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6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61화(62/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61화
시간이 흘러 어느새 주말이 왔다.
준혁은 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놀이공원에 갈 준비를 했다.
“자! 다들 준비됐나!”
준혁의 물음에 은철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네!”
“네······.”
당연히 은정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말이다.
“그럼 서둘러 차에 탑승!”
“탑스으으응!”
“탑승······.”
얼마 전에 뽑은 SUV차량 뒷좌석에 동생들을 태운 후, 운전대로 향한 준혁.
“안전벨트 매야지?”
“맸어!”
“맸어요······.”
“오케이. 그럼 출발!”
동생들이 안전벨트를 맸는지 꼼꼼히 확인한 후, 그제야 준혁은 출발했다.
놀이공원으로 향하는 내내, 은철은 신이 나서 들썩거렸고, 은정은 그런 은철을 진정시키느라 바빴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드디어 놀이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했다. 다들 내려.”
주차장에 차를 받치고는 운전석에서 내리자, 동생들 역시 후다닥 차에서 내렸다.
“와! 진짜 놀이공원이다! 누나! 저것 봐! 저거 진짜 높다!”
“어······ 진짜 크고 높네.”
멀찍이 보이는 관람차를 보며 신기해하는 아이들.
은철이야 당연히 신났지만, 은정 역시 한껏 기대감에 부푼 표정이었다.
“자, 손.”
준혁이 양손을 내밀자, 은철과 은정이 각각 준혁의 손을 잡았다.
“혹시라도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손 놓으면 안 된다?”
“응!”
“네······.”
그렇게 아이들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매표소로 향했다.
주말의 놀이공원이라면 원래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재앙 이전의 상황.
대재앙 이후로 서민들은 더더욱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기에, 놀이공원 같은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어졌다.
그 때문에 놀이공원은 꽤나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준혁 입장에서는 그 덕에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자유이용권을 끊고는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은철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기세로 들썩이고 있었다.
하지만 준혁이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기에 그저 마음만 앞섰을 뿐이다.
“은철이는 뭐 타보고 싶어?”
“나는 롤러코스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보고 싶다는 은철.
“은정이는?”
“저는 관람차요······.”
은정이는 관람차를 타고 높은 곳에 오르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래? 그럼······ 둘이 가위바위보 해. 이긴 사람이 타고 싶은 거 먼저 탄다!”
가위바위보를 하라고 하자, 은철이 기세 좋게 손을 올렸다.
한데 의외인 것은 손을 든 은정의 표정에 뭔가 비장함이 어려 있었다는 것이다.
“가위바위보!”
동시에 내민 손.
그렇게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었다.
“아싸! 이겼다!”
승자는 바로 은철이었다.
은철이 주먹, 은정이 가위를 낸 것이다.
은정이는 자신이 내민 가위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랄까. 스스로를 자책하는 표정? 딱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하, 은철이가 이겼네? 그럼 롤러코스터 타러 갈까? 그리고 은정이도 너무 상심하지 마. 롤러코스터 타고 바로 관람차 타러 갈 거니까.”
“네······.”
대답하는 은정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그런 은정을 보며 준혁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아이였기 때문이다.
* * *
그 시각, 놀이공원 인근 아파트.
“타켓은?”
“조금 전 놀이공원에 입장한 것을 확인했다. 제거 대상 한 명과 그의 자식 둘, 그리고 입장객으로 위장한 경호원 열 명이다.”
퍼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옐로우가 입을 열었다.
“예상대로 입장객은 그리 많지 않아요. 예정대로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에 블랙이 다시금 물었다.
“변수가 될 만한 자들은?”
“입장객 중 각성자로 보이는 이들이 몇몇 섞여 있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퍼플의 대답에 레드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이, 퍼플. 제대로 조사한 거 맞아?”
뜬금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레드를 보며, 퍼플이 슬며시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시비 거는 건가?”
“그게 아니라 문제가 될 만한 각성자가 없다는 네 말에 신빙성이 없어 보여서.”
“그게 무슨 소리지?”
죽일 듯이 노려보는 퍼플을 향해, 레드가 핸드폰을 내밀었다.
“이게 누군지 설마 모르지는 않겠지?”
그가 내민 핸드폰에는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준혁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게 누군데 그러지?”
누구냐는 퍼플의 물음에 레드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허! 정말 모른다고? 이레귤러 최준혁이지 않나.”
그제야 퍼플은 상대가 누군지 깨닫고는 핸드폰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게 이레귤러 최준혁이라고?”
“그래, 언론매체에서도 한동안 시끄럽게 떠들었는데 몰라보다니 실망이로군. 뉴스 정도는 좀 보면서 살아라. 아무튼 최준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보아하니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 같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이 꼬일 수도 있어 보인다.”
이레귤러라 알려진 최준혁이 변수로 작용한다면, 상황이 꽤나 복잡해질 수도 있었기에 블랙 역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레귤러 최준혁이라······ 이건 예상치 못한 변수로군.”
그에 그린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
“그가 D급 괴수 다섯 마리 탱킹을 성공시키며 유명해진 것은 알지만 그래도 탱커가 아닌가? 이렇다 할 공격기도 없을 텐데 혹시라도 그가 개입하면 아무나 한 명이 나서서 시간만 끌면 되는 거 아닌가?”
이들이 보기에 준혁은 어디까지나 탱커였다.
아무리 이레귤러라 해도 그 바탕이 탱커인 만큼 방어에 치중되어 있을 게 분명했고, 그렇다면 여기 있는 누가 나서도 시간 끌기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것이다.
