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6)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5화(6/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05화
칠흑 같은 어둠으로 인해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상황.
더불어 언제 어디서 괴수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준혁은 근처 건물들에 몸을 숨겨가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아무리 준혁이 회귀 전 경험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고, 또 초감각이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당장의 능력은 보잘 것이 없었다.
기껏 회귀해서 원하는 능력을 손에 넣었건만, 한 순간의 방심으로 요단강을 건넌다면 너무 허탈하지 않겠는가.
때문에 준혁은 최대한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 후, 박강호와 괴수들이 충돌했던 현장에 당도할 수 있었다.
“허!”
준혁은 주위에 방치되어 있는 전리품들을 보며 헛바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것들은…… 씨바! 대박이다!’
극악한 확률로 드랍 된다는 각성석과 더불어 스킬카드도 4개나 나왔다.
괴수의 뼈나 가죽 같은 부산물이야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체가 무려 9개나 나왔다는 것이다.
C급 6개와 B급 3개.
아마 결정체만 팔아도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어서 서두르자!’
준혁은 서둘러 바닥에 떨어진 드랍템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흐흐, 이게 다 얼마냐.’
내심으로 쾌재를 부른 준혁은, 수거한 아이템들을 가지고 서둘러 트럭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당연히 이곳으로 올 때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조심스레 몸을 숨기며 이동했다.
주위를 살피며 빠르게 트럭으로 다가온 준혁이, 조심히 운전석을 열었다.
철컥!
그러고는 운전석 아래에 놓아둔 비밀금고를 열어 그 안에 결정체와 스킬카드, 그리고 각성석을 넣었다.
이제 남은 것은 나머지 부산물들.
하지만 다른 것들과는 달리 부피가 꽤나 컸기에 작은 금고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템들은 비밀금고에 넣는다 치고, 문제는 이 부산물들이네. 괜히 짐칸에 놔뒀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쯧, 어쩔 수 없지. 일단 근처 적당한 곳에 숨겨두고 나중에 찾아가는 것이 좋겠군.”
어지간한 하위종도 아니고 상위종의 부산물이었다.
헌터도 아닌 일반인이 상위종의 부산물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준혁은 일단 근처에 숨겨두고, 적당한 때에 다시 와서 찾아 갈 생각이었다.
준혁이 부산물들을 숨길 장소로 선택한 곳은, 아파트 단지 길 건너에 있는 편의점 건물이었다.
이미 한 차례 싹쓸이 한 곳으로, 밖에서 보면 그야말로 텅텅 빈 건물이었다.
그렇게 부산물을 편의점 구석 으슥한 곳에 숨긴 준혁은, 서둘러 버려진 아파트 건물로 돌아와 쉴 준비를 했다.
“이 시간에 트럭 몰고 움직일 수는 없고…… 결국 여기서 하루를 묵어야겠네.”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그야말로 고요한 밤이었다.
이런 정적 속에서 트럭을 몰고 이동한다면 당연히 그 소음이 더 크게 들릴 것이고, 이는 곧 주위에 있는 괴수들을 불러 모으는 꼴이 될 것이다.
트럭보다 빠른 괴수들은 널리고 널렸으며, 설사 운 좋게 안전지대에 당도한다 해도, 뒤에 줄줄이 괴수들을 끌고 오는 트럭을 방벽 안으로 들여보내 줄 리가 없지 않은가.
차라리 이곳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헌터들이 사냥을 위해 밖으로 나온다면 그 사이 빠져나가는 게 최선이었다.
이곳에서 밤을 지내기로 결정을 내리고 나니, 서서히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준혁의 눈은 어느새 스르르 감기고 있었다.
***
어느덧 아침이 왔고, 헌터들이 하나 둘 사냥을 위해 행신동 곳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일찌감치 눈을 뜬 준혁 역시, 미리 준비해 놓은 가전제품들을 트럭에 옮겨 싣고 있었다.
“그나저나 돌아가면 최대한 빨리 각성자 등록부터 해야겠군. 그래야 각성석과 스킬카드를 팔 수 있으니.”
준혁이 굳이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가전제품들을 싣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물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보통 각성자 등록을 하면 테스트를 받고 등록증이 나오기까지 대략 3일가량이 걸린다.
