에 텔레포트 하나 만들어 놔야겠어.”
기존에는 솔플로 3시간이 약간 넘는 시간 동안 4마리를 사냥했다.
한데 20분대 초반 컷이 가능해지면서 같은 시간 동안 6마리 정도는 사냥이 가능해졌다.
낮에 파티 사냥으로 잡는 괴수까지 합치면 도합 9마리.
솔플 시간을 조금만 늘린다면 2차 각성까지의 시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가 있을 터였다.
“그러고 보니 내일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이지.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자야겠네.”
태산 가르기와 케이란의 축복을 확인한 준혁은, 원하는 바를 충분히 얻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 * *
다음 날 아침.
준혁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학교로 향했다.
“형아! 내가 우리 형이 텔레비전에 나온 탱커라고 했는데 애들이 안 믿어! 그래서 오늘 오니까 확인해보라고 했어!”
아무래도 이레귤러라며 커다란 이슈를 몰고 온 준혁이다 보니, 애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린 모양이었다.
그걸 은철이가 자랑한 모양인데, 아무래도 친구들이 믿지 않는 눈치였다.
“하하, 그래? 우리 은철이 많이 억울했겠네?”
“응! 좀 있다가 시간 되지? 바로 가야 하는 거 아니지?”
“우리 은철이가 그렇게 억울하다는데 어떻게 그냥 가겠어? 조금 있다가 친구들 데리고 와. 매점에서 뭐라도 사줄게.”
친구들 데리고 오면 매점에서 뭘 사준다고 하자, 은철이가 신난다는 듯 펄쩍펄쩍 뛰었다.
“우와! 맛있는 거!”
그 모습에 은정이도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나두······.”
아마도 자기 친구들도 만나달라는 뜻 같았다.
“당연히 우리 은정이 친구들도 만나야지. 너도 애들 데리고 매점으로 와. 은철이 친구들이랑 같이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네!”
평상시와 다르게 힘차게 대답하는 은정.
항상 주눅 든 모습으로 눈치만 보던 은정이었기에, 준혁은 내심 기쁜 마음도 들었다.
“하하, 우리 은정이 이렇게 힘차게 대답하는 거 보니 오빠가 참 기분 좋네. 그럼 오빠는 선생님 보러 갈 테니까 둘 다 들어가. 있다가 보자.”
“응!”
“네······.”
은정이와 은철이가 쪼르르 자기 반으로 들어가자,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준혁이 이내 교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머! TV에서 보던 것보다 더 미남이시다. 호호, 유명인을 이렇게 뵙게 되어서 영광이네요.”
얼추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은철이 담임 선생님이었다.
상담실에서 마주 앉은 준혁과 선생님은 이내 은철이에 관해서 얘기를 나눴다.
“하하, 감사합니다. 한데 은철이는 좀 어떻습니까? 학교생활은 잘하는지······.”
준혁이 넌지시 묻자,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은철이가 활달하기는 한데······ 너무 활달해서 문제예요. 수업에 집중을 못 할 때도 많고, 또 친구들과 간혹 싸우기도 하고요.”
“은철이가 싸워요?”
항상 귀엽고 착하기만 한 동생이었다.
한데 학교에서 싸우고 다닌다고 하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으랴.
“은철이뿐만 아니라 대부분 그 나이대 애들이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해서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일이 종종 있죠. 아시다시피 한창 말 안 들을 때잖아요.”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새로운 친구들과 사귀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성격도 다르다 보니 당연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것이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막말로 학교 가서 한 번도 안 싸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으음······ 그렇군요. 집에서도 주의 주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성적은 좀 어떤가요?”
“나쁘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은 정도? 딱 중간 정도 하고 있어요. 조금만 노력하면 잘할 것 같은데 아이가 영 수업에 집중을 못 하니······ 하아, 담임 선생님으로서 신경을 더 써줘야 하는데 알다시피 30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다 보니 누구 한 명 에게만 신경 써줄 수 없거든요. 자칫하면 편애한다는 얘기도 나올 테고······.”