이길 수는 없을지 몰라도 상대 역시 자신들을 공격할 만한 공격기가 없으니 결국 시간 끌기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되지. 괴수 상대로는 몰라도 같은 각성자 상대라면 이대수보다 더 까다로운 존재일 수도 있다. 그의 사냥 영상을 보면 상당한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말은 누가 그를 맡든 그가 작정하고 목표 대상을 지키고자 하면 매우 난감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레드의 이어진 말에 그린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어쩌자는 말이지? 지금 와서 계획을 변경하기라도 하자는 건가?”
“그럴 수는 없지. 다만 목표 대상과 최준혁이 일정 거리 이상 떨어졌을 때 계획을 실행하자는 말이다. 그가 끼어들 새도 없이 목표 대상을 제거하면 그만 아닌가.”
레드의 말에 블랙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군. 하지만 변수가 발생한 이상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겠지. 만약 그가 끼어들게 되면 옐로우와 블루가 그에게 붙어라. 일반인 경호원 정도야 그린 혼자서도 처리 가능할 테고, 목표 대상 역시 퍼플 혼자서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테니 말이야.”
어차피 각성자 경호원은 블랙과 화이트, 레드가 한 명씩 맡기로 한 상태.
나머지 일반인 경호원과 제거 대상에게 두 명씩이나 붙인 것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였다.
즉, 굳이 두 명씩 붙지 않아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만약 준혁이 변수로 작용하게 되면, 옐로우와 블루가 그를 막아서고, 그사이 빠르게 목표 대상을 제거한 후 철수한다는 플랜B를 세운 것이다.
“그러죠.”
“쯧, 뜬금없는 놈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일을 귀찮게 만드는군. 아무튼 알았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
옐로우와 블루가 알겠다고 하자, 블랙이 좌중을 보며 말했다.
“우리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의뢰를 실패한 적이 없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일 터, 비록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다. 하니 빠르게 의뢰를 완수하고 돌아간다.”
그렇게 말한 블랙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는 계획을 감행하기로 한 것이다.
* * *
롤러코스터와 관람차를 연이어 즐긴 은정과 은철은 한껏 들떠 있었다.
“형! 다음은 자이로드롭 타자! 자이로드롭!”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선호했다.
“아냐! 회전목마 탈 거야!”
반면 은정은 다소 정적인 놀이기구를 선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은정이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주눅 들어 있고, 어지간하면 동생에게 양보하는 은정이었지만, 놀이기구에 있어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하하, 두 개 다 타면 되지. 타고 싶은 거 다 탈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보다 배고프지 않아? 뭐라도 좀 먹을까?”
놀이기구 두 개를 탔을 뿐인데 벌써 점심이 다 되어갔다.
여기서 또 놀이기구를 탔다가는 점심이 훌쩍 넘어버릴 것 같았기에 일단 애들에게 뭐라도 먹이려는 것이었다.
“어? 배 별로 안 고픈데? 그냥 놀면 안 돼?”
배가 안 고프다며 놀이기구를 타자고 조르는 은철.
꼬르르륵.
하지만 은철의 주장과는 달리 그의 배에서는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소리가 참 우렁차네? 정말 배 안 고파?”
“어? 어 그게······ 이상하네? 분명 배는 안 고픈데 왜 꼬르륵 소리가 나지?”
“하하, 매점으로 가자. 가서 간단하게 뭐 먹고 바로 놀이기구 타러 가면 되지.”
결국 은정과 은철은 준혁을 따라 매점으로 향했다.
매점 앞에 파라솔 테이블이 쭉 배치되어 있었기에, 준혁은 그중 한 곳에 동생들을 앉혔다.
“가서 먹을 것 좀 사 올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꼭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응!”
“네!”
은철뿐만 아니라 은정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려 있었기에, 준혁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매점으로 향했다.
매점 안으로 들어간 준혁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이것저것 샀다.
다 못 먹고 남기더라도 부족한 것보다는 남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먹을 것을 한가득 사서는 야외 테이블로 돌아왔는데 은철이 보이지 않았다.
“자, 먹을 거 사 왔다. 어? 근데 은철이는 어디 갔어?”
그에 은정이 손가락으로 어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은정이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같은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신나게 놀고 있는 은철이 보였다.
“하아, 하여튼 붙임성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그새를 못 참고 또 친구를 만들었네.”
그렇게 말한 준혁이 다른 야외 테이블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흐뭇한 표정으로 은철과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 뭐지?’
하지만 준혁의 시선을 끈 것은 그가 아닌 그 주위 인물들이었다.
‘입장객으로 위장한 경호원인가?’
오랜 세월 빌런으로 활동하던 준혁이었다. 그것도 상위 랭커로 말이다.
아무리 입장객으로 위장하고 있다지만, 하는 행동이나 표정, 눈빛만으로 그들이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인이 아닌 자들이 누군가를 호위하듯 감싸고 있다면 이게 의미하는 바가 뭐겠는가. 바로 경호원이라는 뜻이다.
‘흐음, 경호원이 지킬 정도라면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라는 뜻인데······ 그런 자와 엮여서 좋을 게 없지.’
평범한 일반인이 경호원을 대동하지는 않을 터,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이는 십중팔구 경제계 혹은 정계의 고위 인사이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그 2세일 확률이 높았다.
그런 자들과 엮이면 꼭 귀찮은 일이 뒤 따르기 마련.
오랜만에 동생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알지도 못하는 자들 때문에 이 소중한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62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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