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64)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63화(64/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63화
준혁과 헤어진 이병훈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한 아들을 보며 미소 띤 얼굴로 물었다.
“상우야. 아쉽니?”
“네? 아, 아니에요.”
입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어린아이여서 그런지 표정 관리는 전혀 되지 않았다.
“아니긴. 얼굴에 아쉬운 표정이 가득한데. 학교에도 친구들은 많이 있지 않아?”
“아, 뭐, 그렇죠. 하지만 학교에서 저는 이상우가 아니라 신성 그룹 손자거든요.”
그랬다. 국내 재계 서열 1위 그룹의 로열패밀리라는 대단한 타이틀을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 그뿐이었다.
선생님들에게 있어서, 그리고 친구들에게 있어서, 상우는 그냥 이상우가 아니라 신성 그룹 회장 손자 이상우였다.
비록 철없는 초등학교 1학년생에 불과한 아이였지만, 집안이 집안인지라 알게 모르게 보고 배우는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들이 순수한 의도인지, 아니면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인지를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대부분 어떠한 목적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이들이었다.
“아! 그렇겠구나. 한데 그게 싫으니?”
어찌 모르겠는가. 이병훈 역시 아들과 비슷한 시기를 겪었는데 말이다.
“모르겠어요. 싫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아요. 학교 친구들은 얼굴은 웃고 있는데 웃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초등학생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 역시 작은 사회를 이루고 있고, 그 나름대로 서열이 존재했다.
그리고 상우는 그 서열의 최상위에 군림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건 상우가 원한 게 아니다.
상우가 원한 건 평범한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친구 사귀고, 평범하게 놀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 그렇구나. 그럼 은철이는 뭐가 달랐니?”
“글쎄요. 아마 제가 누군지 몰라서 그랬겠지만, 은철이에게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걸 정확히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편했어요.”
이병훈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 역시 학창 시절 진정한 친구라는 환상과도 같은 단어에 집착한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순수했을지 몰라도,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관계 역시 바뀐다는 것을.
물론 이제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그런 부분을 인지시켜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아들의 머리를 흩트리며 미소 띤 얼굴로 위로할 뿐이었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그때 또 재미있게 놀면 되지. 하하.”
물론 다음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이병훈이나 상우 둘 다 알고 있었다.
그렇게 준혁과 헤어져 한참을 이동하던 중,
“뭐 하는 놈들이냐!”
“사장님을 지켜라!”
갑자기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입장객으로 위장했던 경호원들이 황급히 이병훈 주위로 이동하려 했지만, 그 전에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들이닥쳐 그들을 공격했다.
캉! 깡! 챙!
믿었던 A등급 전사는 검은색 복장에 복면을 쓴 이에게 가로막혀 당장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었고, B등급 어쌔신과 탱커 역시 정체불명의 인물들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그리고 일반인 특수부대 출신 경호원들 또한, 노란색과 녹색 복장과 복면을 한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큭! 레, 레인보우!”
아마도 이병훈은 그들의 정체를 아는 모양이었다.
“아, 아빠······.”
상우와 상희는 아버지인 이병훈의 뒤에서 몸을 숨긴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 * *
한편 이병훈이 멀어져 가자, 준혁은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점심인지 간식인지 모를 식사를 시작했다.
“너는 이 과자가 그렇게 맛있냐?”
“응!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물론 객관적으로도 꽤 맛있는 과자임에는 분명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할 이유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 많이 먹어라. 그건 그렇고 다음 놀이기구는 자이로드롭과 회전목마였지? 자, 다시 승부의 시간이 왔다. 어떤 놀이기구 먼저 탈 건지 승부를 가리도록 해. 종목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가위바위보다!”
자이로드롭과 회전목마를 두고 다시금 가위바위보 승부를 하게 되자, 은정과 은철이 비장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이, 이번엔 안 질 거야.”
“흥! 누나는 나한테 안 돼! 이번에도 내가 이길걸?”
그렇게 둘은 평생의 적을 만난 것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힘차게 손을 내밀었다.
“가위바위보!”
척!