선생님의 말에 준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그러시겠죠. 이해합니다. 선생님께서 고생이 많으시네요.”
준혁의 말에 선생님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고생이라뇨.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혹시라도 은철이가 또 싸우거나 사고를 치면 바로 제게 연락해 주세요. 물론 자초지종은 들어봐야겠지만 만약 은철이가 잘못한 거라면 따끔하게 혼내겠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대부분 사소한 다툼들이라 가벼운 주의만으로 충분해요. 크게 신경 쓰실 일은 없으실 겁니다. 다만 가끔 극성맞은 부모님들이 계셔서 난감할 때가 있긴 한데,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 싸우면 얼마나 크게 싸울 것이며 다치면 얼마나 크게 다치겠는가.
대부분은 사소한 다툼이 다였고, 설사 주먹다짐을 한다고 해도 크게 다치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가끔 극성맞은 학부모들이 일을 크게 키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 선생님들도 난처한 상황이 되기에 수습이 쉽지 않았다.
만약 은철이 그런 경우에 처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연락을 하겠지만, 보통은 자기 선에서 수습이 가능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하하. 네.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해 주시면 됩니다.”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언제든 연락 달라고 하자, 선생님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넌지시 물었다.
“저 근데······ 혹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뜬금없이 부탁이라니?
그런 선생님을 보며 준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부탁이요? 어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주기적으로 학부모님들께 일일교사를 부탁드리고 있거든요.”
말인즉슨, 하루 날 잡아서 일일교사를 해달라는 말이었다.
“아! 일일교사요. 음······.”
준혁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선생님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헌터라는 직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괴수들과 싸운 얘기들 정도만 해주시면 돼요. 요즘 아이들이 헌터에 대해 관심이 좀 많거든요. 아마도 아이들에게도 좋은 시간이 될 겁니다.”
딱히 누구를 가르쳐 본 적도 없고, 또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해본 적도 없는 준혁이었기에 다소 부담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래도 은철이 담임 선생님의 부탁이어서인지 거절이 쉽지 않았다.
“흐음, 알겠습니다. 제 경험담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도록 하죠.
준혁이 그러겠다고 하자, 선생님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해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겁니다.”
내막이야 어찌되었든 준혁은 서울 에어리어를 구한 영웅.
그런 준혁이 일일교사를 승낙하자, 선생님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그렇게 준혁은 은철이와 은정이의 담임 선생님과 면담을 마쳤고, 잠시 후 매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 매점을 싸그리 털어서는 은철과 은정이 데려온 친구들을 대접했다.
준혁을 실물로 본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고, 그래서인지 은철이와 은정이의 어깨가 절로 으쓱해지는 것이 보였다.
* * *
고양시 방면 초보존 사냥터.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다들 스킬 난사!”
준혁의 말에 딜러들이 스킬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쾅! 쿠쾅! 쾅!
어차피 오늘의 마지막 사냥이다 보니 포스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10분가량이 더 흐르고.
쿠오오오오!
쿵!
결국, F급 괴수 제루스가 육중한 몸을 바닥에 뉘었다.
푸스스스스!
그리고 곧이어 사체가 빛무리로 변했다.
사냥 시간은 2시간 20분으로 첫 사냥에 비해 20분이나 단축되었다.
‘음, 파티 사냥은 2시간 20분인데 솔플은 20분대라니······ 뭔가 주객이 전도된 기분이네.’
보통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파티 사냥을 하는 거지만, 준혁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도 이레귤러라고 사방에서 떠들어대는데 굳이 귀찮은 일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은 2차 각성을 하고 나서 생각해 봐야지.’
준혁에게 카피 마스터를 전해 준 박강호가 2차 각성 전까지는 최대한 숨기라고 하지 않았나.
그 말은 곧 2차 각성 이후에는 굳이 숨기지 않아도 될 만큼 극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는 얘기였다.
