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50)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49화(50/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49화
준혁은 2차 각성에 대해 함구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남들 2년 걸리는 2차 각성을 3개월 만에 달성해 버린 건 너무하지 않은가.
그래서 적정 시기가 올 때까지는 그냥 1차 각성자로 행세하고 다닐 생각이었다.
한편 장비 제작을 위해 대장간 거리를 찾은 준혁.
그동안은 협회에서 대여한 A등급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소환병사인 발키리 사라도 있고, 준혁 역시 높은 등급의 괴수를 상대함에 따라 슬슬 S등급 장비를 갖춰야 할 때라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인가?”
대장간 거리에서도 외진 곳에 자리한 허름한 건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준혁이, 이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계십니까.”
안으로 들어서자 여러 가지 장비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카운터에는 5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중년인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이 보였다.
톡! 톡!
“저기요?”
카운터를 손으로 가볍게 두드린 준혁이 재차 부르자, 졸고 있던 중년 사내가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깼다.
“헛! 손님이 오신 줄도 모르고······ 커험, 죄송하게 됐습니다. 뭐 필요하신 물건이라도?”
중년인의 물음에 준혁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제작 의뢰를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제작을 의뢰하러 왔다고 하자, 중년인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제작이라······ 아쉽지만 현재 저희 공방에서는 제작 의뢰를 받지 않습니다.”
뭔가 미안해하는 중년인이었지만, 준혁은 익히 짐작하고 있었는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그런가요? 혹시 장인분을 직접 만나 볼 수 있을까요?”
장인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준혁의 말에, 중년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딸 아이를 말입니까? 으음, 직접 만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닐 텐데······.”
그랬다. 이 공방의 장인은 바로 중년인의 딸이었다.
물론 준혁 역시 그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고 말이다.
“한번 만나서 대화해 보고 정 안 된다면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말을 하니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그럽시다. 뭐,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손님께서 제 딸을 잘 설득해 줬으면 좋겠군요.”
일에서 손을 놓은 후 거의 폐인처럼 지내는 딸이었다.
이유를 물어도 말해주지 않고, 그저 하루 종일 멍하니 있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아버지로서 안타깝게 느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준혁을 이끌고 공방으로 내려간 중년인.
“여기가 공방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공방 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자영아. 손님 오셨다.”
안으로 들어서자, 공방 구석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던 여자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손님이라뇨?”
그녀는 20대 후반 가량의 여성으로, 키도 크고 몸도 상당히 다부져 보였다.
자영이라 불린 여성의 물음에, 중년인이 슬며시 준혁을 보며 말했다.
“이분이 너에게 제작 의뢰를 맡기고 싶다는구나.”
그의 말에 자영이 인상을 찌푸렸다.
“저 이제 제작 안 하시는 거 알잖아요.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세요.”
어쩌겠는가. 중년인은 한숨을 내쉬며 준혁에게 말했다.
“하아, 이렇다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에서 손을 놓은 지가 꽤 됐고, 이후로는 제작 의뢰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어떻게······ 다른 곳으로 가시겠습니까?”
물론 여기서 그냥 물러날 거였다면 애초에 이곳을 찾지도 않았을 것이다.
“죄송하지만 따님과 둘이 대화를 나눠도 되겠습니까?”
준혁의 정중한 물음에,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그럽시다. 그럼 먼저 올라갈 테니 대화 나누세요.”
그렇게 중년인이 공방을 나서자, 준혁이 천천히 자영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준혁을 보며 자영이 다시금 인상을 찌푸렸다.
“뭐죠? 분명 제작 의뢰는 안 받겠다고 했을 텐데요?”
“일단 제 소개부터 하죠. 용병단 JH머셔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최준혁이라고 합니다.”
가볍게 자신을 소개한 준혁이, 이내 명함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최준혁? 어디서 들어본······ 아, 그러고 보니 기사에서 본 적이 있군요. 이레귤러 최준혁 씨. 한데 당신이 누구든 제작 의뢰는 받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핸드폰 검색은 하는지라 준혁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그렇게 시끌벅적했는데 모른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만 말이다.
그런 그녀를 향해 준혁이 가볍게 한마디 했다.
“S등급 장비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예상치 못한 발언에 자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받지 않는다······ 네? 지, 지금 뭐라고 하셨죠?”
그녀가 제작에서 손을 놓은 이유. 결과만 놓고 말하면 의욕 상실이었다.
그녀는 한때 천재 장인이라 불리며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장인이었다.
재료의 최대 효율을 뽑아내기로 유명했으며, 그렇게 세간의 관심을 받았었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일반적으로 D급 괴수의 부산물로 제작할 수 있는 최대 등급은 B등급. 그리고 C급 부산물로 제작 가능한 최대 등급은 A등급이다.
물론 장인들 대부분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장비를 제작했지만, 어쨌든 자영은 만드는 족족 최대 효율을 뽑아내기로 유명했었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목표를 세웠는데, 바로 B급 부산물을 이용해 S등급 장비를 제작하는 것이다.
문제는 B급 괴수 부산물을 구할 수 없었다는 것.
B급 괴수는 대재앙 초기 인류와 괴수가 대전쟁을 벌일 당시, 수많은 희생을 내며 두어 마리 사냥에 성공한 것이 다였다.
즉, B급 괴수 부산물 자체가 매우 희귀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어쩌다 경매에 올라온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낙찰가에 대형 길드, 혹은 국가에 판매되기 일쑤였고 말이다.
