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7)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6화(7/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06화
동생들을 바라보는 준혁의 입가에는 따뜻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뚝. 울지 마.”
울지 말라는 준혁의 말에, 은철이 급히 울음을 멈췄다.
“훌쩍, 아, 안 울어. 훌쩍, 훌쩍.”
눈물을 훔치며 훌쩍이는 은철이와,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옷깃을 잡고 있는 은정이 귀여웠는지, 준혁이 양손으로 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 많이 했나 보네. 미안해.”
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말한 준혁이, 이내 여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은정아.”
“네?”
“오빠는 여기 아저씨랑 일 때문에 할 얘기가 있으니까 은철이 데리고 잠깐 들어가 있어.”
잠깐 들어가 있으라는 준혁의 말에, 은정이 은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네…… 은철아 일루 와.”
“응!”
준혁이 돌아온 걸 확인해서인지, 대답하는 은철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그렇게 동생들이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자, 사장이 준혁을 보며 말했다.
“허허, 참 귀여운 아이들이야. 작은놈이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갔다고?”
“네.”
“쯧, 왜 무리를 했는지 대충 감이 오는구만. 아무리 그래도 위험지역에서 날을 새는 건 자제해. 네놈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저 아이들이 어찌 될지도 생각해야지. 지금은…… 보호자 없이 아이들만으로는 살아남기 너무 힘든 세상이야.”
사장의 말에 동의하는지, 준혁 역시 수긍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그러잖아도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하려고 합니다. 그나저나 대충 얼마 정도 나올 것 같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TV는 가격이 꽤 나갈 것 같은데요.”
준혁의 말에 사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흐음, 확실히 다른 것들에 비해서는 값이 꽤 나가겠어. 이 정도면 상태도 양호하고, 돈 많은 양반네들한테 꽤 비싸게 팔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얼마나 쳐줄 겁니까? 알다시피 98인치 초대형입니다. 대재앙 이전에도 2천만 원 가까이 하던 놈이란 건 아시죠?”
이리저리 물건들을 살펴보던 사장이 이내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2천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어차피 중고 아냐? 게다가 엄밀히 따지면 장물이나 마찬가지고. 다 합쳐서 6백 쳐주지.”
“6백? 좀 더 쓰시죠. 요즘 이런 쓸 만한 물건 잘 안 나오는 거 아시잖습니까?”
“너도 알다시피 요 근래 고가의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확연히 줄었다.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식자재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으니 사람들이 가급적 돈을 아끼려 하는 거지. 예전 같으면 이 정도 상태의 물건이면 못해도 8백은 쳐 줄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사실상 힘들어. 50만원 더 쳐주마. 이게 내가 제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야.”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는 바로 의식주다.
모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에 먼저 투자하기 마련.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고, 전자제품 같은 것 역시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면 가급적 사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었다.
준혁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강짜를 부릴 수가 없었다.
“하아, 뭐 어쩔 수 없죠. 좋아요. 딜 하죠.”
준혁이 마지못한 표정으로 그러자고 하자, 사장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 잘 생각했다.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요즘 하이에나들 대박 쳤다고 해봐야 백만 원 안팎이야. 대부분은 10만원도 못 가져가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그런 의미에서 넌 임마. 진짜 초대박 친 거야. 알지?”
“괴수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 하룻밤을 지새운 보람은 있어야지 않겠습니까? 사장님도 눈앞에서 괴수들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한 번 보신다면 이 돈이 결코 많다고 느끼지 않을 겁니다.”
“끄응, 됐다. 그나저나 7백은 달라고 강짜를 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선선히 콜을 하네?”
사실 사장은 최대 7백까지 예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전 같았으면 준혁 역시 그 정도 가격이 나올 때까지 어떻게든 흥정을 하려 했을 것이다.
한데 준혁이 알아서 적정선에서 멈추니, 사장으로서는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말대로 요즘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한데 왜요. 더 주시게요? 뭐, 더 주신다면 마다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준혁이 딱히 흥정을 하지 않은 것은,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굳이 그럴 이유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각성석과 스킬카드만 팔아도 어마어마한 금액이 들어올 게 분명한데, 굳이 여기서 몇 십 만원 더 받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준혁이 더 준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너스레를 떨자, 사장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헐! 뭔 개소리! 낙장불입이란 말도 몰라? 한 번 콜 했으면 그걸로 끝이야! 난 돈 가지고 올 테니 물건들은 저쪽에 내려놔라.”
“하하, 네.”
그렇게 말한 사장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트럭의 물건들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
일을 마친 후 동생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준혁은, 가장 먼저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동생들이 자신을 기다리느라 학교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에, 적어도 선생님께는 사정설명을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하, 네. 집에 일이 있어서요. 네. 미리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좀 늦었습니다. 아, 네. 하하, 네. 내일은 정상적으로 등교할 겁니다. 네. 그럼 수고하세요.”
선생님과 통화를 마친 준혁이 동생들을 바라봤다.
“선생님께 잘 말해놨으니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어. 대신 앞으로는 절대 학교 빼먹지 마. 알았지?”
오늘은 쉬라는 말에 은철이 방방 뛰며 좋아했다.
“와! 정말? 오늘 학교 안 가도 돼? 형 최고!”
“으이구. 그렇게 좋냐?”
“헤헤.”