그 즉시 결과가 나왔고, 승자와 패자가 가려졌다.
“와하하하! 내가 그랬지? 누나는 나한테 안 된다고!”
안타깝게도 이번 승자 역시 은철이었다.
이번에도 은철이는 주먹을 냈고, 은정이는 또 가위를 낸 것이다.
“······.”
은정이는 이번에도 자신이 내민 가위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멍했던 처음과는 달리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은정의 모습에,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동생을 불렀다.
“은정아.”
그에 은정이 울먹거리는 얼굴로 준혁을 바라봤다.
“네······.”
“다음에는 꼭 이겨. 오빠가 응원할게.”
준혁은 알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쓸데없이 위로 같은 걸 했다가는 정말로 울음이 터져 버릴 거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은정에게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줬다.
애당초 은정이 울먹이던 것은 회전목마를 늦게 탄다는 것 때문이 아닌, 연속해서 승부에 패배했다는 사실 때문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준혁의 예상이 맞았음인지, 울먹이던 은정이 어느새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다음엔 꼭 이길 거예요.”
어느새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쥔 은정이, 이글이글 타는 두 눈으로, 좋아서 방방 뛰고 있는 은철을 바라봤다.
한데 그때.
“꺄아아아악!”
“뭐, 뭐야! 도망쳐!”
멀찍이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
‘음? 뭐지?’
그에 의아한 표정으로 시선을 옮긴 준혁.
그런 준혁의 눈에 오색 찬란한 복장을 한 정체불명의 괴인들이 놀이공원에 난입해 누군가를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 저자들은 분명······.’
괴인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들은, 분명 이병훈의 경호를 맡고 있던 자들이었다.
비록 거리는 꽤 멀지만, 워낙 주의 깊게 살펴본 준혁이었기에 대충 복장과 실루엣만 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은정아. 은철아. 그만 일어나자. 자리를 옮겨야겠다.”
아마도 누군가가 이병훈을 노리고 공격해 온 모양이었다.
괜한 일에 휩쓸려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준혁이, 서둘러 동생들을 데리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비록 지금도 꽤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기에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한데 그때.
“어? 형! 저거 아까 그 아저씨랑 상우 아냐?”
대체 시력이 얼마나 좋아서 알아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은철이는 상우를 알아봤다.
“응? 하하, 잘못 봤겠지. 어서 가자.”
“아냐! 맞아! 상우 맞다고! 어? 형! 나쁜 사람들이 상우랑 아저씨에게 간다! 어쩌지? 형이 도와주면 안 돼? 형은 딥따 세잖아!”
이 어린 양을 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기껏해야 잠깐 어울린 친구를 위해 굳이 이 형을 저 속으로 밀어 넣고 싶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어린 동생이 보기에는 방금 만난 친구가 위험에 빠졌고, 자기 형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니까, 형이 나서면 나쁜 놈들을 물리치고 친구를 구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 아저씨 주위에도 강한 사람들이 많아. 그러니까 형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돼.”
“형! 봐봐! 이상한 사람들이 아저씨랑 상우에게 다가가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잖아! 형! 형아! 형아가 좀 도와줘!”
이제 울먹거리기까지 하는 은철을 보며, 준혁은 내심으로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대로 동생들을 이끌고 다른 곳으로 간다면, 당장의 귀찮음은 피할 수 있겠지만, 은철이는 상처를 받을 거고, 무엇보다 한동안 자신과 얘기를 나누지 않으려 할 것이 뻔했다.
아니, 얘기만 나누지 않으면 다행이지 어쩌면 얼굴도 마주치지 않으려 할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준혁 스스로가 견디지 못할 것 같았기에, 결국 은철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래, 알았어. 형이 도와줄게. 대신 너희들은 저기 매점 안으로 들어가서 절대 나오면 안 돼. 알지? 예전 백화점에서처럼 은철이 네가 누나를 지켜줘야 해.”
준혁이 도와주겠다고 하자, 그제야 은철이의 표정이 밝아졌다.
“응! 내가 누나 꼭 지켜줄게!”
“하하 그래. 그리고 은정아. 알지?”