그렇게 등록증이 나오면 그때부터 각종 각성자 물품들을 사고 팔 수 있는 각성자 전용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거기에 물건을 등록하면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빠르면 하루, 길면 사흘의 시간을 더 소비하게 된다.
결국, 최소 4일에서 5일 동안은 손가락을 빨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이 물건들은 가져가는 즉시 현금을 받고 팔 수 있는 것들이었다.
가뜩이나 당장 돈이 필요한 상황인데, 굳이 발견한 물건들을 버려두고 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쯧, 문제는 결정체인데…… 하아, 결정체만 팔 수 있어도 인생 확 피는데 당장 처분할 수 없으니…… 그림의 떡이로구만.”
하위종의 결정체라면 각성자 등록을 하고 난 후에, 어떻게든 얼버무려서 팔아 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준혁이 가지고 있는 것은 상위종의 결정체.
한 마리만 출몰해도 적게는 백여명에서 많게는 수백의 헌터들이 달려들어야 겨우 잡을 수 있다는 그 상위종의 결정체란 말이다.
만약 준혁이 이걸 팔기 위해 내놓는다면, 각성자 협회는 물론이고, 정부 차원에서도 그 획득 경로를 추궁할 것이 분명했다.
자칫하면 제 값도 받지 못하고 빼앗기듯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충분한 힘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은 자제할 생각이었다.
결국 준혁은 적당한 때가 오기 전까지 결정체는 묵혀 두기로 했다.
“뭐, 어쩔 수 없지. 어차피 다른 것들만 제값 받고 팔아도 돈 걱정은 없을 테니까.”
가전제품들을 트럭에 모두 싫은 준혁이. 슬슬 출발하려 할 때,
부우우우웅!
익숙한 트럭 한 대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왔다.
“음? 어! 기철이 형님?”
바로 준혁이 속한 하이에나 팀의 리더이자, 본래 카피 마스터의 주인이 되었어야 했을 기철의 트럭이었다.
트럭이 멈추고 운전석에서 기철이 내리자,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형님!”
반면 기철은 그런 준혁을 보며 꽤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헛! 이 자식이 왜 여기 있지?’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온 것인데 준혁이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어? 주, 준혁이? 네가 왜 여기 있냐?”
그에 준혁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하, 실은 어제 늦게까지 작업하다가 돌아갈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여기서 날을 샜습니다.”
위험지역에서 날을 샜다는 준혁의 말에, 기철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뭐? 여기서 날을 새? 허! 이놈이 아주 뒈질라고 환장을 했고만! 얌마! 그러게 내가 우리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자고 했잖아! 무사했기에 망정이지 괴수라도 만났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기철의 호통에, 준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잖아도 늦게라도 돌아가려고 했는데 때마침 괴수가 출몰하는 바람에…… 발이 묶였었어요. 뭐, 그래도 무사하니 됐죠. 더군다나 이렇게 대박도 쳤고요 하하.”
준혁은 마치 우연히 발견하기라도 한 듯이 고무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트럭의 짐칸을 슬며시 확인한 기철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씁쓸함이 묻어났다.
‘아! 쓰바. 어제 내가 남았다면 저것들이 다 내 것일 수도 있었는데…… 끄응.’
아쉬워하는 기철이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표정을 바꾸고는 말했다.
“아! 이거 진짜 돈 좀 되겠는데? 하, 하하. 그래도 위험을 무릅쓴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구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쩌면 저것들이 자기 것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 때문인지, 기철은 내심으로 배가 아팠다.
그런 기철에게 준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나저나 형님은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오늘은 작업하는 날도 아니잖아요.”
준혁의 물음에 기철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급히 말했다.
“어? 하하, 그, 그게…… 아! 혹시나 해서 와봤지. 누군가 우리 몰래 여기 쓸어가는 것 같다는 정태 말이 계속 걸리더라고. 그래서 한 번 나와 봤어.”
이런저런 변명을 대며 얼버무리는 기철이었지만, 준혁은 그가 무슨 연유로 이곳에 왔는지 직감하고 있었다.
‘쯧, 어디다 또 쓸 만한 물건들 숨겨뒀나 보군.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야. 크크큭.’
물론 기철이 무슨 이유로 이곳에 왔는지 대충 예상은 하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수 없는 일.