한편 전리품으로 결정체와 기타 부산물들만 나왔을 뿐, 각성석이나 스킬카드는 나오지 않자 창수가 투덜거렸다.
“아! 또 꽝이네. 쯧. 저번처럼 딜러 각성석 하나 안 나오나.”
상진이 초보존을 졸업하고 준혁이 탱커 자리를 넘겨받으면서 창수도 함께 팀에 합류시켰다.
보통의 경우라면 인원이 늘어나서 정산 분배금이 줄어들어야 정상이건만, 남들 2마리 잡을 때 3마리를 잡으니 오히려 정산금이 더 늘어났다.
때문에 창수의 합류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마! 이 자식이 대박 한 번 쳤다고 허파에 바람만 들어가지고는 어디서 징징거려? 징징거리기를.”
“에이, 철민이 형님도 참. 내가 무슨 징징거렸다고 그래요. 그냥 그렇다는 얘기지.”
철민과 창수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평소 준혁을 존경하는 창수였기에 친구인 철민 역시 알고 있던 것이다.
전설이라고 불리던 준혁만큼은 아니지만, 철민 역시 준혁과 함께 다니며 나름 역사를 썼으니 말이다.
“나는 딜러 각성석 안 나와도 좋으니까 지금처럼만 같으면 좋겠어요. 남들보다 한 마리 더 잡으니 돈도 많이 벌려, 게다가 2차 각성 시기도 줄어들어. 우리 준혁 씨가 완전 복덩이야 복덩이.”
원딜 레인저 서예진의 말에, 마찬가지 원딜인 김용욱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이야! 예진이 무서운 거 봐라. 상진이 형님 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우리 준혁 씨냐?”
“흥! 그래서 너는 준혁 씨가 탱커 하는 게 싫다고?”
“아, 아니. 누가 싫데? 그냥 그렇다는 거지. 하하하. 아! 참! 너 그거 들었냐? 포스 라이프에서 봤는데 최근 강남 쪽 초보존에 빌런 떴다더라. 거, 누구더라? 대구에서 활동하던 놈이라던데······ 차진수?”
용욱의 입에서 차진수라는 말이 나오자, 준혁의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차진수?”
“네? 아! 맞아요. 차진수. 얼마 전부터 강남 쪽 초보존 위주로 헌터들 뒤치기하고 다니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그쪽은 완전 비상 걸렸어요. 다른 초보존도 언제 자기들 쪽으로 넘어올지 몰라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빌런들을 배신하고 준혁의 위치를 팔아먹어서 준비가 채 끝나기도 전에 회귀의 돌을 쓰게 만든 장본인.
순간 준혁이 주먹이 힘이 들어갔다.
‘오호라! 차진수 이 자식. 내가 이놈을 잊고 있었네.’
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준혁이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렇군요. 우리도 조심해야겠네요.”
“뭐,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협회 쪽에서 각 길드와 협의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무슨 빌런 대책반인가 특수팀인가를 만든다는 거 같던데.”
빌런 대응팀.
협회에서는 점차 늘어나는 빌런들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3대 길드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헤븐과 태백, 제네시스에서는 각 길드 소속의 B등급 이상 헌터들로 대응팀을 꾸리게 되었다.
‘호오, 빌런 대응팀이 이즈음 만들어진 건가? 뭐, 얼마 못 가서 공중분해되겠지만 그래도 초반에는 효과를 보기는 하지.’
빌런 대응팀은 3개 길드 소속의 헌터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돌아가며 활동하는 방식으로, 대응팀 활동 기간에는 사냥을 나가지 못했다.
아무래도 언제 빌런들이 출몰할지 모르니 대기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모두가 의욕적이어서 빌런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른 길드의 B등급들은 꾸준히 사냥을 나가는데, 자신들은 거대 길드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공으로 날리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러한 불만들이 서서히 쌓이다가 폭발하게 되었고, 그렇게 대응팀은 공중분해가 되고 만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40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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