준혁의 물음에 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은철이보고 은정이를 지켜주라고 했지만, 엄밀히 말해 둘 사이의 보호자는 은정이었다.
그렇기에 은정이에게 은철이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잘 관리하라는 의미의 눈짓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은정이 역시 준혁의 내심을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한 것이고 말이다.
“자, 어서 가.”
은정과 은철이 서둘러 매점으로 향하자, 준혁이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쓰바. 결국 이렇게 되는군. 엮일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더라니.”
동생의 부탁만 아니라면 이병훈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을 테지만, 은철이가 상심할 걸 생각하면 그렇게 놔둘 수는 없었다.
“어? 잠깐. 한데 이병훈은 내가 회귀하기 전까지도 살아 있었는데? 그럼 여기서 안 죽는다는 얘기잖아.”
그랬다. 이병훈은 결국 신성 그룹을 물려받고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랬기에 준혁이 그의 얼굴과 이름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이고.
그 말은 이번 사태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쯧, 무슨 상관이냐. 어차피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그냥 가서 도와주면 그만이지.”
이유야 어찌 되었든 동생에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이상, 최소한 도와주는 시늉이라도 해야만 했기에, 준혁은 곧바로 몸을 날렸다.
“재빠른 몸놀림.”
타앗!
스피드 마스터를 기본적으로 장착한 상태였고, 거기에 재빠른 몸놀림까지 사용하며 스피드를 한껏 끌어올린 준혁은, 한참 싸움이 벌어지는 곳을 향해 쏜살처럼 이동했다.
* * *
이병훈은 작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아는 레인보우는 비밀에 싸인 암살자 집단이면서 오직 각성자들만을 대상으로 활동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데 그들이 어째서 일반인인 자신을 노린단 말인가.
“네놈들 레인보우로구나. 한데 왜 나를 노리지? 너희는 각성자들만 노리는 거 아니었나?”
상황은 최악이었다.
믿었던 A등급 전사는 검은색 복면인에게 막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B등급 어쎄신과 탱커는 힘겹게 버티고는 있지만 이미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대로 조금만 지나면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었다.
필사의 각오로 버티고 있는 특수부대 출신 경호원들 역시, 죽지는 않았지만 상당수가 전투불능 상태에 빠졌으며, 지금 자신 앞에는 보라색과 파란색 복장을 한 복면인이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누가 그래? 우리가 각성자들만 노린다고. 지금껏 각성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뢰만 들어와서 그렇게 보였나 본데, 우리는 그런 거 안 가려.”
그 말에, 이병훈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 말은 누군가 내 암살 의뢰를 넣었다는 건가? 누구지? 누가 나를 죽이라고 사주한 거냐.”
누구의 의뢰를 받고 자신을 암살하려 하냐고 묻자, 퍼플이 인상을 쓰며 블루를 바라봤다.
“블루. 시간 없다. 빨리 끝내고 철수하자.”
얼핏 봐도 시간을 끌려는 속셈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럴까? 크크큭, 누가 사주한 건지는 저승 가서 직접 알아봐.”
그렇게 말하고는 서서히 검을 들어 올린 순간.
쾅!
엄청난 스피드로 이병훈의 앞에 당도한 준혁이, 주먹으로 냅다 블루를 가격한 것이다.
“꾸에에엑!”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한참을 날아가더니 벽에 부딪치고는 그대로 뻗어버린 블루.
코어 상승을 통해 순수 능력치도 어마어마하게 오른 상태에서, 패시브까지 딜링 위주로 도배한 상태였기에, 비록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어도 그의 공격을 버틸만한 각성자는 흔치 않았다.
“다, 당신은!”
한편 준혁을 알아본 이병훈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평범한 일반인이라 생각했던 그가 갑자기 자신을 구해주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어리둥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에 준혁이 슬며시 고개를 돌려서는 이병훈 뒤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상우를 흘낏 보며 말했다.
“상우가 아니었다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일단 이곳은 위험하니 아이들과 함께 물러나 계세요.”
“아, 알겠습니다.”
준혁의 말에 이병훈은 황급히 아이들을 데리고 물러났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64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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