당연히 그녀에게는 B급 괴수 부산물을 가공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어떻게든 B급 재료를 구하고 싶었던 자영은 백방으로 수소문도 해보고, 여러 방면으로 방법을 강구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B급 재료를 가공해 보겠다던 그녀의 목표는 그렇게 허망하게 막을 내렸고, 어쩔 수 없이 뜻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 간절했던 목표가 꺾여서일까. 뜻을 접음과 동시에 그녀는 극심한 허탈감을 느꼈다.
B급 재료가 아닌 이상 다 하찮게 느껴졌고, 그러다 보니 제작이고 뭐고 그냥 귀찮아졌다.
그래도 직업이 장인이다 보니 공방에 나오기는 했지만, 이후로는 모든 제작 의뢰를 거절하고 그저 공방에 처박혀 핸드폰이나 본다거나, 아니면 멍하니 앉아있기를 반복했다.
그런 그녀에게 뜬금없이 S등급 장비 제작을 운운하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S등급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B급 재료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제게 B급 괴수 부산물이 있습니다. 그것으로 S등급 장비 제작을 의뢰하고 싶습니다만······ 거절하신다면 다른 공방을 찾도록 하죠.”
사실 준혁이 S등급 장비 제작을 위해 자영을 찾은 것은, 회귀 전 그녀의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 후,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S등급 제작 의뢰를 받게 되고, B급 재료를 보자마자 접었던 예전의 목표가 되살아났다.
그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장비를 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몇 개의 장비는 모두가 다 S등급 중에서도 특급에 해당하게 되었다.
물론 목표 달성에 성공한 그녀는 그때부터 다시 활발한 제작 활동을 했고 말이다.
준혁은 그녀의 각성 시기를 몇 년 앞당기고자 한 것이다.
어차피 3년 후든, 지금이든, 그녀가 가진 잠재력 자체는 변함없으니 말이다.
“진짜? 진짜로 B급 재료가 있다는 말인가요? 진짜로?”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준혁에게 확인하듯 물었다.
“네.”
“아니, 대체 어떻게? 무슨 수로 B급 재료를 구하신 거죠?”
틈틈이 경매 사이트를 찾아보곤 했던 자영이었기에 한동안 B급 괴수 부산물이 올라오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또한 B급 괴수가 출몰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고, B급 괴수를 사냥했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
한데 대체 어디서 B급 재료를 구했다는 말인가.
그런 그녀를 보며 준혁이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그게 중요한가요? 중요한 건 제가 B급 재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고, 더불어 그 재료를 자영 씨께 맡기려 한다는 거죠.”
준혁의 말에 자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 아! 그렇기는 하죠.”
“재료의 출처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 출처를 반드시 알아야겠다면······ 저는 부득이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재료의 출처를 계속 묻는다면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하자, 자영이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헙! 아니에요! 어차피 궁금하지도 않았어요! 저는 그냥 B급 재료로 제작만 하면 그걸로 돼요!”
사실 준혁은 자기가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그녀가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랬기에 처음부터 자신의 신분을 오픈한 것이고 말이다.
오랜 염원이 성사되기 직전이었다. 애당초 그녀에게 다른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설사 준혁이 범죄자 빌런이라 해도 그녀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저 B급 재료로 제작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좋군요. 그럼 잠시만······.”
잠시 몸을 일으킨 준혁이 아공간을 오픈했고, 곧바로 B급 괴수 부산물들을 꺼냈다.
화아아악!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상당한 양의 부산물들이 나타났고, 준혁은 그것을 공방 바닥에 내려놓았다.
“B급 괴수 부산물입니다. 확인해 보시죠.”
탱커라 알려진 준혁이 아공간을 사용했건만, 그녀는 전혀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나타난 재료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오! 이게 B급 재료! 자, 잠시만요!”
잠시 부산물을 만지던 자영이, 급히 일어나서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아! 여기 있네.”
손에 뭔가를 들고 온 자영.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부산물이 어떤 괴수에게서 나온 것인지를 확인시켜주는 장치였다.
장치를 부산물에 가져다 곧바로 스캔이 시작되었다.
지이이이잉!
띠리리!
“오! 이건 B급 괴수 팔차티온의 부산물이군요.”
지이이이잉!
띠리리!
“허! 이건 B급 괴수 쉐이어드의 부산물이고요! 모두 B급 괴수 부산물이 맞네요! 정말 대단해요!”
부산물이 모두 B급 괴수의 것으로 확인되자, 그녀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확인이 되셨으니 그럼 이제 원하는 장비를 말씀드리죠. 제가 착용할 방어구 세트와 여성용 방어구 세트, 그리고 휴대용 방패 두 개입니다.”
준혁의 말에 자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어구 세트 두 벌과 휴대용 방패 두 개라······ 탱커시니 당연히 중갑이겠죠? 아! 여성분은 딜러실까요? 그리고 무기는 필요하지 않으세요? 이 정도 양이면 무기까지 충분히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회피 스타일의 탱커라 무겁기만 한 중갑은 사양입니다. 가벼우면서도 활동성이 뛰어난 방어구를 원합니다. 만약 중갑으로 힘들다면 경갑으로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여성용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무기는 필요 없습니다.”
포스 웨폰이라는 사기급 스킬이 있는데 무기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무기는 필요 없고, 방어구는 남성용, 여성용 모두 같은 스타일로. 회피 위주이시니 최대한 가벼우면서 활동성이 뛰어나게. 접수했어요. 방패는요? 원하시는 크기나 형태가 있을까요?”
“방패는 너무 크지 않게 원형으로 부탁드립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회피 위주다 보니 막기보다는 흘리기 위주로 자주 사용하거든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변형식으로 평상시 휴대가 가능했으면 좋겠고요.”
준혁이 원하는 바를 말하자, 자영이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준혁이 원하는 스타일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50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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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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