준혁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은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회귀하고 처음 눈을 떴을 때는 정말 꿈을 꾸는 줄 알았는데…….’
교도소 안에서 두 동생이 자기 면회를 오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오열을 했던가.
근 몇 개월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멍 하니 보냈었다.
더불어 동생들의 사망은 준혁이 빌런이 되는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한데 죽음 이후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에 죽은 두 동생들이 보였다.
당연히 꿈이라고 생각했고, 이게 꿈이라면 제발 깨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고, 자신이 과거로 회귀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그야말로 하늘을 날 듯이 기뻤다.
‘두 번 다시 너희를 잃지 않을 거다. 내 모든 것을 걸고 지켜주마.’
지난 생에서는 지키지 못했던 동생들이었기에, 이번 생에서만큼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반드시 지켜 내리라 다짐하는 준혁이었다.
“점심은 뭐 먹을까? 오랜만에 시켜 먹을까?”
준혁이 음식을 시켜먹자고 하자, 은철이 재빨리 손을 들며 외쳤다.
“난 짜장!”
“하하, 그래. 은정이 너는?”
“저도…….”
“그래. 짜장도 시키고, 짬뽕도 시키고, 탕수육도 시키자. 하하.”
말을 마친 준혁은 곧바로 근처 중국집에 전화해서 음식을 시켰다.
“은정아. 오빠는 방에 좀 들어가 있을 테니까 음식 오면 불러.”
“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준혁은, 의자에 앉아서는 다시금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리!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린 후, 핸드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최준혁이. 어쩐 일이냐? 바쁘신 분이 전화를 다 주시고?
그에 준혁 역시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여어! 강철민이. 무슨 일이긴. 너 오늘 사냥 없는 날이라며. 간만에 돈 좀 생겨서 친구랑 술이나 한 잔 할까 해서 전화했지.”
강철민은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된 사이로, 준혁과는 둘도 없는 절친 사이였다.
준혁과 마찬가지로 대재앙 초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으며, 형제자매도 없고, 친척들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였기에 혈혈단신으로 나름 힘든 시기를 보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어린 두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준혁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형편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1년 전,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딜러로 자연 각성하며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물론 딜러 중에서도 흔하디흔한 전사 클래스였기에 파티를 구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현재는 좋은 파티를 만나 나름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더불어 틈날 때마다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준혁에게 금전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준혁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자, 철민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술? 오! 좋지! 근데 네가 쏘는 거냐?
“말했잖아. 간만에 돈 좀 생겼다고. 그간 얻어먹은 것도 있고 하니 오늘은 내가 삼겹살로 거하게 쏘마.”
-하하! 네가 쏜다니 오늘 아주 끝장을 봐야겠네. 장소는 어디? 항상 보던 거기?
“오케이. 거기서 7시.
-오냐. 그럼 좀 있다 보자.
통화가 끝나자, 준혁이 씁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동생들도 동생들이지만 당장 급한 건 철민이 이놈이지.”
사실 철민은 바로 이틀 후, 사냥 도중 사망하게 된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듣자 하니 사냥 도중 다른 괴수가 난입하면서 파티 전체가 전멸했다고 했다.
척박하게 변해버린 작금의 세상에서 그나마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던 철민을, 당시에는 그렇게 허망하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카피 마스터 획득이라는 첫 번째 목적을 이룬 지금, 그에게는 철민을 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지게 된 것이다.
‘어차피 다른 괴수가 난입해서 파티가 전멸한 거라면, 그 괴수를 상대할 또 다른 탱커가 있다면 쉽게 해결 될 문제다.’
철민의 죽음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사냥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 거다.
하지만 철민이 속한 파티는 유대가 매우 끈끈한 편이었기에,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사냥에 빠지는 경우가 없었다.
그다음으로는 괴수가 난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이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고, 결국 남은 것은 두 마리의 괴수 중 하나를 커버해줄 또 다른 탱커가 존재하는 것이다.
준혁은 그 역할을 자신이 맡을 생각이었다.
물론 철민의 일이 아니더라도, 준혁으로서는 탱커로 등록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기도 했다.
‘내 입장에서도 탱커로 등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긴 하지.’
아무리 준혁이 모든 직업의 스킬들을 카피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협회에 등록할 수 있는 직업은 하나다.
물론 회귀 전의 기철처럼 자신의 직업이 카피 마스터라는 것을 밝힌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바에는 결국 하나의 직업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힐러와 더불어 나름 귀족으로 통하는 탱커였다.
“뭐, 뒤에서 힐이나 하고 앉아 있는 건 내 성격상 맞지도 않고 말이야. 뭣보다 탱커가 곧 파티의 리더잖아? 파티의 운용방식을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겠지.”
특히나 탱커는 곧 파티의 리더였고, 사냥에서도 탱커가 오더를 내리기에 파티의 운용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이 점이 큰 메리트였기에 준혁은 탱커로 각성자 등록을 하기로 결심했다.
일단 등록할 클래스를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그 전에 선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철민의 파티에 꼽사리 껴서 어떻게든 탱커의 스킬을 카피하는 일이로군.’
준혁은 철민을 살리면서 겸사겸사 해당 파티의 리더인 탱커의 스킬을 카피할 생각이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7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전화 | 1800-7792
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비매품
ⓒ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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