어차피 준혁 역시도 이 시기에는 기철이나 다른 팀원들 몰래 꼬불쳐 놓은 것은 매한가지였기에, 겉으로는 전혀 표를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 그래요? 역시 형님이시네요. 하하. 그나저나 마음 같아서는 같이 있어 드리고 싶은데,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거든요. 아무래도 위험지역이라 긴장을 해서인지 숙면을 취하기가 힘들더라고요. 피곤하기도 하고 먼저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잠도 제대로 잤고, 전혀 피곤하지도 않았다.
다만 서둘러 처리할 일들도 있었고, 또 어제 들어가지 못해 동생들이 걱정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에, 이렇듯 대충 얼버무린 것이다.
먼저 들어가겠다는 준혁의 말에, 기철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오! 그래라. 그러고 보니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장난 아니구나. 어서 들어가서 쉬어. 나는 혹시 모르니 좀 더 있다가 들어가마.”
준혁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곧바로 트럭에 올라탔다.
“네.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아, 참! 그리고 형님. 죄송해요.”
뜬금없는 준혁의 사과에, 기철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죄송하다니? 뭐가?”
“하하, 그런 게 있어요.”
비록 다른 팀원들 몰래 물건들을 꼬불쳐 놓기는 했지만, 사람 자체는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준혁이 어려울 때는 조금씩 도와주기도 했고 말이다.
그랬기에 준혁은 원래 그가 얻었어야 할 능력을 빼앗은 것에 대해, 말 뿐이나마 사과를 했다.
“허! 싱거운 녀석. 어서 들어가 봐.”
“네. 그럼 먼저 갈게요.”
그렇게 준혁은 폐허가 된 아파트를 뒤로한 채, 안전지대로 향했다.
***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늘어선 방벽. 그리고 그 방벽에 둘러싸인 서울 에어리어.
사실 서울 에어리어라고는 하지만, 온전한 서울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한강을 기준으로 남쪽은 괴수들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한강 북쪽의 나머지 서울 지역에 방벽을 설치하고 이를 서울 에어리어라 부르는 것이다.
물론 그 정도만 하더라도 충분히 광범위한 지역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서울 에어리어 안으로 진입한 준혁은, 잠시 후 입구 근처에 있는 거래처에 당도했다.
뭐 거래처라고 해봐야 결국 하이에나들이 가져오는 중고 물품들을 취급하는 장물취급소 같은 곳이지만 말이다.
준혁이 트럭에서 내리자, 거래처 사장이 트럭 짐칸의 물건들을 살펴보며 말했다.
“여어, 준혁이. 간도 크네. 위험지역에서 날밤을 깔 생각을 다 하고 말이야. 그나저나 이번 물건들은 꽤 쓸 만한데? 역시 위험을 감수한 보람이 있고만.”
사장의 말에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그렇죠.”
이곳 사장의 경우 회귀 전에도 나름 친분을 유지하던 관계였다.
비록 누명을 쓰고 절도범으로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준혁에게 여러모로 신경을 써주던 사람이었다.
“아! 그리고 사무실에 네놈 동생들 와 있다. 꼭두새벽부터 와서는 얼마나 사람을 귀찮게 하는지. 에잉.”
아마도 밤새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평소 준혁이 거래하던 거래처로 찾아온 듯 보였다.
동생들이 와 있다는 사장의 말에 준혁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네? 동생들이요?”
“그래 임마. 그러게 넌 왜 평소에 안 하던 짓거리를 해서 어린 동생들 걱정하게 만드냐? 암튼 난 이것들 대충 견적 내고 있을 테니까 들어가서 동생들이나 만나 봐. 그놈들 계속 울고불고하는 거 달래느라 내가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모른다.”
“이거 본의 아니게 폐를 끼쳤네요. 하하, 죄송합니다.”
사과하는 준혁을 보며 사장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아아, 됐으니까 어서 들어가기나 해.”
“아, 네.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 막 사무실로 들어가려던 찰나,
“오빠!”
“형아!”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8살 은철이와, 막 3학년으로 올라간 10살 은정이가 쪼르르 준혁에게 다가왔다.
“으아아아앙! 왜 이제 와!”
은철이는 준혁에게 안겨 울음을 터트렸고, 은정이는 쭈뼛쭈뼛 하며 손가락으로 준혁의 옷깃만 잡고 있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6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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